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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143화 (143/1,220)

제 143화

2편

박병인 코치의 말에 강태가 알았다며 대답을 하고는 차민재 선수와 같이 숙소로 가는데 뒤쪽에서 일부 선수들이 강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뒤따르고 있었다.

‘정말이냐?’

‘예.. 정말이지 않고요..’

‘이런 싸가지를 봤나..’

같은 소속의 선수들인지 박정길이 열 뻗친다며 하는 말에 꼭 자기들이 당한 일인양 강태를 노려보는데 박정길이 패버리려다 겨우 말았다고 한다.

‘시발.. 주 처발라버릴라 하다가 겨우 참았습니다.’

‘잘 참았다.. 시발 놈.. 공 좀 찬다고 엉겨.. 시발놈이.. 넌 가만 있어.. 모래 경기 중에 보내면 된다.’

‘예?’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에 박정길보다 더 고참인지 조성환 선수가 다 자기에게 생각이 있다고 한다.

‘인하대 애들에게 시키면 되지..’

‘예.. 알겠습니다..’

네 명의 선수들이 서로 강태를 두고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소곤대며 뒤따르고 있는데 조금 앞서 가던 노병만 선수가 모른 척 걸어가며 한심하다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 썩어빠진 줄들을 어떻게 하나.. 참..’

뒤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어찌 꼭 강태를 두고 하는 이야기로 보여 계속 신경이 거슬렸지만 노병만 선수가 모른 척 샤워장으로 가고 있었다.

웅성..웅성..

쏴아..

모두들 샤워장 안으로 들어와 땀을 씻어내는데 간만에 시원하게 뛰었다는 듯 강태가 온탕 안으로 들어가 눈을 감고 있는데 그런 강태를 본 박정길이 일부러 온탕 안을 거칠게 휘저으며 들어와 강태가 눈을 떴다.

청벙..첨벙..

“뭐!”

“...”

물을 왜 그렇게 튀기냐는 강태의 표정에 왜 그렇게 보냐며 대뜸 시비를 거는 박정길 선수를 어이가 없다는 생각에 강태가 아무 말이 없이 보다 다시 눈을 감았는데 강태가 뭐라고 반응이 없자 박정길이 자꾸 물을 휘젓고 있었다.

철썩..

“야.. 뭐하냐?”

“운동요..”

몸 푼다는 듯 박정길이 온탕 안에서 물을 휘젓자 뭐하는 짓이냐며 노병만 선수가 한소리 한다.

“마.. 운동 하려면 나가 헬스장에서 해.. 물을 뭐하러 그래 휘저어..”

긁적..긁적..

노병만 선수가 일부러 온탕 안에 들어오며 하는 소리에 강태가 눈을 뜨고 보며 미소를 지었다.

‘..시발..’

한참 선배라 어떻게 하지도 못 하겠고 속으로 욕을 하던 박정길이 밖으로 나가 샤워를 하더니 나가버리자 노병만이 다른 사람들을 보며 강태에게 한마디 한다.

‘인.’

씨익..

노병만 골키퍼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안다는 듯 강태가 미소를 짓자 그런 강태를 보며 같이 미소를 짓던 노병만 골키퍼가 밖으로 나갔다.

쏴아..

잠시 후 강태도 나가 샤워를 하고는 밖으로 나갔는데 박정길이 한쪽에 서서 몸을 말리다 강태의 거시기를 보고는 기가 팍 죽어 옆으로 슬며시 몸을 돌려버렸다.

덜렁..덜렁..

위..윙...

선풍기 아래서 잠시 몸을 말리는데 늦게 나온 노병만 골키퍼가 강태의 물건을 보며 놀라 묻는다.

“야.. 비결이 뭐냐?”

“하하.. 비결이 뭐 있습니까.. 전방에 있을 때 우리 고참들이 캐다 준 자연산 더덕하고 개구리 튀김이죠..”

“개구리 튀김?”

“예.. 한번 얻어 먹었는데 그게 정말 죽입니다.. 다음 날 아침까지 빳빳하다니까요..”

“진짜냐?”

“그럼 거짓말 합니까?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습니다..”

강태의 뻥에 노병만 선수가 정말이냐는 표정으로 자기 코를 만지고 있었다.

‘..뭐 개구리는 확실히 좋다니까..’

고참들이 한 이야기를 적당히 각색하여 강태가 장난같이 한마디 하니 노병만 선수가 정말 믿는 눈치였다.

“쩝.. 요즘은 집에 가면 마누라가 무섭다.”

“예?”

“뭐 해주는 건 별 것 아닌데.. 아무래도 다음날 킥이 안돼서..”

뭐 그 나이에 방어전이냐는 표정에 강태가 웃으며 한마디 한다.

“하하.. 에에.. 설마.. 너무 심하신 것 아니십니까?”

“야.. 내 나이가 몇인지 아냐?”

“몇 이신대요?”

“마.. 내 나이가 벌써 서른넷이다..”

“화.. 정말요?”

생각보다 노병만 선수의 나이가 많자 강태가 놀라는데 그런 강태를 보며 노병만 선수가 힘든다고 한다.

“그래 임마.. 쩝.. 요즘은 전 후반 서 있기도 슬슬 버거운데..”

“와..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새끼.. 이 쪼글쪼글한 살 안보이냐?”

긁적..긁적..

노병만 선수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이다 수건으로 사타구니를 잘 닦고 주변을 보니 박정길 선수가 자기 보다 모른척 옷을 입고 있었다.

‘..저 새끼 끝까지 지랄이네..’

자기하고 뭔 원수가 졌나 왜 그러냐는 듯 강태가 속으로 생각을 하다 몸이 대충 다 마르자 옷을 입으러 갔다.

웅성..웅성..

다 씻고 밖으로 나온 강태가 한쪽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선수들을 보며 가방을 들고 숙소로 가려다 잠시 노병만 선수를 기다렸다.

“왜?”

“같이 가려고요.. 다리 힘도 없는데 넘어지면 어떻게 합니까?”

강태의 말에 웃던 노병만 선수가 강태의 어깨를 치며 한마디 한다.

“뭐! 하하하.. 짜식.. 그래.. 넘어지면 업고 가라..”

“옙.. 방장님을 당근 업고 가야죠..”

“방장? 하하하.. 짜식.. 가자.”

노병만 선수가 강태의 성격이 어느 정도 마음이 드는지 강태와 같이 걸어가는데 뒤에서 박정길이 멀찌감치 따라 걷고 있었다.

‘..저 노땅은 왜 저 새끼한테 붙어.. 시발..’

참으려고 하지만 계속 강태가 눈에 거슬리는 정길이었다.

‘..시발 놈.. 한번 발라야 되는데..’

주먹이라면 자신이 있다는 표정인 정길이 어떻게든 한번 강태를 잡는다고 잔뜩 벼르고 있었다.

웅성..웅성..

“야.. 서강태..”

“예..”

입구에서 몇몇 선수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강태가 오자 부르니 강태가 다가가 대답을 하니 불렀던 선수가 묻는다.

“너 9초8이라던데 맞냐?”

“예?”

“좀 전에 육상부 애들이 그랬다고 하던데?”

한 선수의 물음에 강태가 그렇다고 하며 잘 모르겠다고 한다.

“예.. 뭐 오전에 육상부에 가서 주력 테스트를 했는데 그렇게 나왔다고.. 전 그렇게 빠른지 모르겠는데.. 아마 측정이 잘못되었을 겁니다.”

“야.. 두 번이나 뛰었다며?”

긁적..긁적..

선수들이 모두 놀랍다는 표정인데 노병만 선수도 정말이냐고 묻는다.

“정말이냐?”

“뭐.. 예..”

“화.. 이거.. 난리네..”

“예?”

“야.. 9초8이면 세계 신기록에 근접 하다는 말이잖아..”

그러게.. 화..

모두들 웅성거리며 강태를 보고 있는데 박병인 코치가 옆을 지나가다 보고는 다가와 묻는다.

“뭐하냐?”

“저기 이 자식 9초8 맞습니까?”

“쩝.. 떠들고 다니지 마라.. 그러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난린데..”

“왜요?”

한 선수의 물음에 박병인 코치가 왜기 왜겠냐며 한소리 한다.

“야.. 왜는 왜냐? 육상 애들이 빼가려고 난리가 났는데..”

“축구선수를 왜 빼가요?”

“뭐 이번에 선수권 가면 당장 매달이고 또 올림픽 본선 나가 메달을 딴다는 어쨌다나..”

“정말요?”

“그래.. 시발 머리 졸라 아프다.. 감독님 지금 급하게 협회 가셨다.”

“예..”

“괜히 떠들고 다니지 마라.. 골치 아프다..”

예..

모두들 박병인 코치의 말에 대답을 하고는 강태를 괴물 보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후.. 시발.. 괜히 졸라 뛰었네..’

천천히 대충 뛸걸 괜히 뛰어서는 이 난리라는 듯 강태가 속으로는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었다.

‘쩝.. 가자..”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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