제 257화
강태 3편
예전 한국에 있을 때 좋은 기억도 많았지만 나쁜 기억도 많은 남편이었다.
‘..잊을 때도 됐는데..’
한국이라면 과거 몇몇 정치가로부터 황당한 일을 겪고 그 일로 한국이라면 별로 유쾌하지 못한 조렝의 부친이었다.
“왜 나와계세요?”
조렝의 형이 다가와 묻는 말에 조렝의 어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한다.
“조렝이 일보고 있다.”
“그럼 도와주어야죠..”
“영인이 안에 있어..”
“예?”
어머니의 말에 조렝의 형이 조금 놀라는데 조렝의 어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조금 기다리자고 한다.
“좀 있다가 들어가자.”
“정말이에요?”
“그래..”
“햐.. 나..”
“넌 가보지 않아도 되니?”
“가야죠.. 혼자 힘들어 하는데..”
“그럼 가거라.. 여긴 아버지와 내가 있을게.”
“그래야겠어요..”
아무래도 더는 있지를 못하겠다는 큰 아들을 보며 이야기를 하는 사이 조안나가 인해와 강태의 이야기를 신이나 하고 있었다.
“그래요? 정말 자상하네요..”
“그치만 보면 꼭 애기 같아요.”
“호호호.. 너무 사랑하니 서로 애기가 되죠..”
“그런가.. 좌우지간 제 누나는 정말로 끔찍하게 생각을 해요.. 어떨 적엔 전 뒷전에 두고 누나부터 챙겨요..”
“호호호.. 그래도 재미 있겠다.. 친구니까..”
“친구가 아니고 웬수죠..”
“에? 호호호.. 참 재미있다.. 한국에선 좀 그렇죠?”
“예전에는 종종 그런 일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뭐 별로 그렇진 않아요..”
“여기 지내시기 불편하지는 않아요?”
“뭐 그다지.. 다행히 저나 영인이 언어가 조금 되어서요.. 다니는 것에 큰 불편이 없으니 괜찮아요..”
“예.. 친구랑 같이 있으니까 좋으시겠다.. 전 파리에서 혼자 지내는데 여간 외로운 게 아니에요.. 어디 보고 남자를 하나 잡던지 해야지..”
“성격이 좋으신데 왜 아직 혼자세요?”
“간간히 사귀던 남자들은 있었는데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헤어지고 그랬죠..”
“예..”
“이젠 일보다는 다른 생각을 좀 하려고요.. 오빠 저렇게 되니 가족이 다인 것 같아서..”
“빨리 완쾌가 되어야 할 텐데..”
“오빠 성격도 좋아 금새 괜찮아 질 거예요.. 그나저나 영인씨 참 대단해요.. 그러기 쉽지 않는데..”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다 그래요..”
“그래요.. 어디 한국 남자를 만날까..”
오빠가 그렇지만 항상 밝은 조안나를 보며 인해가 참 성격이 좋다고 여기고 있었다.
“조안나..”
“응.. 왔어..”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나는 내일 비행기로 가려고..”
“그래.. 나도 같이 갈까..”
“그러면 내가 비행기 준비하고.”
“그래.. 나도 그만 갔다가 나중에 다시 와야겠다..”
“알았다.. 내일 오후 비행기로 준비해둘게.”
“응..”
목례를 하고 가는 조렝의 형을 인해가 미소로 보다 묻는다.
“큰 오빠랑 나이차이가 조금 나네요..”
“예.. 오빠는 입양을 했어요..”
“예?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조렝과 너무 닮아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인해를 보며 조안나가 미소를 짓는다.
“예전에 아빠가 한국에 근무를 할 때 같이 근무를 하던 동료 분의 아들이었어요.. 사고로 오빠의 부모님들이 다 돌아가시고 아빠가 양자로 들이셨어요..”
“그랬구나.. 정말 많이 닮았어요..”
“같이 살면 자연히 닮는다고 하던데..”
조안나의 말에 인해가 그런 말을 어디서 들었냐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 말은 어디서 들었어요?”
“우리 엄마요..”
“어머니가 참 편안하세요..”
“성격이 좋으셔서.. 엄마 아니면 아버지 평생 혼자 살 거예요.. 요즘 그렇게 고집으로 사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요.. 우리 아버지지만 정말 대책이 안 서요..”
조안나의 말에 인해가 미소를 지었다.
“가볼까요?”
“예..”
한참을 조안나와 수다를 떨던 인해가 병실로 들어가니 영인이 멀쩡한 조렝의 발을 닦아 주고 있었다.
“어머! 오빠 간지럼 많이 타는데..”
“아무렇지 않는데요?”
조안나의 말에 영인이 조렝을 보는데 조렝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였다.
“어머! 미안해요.. 말을 하지..”
“너도 참..”
영인의 말에 인해가 한마디 하니 영인이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
서울..
선거 열기가 조금씩 고조되는 가운데 야당의 선거대책 본부에서 철수의 아버지 뒷조사를 아무리 해도 틈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 하고 있었다.
“병역 문제는 거론하지 마세.. 도리어 손해야..”
“그래도 동생의 밑으로 가 지내다 전역을 하였으면 조금 문제가 있다 싶은데..”
“그렇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손해야.. 운영하던 사업체는 어떻게 됐나?”
“전체적으로 티 잡을 만한 것은 없습니다..”
“자넨?”
“예.. 아내 학력이 조금 문제가 되지만 크게 이슈는 안될 것 같습니다..”
“이거 참.. 죽겠군.. 뭐 이런 인사가 다 있나..”
선거 전략을 짜던 야당 수뇌들이 모두들 아무리 털어도 먼지가 나질 않아 정말 힘든 싸움이라고 고심을 하고 있었다.
....
철수의 집..
철수의 부친이 피곤한 하루였다며 집으로 들어와 소파에 기대 앉아 있었다.
“수고 하셨어요..”
“그래.. 이놈은?”
“제 방에 있어요..”
“좀 내려오라고 해..”
“예..”
철수 아버지의 말에 철수 어머니가 또 무슨 일로 애를 찾느냐는 표정으로 걱정을 하며 위로 올라가 철수를 데리고 내려왔다.
“오셨어요..”
“그래.. 왜 나돌아 다니는 거냐..”
“예?”
그게 또 무슨 소리냐는 철수를 보며 철수 아버지가 야단을 친다.
“이놈아.. 지금 우리 집에 붙은 눈이 몇 갠 지나 알아?”
“그냥 아는 사람 잠시 만났는데..”
“박형기 의원 아내를 네가 어떻게 아는데?”
아버지의 물음에 얼굴이 조금 붉어진 철수가 만날 만 하니 만났다고 한다.
“뭐 학교 선배고 이번에 영국으로 갈 때 만나서 남편이 아버지 아래 있는 사람이라 잘 부탁 한다..”
철수의 대꾸에 철수 아버지가 중간에서 인상을 쓰며 말을 자르고 경고를 한다.
“한번만 더 그런 짓 하고 다니면 너 진짜 호적에서 판다..”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그냥 술 한잔 했는데..”
“이.. 하여간 한번만 더 그런 짓 하고 다니면 내가 다 포기를 하더라도 너 버릴 것이니 그렇게 알아..”
남편의 말에 철수의 어머니가 놀라 입을 가리고 철수를 때린다.
“좀.. 조금만 가만히 있어..”
탁..
“알았어요.. 아.. 알았다니까요..”
“이놈이..”
“알아 들었어요.. 선거 끝날 때까지는 집에 가만 처박혀 있을게요..”
자기를 노려보는 아버지에게 한마디 한 철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위로 올라가자 철수의 아버지가 뒷머리를 잡았다.
“후.. 어떻게 30년을 노력한 일이 저 자식 하나 때문에 간당간당이야..”
“죄송해요..”
“정말.. 내가 낮을 들 수가 없어.. 어떻게 아가씨도 아니고 유부녀야..”
“잘 타일러 볼게요.”
“나 원.. 아니 그 여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새파란 애를..”
“불러 야단을 칠까요?”
“뭐 어디 광고를 할일 있어.. 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