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9화
강태 1편
이 감독이 모처럼 승리를 하여 기분이 좋은지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고는 강태에게 묻는다.
“그래 축구는 처음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아마추어가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듯 이 감독이 감탄을 하며 잔을 채우고는 배 코치에게 묻는다.
“이야.. 참.. 울산에 축구팀 없지?”
“예.. 그렇죠.. 예전에 하나 있었는데 없어진 걸로 압니다.”
“그래.. 이야.. 어떻게 이런 보물이 아무도 모르고 그간 있었나 몰라.. 험.. 그래 축구에 대하서는 전혀 모르겠다.”
“예.. 뭐.. 포지션 이름도 다 모릅니다.”
강태의 대답에 이 감독이나 배 코치가 어떻게 이런 일이 다 있냐는 표정으로 서로보며 기가 차다고 하며 강태에게 맥주를 권한다.
“참 나.. 한잔 해..”
“예..”
이 감독이 배 코치에게 맥주를 한잔 따라주고 강태에게도 한잔 더 따라주자 강태가 한잔을 더 받고 이 감독이 자기 잔을 채우고는 강태에게 경고를 하듯 주의를 준다.
“너 앞으로 여기저기서 연락을 하려고 많이들 할 것 같은데 절대 개인적으로 다른 구단과 통화를 하면 안 된다, 알았냐?”
“예..”
“그래.. 너를 프로로 데뷔를 시킨 것은 나랑 여기 배 코치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마라, 그리고 넌 현재 국방부 자산이야..”
“알겠습니다.”
“오늘부터는 너에 대한 권리가 전적으로 우리 상무에 있다는 걸 잊지 말고 절대 우리를 배제하고 타 구단과 접촉을 해서는 안돼..”
“예..”
‘..뭐야.. 시바.. 쩝..’
가만 보니 자기들의 이익과 권리를 챙기려고 만든 자리 같아서 강태가 속으로는 조금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자.. 우리 강태의 앞날을 위해 건배..”
건배..
하하하.. 하하..
‘..시바.. 웃기네.. 쩝..’
이 감독과 배 코치는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둘이서 죽이 맞아 즐거워하며 맥주잔을 연신 마주치고 있었다.
...
부산 해운대..
성인 A대표팀 감독이 부산 구단 관계자들과 저녁을 먹으며 기분좋게 술을 한잔 하고는 룸으로 들어와 자려다 한쪽의 컴퓨터를 열어 혹시나 오늘 이야기를 들은 신인에 대한 영상이 와 있나 살펴보고 있었다.
‘엉! 머야?’
메일에 영상이 와 있자 열어보고는 잠시 보다 강태의 날카로운 프리킥 장면에 놀란 감독이 다시 전체 화면을 돌려보다가 전화를 한다.
..나라라..
“..예.. 감독님..”
“너 잠깐 이리 와봐.”
“..예..”
옆 룸에 투숙중인 비디오 분석 코치를 부른 감독이 강태의 프리킥 장면을 되돌려보다 드리볼 장면을 보고는 놀랍다고 하고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렸다.
똑..똑..
“무슨 일이십니까?”
“들어와..”
문으로 가 문을 열어준 감독이 무슨 일이냐는 이석진 코치를 모니터로 데려가 보여주며 이야기를 한다.
“후.. 이거.. 오늘 상무에서 기용을 한 신인이라고 하는데 햐.. 수원 데뷔 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예? 그 무슨..”
“장난이 아니야..”
감독의 말에 이석진 코치가 감독의 뒤에 서서 경기를 처음부터 관전을 하고 있었다.
“와.. 이 자식 뭡니까?”
“그러게.. 물건이네..”
“양 발을 다 잘 쓰는데요?”
“음.. 파악해봐.”
“예..”
감독의 말에 이석진 코치가 대단한 물건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감독이 신상에 문제가 없는지 확실하게 챙기라고 한다.
“경기 출전에 결격 사유가 있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알겠습니다.”
강태의 경기 모습에 술이 확 깨버린 두 사람이 유심히 강태의 움직임을 살피며 감탄을 하고 있었다.
“이야.. 정말 빠르네..”
“그러게요.. 햐..”
...
강태의 룸..
이 감독과 배 코치의 쓸데없는 이야기로 12시나 다 되어 룸으로 가니 박성환 상병은 벌써 꿈나라로 간 것인지 코를 고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드르릉.. 푸..
‘..후.. 시발.. 내가 지들 물건이야.. 웃겨서.. 음.. 그나저나 내가 그렇게 잘 차는 건가.. 쩝..’
침대에 앉아 잠시 생각을 하던 강태가 마나 수련을 하며 자신의 내부에 마나 고리를 더 단단히 형성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후.. 이재 겨우 하나군.. 음.. 열 개를 만들면 어디던 마음대로 다닌다니 편하긴 하겠군..’
침대에 누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강태가 은근히 인해 누나가 생각이나 가운데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다가 마나 수련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ZZZz..
“..야.. 아침 먹자..”
잠깐 잠을 잔 것 같은데 박 상병이 깨우는 소리에 놀란 강태가 눈을 떠 시계를 시간을 보니 벌써 7시 반을 가르치고 있었다.
후다닥..
부대에선 항상 불침번이 기상을 시켜 몰랐는데 누가 깨워주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세상 모르게 자던 강태가 후다닥 밖으로 나가자 박 상병이 벌써 샤워를 하고 난 것인지 머리를 닦으며 한마디 한다.
“넌 아침 운동 안 하냐?”
박 상병이 묻는 말에 강태가 아침 구보 같은 것이 있냐며 묻는다.
“다 같이 아침 구보를 합니까?”
“구보는 무슨.. 자기가 필요한 사람만 해.. 그래도 대부분 다 하는데.. 무슨 잠을 그렇게 자냐? 너 어제 몇 시에 왔어?”
“12시 넘어서요.”
“그래.. 이 감독이 뭐라고 하던데?”
“그냥 앞으로 외부랑 함부로 접촉을 말라고..”
강태의 대답에 박 상병이 그런 것 같았다는 듯 한마디를 한다.
“시발 놈들.. 봉 잡았네..”
“예?”
“뻔하지.. 아마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전화하고 난리일걸..”
박 상병의 말에 강태가 입맛이 쓰다는 듯 입맛을 다시는데 그런 강태를 보며 박 상병이 충고를 한다.
“너 아무도 믿지 말고 절대 함부로 움직이지 마라.. 이 바닥 보기보다 졸라 지저분하다..”
“예..”
머리를 긁적이며 욕실로 들어간 강태가 샤워를 하며 앞으로 어떻게 될까 잠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시바.. 뭐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야지..’
쏴..
어푸푸.. 푸푸..
온갖 잡생각에 골치가 아프다는 듯 강태가 머리를 흔들고는 우선 공이나 열심히 차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웅성..웅성..
자기를 기다리던 박 상병과 함께 식당으로 가니 식당은 벌써부터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소란스러웠다.
“자유 배식이니 먹고 싶은 것 퍼 담아..”
“예..”
박 상병과 같이 식기에 음식을 퍼 담은 강태가 박 상병과 한쪽으로 가 식사를 하는데 고참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잘 잤냐?’
“예..”
“먹어.. 고함 좀 치지 말고..”
“예..”
김인필 병장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고는 묻는다.
“프로 선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그야 프로 팀하고 계약을 해야지..”
“예.. 계약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그야 괜찮은 에이전시 골라서 계약을 해야지..”
“아.. 그렇구나.. 어디 아는 에이전시 있어요?”
“글쎄..”
다른 선수들이 많아 말하기가 그렇다는 눈짓인 김 병장의 표정에 강태가 묻다 말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웅성..웅성..
상무 선수단이 체육부대랑 새로 통합이 되어 그런지 식당 안에는 축구 선수들 말고도 이런 저런 선수들이 많이 않아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강태의 소식을 들었는지 여기저기서 강태를 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