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6화
강태 1편
...
상무 선수단 버스 안..
평소와는 달리 감독이 배 코치의 차량을 타고 먼저 이동을 하고 있었고 강태가 선수들의 전용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었다.
부우우웅..
강태가 앞쪽에 앉아 이동을 하는 중에 잠시 앞으로 나온 주장인 김인필 병장이 뒤를 보며 이야기를 한다.
“야.. 전부 오늘 멋진 활약을 한 우리 신병에게 박수..”
와.. 짝짝짝..휘이익..
모두들 박수를 치며 환호를 하자 강태가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나 인사를 한다.
“감사합니다..”
“새끼.. 너 뭐냐? 소개 좀 해라..”
그래.. 자기 소개 좀 해라..
긁적..긁적..
상무 선수들의 고함소리에 강태가 머리를 긁적이곤 자리에서 밖으로 나와 인사를 하며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는 철원 6사단 28연대 4대대에서 오늘 부로 전출을 온 이등병 서강태라고 합니다.. 고향은 울산이고.. 뭐.. 식구는 누나 하나가 다입니다..”
“야, 일선 군부대에서 차출이 되었단 말이냐?”
“예.. 그렇습니다.. 우리 대대장님이 상무대에 잘 아시는 친구분이 계시는데 대대장님이 제가 공을 너무 잘 찬다며 몇 일전에 그분을 부대로 불러 보게 하고는 이렇게 된 것입니다..”
우와.. 정말이야? 진짜가?
“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럼 선수 생활을 한번도 하지 않았단 말이냐?”
“군에서..”
“야 그거 말고.. 군에 가기 전에 뭐했는데?”
“고등학교 학교 졸업하고 바로 입대를 했습니다..”
“화.. 너 육상 했냐?”
“아닙니다..”
저 새끼 뭐야.. 그러게.. 화 나..
모두들 강태가 연구 대상이라는 표정으로 웅성이고 있는 가운데 김인필 병장이 일단 앉으라고 한다.
“일단 앉아..”
“예..”
강태가 자리에 앉자 강태를 보며 혼자 뭘 생각하던 김 병장이 갑자기 강태에게 귓속말로 뒤로 따라오라고 한다.
‘야.. 이리 와봐..’
‘...’
자길 따라 오라는 김 병장의 귓속말에 강태가 뒤쪽으로 가 자리에 앉자 김 병장이 다른 선수들에게 신경 끄라고 손짓을 하고는 작은 목소리로 묻는다.
‘쉬.. 그럼 어디 소속도 없겠네?’
‘예..’
‘나는 원래 부산 소속인데.. 너 앞으로 절대 국내 팀으로 들어가지 마라..’
‘...’
무슨 소리냐는 강태의 표정에 김 병장이 우려가 된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너 공차는 것 보니까 조만간 똥파리들이 엄청나게 달라 붙을 것 같은데 너 국내로 발 넣으면 절대 해외로 못 나간다..’
“제가 해외를 요?”
강태의 대답에 조용히 라라는 듯 김 병장이 이야기를 한다.
‘쉿.. 너 임마 엄청나..’
긁적..긁적..
‘내 말 잘 들어.. 절대로 국내 팀과 계약하지 마라.. 잘못되면 신세 완전 조진다..’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는 김 병장의 말에 강태가 아직 그런 생각도 않았는데 싶어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나 몰라?’
‘알죠.. 청소년 대표였지 아..않습니까..’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는 강태의 대답 같은 물음에 김 병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열 받아 죽겠다는 듯 이야기를 해준다.
‘그래.. 시발.. 제 작년에 일본에서 좋은 조건으로 이적 제의가 왔는데 이 시발 놈들이 안 보내줘 이렇게 입대를 해버렸다.. 열 받아서..’
‘예..’
그냥 공을 차는 것에 신이 나 있던 강태가 이야기를 듣자니 자기가 나중에 혹 프로 선수로 가게 되면 어떻게 하라는 조언을 해주는 김 병장을 보며 미처 그런 생각은 못 했다는 듯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 바닥에 다른 사람 너무 믿지마.. 잘못하면 신세 조진다..’
끄덕..끄덕..
그러지 않아도 이적 관련하여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시끄러운 기사를 많이 읽어 보았던 강태가 김 병장의 말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부르르..
웅성..웅성..
모두 간만에 시원한 승리에 서로 신이나 떠들다가 피곤한지 하나 둘 잠이 들고 강태도 조금 피곤하여 눈을 감고는 마나를 느끼고 있었다.
‘..후.. 야.. 정말 좋네..’
잠깐의 마나 수련으로 피로감이 조금 사라진 강태가 창 밖 풍경을 바라보는데 잠깐 졸던 김 병장이 눈을 뜨고는 묻는다.
“안 피곤하냐?”
“뭐 별로요..”
“햐.. 참.. 그래도 좀 자둬라.. 내일은 포항까지 가야 된다..”
“예.. 멀리 다니네요..”
“프로 축구야 임마..”
김 병장의 말에 강태가 머리를 긁적이며 그렇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머야.. 졸라 돌아 다녀야 하잖아.. 아..씨.. 괜히 왔나.. 그 부대가 더 좋은데..’
긁적..긁적..
“저..혹시 부대에서 전화 같은 것 사용이 됩니까?”
“전화? 그래.. 핸드폰 하나 사.”
“예? 핸드폰도 사용이 됩니까?”
“...”
황당하게 되묻는 강태를 보며 김 병장이 자기 이마를 만지자 강태가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뭐 우리 신분이 군바리지만 완전한 군바리는 아니다..”
“예..”
“그런 자유는 어느 정도 다 있다..”
“예..”
“왜? 집에 전화하게?”
“예..”
강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김 병장이 핸드폰 줄까 묻는다.
“내 핸드폰으로 전화할래?”
“아닙니다.. 부대 가서 전화하죠..”
“쩝.. 그래.. 뭐 좋도록 해라..”
김 병장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짓다 창 밖을 구경하고 있자 김 병장이 그런 강태를 보며 피식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부우우..끼..익.. 치..
부대에 도착을 한 것인지 모두들 우르르 내리자 강태도 따라 내리는데 먼저 도착을 한 이 감독이 모두를 보며 이야기를 한다.
“모두 짐 풀고 바로 식당으로 모여라.. 오늘은 특별식이 준비가 되어 있다.”
예..
모두들 짐을 들고는 한쪽으로 우르르 가자 이 감독이 강태를 부른다.
“서강태.”
“이병 서강태..”
“여기 배 코치를 따라가 숙소에 대충 짐 가져다 두고 빨리 내려와.”
“예.. 알겠습니다..”
감독의 말에 강태가 알았다며 대답을 하고는 배 코치의 뒤를 따라가 탈의실로 갔다.
“야, 그 백은 필요 없으니 나중에 버려..”
“예.. 알겠습니다..”
따블빽을 들고 같이 가는 강태를 보며 배 코치가 한마디 하자 강태가 버리기 아깝다는 듯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집에 가져다 두어야지.. 쩝..’
그래도 훈련소부터 가지고 다니던 놈을 왜 버리냐는 표정으로 강태가 혼자 생각을 하며 배 코치의 뒤를 따라가 숙소인 듯 한쪽 건물로 들어가니 선수들이 벌써 우르르 나오고 있었다.
“야.. 같이 사용해..”
“예.. 알겠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한 선수를 보며 뭘 같이 사용하라는지 강태가 궁금한 표정으로 뒤따라 2층으로 올라가자 1층과는 달리 모두 숙소인지 복도식으로 되어 문들이 보였다.
“여기다, 박성환 상병이 여길 사용하고 있으니까 같이 사용해.. 원래 2인 1실이다.”
“예.. 알겠습니다..”
“밤에 너무 늦게까지 인터넷하고 그러면 죽어..”
“...”
뭔 인터넷?
배 코치의 말에 강태가 무슨 인터넷이냐는 듯 비밀 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가는 배 코치를 따라 들어가자 외관과 달리 안은 투 룸과 유사한 분위기로 안이 잘 꾸며져 있었고 한쪽에는 PC도 두대 보였다.
“넌 저기 사용하면 된다..”
“예.. 알겠습니다..”
제법 깔끔하게 정리가 된 내부를 보며 배 코치가 한마디 한다.
“이 새끼가 워낙 깔끔 덩어리인데.. 뭐 성격은 괜찮은데 틈만 나면 청소를 한다고 지랄이라 다른 애들이 같이 있지 않으려고 해서.. 당장은 여기가 제일 깨끗해.. 정 불편하면 이야기 해, 다른 곳으로 옮겨 줄게.”
“아닙니다.. 좋은데요 뭐.. 청소 자주 해야죠..”
“무시마가 뭐 대충 살면 되지.. 아줌마들이 이 방은 신경도 안 쓴다.”
“청소 해주시는 아주머니들이 있어요?”
“당연하지 임마.. 애들이 청소를 할 시간이 어디에 있냐.. 빨래나 청소는 다 알아서 해주니까 걱정 마라..”
“예..”
배 코치의 말에 강태가 그렇기도 하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가자고 한다.
“가자.. 우리 기다리겠다.”
“예..”
대충 짐을 둔 강태가 배 코치를 따라 부지런히 아래로 내려가 밖으로 나가 한쪽 건물로 가니 오늘 승리를 한 소식을 다 아는지 마주치는 사람들 마다 배 코치에게 축하를 해주고 있었다.
“여.. 배.. 축하해..”
“하하.. 예..”
“그 신인 누구야?”
“이놈입니다..”
“야.. 잘했다..”
지나가다 손을 흔드는 사내를 보며 강태가 거수 경례를 하고는 식당으로 들어가니 식당에선 고기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와우.. 갈비..’
웅성..웅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