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1화
2편
모두들 강태를 보고 웃긴다며 웃는 중에 강태가 멋쩍어 하며 정문으로 걸어 나갔다.
“충성..”
“그래.. 외박이냐?”
“예.. 그렇습니다..”
“그래.. 미기 하지 말고 사고 치지 마라..”
“예.. 알겠습니다..”
“가봐..”
“충..성..”
피식..
인사를 하고 나가는 강태를 하사가 혼자 웃기는 놈이라며 피식 거리다 옆에 있던 상병에게 묻는다.
“저 자식 그 자식 아냐?”
“예.. 그런 것 같습니다..”
“야.. 완전 날더라.. 봤냐?”
“아뇨.. 말만 들었어요.”
“새끼 죽이더라.”
“예.. 뭐 국내 애들이 잘 차봐야죠..”
상병의 말에 하사가 그건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빵.. 부우웅..
무작정 밖으로 나온 강태가 어디로 가야 할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끽..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 가 주세요.”
“...”
“왜요?”
택시 가사가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자 강태가 뭐가 잘못 되었냐고 보는데 택시 기사가 기가 차다는 듯 보다 이등병이라 퉁명스럽게 한마디 하며 묻는다.
“저기 저 신호등 건너 코너 돌아 가 50미터만 가면 지하철 역인데.. 태워다 줄까?”
“그렇습니까.. 뭐 시간 없으니 타고 가죠 뭐..”
기왕 탄 것이니 타고 간다는 말에 기사가 그러라며 차를 몰아 갔다.
“그래라..”
부우웅..
기사의 말대로 신호등을 건너 조금 꺾어가자 지하철 역이 나왔다.
“감사합니다..”
“그래..”
부우웅..
‘..왜 반말이야..’
요금은 요금대로 받으면서 왜 반말이냐는 표정이던 강태가 지하철 역사로 올라갔다.
‘부대랑 가까웠네.. 면회 오라고 해도 되겠다..’
지하철 역이 부대랑 가깝자 좋다고 여기던 강태가 표를 끊어 안쪽으로 들어가 지하철을 기다렸다.
따르릉..따르릉..
반대편에서 정차를 하는 전철을 보던 강태가 역사 안의 시계가 3시를 가르치고 있어 인해 누나가 얼마 있지 않으면 오피스텔로 갈 것 같아 강태가 주변을 보다 한 아주머니에게 부탁을 하였다.
“저기 아주머니..”
“예.. 왜요?”
“저 실례가 안 된다면 핸드폰 한번만 사용을 하면 안되겠습니까? 제가 휴가를 나와서요..”
“그래요.. 잠시만요..”
강태의 말에 중년 아주머니가 강태의 군복을 보며 자기 자식이 생각이 나는지 그렇게 하라고 자기 핸드백에서 휴대폰을 꺼내 주었다.
“자요..”
“감사합니다..”
아주머니에게 핸드폰을 빌린 강태가 갑자기 번호가 생각이 안나 자기 머리를 두드리다 전화를 한다.
..꿈결같이 아련하게 실려오는 그대의 향기를 오늘도 그립니다.. 이 밤이 하얗게 다..
“..여보세요?”
“응..누나 나야.”
“..그래.. 못 나온다더니.. 왜?”
“응.. 여기 부대 근천데 오늘 외박 받았어..”
“..어머! 그러니.. 어디로 와?”
“누난 어딘데.. 빌린 휴대폰이라..”
“..난 지금 들어가려고 하는데.. 기다릴까?”
“그래도 돼?”
“..영인이 보고 좀 하라고 하지 뭐..”
“아냐.. 그러다 죽는다.. 오피스텔로 갈게..”
“..그래.. 가서 기다릴게..”
“응.. 있다가 봐..”
“..그래.. 쪽..”
“감사합니다..”
인해 누나와 통화를 마친 강태가 고맙다며 핸드폰을 돌려주자 옆에서 미소를 짓던 아주머니가 묻는다.
“휴가인가 보네..”
“아니요.. 외박요..”
“그래요.. 체육부대에요?”
“예..”
“그렇구나.. 내 아들은 철원에 가 있는데.”
“어! 그러세요? 철원 어디요?”
“철원 도동당사 옆에 어딘데.. 4대대에요.”
“우와! 제가 4대대에서 여기로 왔는데.. 4대대 누구요?”
“세상에.. 그래요? 상병인데.. 차태영이라고..”
“지..진짜요? 와.. 이거 참.. 제가 차 상병님이랑 공을 같이 찼는데.. 휴가 안 나왔습니까?”
“그래요! 세상에.. 다 다음주에 그러지 않아도 축구를 이겨 4박 3일 휴가를 받았다고 하던데.. 세상에.. 진짜 우리 아들과 같이 지냈어요?”
“그럼요.. 서강태라고 물어보시면 아마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아.. 그러고 보니 공을 잘 차서 상무로 갔다던..”
“하하.. 예.. 제가 그 사람입니다.”
“세상에.. 총각 때문에 이겨서 전부 휴가를 나온다고 하던데.. 그랬구나.. 아휴.. 반가워요.. 그래 어디 가는 길이야?”
“예.. 서울에 누나가 있어 보러 가는 길입니다.”
“차비는 있어요?”
“하하.. 예.. 요즘은 군에도 월급 많습니다..”
“우리 아들은 매번 용돈 달라고 하던데..”
“뭐 가끔 술을 사먹는다고 그런 경우가 있지요.. 후배들도 좀 사주어야 하고..”
“그래.. 아휴.. 반갑네..”
아주머니가 어떻게 아들과 같이 지낸 사람을 이렇게 보냐며 강태의 등을 쓰다듬는 중에 전철이 들어오고 있었다.
“내가 가진 것이 많이 없어 그런데.. 이것 가지고 밥이나 사먹어요..”
“하하.. 괜찮습니다.. 이러시지 않아도 되요..”
“엄마가 주는 거라 생각하고 받아요.. 어서..”
아주머니의 말에 강태가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져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거리며 고개를 숙이자 아주머니가 그런 강태를 보며 자기 어머니가 생각이 난 줄 알고 강태를 쓰다듬는다.
“어머니 보고 싶나 보네..”
“네..”
“보러 가면 되지..”
강태가 입술을 꼭 다물며 눈물을 참자 아주머니가 그런 강태를 안아주고는 강태의 주머니에 기어이 5만원 지폐를 하나 넣어 주어 강태가 그냥 받고는 고맙다고 한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나중에 틀림없이 이 돈 만큼 즐겁게 해 드리겠습니다.”
“호호호.. 고마워요.. 타자..”
“예..”
잠시 후 아주머니와 같이 전철에 오른 강태가 아주머니와 같이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세..상에.. 어쩌니..”
“이젠 괜찮아요..”
“어떻게 해.. 훌쩍.. 그래서 어쩌니..”
“괜찮아요.. 누나가 있으니까..”
“아이고.. 참.. 훌쩍..”
강태가 이야기 중에 훈련소에서 어머니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 가셨다고 하자 강태의 말에 아주머니가 말문이 막힌다는 듯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이젠 괜찮아요.. 어디를 가세요?”
“훌쩍.. 친구들이랑 모임이 있어서.. 참.. 어머니 아버지가 좋아하셨겠는데..”
“누나가 있으니까 힘을 내야죠..”
“그래.. 우리 집은 아까 지하철 역 바로 근처니까 집 밥이 먹고 싶으면 언제든 와.. 내가 음식은 잘 하진 못해도 잘 해줄게.”
“예.. 감사합니다.”
“그래.. 내 전화번호 적어가.. 잠시만..”
훌쩍이던 아주머니가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고는 핸드백에서 종이와 팬을 꺼내 자기 집 주소와 전화 번호를 강태에게 적어 손에 꼭 쥐어 주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꼭 와..”
“예.. 감사합니다..”
“그래..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내릴 곳이 다 되었는지 아주머니가 잔뜩 아쉬워하며 강태의 손을 잡자 강태가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인물도 좋은데.. 정말 아줌마가 빈말이 아니야.. 아줌마가 언제든 강태 엄마가 되어 줄 테니 와서 밥해달라고 해..”
“네.. 감사합니다..”
강태의 손을 꼭 잡고 있던 아주머니가 나직하게 불경을 독송하더니 전철이 서려 하자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쉬워한다.
“꼭 와..”
“예.. 꼭 밥 얻어 먹으러 가겠습니다..”
드그덕.. 드그..치..
빠..앙..
드드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