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4화
2편
...
숙소 1층 휴게실..
점심을 먹은 강태가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외출을 신청하지 못해 나갈 수가 없어 혹시나 기다릴 인해 누나에게 전화를 한다.
..꿈결처럼 아련하게 밀려드는 그대의 향기를 오늘도 그립니..
“..강태야? 어디야?”
“응.. 나 부대..”
“..왜? 나온다고 하더니?”
“나가려고 했는데 부대가 어수선해서..”
“..왜?”
“아무래도 나 때문에 생긴 일 같은데..”
“..그러니.. 왜?”
잔뜩 걱정을 하는 인해 누나에게 강태가 입맛을 다시며 이야기를 해준다.
“쩝.. 그게 좀 복잡한데.. 나를 가지고 감독하고 부대? 하여간 감독이 누군가랑 싸워..”
“..왜! 무엇 때문에?”
“들리는 말이 날 이적시키면 이적료가 생기는데 그게 어마어마한 모양이야.. 어제 나보고 수원이 자기들 팀으로 오면 50억을 준다더라..”
“..뭐어! 세상에 진짜야?”
인해가 놀란 목소리로 묻자 강태가 그렇다며 조금 자랑을 하는 마음을 갖고 설명을 한다.
“그래.. 나도 정신이 없어.. 그런데 그런 일로 감독이랑 부대랑 서로 나를 두고 권리를 갖겠다고 싸우는 것 같아..”
“..그러니.. 그러다 괜히 네가 잘못되는 것 아니야?”
“그럴 일은 없고..”
“..그래.. 휴.. 무슨 일이니.. 걱정된다..”
“걱정하지마.. 고참들이 이야기 해주던데 나랑은 아무 관계가 없데.”
“..그래.. 그럼 다행이고.. 무슨.. 정말 입단 계약금이 50억이래?”
“뭐 그렇다고 하는데 지금 당장 내가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제대를 해야지..”
“..그렇구나.. 그래도 대단하다.. 50억이라니..”
“거기랑 계약 하겠다는 말은 아니고.. 나도 알아보는 중이야..”
“..그래.. 잘되면 네 누나도 좋아하겠다..”
“누나는 싫고?”
“..아..니.. 나도 좋지.. 호호호..”
“쩝.. 나가려고 했는데.. 보고 싶다..”
강태의 말에 인해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그럼 일을 마치고 갈까 묻는다.
“..면회 갈까? 일 마치고 한 시간이면 가는데..”
“뭐 하러.. 여긴 택시 타야 하는데 밤에 그렇게 다니는 것 싫어..”
“..정말..”
“그래.. 세상이 워낙 흉하잖아..”
“..호호호.. 알았어.. 그럼 하루 접고 누나랑 갈까?”
“뭐 하러.. 내일 보고 나가던지 할게.”
“..응.. 알았어..”
“누가 온다.. 끊어..”
“..응.. 사랑해..”
“미투..”
전화를 끊은 강태가 입맛을 다시자 급하게 다가온 김 병장이 여기서 뭐하냐고 묻는다.
“야.. 여기서 뭐해?”
“왜요? 2시에 집합 아닙니까..”
“야.. 절단 났다.”
“왜요?”
“감독이 허준성 소령에게 욕을 하고 난리가 아니다..”
“예?”
강태가 묻자 김 병장이 뻔 한 일 아니냐며 한마디를 한다.
“아무래도 너 문제 때문인 것 같은데.. 시발.. 더러운 새끼들.. 서로 챙겨 먹으려고 지랄하는 것 아니냐..”
“어디 있는데요?”
“이 감독은 욕하더니 나갔고 허 소령은 본관 건물로 갔다.”
“화.. 나.. 미치겠네..”
“니가 미칠 일은 아니고.. 하여간 지저분하다..”
“어떻게 하죠?”
“뭐 어떻게 하냐.. 모른 척 있어야지..”
“쩝.. 괜히 여기로 왔네..”
“뭐! 새끼.. 사람이 너무 잘나도 문제라는 것이 이럴 때 하는 말이야.. 하여간 나가지 마라.. 괜히 눈에 띄면 골 아프다.”
“예..”
“내가 슬쩍 한번 가보고 올 테니 올라가 있어..”
“예..”
강태더러 숙소로 가 있으라고 한 김인필 병장이 다시 밖으로 나가자 강태가 자기 머리를 긁적이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웅성..웅성..
밖으로 나간 김 병장이 한쪽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후배들에게 가자 모두들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들이었다.
“왜? 또 무슨 일 있어?”
“방금 감독님이 고발한다고 배 코치님이랑 협회로 갔습니다.”
“뭐! 그래서?”
“그래서는요.. 갔다는 거지..”
“우리 훈련은?”
“말이 없던데요?”
“시바.. 쩝.. 야, 쓸데없는 말들 지껄이지 말고 시간되면 다 운동장으로 기 나와..”
예..
웅성..웅성..
김 병장의 말에 모두들 알겠다며 숙소로 가는데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쩝.. 뭐야.. 시발..’
입맛이 쓰다는 듯 입맛을 다시던 김 병장이 본관 건물로 들어가 축구 지원팀으로 가는데 허 소령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충성..”
“그래..”
“저기.. 소령님..”
“그래 왜?”
“감독님이랑 배 코치님이 협회로 나갔다고 하던데..”
“그래.. 쩝.. 너희가 신경을 쓸 일이 아니니까 신경 쓸 것 없다.”
“저.. 배 코치가 없는데 훈련은 어떻게..”
“매번 하는 일인데 네가 알아서 해라, 그리고 박 코치 곧 올거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네가 주장이지?”
“예..”
“다음 일정까지 훈련은 네가 알아서 해라.”
“예? 예..”
이야기를 하고 밖으로 나가는 배 코치를 보며 김 병장이 머리를 긁적이다 지원부서 안으로 들어갔다.
“충성..”
“어서 와요..”
“예..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해서요..”
김 병장의 물음에 김 병장과 같은 또래의 김연수 소위가 뒷자리의 하미영 대위를 보자 하미영 대위가 안으로 오라고 손짓을 하여 김 병장이 안으로 들어갔다.
“앉아요..”
“예..”
“나도 정신이 없는데.. 아무래도 이 감독님과 배 코치를 해임 할 것 같아요..”
“예?”
“뭐 법적으로 논란거리는 되겠지만 인사권이 엄연히 부대장님에게 있어서..”
“왜 그렇습니까?”
“서강태 때문인데.. 이 감독님이 서강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여서..”
“군바.. 죄송합니다.. 군인인데 무슨 권리가 있습니까?”
“그래서.. 설명을 해도 통하지가 않네.. 기어이 협회에 고발을 하러 나갔고.. 보고를 받은 부대장님께서 바로 해임 조치를 내리셨어요..”
“정말 해임을 합니까?”
“그래요.. 이미 인사 명령이 내려졌다니까..”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소령님이 지금 다른 코치들 만나러 가셨어요.. 다른 코치들도 다 나가겠다고 하면 우선 급하게 2군 코치들을 올리고 나중에 새로 운영진을 구성한다고 하네요..”
“감독은요?”
“일단 그렇게 되면 공석이지..”
“햐.. 무슨..”
“이야기를 듣자니 수십억 단위가 말이 오간 모양인데..”
“예? 어디 와요?”
“지금 협회에도 일부 구단들이 찾아가 조금 소란스러운 모양이더라..”
“무슨..”
“이 감독이랑 서로 협의 중이었다고..”
“햐.. 무섭네..”
“그렇지.. 서강태가 곤란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아니 가만 있는 애를 두고 외 지들끼리 그 난리죠?”
“그러게.. 당장 어떻게 해요..”
“뭐 하던 대로 하면 되는데.. 당장 다음 경기가 문제네..”
“그때까지는 해결이 되면 좋겠는데..”
“해임 철회는 안됩니까?”
“그건 이 감독님이 마음을 고쳐 먹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준철 준장님 이야기 듣자니 이전 부대에서도 한번 결정을 하면 절대 번복은 없데.. 칼이랍니다.”
“그래요.. 나 참.. 머리 아프네..”
“그래.. 김 병장이 주장이니 좀 잘 다독여 선수들 우왕좌왕 하는 일 없도록 해줘요..”
“예.. 알겠습니다.”
“뭐 필요한 일이 있으면 직접 와서 이야기 하고.”
“예.. 알겠습니다.”
“그래요.. 나가 일 봐요.”
“예.. 충성.. 충성..”
인사를 하는 김 병장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하 대위가 자기 업무를 하고 김 병장이 입구로 가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이야기 해줘도 괜찮아요?”
“뭐 당장 다 알 일인데.. 주장이니 알아서 하겠지..”
“선수들은 반발을 하지 않을까요?”
“뭐 자기들과는 큰 관계가 없는 일이니까..”
“그래도 감독이랑 코친데..”
“우린 우리 일이나 합시다.. 다음 일정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
예..
하 대위의 말에 모두 대답을 하곤 자기 업무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