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6화
2편
잠시 강태와 이야기를 나누던 고참들이 나가고 강태가 옷 정리를 다시 해두고는 침대에 앉아 핸드폰으로 누나들에게 카톡을 한다.
..어디야..
..우린 아직 전철.. 다와 가.. 뭐하니?
..응.. 옷에 번호 매겨 정리함.. 아주머니가 내 옷 찾아 주느라 고생했다네..
..빨래도 해주니?
..응.. 우리가 빨래할 시간이 어디 있어..
..팬티도?
..응.. 대부분 그냥 맡기던데..
..팬티는 좀 그렇지 않아?
..다들 맡기니까.. 난자는 뭐 그닥 신경 쓰지 않아..
..하여간.. 누나 존다..
강태가 계속 누나에게 연결을 하자 옆에서 인해가 듣고 누나가 존다고 하여 강태가 피곤한 것 같다고 한다.
..피곤하나..
..요즘 일이 많아져서.. 나도 조금은 피곤해..
..너무 욕심 내서 하지마.. 딱 1년 반만 기다려..
..알았어.. 이번에 애 하나 들이기로 했어..
..남자?
..아니.. 여자.. 한집에 같이 살아야 하는데..
..사람 잘 뽑아..
..알아서 할게.. 참.. 나중에 휴가 언젠지 확인해줘..
..알았어.. 혼인신고서 준비해둬..
..진짜?
..그럼 농담이야? 신고하기 싫어?
..아니.. 난 좋아.. 콜..콜..콜..
..하하하.. 참 나.. 그렇게 좋아?
..응.. 내 마음이 하늘 위를 둥둥 날아다녀..
..하여간.. 얼마나 남았어..
..한 십분..
..응.. 도착하면 화상팅 하자..
..응.. 쪽.. 사랑해..
..나도.. 빠이..
..빠이..
인해와 카톡을 마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강태가 밖으로 나가는데 박 상병이 한마디 한다.
“야, 저녁은 같이 먹자..”
“예.. 알겠습니다.”
대답을 하고 밖으로 나온 강태가 시간이 조금 있어 운동장으로 갔다.
‘..하루 움직이지 않았더니 몸이 찌뿌둥 하네..’
혼자 운동장을 걸으며 마나 수련을 하는데 지나가던 사병들이 뭐 하냐는 듯 쳐다보다 자기들끼리 뭐라고 하며 가고 있었다.
“야.. 강태..”
후다닥..
“이병 서강태..”
“뭐하냐?”
“예.. 몸이 조금 굳어 푸는 중입니다..”
“운동장 도는 것이 뭐가 몸이 풀린다고..”
곽상규 상병이 외출을 갔다 들어오는 길인지 다가와 하는 말에 강태가 혼자 몸을 푸는 중이라니 손을 흔들고는 본관으로 가자 강태가 다시 운동장을 돌기 시작했다.
후..웁.. 후..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한쪽에서 박성환 상병이 저녁 먹으러 가자고 강태를 소리쳐 부른다.
“야.. 서강태.. 밥 먹자..”
후다닥..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되었냐며 강태가 달려가 계단 위로 뛰어 올라가자 박 상병이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야.. 운동장을 그렇게 걸어 다니는 게 운동이 되냐?”
“예.. 나만의 운동 비법입니다.”
“그래.. 나도 좀 가르쳐 주라.”
“하하하.. 그냥 걷는데 무슨 비법입니까..”
“새끼.. 하여간.. 가자..”
“참.. 감독하고 배 코치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뭐 들은 이야기로는 이 감독이 깨끗이 나가는 모양이던데.. 이사 준비 한다고 하더라.”
“그래요?”
“그래.. 아.. 방금 나오다 들었는데 의무관 좆 됐다.”
“예?”
“돈 받고 애들 쉬게 해준 일이 많았는데 다 뽀록 난 것 같더라.”
“그래요..”
“그래.. 뭐 그냥 쉰게 아닌 모양이더라..”
“참 나..”
“하여간 골 때리는 놈들 정말 많다.. 적당히 좀 뛰면 되는데.. 안 뛰면 나중에 더 고생하는데 그걸 모르나..”
“별 이상한 일이 다 있네요..”
“그러게.. 하여간 골 때린다..”
박 상병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식당으로 가자 못 봤던 고참들이 모두 강태를 환영하였다.
야.. 서강태..
어서 와라..
탁탁탁탁..
고참들이 환영을 해주자 강태가 머리를 긁적이다 인사를 한다.
“충성.. 감사합니다..”
고참들에게 인사를 한 강태가 멋쩍은 표정으로 박 상병과 함께 음식을 담아 박 상병을 따라가 한 탁자에 앉았다.
“야.. 누나 전화번호 어떻게 좀 안되냐?”
“나 참.. 여기 또 띨한 놈 있네.. 야.. 그 뭐냐.. 여우를 보다에 들어가면 강태 누나 전화번호 나온다니까..”
“그냐? 몰랐지..”
“그러니 아직 없지.. 잘 좀 해라..”
옆에서 고참들이 하는 이야기에 강태가 미소를 지었다.
웅성..웅성..
모두들 강태의 훈장 이야기와 강태의 누나 이야기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저녁을 먹고 있었다.
“야.. 부대장 다시 온다던데?”
“진짜?”
“그래.. 중령이 온다더라..”
“또라이만 아니면 되지.. 또 보초서라고 하면 골 때리지 않냐?”
“하긴..”
고참들의 이야기에 강태가 그렇구나 생각을 하며 조용히 저녁을 먹고 있었다.
...
YJ인터테이먼트..
민철기 상무의 사무실에서 민 상무가 모니터 화면을 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쩝.. 잊어버리기엔 너무 아깝단 말이야.. 음.. 어떻게 하지..’
어떻게든 이년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민 상무가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데 전화가 왔다.
따르릉.. 따르..
“예.. 민철기입니다.”
“..오랜만이오 민 상무..”
“아.. 처장님..”
“..험.. 간만에 전화를 하여 목소리를 모를 줄 알았는데.. 오늘 애 둘 보내줄 수 있나? 급하게 만나는 분이 계셔서..”
“그래요.. 어떤 스타일을 찾으세요?”
“..그냥 어린 애면 돼..”
“예.. 준비 하겠습니다.. 어디로 보낼까요?”
“..샤토 호텔 1604호랑 1605호로 보내주면 되네..”
“호텔로 말입니까?”
“..그래.. 왜 곤란한가?”
“아닙니다.. 처장님 말씀인데 보내 드려야지요.. 몇 시에 보냅니까?”
“..술 마시고 한 열두 시면 올라갈 것 같아..”
“예.. 시간 맞추어 보내 드리겠습니다.”
“..고맙네.. 매번..”
“아닙니다.. 저희가 고맙지요..”
“..그럼 나중에 한번 보세..”
“예.. 들어가세요 처장님..”
“..그러세.. 험..”
전화를 끊은 민 상무가 기분 엿 같다는 듯 인상을 쓰다 전화를 두 군데 하고는 욕을 한다.
‘시발 놈 더러워서.. 아주 뽕을 뽑네..’
열 받는다는 듯 혼자 투덜대던 민 상무가 영인의 사진을 보며 어떻게든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음.. 상품 가치가 충분해.. 연간 50억은 무조건 땡기는데.. 어떻게 잡지..’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민 상무가 밖으로 전화를 하니 잠시 후 김연우 과장이 안으로 들어와 인사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 과장.”
“예.. 말씀을 하세요..”
“그렇게 보면 내가 자꾸 먹고 싶잖아..”
“여기서 함 드려요?”
“누구 죽일 일 있어..”
행여 누나 보면 골로 간다는 듯 인상을 쓰던 민 상무가 머리를 만지다 이야기를 한다.
“전에 말했던 애 말이야..”
“아.. 그 애요.. 왜요?”
“한번 잡아봐.. 전속 계약금 5억 제시하고 어떻게든 한번 잡아봐..”
“걔가 그렇게 땡겨요?”
민 상무의 말에 김 과장이 묻자 그런 김 과장을 보며 민 상무가 아깝다고 한다.
“그렇네.. 괜찮아.. 이정도 그림이면 상품성이 충분해..”
민 상무의 말에 김연우 과장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요.. 제가 한번 뛰어보죠..”
“그리고.. 김필수 이 새끼는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왜 안 나가고 지랄이야..”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렇죠.. 너무 몰아 붙이지 마세요.. 그러다 혹 고발이라도 하면 일 시끄러워지니까..”
김 과장의 말에 민 상무가 미치겠다며 한마디 한다.
“하여간 이 새끼가 골통이네..”
“저희들도 괴로워요.. 옆에 있는 것 거북하고..”
“아니 인간이 그 정도 하면 적당히 알아서 나가야 할 것 아냐..”
“월급이라고 나가봐야 푼돈인데 겨냥 청소나 시켜요..”
김 과장의 말에 민 상무가 입맛을 다시며 투덜댄다.
“내가 인사권만 있으면 바로 그렇게 처리를 했지.. 영감이 인사권을 주질 않으니 원..”
“사장님께서는 좀 어떠세요?”
“뭐 어떻기는.. 그대로지.. 참 여럿 고생이야..”
“요즘도 별장에서 지내시나 봐요?”
“별장은.. 강릉에 골짜기 안에 들어가 사셔.. 그렇게 하고 있으니 조금 나아진다고도 하고..”
“그러세요.. 다행이네요..”
‘..다행은.. 골치가 아파 죽겠는데..’
김연우 과장의 말에 민 상무가 입맛을 다시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일찍들 들어가라고 해.. 나도 마누라 호출이 있어 갑니다.”
“예.. 들어가세요..”
대충 컴퓨터 전원을 끈 민 상무가 밖으로 나가자 김연수 과장이 따라나가 인사를 하고는 민 상무가 사무실을 나가자 모두에게 이야기를 한다.
“모두 그만 퇴근들 합시다..”
예..
열명 남짓한 직원들이 모두 퇴근을 준비 하는데 김필수 과장이 머리를 긁적이며 슬쩍 김연수 과장에게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묻는다.
“나보고 뭐라고 않아요?”
“별말 없던데.. 일찍 들어가세요..”
“왜 요즘은 말이 없지..”
“괜히 또 가서 술 퍼지 말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세요.. 아까 언니 전화 왔더만..”
“집사람이?”
“그렇게 처져 다니니 걱정을 하죠.. 사람이 활기가 없으니 항상 남들이 그렇게 보죠..”
“미안해..”
다른 직원들이 볼까 대충 대화를 한 김연우 과장이 자기 핸드백을 챙겨 나가고 김필수 과장이 자리로 가 가방을 들고 사무실을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