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태-146화 (146/1,220)

제 146화

2편

...

그날 저녁..

간단한 환영식을 겸해 선수단 전체와 저녁을 먹고 난 강태가 자유시간을 빌어 잔디구장을 걸으며 마나 수련을 하고 있었다.

‘..음.. 여기가 조금 더 마나가 풍부하군.. 도시는 마나가 적고 숲이 가까운 쪽이 마나가 많다는 것이 여기도 똑 같구나.. 후..’

자기 머릿속의 내용들을 생각하며 강태가 마나 수련을 하느라 조금 어두운 잔디구장을 돌고 있는데 그걸 본 일부 선수들이 강태를 대단한 놈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야.. 저기 서강태 아냐?”

“그러네.. 화.. 지독한데..”

“그러게.. 혼자 또 운동을 하는 것 아냐?”

“그런데 저렇게 걸어 무슨 운동을 하지?”

“몸을 푸는 중이겠지..”

“그런가.. 하여간 난 놈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

“그지.. 쩝.. 야.. 이번에는 얼마나 나온다냐?”

“몰라.. 수당 나와봐야 몇 푼 한다고..”

“배부른 소리 하네..”

친구인지 두 선수가 숙소로 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침 지나가던 박정길이 운동장을 혼자 걷고 있는 강태를 보고는 주먹을 쥔다.

‘..호.. 저 새끼바라..’

재수라고 여기며 주변이 조금만 더 어두워지라며 박정길이 멀리 불빛이 없는 곳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후..웁.. 후..

이젠 제법 사물이 새롭게 느껴지는 강태였다.

남들이 보기엔 나무고 돌이고 그런데 다 제각기 색깔 같은 것이 느껴지는 강태가 한쪽을 보며 인상을 쓴다.

‘..나 참.. 젠 또 왜 저러지..’

조금 어두운 곳에서 자기를 보고 있는 박정길을 강태가 애써 모른 척 자나 가려는데 박정길이 강태를 부른다.

“마..”

“왜 그래?”

“왜 그래? 이 시발새끼가 간땡이가 쳐봤나..”

“이봐.. 내가 나보다 나이가 많아 참는 거니까 그냥 가라.. 응..”

“햐.. 나 이 새끼가..”

휙..

턱.. 억..

자기가 날린 주먹을 강태가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 한대 때리려는 표정을 짓더니 그만두고 주먹을 놓아주더니 가라고 한다.

“쫌 가라 임마.. 남자가 쪼잔하게 배 아프게 생각하지 말고 나처럼 열심히 운동해서 네 자리 잡아..”

“이 시발 놈이..”

“야! 다리 확 뿌사뿌기 전에 가라 응..”

휙.. 탁..

“으윽.. 아..아야.. 놔..놔라..”

“마지막 경고야.. 한번만 더 까불면 너 아무도 모르게 병신 만들어준다..”

‘으..’

강태가 주먹을 놓아주자 박정길이 손이 아프다는 듯 손을 털며 강태를 무슨 괴물같이 바라보다 어물어물 한쪽으로 가더니 도망가듯 숙소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병신 새끼..’

고개를 흔들던 강태가 다시 마나 수련을 하고 있었다.

후.. 후웁.. 후..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난 것인지 몇 사람이 강태를 찾는 것인지 어두운 운동장을 바라보는 중에 강 감독이 소리를 친다.

“야.. 서강태..”

“..예..”

멀리서 강태가 대답을 하자 강 감독이 어두운데 강태 뭐하냐고 코치들에게 묻는다.

“재 뭐하냐?”

“글쎄요.. 근육 풀고 있는 것 아닙니까?”

“아니 헬스장 두고 왜 여기서 저러고 있어?”

“저만의 방법이 다 있겠지요..”

“쩝..”

후다닥..

잠시 후 어두운 운동장에서 강태가 뛰어와 왜 부르냐고 한다.

“예.. 왜요?”

“왜는.. 따라와.”

“예..”

강태가 머리를 긁적이며 강 감독의 옆을 따라가는데 강 감독이 혼자 운동장에서 뭐하냐고 묻는다.

“어두운데 혼자 뭐하냐?”

“그냥 몸도 풀고 마음도 안정시키고 그러고 있습니다.”

“하여간 별종이네.. 어두운데 혼자 그렇게 있으면 좋냐?”

“뭐 명상도 하고 좋습니다.”

“참..”

강태의 대답에 강 감독이 참 별종이라며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들어와..”

세 코치와 같이 한 회의실로 들어간 강 감독이 모두 앉으라고 한다.

“모두 앉아..”

강 감독의 말에 모두들 자리에 앉자 강태를 보며 강 감독이 이야기를 한다.

“너 내일 훈련하다 다리가 아프다고 해라..”

“예?”

“너 한 일주일 그냥 쉬어도 뛰는데 문제 없지?”

“...”

강 감독의 말이 무슨 소린가 강태가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인데 그런 강태를 보며 강 감독이 별 일 아니라며 이야기를 한다.

“별일 아니고.. 자꾸 육상부 애들이 찔러서.. 앞으로 6일 후에 일본에서 세계 선수권이 열리는데 널 출전시키려고 난리지 않냐.. 그래서..”

“예?”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인 강태에게 강 감독이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협회에서 절대 불가하다고 통보는 했지만 너 부대까지 들쑤시고 있다고 해서.. 일단 일주일만 부상이라고 버티면 한동안 뭐 어쩔 수가 없으니 내 말대로 내일 오전 훈련 중에 아프다고 드러누워라 알았냐?”

“예.. 하지만 아프지도 않는데 어떻게..”

“근육이 아프지도 않는데..”

강태의 말이 무슨 말인지 다 안다는 듯 강 감독이 이야기를 한다.

“근육이 아픈 것은 어디 잘 나오지 않으니까 걱정 마라.. 뭐 아예 침 맞는다고 한 일주일 휴가 다녀오던지..”

어.. 얼쑤..

강 감독의 말에 강태가 순간 좋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대답을 한다.

“휴가 가도 됩니까?”

“그래.. 뭐 어차피 너에게 인하대와 용인대랑 하는 평가전은 무의미 할 것 같으니 아프다고 드러누웠다가 한 일주일 나가 놀아..”

“예..”

“그냥 놀면 수상하게 볼 테니 침 맞는다고 어디 가서.. 아.. 세종로에 가면 이현수 한의원이 있다.. 내가 잘 아는 곳이니까 그리 가라.. 내가 미리 전화를 해둘게, 혹시 모르니까 하루 한번 가서 눈도장 찍고 와라..”

“예..”

강 감독의 말에 강태가 알았다고 대답을 하는데 강 감독이 그럼 됐다는 듯 가서 쉬라고 한다.

“그래.. 그럼 됐다.. 내일 퍼지면 다 알아서 할 것이니 적당히 퍼져라.”

예..”

“그런 가서 쉬어..”

“예.. 수고하세요..”

자리에서 일어난 강태가 무슨 이런 재수가 다 있냐며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괜찮습니까?”

“더 좋은 수가 있냐?”

“...”

코치들이 그러다 들키면 더 큰 문제 생기지 않냐고 하는 표정이자 강 감독이 그런 코치들을 보며 이야기를 한다.

“야.. 너희들도 정신 똑바로 차려..”

“...”

“강태 육상에 빼앗기면 우린 꽝이야.. 스프린트 하는 놈이 축구를 어떻게 하냐.. 근육 다 망치는데..”

“하지만 잘못되면..”

“야.. 그러니까 절대 비밀이지.. 너희들도 보아서 알겠지만 강태면 우리 반드시 월드컵 순위 안으로 들어간다, 난 혹시나 우리가 우승도 하지 않을까 겁도 난다..”

“무슨..”

모두들 뭐 그 정도나 하겠냐는 표정인데 그런 코치들을 보며 강 감독이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 한일전 한번 보면 확실하게 느낄 거다.. 전부 앞으로 한자리 하고 사려면 말 조심해.. 이번에 성적 잘나오면 너희들도 다 앞길이 확 열리는 것 아니냐..”

끄덕..끄덕..

강 감독의 말에 코치들이 그건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그런 코치들을 보며 강 감독이 미소로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16강에만 들어도 코치들 인당 2억이라고 했는데 오늘 협회장님에게 8강, 4강, 그리고 결승과 우승을 할 때 얼마를 줄 건지 확실하게 정해달라고 했다.. 지난번에 이야기 할 때 8강이면 5억이라고 했지?”

“예..”

“난 8강은 무조건 간다고 행각한다.”

강 감독의 말에 코치들이 순간 그걸 잊었다는 듯 서로 바라보며 조금 들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절대 사수, 알았냐?”

예..

“앞으로 본선 때까지 강태 철저하게 보호해라.. 난 이긴 경기엔 절대 강태 기용하지 않는다, 알겠냐?”

예..

강 감독의 말에 코치들이 벌써 주머니가 두둑해졌다는 표정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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