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태-171화 (171/1,220)

제 171화

2편

...

수유리..

전철에서 내린 강태가 버스 터미널에 와서 표를 끊어 버스에 몸을 싣는데 버스 주변에서 일부 소녀들과 시민들이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와..와..

..오빠.. 잘 가.. 나중에 봐..

..잘 가..

창 밖에서 손을 흔드는 시민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던 강태가 출발한 버스에 감사하며 시트에 몸을 묻었는데 덕분에 카메라맨들도 잠시 쉬고들 있었다.

‘후..’

“힘드네..”

“그러게.. 대단하네..”

“휴.. 문제들 없지?”

예..

“조금만 쉬자.”

카메라 감독인지 한 젊은 사람이 자기 카메라를 점검하고 있었고 다들 자기 카메라를 살피다 잠시 눈을 감았다.

부우우..웅..

빵..

겨우 조금 쉬겠다며 강태가 의자에 몸을 묻고 모자를 푹 눌러 섰다.

...

신철원 버스 터미널..

카메라맨들 우르르 먼저 내려 강태를 촬영하는 가운데 강태가 한쪽으로 가 버스 시간표를 살폈다.

“어! 서강태..”

후다닥..

한쪽에서 하진도 일병이 뛰어오자 강태가 얼른 인사를 한다.

“필..승..”

“야.. 어떻게 된 거야.. 상병이네.. 아! 그렇지..”

긁적..긁적..

자기가 상병 계급이자 하진도 일병이 조금 그런지 멋쩍어 하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하고 묻는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다들 잘 계시죠?”

“그..그래..”

“왜 그래요?”

“상병이잖아..”

“에이.. 뭐 어떻다고.. 편하게 해요..”

“그..래.. 어떻게 된 거냐?”

이래도 되냐는 표정인 하진도 일병이 강태의 말에 조금 그렇다며 묻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대꾸를 한다.

“잠시 쉬어야 하는데 그기 있기도 그래서 부대로 복귀를 시켜 달라고 했어요, 휴가 다녀오는 길입니까?”

“그..래..”

“편하게 하라니까..”

“알았어.. 좀 있으면 쫌 올 건데..”

“그래요? 휴가 많이 나갔어요?”

“그래.. 지난번 건으로..”

하진도 일병의 말에 강태가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다 묻는다.

“어디 가서 점심이나 먹을까요?”

“그래.. 그러자..”

“여긴 짱깨가 맛있던데.. 어때요?”

“그래.. 그런데 저 사람들 설마 우리 찍냐?”

“아마 그럴걸요..”

“...”

왜 찍냐는 표정인 하진도 일병을 보며 미소를 짓던 강태가 가자고 한다.

“가요..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더니 배고프네..”

“그..그래.. 이리 줘..”

“괜찮아요.. 갑시다.”

강태가 카메라들을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다블백을 달라는 하진도 일병에게 괜찮다고 하고는 중국집으로 가니 카메라맨들이 우르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저기요..”

“예..”

“그냥 점심이나 먹읍시다..”

“예.. 그럽시다..”

앞에서 걷던 강태가 뒤돌아보며 한마디를 하자 감독인지 작은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내가 그러자고 하였다.

웅성..웅성..

“어서 오세요..”

“예.. 뭐 드실래요?”

“짜장 곱빼기..”

“여기 짜장 곱빼기 둘요..”

“예..”

강태가 주문을 하자 뒤늦게 들어온 카메라맨들에게 주인 아주머니가 주문을 받고 있었다.

“그래.. 부대에는 별일 없어요?”

“뭐 별일이 있을게 있냐.. 그대로지.. 신임 중대장님이 잘해주셔..”

“예.. 최 상병님은요?”

“최 상병? 최경식 하사 말이야?”

“하사됐어요?”

“국군의 날 사단장에게 대통령 표창 받고 2계급 특진했어..”

“아.. 그랬군요..”

“그래.. 뭐 지금 중대장님이 제대하지 말고 눌러 앉으라며 열심히 꼬시는 중이다..”

“예..”

“대대가면 대통령 상으로 받은 깃발도 있다.. 덕분에 대대 전체 인원이 3일씩 포상 휴가고..”

“야.. 좋겠다.. 난 아직 특휴 못 갔어요.”

“뭐! 왜?”

“왜는요.. 이리저리 다니느라 그랬죠.. 어디 휴가를 갈 시간이 있었어요?”

“하긴..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이야?”

“뭐 난 괜찮은데 사진이; 이상하게 나와서.. 다음달에 다시 찍어보기로 했어요.”

“그래.. 많이 다쳤다고 난리던데..”

“하여간 언론이 다들 뻥이 얼마나 심한지.. 아니 멀쩡한 사람을 다들 왜 그렇게 난린지..”

“그 새끼를 시원하게 뭉개 기분은 좋은데.. 조금 그렇더라..”

“예.. 그 중에 한 놈이 정말 골 때리던데 아주 아작을 내 놓으려다 실려 나가는 바람에..”

“그러게.. 씹새끼들 아주 발도 못 붙이게 만들어 놓아야 했는데..”

“그만하면 벌벌 기겠죠..”

“하긴.. 감독 짤렸지.. 그 사카켄가 사켄가 하는 놈은 완전 중징계 먹었던데..”

“쩝.. 다음에 보면 내가 아주 병신을 만들어 놓을 겁니다.. 약속해요.”

“그래.. 시발새끼들.. 다음에 보면 고개도 쳐들지 못하게 잘근잘근 밟아줘라..”

“예.. 하하하..”

하진도 일병의 말에 강태가 알았다며 웃는데 아주머니가 자장면 두 그릇을 내왔다.

“많이들 먹고 모자라면 더 달라고 해요..”

예..

이래서 이 집을 온다는 듯 하진도 일병이 충분한 양에 미소를 지으며 자장면을 비비고 있었다.

디..이이.. 디..이이..

자장면을 비비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와 강태가 핸드폰을 꺼내자 하진도 일병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응.. 왜?”

“..어디쯤 갔어?”

“도착해서 지금 자장면 먹어..”

“..밥 먹지..”

“이게 더 맛있어..”

“..치.. 언제 들어가?”

“조금 있다가.. 휴가 갔던 고참들이 복귀를 한다네.. 같이 가야지..”

“..그래.. 조심해서 다니고 전화해..”

“그래.. 그런데 전화기 두고 왔어야 했는데 곤란하네.. 들키면 압수되지 싶은데..”

“..그래.. 내가 가지러 갈까..”

“아이구.. 마세요.. 자장면 분다.. 핸드폰 전원 죽일 거니까 그렇게 알아..”

강태의 말에 인해가 조금은 섭섭했지만 알았다며 자장면 분다고 자장면부터 먹으라고 한다.

“..치.. 알았어.. 얼른 먹어..”

“나중에 전화 할게..”

“응..”

통화를 마친 강태가 전화기를 보며 좀 그렇다는 듯 이야기를 한다.

“그긴 핸드폰 사용이 되거든요..”

“그래.. 혼날 텐데..”

“어떻게 합니까.. 대대 가서 맡기죠 뭐..”

이미 가져 온 것을 어떻게 하냐며 강태가 한마디 하고는 자장면을 비벼 한 젓가락 하고 있었다.

“너는 복귀를 하면 어떻게 되는 거냐?”

“어떻게 되긴요.. 같이 생활을 하는 거죠..”

“그게 되냐..”

“왜요?”

“쩝.. 최 하사님도 한동안 서먹서먹 했는데..”

“왜요?”

“하사들하고 원래 그런 게 좀 있잖아..”

“고참들이 조금 곤란하긴 곤란했겠네요..”

“많이..”

“그래도 사이가 좋았잖아요..”

“그건 그거고 계급이 어디 가냐.. 쩝.. 나도 이러다 혼날지 모르겠네..”

“왜요?”

“계급은 계급이니까.. 잘못하면 혼나겠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하진도 일병이 강태에게 함부로 하면 안되겠다고 여기는지 조금 불편해 하고 있었다.

“에이.. 그냥 편하게 해요..”

“그건 니 말이고.. 쩝.. 이따 고참들 오면 보자..”

끄덕..끄덕..

하진도 일병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자장면을 먹었다.

후르릅..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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