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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178화 (178/1,220)

제 178화

2편

...

강태의 부대..

저녁을 먹은 강태가 중대장의 허락 하에 중대장의 침실에서 병장들 13명과 최 하사랑 술을 한잔 하고 있었다.

“상무에선 그곳에 계속 있으라고 하는데 제가 왜 여길 온 줄 아세요?”

쩝..

강태의 물음에 고참들이 모두 서로 얼굴을 보고 있었다.

“여기 고참들이 정말 좋아서요.. 여기 있을 때 다른 고참들 맞는 것 보면 조금 그랬지만 저도 같은 경우면 맞는 것도 괜찮다고 여겼었어요.. 남자니까..”

모두들 강태의 말에 공감을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돌아오니 정말 불편해요.. 예전의 고참들은 다 어디로 가고 전부 남들밖에 없는 것 같아서..”

“...”

모두들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들인데 그런 고참들을 보며 강태가 이야기를 한다.

“신병으로 내무반에 왔을 때 날 챙겨주던 고참들이 하나도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그랬냐?”

“예.. 그리고 전부 따로 놀고.. 뭔가 예전 같은 끈끈함이 없어졌다고나 할까.. 뭐 그래요..”

모두들 강태의 말에 서로 바라만 보는데 그런 고참들을 보며 강태가 이야기를 한다.

“최 하사님께서 원래는 후임이잖아요.”

끄덕..끄덕..

“다 제 잘못인 것 같아요.. 그때 대항군을 보지만 않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인데..”

강태의 말에 차동혁 병장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이었다.

“야.. 무슨 그런 소리를..”

“그렇잖아요.. 괜한 짓을 해서는 사랑 받던 최 상병님을 하사로 만들었고 끈끈하던 중대 분위기를 영 개판으로 만들었잖아요.”

쩝..

강태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가 않아 고참들이 모두들 서로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최 하사님 지금까지 위에 고참들 잘 위하고 아래 잘 챙기고.. 정말 열심히 하셨지 않나요?”

“열심히 하긴 했지..”

“하사 대우를 해 주시는 것이 그렇게 힘들어요? 전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 너 말대로 별 것은 아니다.. 다른 하사들 때문에 그렇지..”

“그게 그렇게 중요해요?”

“그럼.. 중요하지..”

“왜요?”

한잔 하고 이야기 하자는 듯 차동혁 병장이 잔을 들며 이야기를 한다.

“일단 한잔 하고 이야기 하자..”

예.. 카..

모두들 소주를 한잔하고 취사반에서 내일 찬으로 나올 닭 한 마리를 튀겨 마늘 닭으로 만들어 준 안주를 아껴 한 점씩 집어 먹었다.

“야.. 아껴 먹어..”

긁적..긁적..

한 고참이 왕창 집자 한마디 한 병장이 인상을 쓰는데 모두 그 병장을 보고 눈치 것 해라는 표정이었고 입맛을 다시던 차동혁 병장이 강태에게 말한다.

“그래.. 뭐 사실을 이야기 하자면 최 하사가 문제가 아니라 다른 하사들 때문에 최 하사가 덤으로 따라가는 거지..”

“왜요? 다른 하사들과 무슨 문젠데요?”

강태의 물음에 차동혁 병장이 그게 좀 그렇다는 투로 이야기를 해준다.

“넌 아직 군 생활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상병 달고 얼마 후에 하사관 지원을 한다.. 그리고 훈련 조금 받고 부대 배치를 받는데 새끼들이 차라리 다른 곳으로 가면 조금은 덜 할 것인데 대부분 자기 근무 부대로 오지.. 그리곤 한 분대씩 맡아 분대장 질을 하고..”

“그게 뭐 어때서요?”

그게 뭐가 문제냐는 표정인 강태의 물음에 차동혁 병장이 생각을 해보라고 한다.

“생각을 해봐라.. 어제까지 쫄따구였는데 오늘 갑자기 내 고참이 되어 나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면 기분이 좋냐?”

“그야 더럽죠..”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기분이 더럽겠다며 강태가 대답을 하자 차동혁 병장이 그게 그래서 그렇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런 관계가 형성이 되는 거야..”

고개를 끄덕이던 강태가 뭐 어쩔 수가 없다며 한쪽에 끼어있는 최 하사에게 한마디 한다.

“그게 그렇군요.. 쩝.. 최 하사님.. 뭐 어쩔 수가 없네요.. 계속 그렇게 왕따 당하고 사세요.. 그러다 보면 좀 나아지겠죠.”

“...”

최 하사가 그러지 않아도 조금 불편한 자리였는데 강태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고 나머지 고참들이 모두 우스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고참들 다 제대하면 그땐 위로 아무도 없으니 괜찮지 않아요?”

쩝..

강태의 말에 모두 서로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는데 강태가 자기도 입맛을 다시며 이야기한다.

“여기서 고참들께 조금 사랑 받으며 지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내일 바로 대대로 가야겠어요.. 대대에서도 이런 분위기면 전 상무로 돌아가야겠고요..”

강태의 말에 차동혁 병장이 조금은 그렇다는 듯 모두를 보다 강태에게 묻는다.

“새끼.. 그렇게 보기 싫냐?”

“보기가 싫은 것이 아니라 이전 분위기가 안 나서요.. 최 하사님을 어째 민 하사 취급을 하는 것 같아 더 불편하고..”

강태의 말에 병장들이 모두 무슨 그런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이었고 차동혁 병장이 강태를 보며 한 소리 한다.

“야.. 넌 무슨 그런 말을.. 비교 할 데를 비교해라..”

그래.. 무슨..

“뭐 제가 보기엔 다들 그런데요?”

야.. 그걸 말이라고.. 그래..

고참들이 모두 강태를 보며 최 하사를 어디 그런 곳에 가져다 붙이냐며 인상들을 쓰고 있었다.

“쩝.. 사실이 그렇던데.. 예전에는 하늘같이 정말 고참 같은 고참으로 여기던 최 하사님 후임들도 다 최 하사님을 무시하고.. 최 하사님을 그렇게 챙겨주던 고참들도 다 모른 척 하고..”

강태의 말에 모두들 서로 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괜히 돌아왔어요.. 이렇게 모두에게 민폐만 끼치고..”

“야.. 무슨 그런 소리를 하냐.. 너 때문에 모두들 얼마나 뿌듯했는데..”

“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 그 좋던 관계가 저 때문에 다 깨어졌는데..”

강태의 말에 고참들이 다 서로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을 하는 표정들이었다.

“그래.. 니 말이 맞다.. 다른 하사들과 최 하사는 같이 취급을 해서는 안되지.. 그간 그렇게 잘 했는데.. 그렇지 않냐?”

그렇습니다..

모두들 차동혁 병장의 말에 그렇다고 대답을 하고 일부는 혼자들 술을 마셨다.

“최 하사.. 한잔 받아..”

“예..”

“편하게 해..”

“편하게 합니다.”

“그래.. 전부 내일부턴 다들 있는 자리에서 하사 대우를 해 줘..”

예..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은 없어.. 강태에게 쪼잔 한 고참들이 되기는 싫은 거니까..”

끄덕..끄덕..

모두들 그건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최 하사가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한잔 받아.”

“감사합니다..”

“그래.. 화장실 뒤에서 두들겨 패던 때가 어제 같은데 그새 이렇게 됐다.. 그래도 그간 참 좋았지 않냐?”

“그렇습니다.”

“그래.. 어려워 말고 편하게 불러.. 앞으로 겉으론 하사라고 해줘도 속으로는 계급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고 그때 화장실 뒤에서 푸닥거리하던 그런 사이로 여길 거니까..”

“감사합니다.”

“한잔 받아..”

“예..”

차동혁 병장이 최 하사에게 술을 한잔 따라주자 고참들이 모두 박수를 쳐주었다.

짝..짝..짝..

완전하게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적어도 최 하사에 대한 마음을 조금 정리하였다는 것이 느껴진 강태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두런..두런..

옆 방에 누워 다 들리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장 대위가 미소를 짓다 잠을 잔다는 듯 눈을 감고 있었다.

...

다음날 아침..

간밤의 술이 조금 과했던지 모두들 조금은 초췌한 모습으로 아침 점호를 하였다.

웅성..웅성..

점호를 마치고 인사계에게 부탁을 한 차동혁 병장이 장교들과 하사들이 모두 들어가고 나서 중대원들에게 이야기한다.

“모두 앞으로 최경식 하사 고참 대우 확실하게 해라.. 알았냐?”

예..”

“목소리바라..”

예..에..

“원래 너희들에게는 고참이다.. 그리고 여기 대통령 표창 받는 놈이 어디 있냐? 우리 중대의 자랑이지 않냐? 나중에 최 하사 때문에 제대하고 나면 이빨 깔 일도 많고 얼마나 좋냐? 그렇지 않냐?”

예.. 그렇습니다..

“그래.. 확실하게 해라 알았냐?”

예.. 알겠습니다..

부대 왕고의 말에 모두들 알았다며 대답을 하고 중대원들의 대답소리를 들은 행정반 안에서 중대장과 인사계가 서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이틀 후..

중대원들과 편하게 지내던 강태가 대대장의 말에 대대 장교 숙소로 이사를 하고 있었다.

“필..승..”

“그래.. 운동 삼아 자주 와라..”

“예.. 알겠습니다.. 점심 먹으러 한번씩 오겠습니다.”

“그래.. 기다리신다 그만 넘어가봐.”

“예.. 필..승..”

지프에 오르기 전에 강태가 중대원들에게 인사를 하자 중대원들이 모두 손을 흔들었다

부우웅..

놀라와라.. 자주와..

“예.. 점심때 올게요..”

중대를 떠나는 것이 좀 그랬지만 그게 모두 덜 불편하다는 말에 강태가 대대장이 마련을 해준 대대 장교 숙소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부우웅..

“장교 숙소에는 몇이나 생활을 하세요?”

“뭐 결혼을 안 한 장교들만 있으니 한 열둘 정도 되나..”

“저 때문에 귀찮죠?”

“귀찮기는.. 이렇게 태우고 다녀 영광인데..”

“저 때문에 많이들 불편해 하시죠?”

“아니야.. 다들 널 정말 좋아해.. 공을 계속 차면 더 좋을 건데..”

“차게 될 겁니다.”

“다리 많이 아프다며?”

“아니에요, 조금 쉬면 다 나아요..”

강태의 대답에 운전병이 다들 그렇지 않다고 하는 것을 들어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부우웅.. 끽..

잠시 후 대대로 넘어간 강태가 지프에서 후다닥 내려 기다리던 이정수 소령에게 인사를 하였다.

“필승..”

“그래.. 어서 와라.. 대대장님 기다리시니 올라가자.”

강태를 반갑게 반긴 이정수 대위가 가자니 강태가 다블빽을 두고 대답을 한다.

“예..”

“짐 좀 보고 있어.”

“예 알겠습니다.”

운전병에게 강태의 짐을 맡긴 이정수 소령이 강태를 데리고 대대장 실로 들어갔다.

“필승..”

“그래.. 어서 와라.. 이리 앉아.”

“감사합니다.”

“그래.. 회포는 많이 풀었냐?”

“예.. 그렇습니다.”

“그래.. 예전보다 못하지?”

“예.. 조금..”

강태의 솔직한 대답에 대대장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한다.

“그래.. 다 그렇다.. 뭐든 다 자기 자리라는 것이 있다.. 그래 다리는 좀 어떠냐?”

“여기 오니까 완전 멀쩡해 졌습니다.”

“하하하.. 새끼.. 험.. 연대장님께서 점심 사 주신다고 데리고 나오라니 이따 같이 나가자.”

“예.. 알겠습니다.”

“휴가 가야지?”

“나중에 가겠습니다.”

“그래.. 뭐 좋을 대로 해라..”

대대장의 말에 강태가 알았다며 대답하고 한참을 대대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밖으로 나왔다.

“불편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해라.”

“예.. 알겠습니다.”

강태의 대답에 이정수 소령이 강태의 어깨를 안고 장교들 숙소로 갔다.

‘..쩝.. 이게 아닌데..’

일이 이상하게 꼬여간다고 여기는 강태였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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