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6화
2편
강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을 하던 지준철 준장이 이야기를 한다.
“지난번 훈장으로 2계급 특진을 한 일도 있고 이번에 한일전에서 활약을 한 점을 고려해서 내가 국방부에 특별 근무 단축을 요청해볼 테니 잠시 기다려 봐..”
“예?”
오잉.. 이건 무슨 소리..
자기가 2개급 특진을 하였다는 말에 강태가 조금 놀라는데 지준철 준장이 강태가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며 이야기를 한다.
“뭐 특별 케이스로 간간히 국방부 장관이 허락을 하면 의가 제대가 아니라 군복무 단축을 시켜주곤 해.. 참.. 자네 지난번에 제대를 시켜 준다고 하는데 거절하였다고 하지 않았나?”
“예.. 그랬습니다..”
“그래.. 그럼 뭐 요청을 하는 대로 바로 승인이 날 것 같은데..”
“하지만 사람들이..”
“그런 걱정 마라.. 어떻게든 치료가 우선이지.. 하루라도 빨리 제대를 하여 어떻게든 다리 치료하고 다시 공을 차는 것을 전 국민들이 원해..”
지준철 준장의 말에 강태가 별 대꾸를 못하고 있었다.
“일단 내가 국방부로 특별 요청서를 작성하여 보내보지..”
“만약에 그렇게 된다고 쳐도 꼭 제대는 예전 부대로 가서 하고 싶습니다.”
“허.. 참.. 그곳이 그렇게 좋은가?”
“예.. 고참들에게 미안해서..”
“나 원..”
강태의 대답에 지준철 준장이 허 중령을 보며 이렇다는 표정이고 허 중령이 강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훈장이면 바로 제대가 안됩니까?”
“글쎄.. 상훈 규정까지는 내가 잘 모르겠군.. 뭐 그런 것이 아니라도 제대 승인이 날 거야.. 이미 제대 승인이 났었던 사람이니까..”
“예..”
지준철 준장의 말에 허준성 중령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래.. 불편 한 것은 없나?”
“예..”
“그렇다니 조금 다행이군.. 나가 점심이나 같이 하자..”
“예..”
“모두 같이 가지.. 요 옆에 도가니탕 집이 괜찮다고 하던데..”
“예.. 알겠습니다.”
“내가 사..”
“예..”
밖으로 나갈 준비를 시키는지 허준성 중령 문 앞으로 나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 지준철 준장이 강태에게 묻는다.
“그래 그쪽에선 뭐라고 하던가?”
“예, 한 한달 뒤에 다시 MRI를 찍어보고 판단을 하자고 합니다.”
“그래.. 그럼 아직 국대 신분을 유지하는 것인가?”
“예.. 그렇답니다.”
“그나마 다행이군.. 국내 신분이면 이런저런 경비는 나올 테니..”
강태의 말에 지준철 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자 강태가 조금 멋쩍어 한다.
“대기 시켰습니다.”
“그래.. 걷는 데는 무리가 없나?”
“예.. 괜찮습니다.”
“그래.. 내려가자.”
“예..”
점심 시간이 다 되어 그러지 않아도 혼자 가서 밥을 먹어야 하나 생각을 하던 강태가 지준철 준장과 허 중령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니 숙소 앞에 지프가 두 대 대기하고 있었다.
“자넨 여기 타면 되겠군..”
“예.. 알겠습니다.”
여 장교들이 불편해 할까 봐 뒤에 다 같이 타고 오라고 한 지준철 준장이 앞자리에 먼저 오르고 강태와 허준성 중령이 뒷자리에 올랐다.
부우웅..
허준성 중령과 한번씩 가는 곳이라 모두 차를 타고 부대 바로 옆 식당으로 갔는데 점심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웅성..웅성..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들어가세요..”
군복 차림의 지준철 준장 일행을 보며 사람들이 뭐라고 하고 있었고 허준성 중령이 미리 예약을 한 것인지 한쪽 방으로 모두 함께 들어갔다.
“앉아.. 안게들..”
네..
여 장교들이 모두 자리에 앉고 강태도 허 중령과 함께 지준철 준장의 앞에 앉았다.
“애들도 챙겨 먹여..”
“예.. 밖에 준비해 주었습니다.”
운전병들을 챙기는 지준철 준장을 보며 강태가 자고로 상관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험.. 자네들은 뭘 먹나?”
“예.. 저희는 설렁탕 시켜 두었습니다..”
“그래.. 우린?”
“예.. 도가니 시켰습니다.”
끄덕..끄덕..
“여긴 도가니가 제 맛이던데..”
지준철 준장의 말에 여 장교들이 모두 미소만 지었다.
“만두도 하나씩 시키지?”
“아니에요.. 설렁탕도 양 많아요..”
예..
여 장교들이 다들 몸매를 생각하는지 양이 많다고 하여 지준철 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예.. 많이 주세요.”
“예.. 그럼요..”
주인 아주머니가 상을 차려주고 나가고 지준철 준장이 강태를 보며 묻는다.
“그래 혼자 있으면 심심 할 것인데 서울에 누나가 있다며?”
“예..”
“그럼 나갔다 와..”
“예.. 알겠습니다.”
“그래.. 어차피 애 휴가 있지 않아?”
“예.. 6박7일 특휴 있습니다.”
“그래.. 일단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한 이틀 나갔다 와.. 일 생기면 핸드폰으로 복귀하라고 연락하고..”
예..
지준철 준장의 말에 강태와 허 중령이 대답을 하였다.
...
잠시 후..
지준철 준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로 점심을 먹은 강태가 다시 숙소로 가 필요한 물건을 챙기고 허 중령이 직접 누나의 오피스텔로 태워 준다는 말에 겨우 사양을 하고는 허 중령이 지하철 역사까지 태워주어 서울로 가는 전철을 탔다.
빠아앙..
드그덕..드그덕..
전철을 타고 누나의 오피스텔로 가며 강태가 한편으로 찜찜하다는 표정이었다.
“쩝.. 정상적으로 제대를 하는 것이 좋은데.. 괜히 이러나..”
이렇게든 저렇게든 정상적인 군 생활은 애당초 틀렸다며 강태가 혼자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 저기.. 서강태 선수 맞죠?”
끙..
강태가 조용히 문 옆 기둥을 잡고 서 있는데 한 여학생이 강태를 알아보고 묻자 강태가 미소를 짓는다.
“와.. 맞다.. 저기요.. 사인 좀 해 주세요..”
여학생이 보던 자기 책과 펜을 찾아 내밀자 난감해 하던 강태가 사인을 해주었다.
“감사합니다..”
웅성..웅성..
강태라는 말에 주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강태의 근처로 몰리고들 있었다.
“저기요.. 부상 당했다던데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끙..
‘..이거 참 난감하네..’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자꾸 말을 걸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해주는데 또 옆에서 사인을 해 달라고 한다.
“저기요.. 사인 한 장만요..”
끙..
얼른 사인을 해준 강태가 다음 역이 가까워져 오자 내려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서 잇는데 자꾸 사람들이 가까이로 다가와 강태를 살피고 있었다.
‘진짜다..’
‘잘생겼다..’
‘사인 받자..’
‘부끄러워..’
소곤..소곤..
주변에서 모두들 강태에게 사인이라도 받을 요량으로 가방을 뒤지는데 마침 전철이 서자 강태가 갑자기 전철에서 내려버렸다.
“어머! 저기요 사인 좀..”
한 아가씨가 뒤늦게 사인을 받으려다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니 강태가 내려 손을 흔들어 주었다.
빠아앙..
드그덕..드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