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0화
2편
강태가 그렇게 하려고 한다며 다시 드러눕자 강태를 보며 미소를 짓던 노병만 선수가 핸드폰을 꺼내 집으로 전화를 한다.
..따르르.. 따르..
“..응.. 왜?”
“점심은 먹었어?”
“..지금 시계가 몇 신데.. 나 나가야 돼..”
“왜?”
“..왜는.. 뭐야? 지금 마누라 감시하는 거야?
“감시는.. 까분다..”
“..호호.. 인만이 선생님 좀 뵙고 오려고..”
“왜?”
“..왜는.. 다 그런게 있어..”
“쩝.. 우리 룸 동기..”
“..어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형수님..”
“..호호호.. 네.. 말씀 많이 들었어요.. 다음에 놀러 한번 오세요..”
“예.. 알겠습니다..”
강태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 미소를 짓던 노병만 선수가 자기 얼굴을 비추니 노병만 선수의 아내가 인상을 쓴다.
‘..뭐야.. 옷 갈아입는데..’
‘그랬어.. 미안..’
긁적..긁적..
“쩝.. 그 쓸데없이 봉투 같은 것 주고 그러지 마.. 더 그런다..”
“..내가 다 알아서 해요.. 신경 끄세요.. 신랑님..”
“하여간.. 내가 나중에 다 검사한다..”
“..아.. 나 바빠.. 끊어..”
띠릭..
“쩝.. 죽겠다.. 난 완전히 돈 벌어다 주는 기계야..”
“하하.. 뭐 다 그렇죠.. 그래도 얼마나 좋아요.. 가족이 있다는 것이..”
“하긴.. 쉬어라..”
“예..”
“이놈에 마누라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네..”
운동화를 챙겨 들고 이내 밖으로 나가는 노병만 선수를 보며 강태가 미소를 짓는다.
‘..부지런하시네.. 하긴 저라니 지금까지 뛰지..’
띠릭..
누워 잠시 생각을 하는데 문자가 와 강태가 핸드폰을 보니 인해가 보낸 문자였다.
..아.. 우리 신랑 보고 시푸다.. 물량 다 챙기고 이재 점심 먹으려고 한다.. 지금 훈련 중이네.. 나중에 봐..
피식..
인해의 문자를 보던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걸었다.
..라라라.. 라라랄라.. 내사랑 어디쯤에 오나..
컬러링이 또 바뀌었다며 강태가 미소를 짓는데 인해가 반가워 한다.
“..어머! 왜? 훈련 안 해?”
“응.. 지금 점심이야?”
“..응.. 다 하고 먹자 싶어서..”
“어딘데?”
“..자기랑 같이 왔던데..”
“혼나.. 밥 먹으라니까..”
“..밥 시켰어..”
“그래.. 쩝..”
“..그런데 이 시간에 전화를 다하고 뭐해?”
“응.. 좀 쉬는 중이야?”
“..그래? 훈련 없어?”
“응.. 잠시 쉬는 중..”
“..그렇구나.. 빡시게 훈련하는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일은 좀 어때?”
“..뭐 내 그렇지 뭐.. 참 내일 새 식구 하나 오기로 했다.”
“정말?”
“..응.. 일이 너무 많아져서..”
“그래.. 아는 사람이야?”
“..응.. 친구 동생.. 서울서 학교 다니는데 우선은 오후에 와서 같이 하기로 했어.. 저 마음에 들면 나중에 방학하고 우리랑 합류하기로 했고..”
“그래..”
“..응.. 전혀 모르는 애보다 낮다고 생각해서..”
“그래.. 뭐 사람이 늘면 일이 줄어들겠지..”
“..그긴 면회 안되지?”
“내일이나 모래 나갈 거야..”
“..진짜? 왜?”
“응.. 볼 일이 좀 있어서..”
“..그래.. 몇 시에?”
“그건 몰라.. 기다리진 마.. 알아서 갈게..”
“..응.. 알았어..”
“밥 안 나왔어?”
“..응.. 나왔어..”
“빨리 밥 먹어..”
“..괜찮아..”
“어서.. 밥 먹고 화상으로 해..”
“..응.. 알았어.. 먹고 전화 할게..”
“그래.. 끊어..”
전화를 끊은 강태가 누나들이 바쁘게 일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그랬다.
‘..후.. 내가 돈을 벌면 누나들이 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있을 건데..’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의무팀장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험.. 의무실에 있으면 되는데.. 그래 불편한 곳은 없나?”
“예.. 통증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래.. 다행이군.. 땡기고 결리는 증상은?”
“조금 있다는 느낌입니다.”
“후.. 이만하길 다행이군.. 어제 아무래도 너무 무리하게 뛰었어.. 그렇게 달렸는데..”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절대 무리하지 말게.. 다 괜찮은 것 같아도 이렇게 불쑥 탈이 난다니까..”
“예..”
“근육 이완재를 좀 줄까?”
“아닙니다.. 그냥 나가 침이나 좀 맞을까 싶습니다.”
“침을?”
“예.. 우리 고참들도 한번씩 이러면 침으로 고쳤다고 하더라고요..”
“침은 별론데..”
“잘 하는 한의사가 있답니다.. 서울 선수들도 많이 이용을 한다고 하던데..”
“그래..”
근육통에는 더러 침을 맞기도 하니 그도 괜찮겠다며 의무팀장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마침 강 감독이 안으로 들어왔다.
딸깍..
“어.. 여기 있었습니까.. 찾아 갔더니..”
“예.. 어떤가 싶어서..”
“그래 어떠냐?”
“많이 괜찮아 졌습니다.”
“그래.. 물리 치료는 조금 그렇고.. 침을 좀 맞을래?”
강 감독의 물음에 강태가 그러지 않아도 그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방금 그 이야기를 했는데.. 침을 좀 맞을까 싶어서요..”
“그래.. 치료비는 걱정 말고 서울로 가서 침을 좀 맞아라.. 그러지 않아도 그렇게 하려고 준비를 하라고 했다.. 침을 맞으면 회복이 조금 빠를 거다.”
“예.. 그래서 서울로 가려고요..”
“아는데 있어?”
“우리 고참들이 서울에 괜찮은 집 있다고 하더라고요..”
강태의 말에 강 감독이 그러냐는 표정이다 자기가 이야기 하는 곳으로 가라고 한다.
“그래.. 아무 곳에나 가지 말고 세종로에 가면 이현수 한의원이라고 있다.. 그 집이 나름 선수들 치료도 많이 하고 괜찮은 곳이니 그리 가라..”
“예..”
“비용 요청해줄 테니 근처 호텔을 사용하던지 아니면 입원을 하던지 해라..”
“그냥 누나가 서울에 있으니까 누나 집에서 오가면 안됩니까? 바로 근처인데..”
강태의 물음에 강 감독이 편할 대로 하라고 한다.
“뭐 편한 대로 해라.. 대신 절대 무리하게 걷거나 뛰면 안 된다.”
“예..”
“그래 움직이는 데는 이상이 없냐?”
“조금 결리는 느낌이에요.”
“그래.. 음.. 오전에 바로 데려가는 건데.. 생각이 짧았다.. 차 준비하라고 했으니까 뭐 짐은 가져 갈 것이 없고.. 뭐 챙길 것 있냐?”
“없습니다..”
“그래.. 이따 박병인코치 오면 같이 내려가자.. 한의원에 데려다 줄 거야.”
“예.. 알겠습니다.”
“그래.. 오늘은 한의원에서 좀 확인을 하고 입원을 하는 것이 좋겠지?”
“뭐 괜찮습니다..”
“그래.. 잘 좀 봐 달라고 부탁을 드려두었으니 신경을 써주실 거다.. 우리도 한번씩 부르는 사람이니까..”
“예..”
“같이 좀 따라 갔다가 오시겠습니까?”
강 감독의 말에 한종수 의무팀장이 자기가 가 봐야 아무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한다.
“제 분야도 아닌데.. 이 참에 우리도 한방 치료사 한 명을 요청해야겠습니다.”
“그렇죠.. 아무래도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좋으니까.. 어떻게 한번 해 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강 감독의 부탁에 이전부터 계속 요구를 해오던 일이라며 한종수 의무 팀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딸깍..
“차 준비했습니다.”
“그래.. 걸을 수 있냐?”
“조금..”
“목발은?”
“아! 죄송합니다..”
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