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0화
강태 1편
...
잠시 후..
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던 선수들이 모두 전용 버스에 몸을 싣고는 포항으로 향했는데 감독과 코치들이 함께 이동을 하여 모두들 조용히 누워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듣고 있었다.
‘..후.. 철원이 더 좋군.. 여긴 마나가 약하네.. 음.. 숲이 좋다더니..’
부대에서 느끼던 마나의 향보다 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인 강태가 마나 호흡을 하다 그만두고 김 병장을 보니 김 병장이 잠을 자고 있어 자기도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부우웅.. 끼..치..
그렇게 얼마나 잠을 잤을까..
“휴게소다.. 볼일 볼 사람 볼일 보고 30까지 와라..”
앞에서 배 코치가 하는 말에 몇몇을 빼고는 모두들 우르르 버스를 내리고 있었다.
웅성..웅성..
버스에서 내린 고참들이 우르르 화장실로 갔다가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 이것저것 군것질을 하자 강태도 커피를 한잔 사서 한쪽의 벤치로 갔다.
와글..와글..
“야.. 뭐 좀 안 먹냐?”
“예.. 커피면 되요.”
지나가던 배 코치의 말에 강태가 커피를 보여주자 미소를 지으며 배 코치가 안으로 들어갔다.
“혼자 뭐하냐?”
“그냥 구경해요.”
하긴..
사람 구경을 하는 것을 이해 한다는 김오진 일병이 옆에 앉아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이 피곤하다고 한다.
“뛰는 것 보다 더 피곤하다..”
“일정표 없어요?”
“안 받았어?”
“예..”
“참.. 휴대폰 없지?”
“예..”
강태의 대답에 김오진 일병이 그래서 그렇다고 한다.
“문자로 오거든.. 숙소에도 있고..”
“예.. 지방에는 어디 어디 갑니까?”
“그야 지방에 연고가 있는 팀으로는 다 가지..”
“그러니까..”
“새끼.. 생전 축구는 안 봤네..”
긁적..긁적..
머리를 긁적이는 강태를 보며 커피를 마시던 김오진 일병이 대충 이야기를 해준다.
“포항, 부산, 마산, 대구, 제주, 인천, 강릉, 울산, 수원, 서울.. 뭐 대충 이렇다.”
“예.. 경기는 몇 일마다 열려요?”
“길게는 1주일 짧게는 4일.”
“예..”
“거리상 무리가 없도록 경기 일정이 정해져 있어.. 그런데 우천으로 취소가 되고 이럼 골 때리지..”
“예.. 프로 몇 년 차세요?”
“나? 3년 차.. 원 소속팀은 인천이다.”
“예.. 여긴 각 구단의 선수들이 다 모였는데 파벌 같은 것 없어요?”
“파벌? 야, 휴가 나왔는데 파벌은 무슨.. 병역은 마쳐야 하니 다들 어쩔 수 없이 입대를 하여 경기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이렇게 프로와 같이 경기를 하는 거야.. 그러니 모두 대충 하지.. 이겨서 뭐 하겠냐.. 감독도 그렇게 이기길 바라진 않아.. 이긴다고 뭐 나오는 것 없으니까..”
“예? 그래도 우승을 하면 상금이 있잖아요..”
“상무가? 하하하.. 야, 꿈 깨라.. 상무가 우승은 무슨.. 유럽처럼 승강재가 있으면 바로 2부 리그로 강등이다.”
김오진 일병의 말에 강태가 뭐 그러냐는 표정으로 김 일병을 바라보는데 고참들이 우르르 몰려들 왔다.
“먹을래?”
“아닙니다..”
핫바를 세 개나 들고 와 먹는 김민철 상병을 보며 강태가 미소를 짓는데 핫바를 게걸스럽게 먹던 김 상병이 다른 고참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야, 이번에 물회 살 놈은 누구야?”
“상규 형님입니다..”
“그래.. 상규 돈 없다던데..”
“그럼 형님이 사세요..”
“야, 지난번에 내가 샀잖아..”
“이번에는 말죠..”
“그런 게 어디 있냐.. 돌아가며 사기로 했으면 사야지..
모두들 입맛을 다시는데 뒤에서 들었는지 곽상규 골키퍼가 김 상병의 뒤통수를 때리며 한마디 한다.
탁.. 컥..
“시발 놈이.. 산다 사.. 새끼가.. 넌 한 그릇만 먹어.. 추가하면 니가 다 내..”
“에이.. 그런 게..”
“새끼가..야.. 새끼가.. 니가 더 쳐먹으려고 그런 것 우리가 어디 모를 줄 아냐..”
긁적..긁적..
“하여간 추가 없어.. 딱 한 그릇이야.. 만약에 추가하면 추가 하는 사람이 계산 다 해야 해.. 그렇지 않냐?”
예.. 그렇습니다.. 하하하..
끙..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던 강태가 대충 알아듣고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부우웅..
휴게소에서 잠시 쉬던 선수들이 다시 버스에 오르고 버스가 포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
포항 달샤벳 파크..
‘..무슨 이름이..’
..충..
해군 기지인지 해군 헌병들이 초병을 서다 상무 선수단 버스를 보며 인사를 하고는 검문도 없이 안으로 들여보내는데 한쪽에 잔디 축구장이 보였다.
“여긴 어딥니까?”
“해병대 체육 파그야..”
“예.. 포항 오면 이곳을 사용합니까?”
“그래.. 비용 아낀다고.. 그래도 여긴 시설이 좋은 편이야..”
“그럼 지방에 가면 다 군 시설을 이용합니까?”
“아니.. 꼭 그렇지만은 않아..”
차성재 일병의 말에 강태가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부르르.. 치..
“짐 풀고 모두 40분까지 아래로 집합해라.. 점심 먹고 2시부터 간단히 몸 푼다..”
예..
모두들 우르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번듯한 외부 건물의 모양과는 다르게 내부는 별로 시설이 그랬다.
“빨리 와..”
“예..”
후다닥..
어디로 가나 싶었던 강태가 빨리 오라는 박 상병의 말에 후다닥 따라가니 2층으로 올라간 박 상명이 정해진 숙소가 있는지 한 룸으로 들어갔다.
“세 명이 같이 사용을 하는데 우린 둘이다, 원래 장교들 스포츠 파크로 지어졌는데 2층 룸 몇 개를 우리가 사용한다.”
“예.. 이용객이 없는 것 같은데..”
“주말에나 있지.. 주말에 오면 정말 싫다..”
“왜요?”
“시발.. 우리가 무슨 따까리도 아니고.. 한번씩 경기 해주라고 하는데 돈다..”
“예..”
박 상병의 말에 강태가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다 자기 가방을 풀었다.
“신발은 맞냐?”
“뭐 대충 신으면 되죠..”
“새끼.. 성격은 마음에 드네..”
강태의 대답에 미소를 짓던 박 상병이 대충 짐을 풀어 놓고는 내려가자고 한다.
“밥 먹으러 가자..”
“예..”
박 상병과 식당으로 가니 취사병들이 보여 강태가 감회가 새롭다는 기분으로 박 상병을 따라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웅성..웅성..
음식이 많이 준비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반 부대에서 나오는 음식은 아니었는데 박 상병을 따라가며 이것저것 음식을 담은 강태가 박 상병과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고 있으니 일부 고참들이 옆으로 와 앉았다.
“많이 먹어..”
“예..”
웅성..웅성..
군바리들이 해주는 음식치고는 꽤 맛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잠시 후 파크 관리인들인지 일부 병사들과 나이가 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식당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많이 먹었냐?”
“예.. 그렇습니다..”
자나가는 이 감독의 물음에 강태가 그렇다며 대답을 하자 이 감독이 배 코치와 뒤늦게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야.. 이리와 봐..”
강태가 운동장을 보고 있는데 김 병장이 불러 강태가 그곳으로 갔다.
“많이 먹었냐?”
“예, 맛이 괜찮던데요..”
“새끼.. 하기야.. 훈련소에서 먹어 본 밥과는 비교가 안되니까.. 부대도 비슷하지?”
“예.. 아주 사람 죽입니다..”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