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5화
2편
...
한편..
밖으로 나온 강태가 머리를 긁적이다 자기가 가방을 든다고 한다.
“제가 들게요.”
“나 힘 쌔.. 따라와요..”
멋쩍은 표정인 강태가 하 대위를 따라가고 있었다.
“진급하셨네요?”
“아.. 대대장님 말씀이에요?”
“대대요?”
“예.. 이번에 정식으로 화랑체육대대로 명칭을 부여 받았어요.. 대대장님은 허준성 중령님이시고 우리 대대는 앞으로 축구와 야구 그리고 럭비 선수들만 관리하고 나머지는 모두 안양으로 옮겨요.”
“예.. 허준성 중령님이 대대장님이 되셨군요..”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여길 그나마 잘 아시는 분이시라 말이 통하거든요..”
“예.. 그렇죠.. 사람 참 좋아요..”
“그런데 다리가 그래 어떻게 해요?”
“뭐 걱정하지 않습니다.. 일시적으로 근육이 심하게 뭉쳐 그럴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걱정들이 많아요..”
“최근에 너무 무리해서 그럴 겁니다.. 한달 동안 그의 쉬지도 못하고 죽어라 뛰어 다녔거든요..”
“예.. 괜찮아지면 다행이고요.. 그런데 전투 부대로 가서 괜찮아요?”
“뭐 병신보고 설마 훈련이야 시키겠습니까.. 기껏해야 보초나 세우겠죠..”
“그래도.. 의가가 싫으면 그냥 여기 있다가 제대를 하던지 하지..”
“그냥 이전 부대로 가 생활을 하고 싶어서 그래요.”
“뭐 하러 아까운 시간을 그렇게 버려요?”
“뭐 그렇게 아까운 시간이라 여기진 않습니다.”
강태의 말에 하 대위가 강태를 보다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어느 다리에요?”
“오른 다리요..”
“보기엔 멀쩡한데..”
“그렇죠? 사실은 꾀병입니다.”
강태의 말에 하 대위가 강태의 종아리를 살피더니 미소를 짓다 쉬라고 한다.
“그럼 쉬어요.”
“예.. 고맙습니다 대위님..”
“처음에는 군기가 팍팍 들었더니..”
“충..성..”
“호호호.. 쉬어요.”
강태가 자세를 잡고 인사를 하자 하 대위가 웃다가 손을 흔들고 밖으로 나갔다.
‘..후.. 배우도 아무나 못하겠군.. 그런데 MRI가 왜 그렇게 나오지? 마나를 뭉치면 그렇게 사진으로 나오나? 좌우지간 성공은 한 셈인가..’
침대에 드러누워 생각을 하던 강태가 인해에게 전화를 했다.
..꿈결같이 아련하게 실려오는 그대의 향기를 오늘도 그립니다.. 아아아.. 사랑하는 내님이여.. 오늘도 내일도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내 눈빛을..
“..여보세요?”
“어! 미진씨?”
“..예.. 언니 지금 누워 자요..”
“오늘은 일 안 해요?”
“..영인 언니가 나갔어요.”
“그래요..”
“..아.. 잠시만요..”
인해가 잠을 깬 것인지 이내 핸드폰에서 인해 목소리가 들렸다.
“..자기야..”
“왜 아파?”
“..응.. 힘이 없어..”
“왜?”
“..몰라 그냥.. 흐흑..흑..”
“아 참.. 내가 괜찮다고 했잖아.. 왜 날 안 믿어..”
“..의사 선생님이 다리를 못 쓴다고 했잖아..”
“나.. 해야..”
“..응.. 흐흑..”
“그만 울고 내 말 들어.. 나 멀쩡하다니까.. 내가 미리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왜 날 못 믿어.. 그럼 나 정말 화낸다..”
“..정말 괜찮아?”
“몇 번을 말해.. 나 정말 괜찮아.. 부대로 복귀를 하려고 그런다니까..”
“..그럼 사진은 왜 그렇게 나와..”
“잘못 나온 거지.. 정 못 믿으면 나중에 휴가 때 같이 가 찍어 보여줄게..”
“..정말이야?”
“이거 정말 곤란하네.. 어떻게 하늘 말을 못 믿어?”
“..의사가 그러잖아..”
“의사가 먼저야 내가 먼저야?”
“..그걸 말이라고.. 당근 자기가 먼저지..”
“그럼 왜 안 믿어?”
“..치..”
“믿어.. 알았어?”
“..응..”
인해의 대답에 강태가 한숨을 쉬다 묻는다.
“그래 어디 아픈 곳은 없고?”
“..그냥 기운이 없어 누워 있어..”
“어디가 아픈데..”
“..어제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어..”
“뭐! 나 원.. 알았어.. 내가 이따가 부대장님 오시면 이야기 하고 갈게.”
“..다녀도 괜찮아?”
“아.. 정말.. 나 정말 화낸다..”
“..미..안.. 잘못했어..”
“쉬고 있어.. 이야기 해서 나갈게..”
“..응.. 보고 싶어..”
“나도.. 뭐 좀 챙겨 먹어..”
“..응..”
“그럼 끊어.. 뭐 좀 먹어 알았지?”
“..응.. 자기야..”
“끊어..”
“..응..”
핸드폰을 끊은 강태가 입맛을 다시며 누나에게 전화를 한다.
..헤이..헤이.. 누가 나를..
“..강태니?”
“응..”
“..그래 어때?”
“누나까지 왜 그래..”
“..괜찮아?”
“아.. 참.. 멀쩡해..”
“..휴.. 누난 모르겠다..”
“좌우지간 나 멀쩡해.. 어디야?”
“..상가 일 보는 중..”
“들어갈 때 죽 좀 사다 줘..”
“..그래.. 그러지 않아도 대충 하고 그러려고 한다.”
“아 왜 내 말은 믿지 않는 거야..”
“..아 알았어.. 어디니?”
“상무부대..”
“..뭐래?”
“의가 제대를 하라지..”
“..그럼 제대를 해라..”
“그러긴 싫어.. 좌우지간 나중에 이야기를 하자.”
“..그래.. 휴가 알아봐..”
“응..”
누나의 말에 강태가 잊었다는 표정이었다.
“..나 바빠.. 나중에 통화해..”
“그래.. 알았어..”
통화를 끊은 강태가 혼자 멋쩍은 표정을 짓다 누워 눈을 감았다.
‘..의가 제대? 안되지.. 나중에 욕을 얼마나 먹으라고.. 쩝.. 다리는 괜찮나?’
주물럭..주물럭..
혼자 생각을 하던 강태가 괜히 자기 종아리를 주물러 보았다.
똑..똑..
잠시 누워 마나 수련을 하는데 누가 문을 두드려 강태가 들어오라고 한다.
“들어오세요..”
끼..
후다닥..
“충..성..”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이 지준철 준장이라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 강태가 인사를 하자 안으로 들어서던 지준철 준장이 손을 저으며 그냥 있으라고 한다.
“그냥 앉아 있어..”
“괜찮습니다.”
“앉아..”
“예.”
지준철 준장의 명에 강태가 침대에 앉자 뒤따라 들어온 허 중령이 미소를 짓다 한쪽의 의자를 당겨온다.
“험.. 그래 한일전은 정말로 속 시원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다리가 그래서 어떻게 하나..”
“괜찮습니다.”
“자네만 괜찮으면 어떻게 하나.. 나라가 괜찮지 않고 온 국민이 괜찮지가 않는데..”
“죄송합니다..”
“그래 다니는 데는 불편함이 없다고?”
“예.. 통증도 없고 지금은 모든 것이 괜찮아 졌습니다.”
“그 참.. 그 이상한 병도 다 있군.. 그래 부대 복귀를 하고 싶다고?”
“예.. 뭐 여기 있으나 그곳으로 가나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아서..”
“하여간 별종이네.. 의가 제대를 왜 않나?”
“의가 제대를 하면 병신 취급을 받지 않습니까..”
“뭐! 햐.. 나 원.. 그런 것 없어..”
“예?”
“요즘은 군 신상을 사회로 잘 보내지 않아.. 의가 제대라고 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일도 없고..”
“그래도 전 찜찜해서 싫습니다..”
“나 원.. 그래서 기어이 이전 부대로 가겠다고?”
“예.. 가능하다면..”
“음.. 참 나..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