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7화
강태 3편
영인이 고기를 끄네 살피더니 도마에 두고 얇게 저미고 이내 불에 올려 야채랑 살짝 볶기 시작한다.
치지지지.. 지글..지글..
“조렝..”
“..가요..”
금방 먹어야 맛이 있어 영인이 소리를 지르자 조렝이 좀 전보다 말쑥하게 나오고 모두 같이 식탁에 둘러 앉았다.
“드세요.”
“예.. 잘 먹겠습니다.”
잘 접하지 않는 음식들이라 구경을 하다 고기를 한 점 먹어본 조렝이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 들었다.
“와우.. 굿.. 맛있어요.. 야채랑 이렇게 볶으니 맛이 정말 색다르네요.. 음.. 부드럽고.. 향도 좋고.. ”
“포도주 살짝 곁들였는데 괜찮죠?”
“포도주가 이렇게 이런 향이 나게도 하는군요.. 참 좋네요.. 깊은 맛이 나요.”
“아부가 너무 심하신 것 아녀요?”
옆에서 인해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한마디를 하자 조렝이 손사래를 치며 정말이라고 한다.
“아 인해씨.. 정말입니다..”
“하여간.. 둘 다 못 말려..”
인해가 혼자 식사를 하며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
그 시간 맨유 구단..
오전 내내 선수들과 발을 맞추던 강태가 식당으로 가며 바치란 선수와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기다리지 마.”
“내가?”
“그래.. 그냥 달려가면 거기에 맞추어 준다니까..”
“알았다..”
“그리고 너무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마라.”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골을 넣기가 힘들어..”
“아니라니까.. 상황을 만들어야지.. 상황을 만들기 전에 차버리니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지.”
“그게 쉽냐..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인데..”
“하여간.. 그러다 다쳐..”
어딘가 모르게 조금은 거친 바치였다.
벌써 선수들과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강태를 보며 코치들이 대단하다고 여기는데 선수들은 강태를 더 대단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모든 선수들과 스텝들의 이름을 다 알고 이름을 부르며 이야기하는 강태였다.
와글..와글..
강태가 생각보다 빨리 선수들과 어울리며 팀원으로 자리잡아 가자 모두들 다행이라 여기고 있었다.
“여기 앉아.”
“왜 혼잡니까?”
“그러게.. 다들 날 혼자 돌리네..”
한슨 감독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한슨 감독의 앞에 앉자 바치가 다른 선수들에게 가버렸다.
“이거 안 좋은데..”
강태의 농담에 한슨 감독이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그래 좀 할만 한가?”
“뭐 대충요..”
“적응이 빨라 좋군..”
이야기를 하는 감독의 표정에 수심이 조금 있는 것 같아 강태가 묻는다.
“뭐 문제 있습니까?”
“별 문제는 없는데 자꾸 시비를 거는 놈들이 있어..”
“뭐가 말입니까?”
“자넬 그렇게 입단을 시킬만한 능력이 있느냐고..”
“누가 말입니까?”
“협회에서 한 친구가 자꾸 시비를 걸어..”
“그렇습니까.. 뭐 경기로 보여주면 되지 않습니까..”
“이번 경기에는 빼려고 했는데..”
“예?”
“챔스에 나가야지.. 상대에게 깜짝 선물로..”
“하하하.. 참 나.. 감독님도..”
“뭐가 그렇게 재미가 있습니까?”
강태가 감독과 같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으니 타바레타 수석코치가 음식을 들고 와 앉아 물어 감독이 대답을 한다.
“아무래도 예정대로 가야겠어.. 너무 시끄러워서..”
“뭐 별 상관은 없을 것 같은데..”
“그런데 그 친구는 왜 그렇게 자꾸 시비야?”
“원래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 아닙니까..”
“아니 우리가 자기에게 뭘 그렇게 잘못한 일이 있다고 매번 그렇게 시비야..”
“리버풀 출신이잖아요.”
“진짜.. 하여간 이해가 안돼..”
“원래 좀 돌출적인 면이 많은 사람이잖습니까.. 다들 무시하자는 분위깁니다.”
“하여간 언젠가 내가 그 콧대를 꺾어준다.”
한슨 감독의 말에 타바레타 수석코치가 미소를 짓다 강태에게 묻는다.
“그래 집에는 언제 초대를 할겁니까?”
“하하.. 곧 해야죠.. 아직 집사람이 적응을 더 해야 해서요.”
“너무 놀랍습니다.. 벌써 결혼을 했다니..”
“혼자보다 나을 것 같아 일찍 했습니다.”
끄덕..끄덕..
“프랑스 가기 전에 한번 봅시다.”
“하하.. 예.. 그러도록 하죠..”
타바레타 수석코치의 말에 강태가 웃으며 대답을 하고는 감독에게 묻는다.
“그런데 선수들이 왜 같이 식사를 않습니까?”
“뭐.. 그냥..”
“그냥? 쩝.. 따 신 것 같은데..”
“따?”
“혼자 따돌림요.”
“사람.. 그래 집은 적응이 되나?”
“예.. 조용하니 좋습니다.”
“다행이군.. 시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일일이 맞추기가 힘들어..”
“시내보다는 좋죠..”
끄덕..끄덕..
“솔직히 좀 놀랐네..”
“예?”
“기부를 그렇게 하여..”
“아.. 뭐 나누며 살아야죠.”
“쩝.. 그게 쉽나..”
“다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많이들 드세요..”
다 먹었다며 강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한슨 감독과 타바레타 수석 코치가 미소를 짓는다.
“성격이 좋은데요..”
“그래.. 생각보다 적응도 빠르고.. 마음에 들어..”
“예.. 처음에는 다들 무시하더니..”
“실력이 어디 가나.. 그나저나 육상을 했으면 더 일을 낼 친구였어..”
“그러게요.. 아마 선수들 중에는 가장 빠를걸요.”
“말이라고.. 다들 어디를 간 건가?”
“좀 늦네요..”
“후반전만 출전을 시킬까?”
“그냥 출전을 시키죠..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음.. 보여주기 싫은데..”
어차피 이기는 경기라고 여기는지 한슨 감독이 강태의 출전을 두고 고심을 하고 있었다.
...
강태의 집..
한참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영인이 기분 나쁘다는 표정이었다.
“왜?”
“아니 왜 이러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서강태 선수의 작은 어머니가 서강태 선수를 비난한 언론사들을 찾아 다니며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냥 모른 척 해..”
“그게 되니.. 아 무슨 상관이라고..”
“원래 좀 그렇다며..”
“그렇긴 하지만.. 정말 웃겨..”
“놔둬..”
인해의 말에 영인이 한숨을 쉬는데 조렝이 다가와 묻는다.
“왜 또 뭐가 났습니까?”
“아니요.. 그럴 일이 있어요..”
“하여간 한국에선 누구도 강태 선수와 관련하여 마음대로 할 수가 없도록 법적 조치들을 다 해두었습니다, 강태 선수와 관련된 일을 하자면 아마 연락이 올 겁니다.”
“고마워요.”
“아니요.. 다 저 좋자고 한 일입니다.. 저도 돈을 버니까요..”
“예?”
“앞으로 강태 선수가 수입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좀 떨어지지 않겠어요?”
“호호호.. 참 나.. 심심하죠?”
“아니요.. 심심하긴요.. 집에 전화를 좀 했더니 왜 여기 있냐고 해서요..”
“그래서요?”
잔뜩 궁금해 하는 영인을 보며 조렝이 미소를 짓다 이야기를 한다.
“뭐 어떤 여자에게 납치되어 감금 상태라고 하니 잘됐다고 그냥 눌러 살랍니다.”
“예? 호호호.. 참 나.. 부모님들이 그러세요?”
“예.. 하하..”
“나중에 말씀을 드리지..”
“뭐 하러요.. 빨리 자랑을 하고 싶은데..”
“참 나.. 너무 급해요..”
하하하.. 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