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태-70화 (70/1,220)

제 70화

강태 1편

웅성..웅성..

올 시간이 되었는지 자꾸 안으로 들어오는 각 중대 차출 축구 선수들에게 손을 흔들어준 최 상병과 이 병장이 밖으로 나가자 강태도 슬그머니 그 뒤를 따라 나갔다.

“한대 펴..”

“이병 서강태.. 감사합니다..”

밖으로 나간 이 병장이 강태에게 담배를 하나 주자 강태가 받아 불을 붙이는데 이 병장이 강태에게 묻는다.

“후.. 재미있냐?”

“예, 그렇습니다.”

“새끼.. 1등 하면 다 포상휴간데.. 1등 하자..”

“예, 알겠습니다.”

긁적..긁적..

이 병장의 말에 최 상병이 옆에서 미소를 짓고 있었고 둘이 자길보며 미소를 짓자 강태가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여.. 최..”

필승.. 필승..

“그래, 야.. 이 새끼 완전 날더만..”

“우리 중대장님께서 시합날까지 절대 무리시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하하하.. 당근이지..”

최 상병의 말에 강태를 보며 웃던 박창길 병장이 이 병장에게 묻는다.

“다 왔냐?”

“본부중대 애들이 아직 안 왔습니다.”

“새끼들이 제일 가까이 있으면서 그렇네..”

“원래 그렇지 않습니까..”

“쩝.. 하여간 10시 10분에 집합하란다.”

“그렇게 들었습니다.”

“한대 주라..”

고개를 끄덕이던 박창길 병장이 담배를 하나 달라고 하여 불을 붙이고는 강태에게 묻는다.

“너 사회에서 축구 했냐?”

“아닙니다..”

이러다 보는 사람마다 똑 같은 대답을 해주어야 할 것 같은 강태가 머리를 긁적였다.

“공 정말 잘 차던데.. 프리킥이 정말 예술이다.. 난 중학교 때까지 공을 찼는데 너 같은 애는 보질 못했다.”

긁적..긁적..

“이번에 가면 잘 차봐.. 연대 대항전에서 우승하면 장난이 아니야.. 그리고 잘하면 내년 봄에 사단 대표로 뛸 수도 있고..”

“예..”

‘..뭐가 이렇게 복잡해.. 쩝..’

대답을 한 강태가 혼자서 생각을 하는데 한쪽에서 본부중대 선수들이 우르르 걸어오고 있었다.

“튀어..”

후다닥.. 필승..필승..

이 병장의 고함에 걸어오던 선수들이 모두 후다닥 달려와 인사를 하고는 내무반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

잠시 후..

대대 축구대표로 선발이 된 선수들이 수송대 연병장에 모여있는 가운데 감독으로 지정이 된 대대 작전 참모 전병일 소령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모두들 반갑다.. 이번에는 사당장님이 조금 일정을 당기시는 바람에 전 연대가 난리다, 이틀마다 차야 하니까 각자 자기 체력은 자기가 알아서 관리를 해라, 그리고 대대장님께선 너무 무리를 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난 아무래도 저놈 때문에 우리가 우승을 할 것 같다, 꼭 우승해서 모두 다 휴가를 가도록 해라 알았냐..”

예.. 알겠습니다..

대답을 하는 선수들 모두가 강태를 보며 봉 잡았다는 표정이었다.

“모두 서강태 다치는 일 없이 잘 관리를 해라, 강태가 다치면 휴가 물 건너 간다..”

예.. 알겠습니다..

“오늘은 다들 피곤할 테니 나중에 연병장 스무 바퀴만 돌고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해라, 참.. 그리고 주장은 박창길 병장이니 뭐 애로사항이나 문제점들이 있으면 박 병장을 통해 이야기들 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축구화에 문제 있는 사람 있나?”

전병일 소령이 묻는 말에 두 사람이 손을 들자 나오라고 한다.

“나와.”

후다닥.,

“상병 이민호..”

“상병 박호식..”

“보자.”

앞으로 나간 두 사람이 축구화를 보여주자 전 소령이 고개를 끄덕이다 한마디 한다.

“아직은 괜찮네.. 오늘 내로 전부 발 치수 상세하게 적어 내라, 두번 왔다 갔다 하지 않게 잘 적어내.. 좋은 것은 못 사고 아디다스로 전원 축구화 한 켤레씩 사주기로 결정했다.”

와.. 짝짝짝..

모두 공짜로 축구화를 하나씩 지급받게 되어 좋아라 하는데 전 소령이 손을 들어 이야기를 한다.

“점심 먹을 때까지 전부 서로 인사들 하고 쉬어라.. 점심 먹고 박 병장 인솔하에 몸을 풀고 오후 4시에 집합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들어가 쉬어..”

“전체 차렷.. 경례..”

필..승..

선수들의 인사에 전 소령이 거수 경례로 받고 뒤돌아서 가자 박 병장이 모두에게 이야기를 한다.

“칙칙한 내무반 보다 여기가 좋지.. 모르는 사람들 서로 인사들 해라.. 아니지.. 모두 계단에 앉아..”

우르르..

박 병장의 말에 모두들 계단에 앉자 앞에서 박 병장이 강태를 보며 나오라고 한다.

“서강태부터 나와 자기 소개를 해라.”

“이병 서강태.. 예.. 알겠습니다..”

후다닥..

박 병장의 말에 강태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 자기 소개를 한다.

“이병 서강태.. 저는 고향이 울산이고 가족은 누나 하나 있습니다..”

“...”

간단한 강태의 자기 소개에 모두들 띵한 표정이었고 강태가 그런 고참들의 표정에 머리를 긁적이는데 박 병장이 기가 차다는 듯 묻는다.

“그게 다냐?”

“예..”

“나 원.. 너 나중에 참 애로사항 많겠다.. 보고 배워 임마..”

“예.. 알겠습니다..”

강태가 대답을 하고 멋쩍은 표정으로 최 상병의 옆으로 가 다시 앉자 박 병장이 다른 선수를 불러낸다.

“유충 일병.”

“일병 유충..”

박 병장의 말에 유충 일병이 밖으로 나가 서서 인사를 하는데 모두 이름이 조금 그렇다는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필승.. 반갑습니다.. 저는 벌레가 아니라 유..충..입니다..”

하하하.. 하하..

“에.. 저는 산지가 포항이고 생산자 두 분은 아직까지 생산을 할 만큼 건강하십다다, 지금도 두분은 우리 막내를 생산하기 위해 불철주야 생산에 박차를 가하시며 저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와하하하.. 하하하..

모두들 우습다고 웃자 유충 일병이 손을 들어 제지를 하고는 다시 이야기를 한다.

“에.. 그리고 제 위로는 입이 쭉 찢어지고 저를 보는 눈매가 항상 날카로운 웬수덩어리 누부가 세분이나 계시고 아래로는 나에게 매일 주 터지던 동생이 현재는 해방감을 한껏 누리며 잘 살고 있습니다.. 곧 뒤따라 들어올 텐데 제발 이리는 오지 말아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해두었습니다..”

하하하.. 와.. 새끼..

고참들이 모두들 웃고 있는 가운데 유 충 일병이 본격적으로 자기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에.. 저의 특기는 여자 관리입니다.. 감히 자신 있게 말합니다.. 일찍이 고등학교 때 옆집 누나로 인해 참다운 성교육을 받았으며 그로 인해 옆집 아저씨에게 맞아 디지는 줄 알았습니다.. 옆길로 빠졌네요.. 에.. 그렇게 옆집 아저씨 몰래 그 누나 시집가기 전까지 누나에게 진실된 성 교육을 받았고 그 덕에 대구대학을 들어가 2년 동안 여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가 이렇게 입대를 하였는데.. 지금도 매일같이 편지가 날아 옵니다.. 아 물론 여학생들이지요.. 우리 중대 고참들은 다 압니다.. 에.. 제가 일찍이 성에 눈을 떠 그 방면에 기술이 좋다 보니 저에게 성 교육을 한번 받은 여자들은 절대 저를 잊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현대판 카사노바.. 아니.. 카사노바는 저 아래 있고 저는 이렇게 파들파들 한 신형 카사노바라 할 수가 있습니다..”

하하하.. 새끼..

고참들이 유충 일병의 이야기에 전부 집중을 하고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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