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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142화 (142/1,220)

제 142화

2편

벽을 세운 선수들 옆으로 완전히 휘어 돌아 들어가는 강태의 슛을 모두들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와.. 진짜..’

골대 앞에 이런 저런 선수들이 위치를 점하고 있었지만 선수들 사이를 빠르게 지나친 볼이 그대로 골문 모서리로 들어가 박히자 모두들 멍하니 강태를 바라보는데 강 감독이 박수를 치며 다시 차보라고 한다.

짝짝..짝..

“전부 움직이지 마라.. 서강태.. 다시 그대로 차봐라..”

강 감독의 말에 노기철 코치가 다시 공을 그 위치에 가져다 두고 이내 강태가 또 프리킥을 차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웅성..웅성..

모두들 강태의 프리킥에 감탄을 하는데 잠시 후 반대쪽에서 왼발로도 프리킥을 그렇게 차는 강태를 모두 괴물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야.. 더 뒤에서도 차겠냐?”

“예.. 뭐.. 자신은 있는데 어떨지..”

“그럼 니가 자신이 있는 곳까지 물러나 차봐..”

“예..”

강 감독의 말에 강태가 보통 프리킥을 차는 위치의 두 배도 더 되는 거리까지 나가 거리를 가늠하자 모두들 궁금하게 바라보고..

삑..

노기철 코치가 호각을 불자 강태가 다섯 발자국쯤 뒤에서 달려가 슛을 때리는데..

뻑..억.. 쒸..

“히힉!”

보통 공에서 나는 소리보다 더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공이 엄청 떨리며 직선으로 날아가 골 포스트 상단에 가 찌르고 있었는데 노병만 선수가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우와..

“화.. 이거.. 뭐야..”

“가..감독님.. 이거 일본 애들 완전 아작 내겠는데요..”

“햐.. 저 자식.. 야.. 노병만이..”

후다닥..

감독이 정확한 평가를 위해 노병만 골키퍼를 부르자 노병만 골키퍼가 강 감독 앞으로 뛰어갔다.

“그래 어떠냐?”

“무..섭습니다..”

“뭐?”

노병만 골키퍼가 자긴 이런 공 보지 못했다는 듯 한마디 하는 말에 강 감독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이자 그런 강 감독을 보며 노병만 골키퍼가 놀랍다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공이 한 다섯 개로 보입니다..”

“뭐? 어떻게?”

“보통 강한 볼이 좌우로 두세 개로 보이곤 하는데 이건 마치 상하좌우로 움직이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

“그리고 지난번에 겨우 펀칭을 한번 했는데 손목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왜?”

“왠진 모르겠는데 무겁다고나 할까.. 서강태 공은 무게가 엄청나다는 느낌입니다..”

“그래.. 음.. 우리 킥력 테스트 되냐?”

“수원에 한대 있긴 있는데..”

“그래.. 쩝..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확인을 해보아야겠네.. 야..”

후다닥..

강 감독의 부름에 강태가 한쪽에 서 기다리다 후다닥 달려가니 강 감독이 강태에게 묻는다.

“지금까지 전부 너 의도대로 된 거냐?”

“예.. 프리킥은 좀 생각대로 공이 가는 편입니다.. 지금까지는 다 성공을 했습니다.”

“그래.. 코너킥을 슛을 봤는데 그것도 의도대로 찬 거냐?”

“예.. 그날은 바람이 그쪽으로 조금 강하게 불어 그렇게 차면 휘어 들어 갈거라 판단을 했습니다.”

“그래.. 음.. 그래.. 알았다.. 야.. 전부 모여..”

후다닥..

선수들이 모두 모여들자 강 감독이 이야기를 한다.

“모두 보아서 알겠지만 프리킥 하나로 모든 것을 정리하는 친구다.. 앞으로 한두 번 연습은 하겠지만 절대 프리킥 장면은 외부로 노출을 시키지 않을 거다.. 그리고 우리가 선취점을 먼저 넣으면 이런 프리킥 기회가 있어도 강태가 프리킥을 차지는 않는다..”

“...”

모두 강 감독의 말에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인데 그런 선수들을 보며 강 감독이 이야기를 한다.

“평가전에서 굳이 강태의 프리킥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그렇지 않나?”

예.. 그렇습니다..

“그래.. 보아서 알겠지만 본 게임에서 어떻게든 골 에리어 근처에서 프리킥 찬스가 나오면 무조건 한 골이다.. 모두 염두에 두고 경기를 해라 알았나..”

예..

“그리고 협회에 요청해서 두 경기 경기장면은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고 해둘 거니까 모두 보안에 신경들 써라.. 첫 경기를 잡으면 우린 바로 16강은 무조건 고다.. 알았나..”

예..

모두들 강태의 프리킥을 보고는 강태를 보는 눈들이 싹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서강태 보호 잘 해라.. 아무래도 너희들 서강태 때문에 전부 병역 걸린 놈들 특례는 무조건 받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모두 강 감독의 말에 정말 그렇게 되면 대박이라는 표정으로 강태를 보는데 강태가 사람들의 시선에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

축구협회..

이만호 협회장이 문화체육부 차장에게 전화를 받고 통화를 하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거 참.. 저희도 곤란합니다..”

“..협회장님도 이게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잘 알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금 그 선수는 한국 축구를 전세계 탑 클래스로 올려 놓을 선수란 말입니다..”

“..서강태 선수가 그렇게 공을 잘 찹니까?”

“직접 한번 보십시오..”

“..음.. 아무리 그래도 육상 메달을 따는 일인데.. 그것도 100M에서.. 장관님이 돌아오는 대로 태릉으로 간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정말 곤란합니다.. 우리도 곧 한일전이고.. 한일전 어떤지 아시잖습니까.. 그리고 곧장 유럽으로 평가전 가야 합니다.. A팀 일정이 지금부터 얼마나 빡빡한지 아시지 않습니까..”

“..그래도 일단 장관님 들어오시면 모두 모여 이야기를 한번 해봅시다.”

“아니 출전 권한도 없는 선수를 뭘 어쩌겠다고..”

“..그것은 협회장님께서 걱정을 할 문제가 아닙니다..”

“나 원..”

“..좌우지간 장관님 들어오시면 회의를 할 것이니 그렇게 아십시오.”

“아니 이런 억지가..”

“..차분하게 풉시다.. 부탁합니다.. 그럼..”

‘이 시발 놈들이 우리가 도와 달라고 하니 한번도 도와주지 않아놓고.. 시발..’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는 뭘 차분하게 풀어 라는 거냐며 이만호 협회장이 화가나 성질을 내다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따르르..따르르..

“..예.. 최 정입니다..”

“예.. 저 이만호입니다..”

“..그래요.. 왜요 또 무슨 일 있습니까?”

“그게 아니라.. 지금 한국 축구를 완전 뒤흔들 초대형 선수가 하나 나타났는데 자꾸 육상에서 빼가려고 합니다.”

“..축구선수를 육상에서 왜 빼가요?”

“그게.. 100미터 비공인 기록이 9초8이라고 합니다.”

“..뭐요? 9초8.. 9초8이면 굉장히 빠른 건데..”

“빠른 정도가 아니라 사실은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메달 감이지요..”

“..그래요!”

“예.. 그런데 그게.. 그 친구면 다음해에 열리는 올림픽에서 반드시 메달권이라고 이야기를 해서..”

“..그 정도나 됩니까?”

“강 감독의 말로는 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회장님께서 축구에 투자하신 결실을 볼 수가 있는 일이라..”

“..그래요..”

“예.. 내년 선거에 많은 도움이..”

“..알았습니다.. 내 참고하지요.”

“예.. 감사합니다..”

“..그래요.. 항상 고생이 많네.. 나중에 한잔 합시다.”

“예.. 회장님..”

“..수고해요..”

“예.. 예..”

일어나 허리까지 숙이며 인사를 하던 이만호 협회장이 더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

태릉 선수촌..

강태의 이야기가 빠르게 선수촌 전체로 퍼진 가운데 일부 기타 종목의 선수들이 강태가 궁금하여 축구 센터를 기웃거리고들 있었다.

“저 사람 아냐?”

“글쎄.. 저 사람은 주신후 선수 같은데..”

“그런가.. 야.. 정말 9초 8일까?”

“육상 애들이 없는 말 하겠냐?”

여기저기 기타 종목 선수들이 축구장을 기웃거리는 가운데 연습이 모두 끝난 축구 선수들이 우르르 샤워장으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야.. 몇 살이냐?”

“여 스물입니다..”

“그냐.. 나는 스물다섯이고 전남 소속인 차민재다.”

“예.. 반갑습니다.”

“볼 터치 정말 거시기 하더라..”

“예.. 드리볼 잘 하시던데요..”

“뭘.. 겨우 거시기 하는데.. 너한테는 거시기 하지도 못하것다..”

차민재 선수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대충 알아듣고 대꾸를 하자 그런 강태를 보며 차민재 선수가 재미 있다고 여기는지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알아듣냐?”

“뭐 대충 뜻이 통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제잉.. 하하하.. 우리 사투리 쓰면 전부 못 알아듣는다.”

“사투리 안 쓰시네요..”

“고향이 전남이라 사투리는 조금 쓰지만 학교를 중고등학교를 수원에서 다녀 사투리는 그의 쓰지 않는다.”

“예..”

“그런데 넌 울산 산다면서?”

“이젠 서울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래.. 너랑 같은 방 쓰는 성환이가 내 고등학교 친구다.”

“정말입니까?”

“그래.. 이야기 하길래 보는 중이었다.”

“예.. 그 선배 참 조용하니 성격이 그렇던데..”

“조용? 웃기지 마라.. 지금 수도 하느라고 그러는 거지.. 쩝.. 하여간 성질 더러운 놈이야..”

“예?”

“쩝.. 다리를 다치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일본으로 갔을 텐데.. 아까운 놈이지..”

“예..”

“그때 다친 다리가 아직도 완전하지는 않다고 그러더라.. 예전 뛰던 것만큼만 뛰면 일본은 거뜬히 갈 건데.. 일본에서 한해 뛰면 하부라도 여기 한 5년 뛰는 것 보다 났거든..”

“예.. 그럼 선밴 왜 안 나가십니까?”

“쩝.. 시발.. 돈 준다 해서 넙죽 받아 먹었더니 이 꼴이다.. 계약 사항을 꼼꼼히 봐야 했는데.. 지금 나가면 절반도 더 뜯겨.. 그래서 계약기간 기다린다.”

“예..”

‘..참 나.. 어째 하나같이..’

국내 프로 사정이 열악하여 해외로 나가려는 선수들이 계약 조건 때문에 대부분 발이 묶여 있다는 것을 고참들이나 주변으로부터 들은 강태는 절대 국내 구단과 계약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서강태..”

“예..”

후다닥..

“이따가 저녁 먹을 때 환영식 할거니까 그렇게 알아라.”

“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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