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5화
2편
웅성..웅성..
“가자..”
“예..”
먼저 아침을 먹으러 가자는 고참들의 말에 강태가 고참들을 따라 밖으로 나가자 일부 상병들과 일병들이 강태를 어떻게 대해야 하냐는 표정이었다.
쩝..
모두들 강태를 좋아는 하지만 진급을 하여 자기들보다 고참이 되어버려 조금 관계가 어정쩡해 있었다.
“필승.. 반갑습니다..”
“그래.. 반갑다.. 많이 먹어..”
“예.. 똥국이 그리웠습니다..”
“새끼.. 한 그릇 더 먹어..”
“예..”
제대가 얼마 남지 않은 이명준 병장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고는 식판을 들고 고참들이 앉은 자리로 갔다.
“많이 먹어..”
“예..”
간만에 먹는 오리지날 똥국이었다.
‘..캬.. 조타.. 이 맛이지.. 암..’
간만에 먹는 똥국이 구수하게 느껴지는 강태였다.
..필..승..
밖에서 단체 인사소리가 들려 누가 왔나 싶은 강태와 고참들이 뒤로 보는데 대대장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아.. 펀하게 먹어..”
모두 인사를 하기도 전에 대대장이 그냥 밥이나 먹으라며 안으로 들어와 강태의 곁으로 왔다.
“그래 잘 잤나?”
“상병 서강태.. 예, 그렇습니다.”
“그래.. 밥맛이 별로지?”
“아닙니다.. 꿀맛입니다..”
“하하하.. 짜식.. 같이 앉자..”
후다닥..
대대장의 말에 둘이 한쪽으로 비키고 강태의 전 중대장인 이정수 소령이 대대장의 식사를 타 가져오고 자기도 식사를 가져왔다.
“안녕하십니까..”
“그래.. 반갑다..”
“험.. 다들 편하게 먹어..”
끙.. 편하게 먹어지냐.. 시발..
옆에서 고참들이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고 강태는 별 상관이 없다는 듯 아침을 먹고 있었다.
“음.. 우리가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너 아직 다리도 어떤지도 모르고 중대에 있기는 조금 무리인 것 같은데.. 대대 BOQ로 숙소를 옮기는 건 어떠냐?”
“예?”
“너 서열 파괴 몰라?”
“...”
“짜식.. 여기 이 소령이 대대장이고 내가 중대장이면 어떨 것 같냐?”
“그야..”
“그래 임마.. 완전 갑갑한 현상이지.. 너야 그만한 자격이 되어 진급을 하였지만 체계라는 것이 그렇지 않다.. 아래 애들이 많이 불편할 것이고 너도 생활이 불편할 것이야..”
긁적..긁적..
“너도 아무래도 좀 쉬며 몸이 어떤지도 살펴야 하고.. 상부 지시로 널 이곳으로 보내주었지만 다들 생각이 많다..”
“예.. 알겠습니다.”
“그래.. 성격이 쿨해서 좋다.. 언제까지 여기 있을지 모르겠지만 있는 동안 편하게 지내자.”
“예, 알겠습니다.”
“그래.. 먹어..”
“예..”
잠시 대대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로 아침을 먹는데 식당 안이 그리 편해 보이지는 않아 강태가 얼른 식사를 하고 있었다.
“천천히 먹어 임마..”
“예..”
‘..그걸 누가 모르냐.. 눈치 없기는..’
속으로 한마디를 한 강태가 식사를 다 하고는 대대장이 다 먹기를 기다리자 대대장과 이정수 소령이 조금 서둘러 먹었다.
“애들 손맛이 괜찮네..”
“사회 때부터 해서 대대에서 제일 잘합니다.”
“그래.. 누가?”
“둘 다 잘 합니다.”
“그래.. 제대가 다됐지?”
“예..”
“쩝.. 애들 하나씩 이리 보내 좀 가르치라고 해, 아니다.. 일단 대대로 와서 애들 좀 가르치라고 해.”
“알겠습니다.”
“일어나.”
“옛.”
대대장이 일어나 나가자 강태가 식기를 그냥 두라고 하는 고참들의 표정에 그냥 두고 대대장과 이정수 소령의 뒤를 따라나갔다.
후.. 죽겠네..
여기저기서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한 고참이 조용히 하라고 한다.
“조용히 하고 밥이나 먹어라..”
조용..
행정반으로 간 대대장이 샤워를 하느라 몰랐던 중대장이 뒤늦게 와 인사를 하자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안 춥나?”
“제가 추우면 애들 다 얼어 죽습니다.”
“새끼.. 그래.. 잘한다..”
“아침 여기서 드셨습니까?”
“그래.. 대대보다 맛은 좋다.”
“감사합니다..”
“취사병들 칭찬하는 거야.. 커피 없냐?”
“예.. 너도 마실래?”
“전 커피 안됩니다..”
강태의 대답에 중대장이 알았다고 하며 얼른 중대장실로 들어가 커피를 두잔 타 나왔다.
후루루.. 후룹.. 캬..
“그래.. 촬영이 남았다고?”
“예.. 낮에 보초를 서는 모습을 좀 찍자고 합니다.”
“쩝.. 야, 모델료는 받았냐?”
“그냥 날로 먹었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강태의 대답에 웃던 대대장이 한마디를 한다.
“좀 달라고 하지 그랬냐?”
“월급에 다 포함이 되어 있답니다..”
“누가?”
“국방부가요..”
하하하.. 하하..
강태의 대답에 웃던 세 사람이 서로 미소를 짓다 대대장이 중대장에게 이야기를 한다.
“다들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중대에 두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들 하여 서강태 대대로 데리고 가기로 했다.. 몇 일 같이 자내다 보내줘..”
“예.. 알겠습니다.”
“촬영 온 애들 아무거나 찍지 말라고 하고..”
“그렇게 이야기 해두었습니다.”
“그래.. 월동 준비는 잘되어 가나?”
“예,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 다 다음주에 집중 점검을 나온다니까 장비들 잘 관리하고 진지 이동로들 잘 살펴..”
“예,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수고해라..”
“예..”
대대장이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 중대장과 인사계가 강태와 함께 따라나가 인사를 하다.
“차렷.. 경례..”
필..승..
부우우웅..
대대장과 이정수 소령이 연병장을 나가자 초병이 인사를 하고 있었다
필..승..
다시 행정반으로 들어간 중대장이 인사계와 함께 강태랑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그 사람들 10시에 들어온다니까 그렇게 준비를 하고.. 우리야 니가 같이 있으면 좋지만 니가 몸을 좀 돌보아야 하지 않겠냐.. 대대장님 말씀대로 하는 것이 맞다 싶다.”
“예.. 알겠습니다.”
“그래.. 병원에서 뭐 어떻게 하라는 말 있었냐?”
“그냥 적당한 운동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 그럼 좀 쉬다가 있다가 촬영만 하고 나머지는 니가 알아서 해라.”
“예.. 알겠습니다.”
“그래.. 나가봐.”
“필..승..”
“필승..”
밖으로 나가는 강태를 보며 미소를 짓던 두 사람이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이거 여러모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네요..”
“그러게요.. 뭐 어쩌겠습니까.. 전부 지켜보는데..”
“쩝.. 아침 드셨습니까?”
“기다리고 있었지요..”
“갑시다.. 다 식었겠네..”
아침이 늦었다며 두 사람이 뒤늦게 식사를 하러 가고 있었다.
...
한편..
화장실에 다녀오던 강태가 못 보던 얼굴이 있어 고개를 갸웃거린다.
“신병이냐?”
“이병 나상규.. 예.. 그렇습니다..”
“그래.. 가봐..”
“필승..”
자기를 보며 굉장히 어려워하던 이등병이 화장실로 후다닥 뛰어가자 강태가 피식 미소를 짓다 내무반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