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6화
2편
“강태..”
“상병 서강태..”
내무반으로 가던 강태가 최 하사가 연병장 계단에서 자길 부르자 다가갔는데 최 하사가 담배를 권한다.
“한대 펴..”
“끊었습니다.”
“그래.. 왜 아픈 것 때문에?”
“그게 아니고 운동 때문에 끊었습니다.”
“그러냐.. 그래 좀 어떠냐? 솔직하게 말해봐.”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아마 기계가 이상이 있어 오진을 한 것 일겁니다.”
“그래.. 정말이냐?”
“멀쩡하다니까요..”
보기에도 멀쩡해 보이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최 하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 참..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그래 좀 어떠세요?”
“쩝.. 그저 그렇다.. 좋은 건 월급이 빵빵하다..”
“하하하.. 소주 한잔 사 주십시오.”
“새끼.. 저녁에 한잔 때리까?”
“좋죠.. 그러지 않아도 최 하사님 라면 정말 먹고 싶었는데..”
“좋아.. 오늘 인사계님 일직이니까 점호 끝나고 한잔 하자..”
“예.. 좋습니다, 그런데 말뚝 이야기가 있던데..”
“고민 중이다.. 나가야 딱히 할 일은 없는데.. 여기도 지긋지긋하고..”
“예.. 제가 보기엔 체질이신 것 같은데..”
“그래 보여?”
“예..”
“쩝.. 대대장도 그러고 자꾸 찌르네..”
“요즘은 이것도 괜찮지 않아요?”
“좀 후방이면 좋지..”
“어차피 순환 하잖아요..”
“전방은 잘 안 해..”
“예.. 뭐 제가보기엔 최 하사님이 하시기엔 괜찮은 일 같아요.. 남들보다 진급도 빠르면 월급도 좀 될 거 같고..”
“쩝.. 휴가 때 집에 가서 이야기를 해보고 결정을 해야겠다.”
“예..”
최 하사도 혼자서 이런저런 고민이 많아 보였다.
“그냥 박으세요.. 그래야 제가 이리로 한번씩 오죠..”
“새끼.. 지일 아니라고..”
“하하하.. 남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 이라잖아요..”
강태의 말에 최 하사가 인상을 쓰다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날이 점점 추워지네.. 곧 눈이 오겠다.”
“눈 오면 좋겠다..”
“새끼가.. 눈이나 한번 쓸어보고 하는 말이냐?”
“뭐 눈 오면 전부 깨끗하니 얼마나 좋아요?”
강태의 물음에 최 하사가 정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한마디 한다.
“야.. 여기 다 치운다고 생각해봐..”
“뭐 중대 인원들 다 붙으면 금방인데..”
“햐.. 나.. 너 필히 눈 쓸고 가라.. 알았냐?”
“예..엡..”
“새끼.. 들어가 임마..”
최 하사가 담배를 빨고는 불을 털더니 강태의 등을 치며 들어가자고 하여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야.. 이리와..”
고참들의 말에 강태가 안으로 들어가자 한 고참이 고소한 냄새가 나는 건빵 튀김을 먹으라고 한다.
“먹어..”
“이야.. 건빵튀김이네요..”
“그래.. 짬돌이가 특별히 아침에 너 하루 종일 심심하다고 튀겼다 더라..”
“예.. 맛있다..”
“쩝.. 언제 간다냐?”
“아직 몰라요..”
“쩝.. 소주 한잔 해야 하는데..”
“오늘 저녁에 하기로 했는데요.”
“그래? 누구랑?”
“최 하사요..”
“그냐.. 쩝..”
최 하사라는 말에 고참들이 모두 시무룩하여 강태가 묻는다.
“최 하사님이랑 뭔 일 있어요?”
“일은 무슨.. 그냥 그렇지..”
“그래요.. 저랑 일병들이랑 같은 상황이에요?”
“쩝.. 뭐 그렇지..”
“그래요.. 어쩔 수가 없는 일 같은데.. 참.. 그냥 편하게 지내면 안돼요?”
“그게 쉽냐?”
“에이.. 다 마음먹기 나름이죠.. 최 하사님도 많이 힘든 모양이던데..”
“쩝..”
“저녁에 같이 한잔 해요..”
“...”
“다들 같이 한잔 해요.. 제가 중대장님에게 허락을 받아 둘게요..”
강태의 말에 모두들 좀 그렇다는 표정으로 서로 바라보고 있었다.
긁적..긁적..
고참들과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강태가 내무반으로 갔다.
“필승.. 상병 서강태 용무 있어 왔습니다.”
“그래.. 왜?”
“중대장님 좀 뵙고 싶습니다.”
“그래.. 안에 계셔, 들어가..”
“예..”
똑..똑..
“..들어와요..”
인사계가 무슨 볼일이냐는 표정인데 중대장이 안에서 들어오라자 강태가 안으로 들어가 인사를 한다.
“필승..”
“그래.. 왜? 이리 앉아.”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래.. 뭐?”
“예.. 제가 상무에 있지를 않고 이곳으로 온 이유는 이곳이 참 좋아서 입니다.”
강태의 말에 무슨 말인가 싶은 장 대위가 계속 이야기를 하라는 표정으로 강태를 보니 강태가 이야기를 한다.
“조금 엄격하긴 해도 고참들의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 그런데 왜?”
“그런데 어제 오고부터 느낀 것이 있습니다.”
“뭘?”
“제가 2계급 특진을 하니 과거의 고참들이 다 너무 껄끄러워 한다는 것입니다.”
“쩝.. 뭐 그럴 수도 있지..”
자기도 어느 정도 안다는 듯 장 대위가 고개를 끄덕이는데 강태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최 하사님도 저와 같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 뭐 대충은 안다.. 하지만 뭐 시간이 지나야 해결이 될 일이라 지켜보는 중이다.”
자기도 다 안다는 장 대위의 대답에 강태가 머리를 긁적이며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저녁에 고참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좀 하고 싶습니다.”
“해.”
“그냥은 좀..”
“뭐? 술?”
긁적..긁적..
“좀 곤란한데.. 요즘은 비상 상황이라서..”
장 대위의 말에 강태가 별 이야기를 못하는데 그런 강태를 보며 장 대위가 이야기를 한다.
“간단하게만 하는 거야.. 내 방으로 가서 해..”
“예.. 감사합니다.”
“너무 많은 인원은 안 된다.”
“예.. 알겠습니다.”
장 대위가 자기 침실에서 하라고 하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고 그런 강태를 보며 같이 미소를 짓던 장 대위가 한마디 한다.
“넌 딱 두 잔만 마셔..”
“예.. 알겠습니다.”
긁적..긁적..
“나가봐..”
“예.. 필승..”
밖으로 나가는 강태를 보며 미소를 짓던 중대장이 같이 나와 인사계를 부른다.
“인사계요.”
“예..”
무슨 이야기를 한 거냐는 표정인 인사계가 중대장실 안으로 들어가고 강태가 김동욱 상병을 보며 미소를 짓다 인사를 하고 나간다.
“필승..”
‘..새끼..’
밖으로 나가는 강태를 김동욱 상병이 잔뜩 부러운 표정이었다.
따지면 이제 갓 일병을 다는 놈이 정말 거물이 되어 있었다.
웅성..웅성..
잠시 후 중대원들이 모두 여기저기 자기 할 일들로 바쁜 가운데 강태가 혼자 연병장을 걸으며 마나 호흡을 하고 있었다.
‘뭐 하는지..’
“혼자 훈련 겸 치료 중이라 하잖아.. 가자..”
모두들 강태가 혼자 치료를 위한 운동을 한다고 여기고 방해 말라며 여기저기 바삐 다니고들 있었다.
부우웅..
강태가 혼자 연병장을 걷고 있는데 촬영팀들이 다시 오고 모두들 장비를 챙기느라 분주한 가운데 최 하사가 강태를 부른다.
“가자..”
“예..”
최 하사의 부름에 강태가 내무반으로 가 복장을 챙기고 다시 그림이 좋은 한 초소로 올라가 모델 일을 하고 있었다.
후..
“잠깐 고개를 좌우로 돌려 살펴주십시오.. 예..예..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