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0화
2편
...
한편..
전철에 오른 강태가 상패와 훈장이 든 종이 가방을 들고 조금 붐비는 사람들 틈에 서 있었다.
드그덕..드그덕..
빠아앙..
‘..후후후.. 놀라겠네..’
자기의 깜짝 방문에 누나들이 놀라겠다며 강태가 미소를 짓는데 옆에 서 있던 중년 사내가 아까부터 이놈이 미쳤냐는 표정이다 고개를 갸웃거린다.
“휴가인가?”
“예?”
누군데 하대를 하냐는 표정인 강태를 보며 중년 사내가 자기 신분을 이야기하며 조금 거들먹거리더니 묻는다.
“헌병대 사고조사계인 전천수 중령이다.. 휴가 자냐?”
“피..충성.. 외박 중입니다.”
“외박? 음.. 이등병 놈이 술 먹고 복장 상태 봐라.. 허.. 너 부대 어디야?”
“상무 체육부대입니다.”
“상무 체육부대.. 하여간 빠진 새끼들.. 서강태라..”
너 두고 보자며 핸드폰에 이름을 적는 전천수 중령을 보며 강태가 뭐냐는 표정이다 머리를 긁적였다.
“너 부대 복귀하면 영창 갈 준비 해.”
‘..뭐야.. 시발.. 이 새끼 또라이 아냐.. 뭐 이렇게 깐깐해..’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으로 강태가 말없이 전천수 중령을 바라보는데 전 중령도 강태를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가 주변의 일반인들 때문에 그냥 보내 준다고 한다.
“부대 밖이라 그냥 보내는데 너 이 자식 각오해.. 어딜 그런 눈으로 봐..”
“죄송합니다.”
“비켜 임마..”
자기가 내리려는지 강태를 옆으로 비키게 한 전천수 중령이 문 앞으로 나가는데 주변 사람들이 다 들었다는 듯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중령이라는 놈이 뭐 할 짓이 없어 외박 나온 이등병에게 지랄이야..”
“그러게.. 또라이가 많다니까..”
“뭘! 우리도 영창 보내게?”
문 앞에 서 있던 청년 둘이 전천수 중령을 보며 한마디를 하자 전천수 중령이 얼굴이 벌개져 대꾸도 못하고 있었다.
‘..아.. 시발 뭐야.. 재수없으니까.. 오늘 일진 꽝이네..’
뭐가 계속 꼬이냐는 듯 강태가 속으로 투덜거리는 중에 전철이 서고 강태를 노려보던 전천수 중령이 청년들을 노려보며 내렸다.
“뭘 봐 새끼야.. 퉤..”
후다닥..
빠이..
청년들의 욕에 전천수 중령이 다시 전철을 타려는데 벌써 문이 닫히고 있어 전천수 중령이 밖에서 욕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고 주변 사람들이 청년들에게 잘했다고 웃고들 있었다.
“어이.. 군바리..”
“예..”
“나도 영창 갔다 왔는데 갈만하더라..”
주변 사람들이 다 웃는 가운데 강태를 가만 보던 한 청년이 묻는다.
“어.. 서강태다.”
“서강태?”
“그래 임마.. K리그 돌풍의 주인공..”
“뭐!”
그제야 주변 남자 몇몇이 강태를 알아보며 웅성거리고들 있었다.
웅성..웅성..
“이야.. 반갑습니다.. 정말 공 잘 차던데.. 앞으로 팬이 되기로 했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아까 그 사람 영창 보내려다 욕 먹겠다.. 하하하..”
“그러게.. 이야.. 실물이 화면보다 훨 좋네..”
주변 사람들이 강태를 보며 웅성거리는 가운데 강태가 조금 멋쩍어 하며 고맙다고 한다.
“감사합니다.”
“기사 보니까 완전 아마추어이던데.. 원래 공을 그렇게 잘 찼습니까?”
“그건 아닌데 군복을 입고 있어 그런지 공이 알아서 날아 갑니다.”
하하하하.. 하하.. 호호..
“아니 프리킥을 어떻게 그렇게 찹니까? 휘어 날아가는 게 장난이 아니던데..”
“공 차기 전에 공에다 군바리 정신 팍팍 주입을 합니다, 그럼 공이 바짝 얼어서 시키는 대로 잘 날아갑니다.”
하하하.. 하하..
“재미있네요.. 부대 복귀 중입니까?”
“예.. 집에 볼일이 있어 집으로 가는 중입니다.”
“예.. 하여간 만나 반갑습니다, 이거.. 잠시만요..”
청년이 가방에서 펜과 책을 꺼내더니 사인을 하나 해 달라고 한다.
“저기 사인 하나만..”
긁적..긁적..
친구들과 어릴 때 사인을 만들어 보았지만 남에게 처음 사인을 해주는 거라 강태가 조금 멋쩍어 하며 책 한 페이지에 꽉 차도록 사인을 해주는데 이상하게 사인에 힘이 들어가 그걸 보던 청년이 사인이 멋지다고 한다.
“우와.. 멋지다..”
“고맙습니다.”
“지금 인터넷 팬클럽이 만들어 지고 있다고 하던데 나도 거기 당장 들어야겠다.. 야, 너도 같이 들자.”
강태에게 사인을 부탁한 친구가 축구 마니아인지 팬클럽에 들자고 하니 고금 말이 거칠던 친구는 자긴 별 흥미가 없다는 표정이다 강태에게 한마디 한다.
“하여간 열심해 해서 해외로 가 외화나 팍팍.. 알지?”
“하하.. 예.. 그러지요..”
청년이 조금은 무례한 것 같지만 그리 싫지는 않은 강태도 넉살 좋게 같이 대화를 해주자 주변 사람들이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치..치..
“자.. 그럼 저는 외화나 땡기러 가겠습니다.. 이등병 혼내는 헌병 중령 보면 나중에 한번 눌러준다고 해주세요..”
하하하.. 호호..
“하하.. 그래.. 잘 가라..”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강태의 말에 재미 있다고 웃는 중에 강태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한 청년이 잘 가라고 손을 흔들자 강태가 밖에서 모두에게 손을 흔든다.
“예.. 그럼 다들 잘 가세요..”
강태가 자기를 보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서 있자 주변 사람들이 강태를 참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야.. 성격 좋다.”
“그러게.. 야, 공 정말 잘 차..”
“그러냐?”
“그래.. 유럽 최고 선수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난리다.”
“그 정도라고?”
“새끼.. 너 축구 동영상 못 봤지?”
“응..”
“야, 코너킥을 직접 때려 넣어..”
“그건 우연히 들어 갔겠지..”
“새끼.. 공이 이렇게 휘어 들어간다니까..”
“야, 무슨 뻥을 쳐도..”
“화.. 나 야, 내기하자.”
친구가 내기를 하자고 하자 조금 꼬리를 내린 청년이 묻는다.
“정말이냐?”
“그래.. 아마 지금쯤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 많을걸..”
“눈독?”
“아마추어잖아.. 소속이 없어.. 벌써 몸값이 수십억이라고 이야기나 나온다.”
“와.. 진짜냐?”
“새끼.. 집에 가서 인터넷 뒤져봐..”
끄덕..끄덕..
친구의 이야기에 청년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청년들의 이야기에 주변 사람들도 조금 호기심이 생기고 있었다.
와글..와글..
환승을 하고 잠시 전철을 타고 간 강태가 출구로 나가 멀리 보이는 누나의 오피스텔 건물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머! 강태야..”
“어! 누나.. 어디 갔다 오는 길이야?”
“너 어떻게 된 거야?”
“왜?”
“무슨 행사 갔다고 하던데..”
인해 누나가 자기 면회를 갔었는지 하는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일단 집으로 가자고 한다.
“일단 집으로 가자.. 내가 누나랑 같이 보여줄게.”
“뭔데..”
“누나 삐져..”
“그래..”
강태의 말에 인해가 강태를 만나 기분이 좋은지 강태의 팔짱을 끼고 오피스텔로 갔다.
띵동..
“..누구세요..”
“나야..”
딸깍..
“어! 면회 안 된다니? 왜 왔어?”
“누나..”
“헉! 야.. 간 떨어지게..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