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6화
강태 3편
...
그 시간..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부친이 절대 어디 나가지 말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철수는 자기 집에서 인터넷을 즐기다 영인의 사진을 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이 가시나 죽이는데.. 음.. 그래.. 너 내가 찍었다, 어디..’
한참 영인의 사진을 보던 철수가 고개를 끄덕이다 혹시나 싶어 이전에 있던 안내전화로 전화를 하여 보았다.
..내님의 사랑은 여기 내 가슴에 있는데..
‘..흐.. 벨 소리도 마음에 드는군..’
“..여보세요?”
“아.. 영인씹니까?”
“..예.. 그런데 누구세요?”
“예.. 안녕하세요.. 여긴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인데 운영하는 사이트 관계로 잠시 만났으면 합니다만..”
“..사이트요? 여우를 보다요?”
“예..”
“..그 사이트는 후배들에게 넘겼는데..”
영인의 대답에 잠깐 당황을 한 철수가 얼른 대답을 한다.
“아..예.. 그런데 그게 잘못된 부분이 있어 그렇습니다.”
“..그래요.. 어떤 부분이요?”
“말로 설명을 드리긴 힘들고 한번 만나서 보여 주여야 하는데..”
“..예.. 어떻게 하죠.. 제가 지금 영국에 와서요..”
“영국요?”
“..네.. 유학을 와서요..”
“아.. 그러세요.. 영국 어디세요?”
“..네?”
“어떻게든 한번 뵈어야 하는데..”
“..무슨 문제죠?”
“일단 만나야 해서요..”
“..저기 실례지만 어디시라고요?”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입니다..”
“..죄송하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영인이 자기 이름을 묻자 철수가 얼른 급하다며 전화를 끊었다.
“아.. 급한 일이 생겼네요..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띠릭..
전화를 끊은 철수가 재미있다고 히죽거리고 있었다.
‘햐.. 그새 영국까지 갔네.. 음.. 어떻게 한다.. 뭐 외국 여행은 보내 주시겠지.. 축구도 좀 볼 겸 한번 찾아 볼까..’
어차피 대사관으로 가면 소재지가 나온다는 생각에 철수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기다려라.. 서방님이 특별히 찾아 간다..’
영인의 청초함에 완전 빠진 철수가 영인의 모니터 영상에 뽀뽀를 하고 있었다.
...
한편..
조렝과 같이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던 영인이 이상한 전화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누굽니까?”
“사이버 수사대라고 하는데 이상하네.. 아무래도 전화 번호를 바꾸어야겠는데.. 예전에 사업을 할 때 사용하던 번호라서..”
“그래요.. 내가 하나 만들어 올까요?”
“어떻게요?”
“뭐 내 이름으로 하나 더 만들면 되죠.”
“그래 줄래요? 이건 꺼두어야겠다.”
“전화 올 곳 없어요?”
“뭐 친구들이야 메신저가 있으니 괜찮아요.”
“그래요 그럼.. 하나 만들어 올게요.”
“고마워요..”
“뭘요.. 그만 들어가 잡시다.”
“또 같이요?”
“그냥 잠만 자잖아요..”
“불편하게..”
“편해요..”
조렝의 말에 영인이 그러자며 PC를 끄더니 불을 끄고 조렝과 같이 침실로 들어갔다.
“그냥 자기예요..”
“알았어요..”
조렝이 정말 힘들다는 표정으로 윗옷을 벗고 침대로 올라가자 미소를 짓던 영인이 옆으로 올라가 누웠다.
쪽..
“잘 자요..”
“네.. 좋아요..”
자기를 안고 좋아라 하는 영인을 조렝이 가만히 보다 미소를 짓더니 눈을 감았다.
...
다음 날 아침..
집에 좀 간다며 조렝이 일찍 집을 나서고 조금 늦게 아침을 먹은 강태가 회복 훈련을 위해 구단까지 뛰어가고 있었다.
빵..빵..
헤이..
지나가는 시민들이 간간히 자기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자 강태가 같이 흔들어주고는 뛰고 있는데 그렇게 아는 척을 해도 강태가 뛰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았다.
“온다..”
강태가 평소 조깅을 하듯 뛰어서 파크로 온다는 것을 아는 기자들이 대거 파크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강태가 나타나자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다.
찰칵..찰칵..
“서강태 선수.. 잠시만요..”
자기를 불러 세우는 기자가 한국 기자라 강태가 그냥 들어가려다 멈추어 서서 묻는다.
“왜 그러십니까..”
“어제 대단한 활약을 하셨는데 골은 언제 넣을 계획입니까?”
“기회가 오면요..”
“일부러 박한성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신 겁니까?”
“박한성 선수의 움직임이 좋았습니다.. 전 일정이 있어서.. 다음에 포토 라인에서 봅시다..”
기자들의 질문을 간단하게 대답을 한 강태가 안으로 뛰어가자 한국 기자들이 급하게 부른다.
“잠깐만요.. 하나만 더요..”
탁탁탁..
금새 안으로 뛰어 들어가버린 강태를 한국 기자들이나 주변기자들이 잔뜩 아쉬워하고 잠시 후 안쪽에서 미디어 담당이 나와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모두 포토라인에서 취재를 부탁합니다..”
웅성..웅성..
강태의 소식이 영국의 주요 스포츠 지면에 기사화 되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사진과 자료들은 미디어 담당이 배포를 하고 있었다.
탁탁탁..
“여.. 강태..”
“모닝, 필론.. 일찍 나왔네요..”
“아침에 뛰기가 편해서.. 오늘도 뛰어 왔어?”
“뛰는 것이 편해서요.”
“힘들지 않아?”
“풀로 뛴 선수들도 많은데 힘들긴요..”
“후.. 난 점점 힘들어.. 아무래도 체력이 안되네..”
“잘 먹어야 해요.. 고기를 그냥 먹지 말고 소 뼈를 푹 삶아 그 속에 피를 뺀 고기를 넣어 삶고 그렇게 먹어봐요.”
“에이.. 뼈를 삶아서 어떻게 먹어.. 말도 안돼..”
“한번 먹어보면 치솟는 기운에 하루 밤에 열 번은 해야 할걸요..”
“정말이야?”
강태의 말에 필론이 진짜냐고 귀가 솔깃하여 묻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해준다.
“그럼요.. 소 뼈를 사서 물에 한 두 시간 넣어 두었다가 물은 버리고 그걸 큰 솥에다 넣어 푹 삶아요.. 물이 뽀얗게 될 때까지.. 그리고 고기도 피를 완전히 빼고 같이 넣어 고기를 푹 익히고 그냥 막 찢어질 때쯤 국물과 같이 떠내서 소금간으로 먹어봐요.. 참 속도 편하고 피로가 빨리 풀려요.”
“정말?”
“제가 왜 이렇게 팔팔하겠어요?”
“음.. 나중에 어떻게 하는지 다시 한번 자세하게 말해줘..”
“예..”
라커에서 만난 필론이라는 선수를 보며 강태가 사골을 끓이는 법을 가르쳐 주자 필론이 정말인지 싶어 귀가 솔깃하였다.
‘..뭐 효과는 있으니까..’
간단히 발을 씻은 강태가 밖으로 나와 옷을 입는데 선수들이 하나 둘 회복 훈련을 하러 게슴츠레한 표정들로 라커로 들어오고 있었다.
하이.. 하이..
“왔어요..”
“일찍 왔네.. 덕분에 좀 과했더니 죽겠다.”
“술도 마셔요?”
“우린 사람 아니냐.. 뭐 한번씩 한잔 한다..”
끄덕..끄덕..
“넌 집에 꿀 발랐냐?”
어제 같이 가자니 왜 그냥 집으로 갔냐는 박한성 선수의 타박에 강태가 미안하다며 이야기를 한다.
“미안해요.. 그런 것이 아니라 집에 손님이 와 있어서요.. 그리고 가족들이 아직 생소한 곳이라서 집에 가봐야 해요.”
“하긴.. 다음에는 같이 한번 가자.”
“예..”
대답을 한 강태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밖으로 나가니 시간이 되어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오고 있었다.
헤이 캉태..
캉태..
“하이.. 모닝..”
모두들 강태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 강태가 같이 인사를 하고는 구장으로 가자 선수들이 하나 둘 구장으로 나와 몸을 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