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태-54화 (54/1,220)

제 54화

강태 1편

...

그날 오후..

최 상병과 읍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강태가 복귀 시간에 맞추어 최 상병을 따라 복귀를 하고 있었다.

“필..승..”

위병소 위병에게 인사를 하는 강태를 피식 바라보던 최 상병이 아는 사이인지 상병에게 손을 흔들자 위병을 서던 상병이 최 상병에게 조용히 거수 경례를 하였다.

“필승.. 필승..”

위병소에서 간단히 복귀 신고를 하고 최 상병을 따르던 강태가 보는 장교들 마다 인사를 하니 최 상병이 그냥 간단하게 거수 경례만 하라고 한다.

“야, 일일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 대충 거수 경례만 하는 거야..”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PX는 안 가십니까?”

“그긴 왜?”

“친구들이 휴가 나오면 원래 뭘 좀 가져가야 한다고 하던데..”

“새끼.. 가자.”

자기는 그냥 가도 괜찮은데 강태의 입장은 조금 그렇다는 듯 강태를 데리고 PX로 갔다.

웅성..웅성..

“필승..”

“여.. 역전의 용사들 납셨네..”

“안녕하십니까..”

PX안에는 이런 저런 사병들과 장교들이 앉아 빵이나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대대 작전 참모인 전병일 소령이 반가워하자 최 병장이 먼저 인사를 하고 강태가 옆에서 거수 경례를 하니 최 상병이 머리를 긁적인다.

“짜식.. 귀여워서 봐준다, 그래 휴가 복귀하는 길이냐?”

“네.. 그렇습니다.”

강태가 목을 뒤로 빼고 대답을 하자 전 소령이 미소를 짓다 불일 보고 가라 한다.

“그래.. 갈 길이 바쁘니 볼일 보고 가라.”

“옛, 필승..”

장교들이 모두 한쪽으로 가 물건을 보며 이것 저것 사고 있는 강태와 최 상병을 보며 그날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지 모두들 웃고들 있었다.

“차렷.. 필승..”

“그래.. 무겁겠다..”

“아닙니다..”

“어이..”

“상병 이영수..”

“애들 태워주고 와.”

“예.. 알겠습니다..”

후다닥..

작전 참모가 자기 차량으로 태워다 주라고 하자 최 상병이 자세를 바로잡고 고맙다며 인사를 한다.

“감사합니다.”

“짜식.. 나가봐.. 잘 가르치고.”

“예.. 알겠습니다.. 필승..”

전 소령과 장교들에게 인사를 한 최 상병이 강태와 같이 박스를 하나씩 들고 나가는데 한쪽에서 음료수를 마시던 사병들이 졸라 부럽다고들 하고 있었다.

부르르..릉..

밖으로 나가자 전 소령의 지프차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최 상병이 운전수인 이영수 상병을 아는지 한마디 한다.

“고맙다.”

“휴가 잘 다녀 오셨습니까..”

“그래.. 서울 가서 졸라 빨았다.”

“뭘.. 설마 가..슴..”

“새끼.. 잘 지내냐?”

농담을 하는 운전병을 보며 최 상병이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우리야 항상 그렇지 않습니까.. 설 애들 쫀득쫀득 하다던데..”

“새끼.. 가져다 주면 먹지도 못하면서..”

“당최 무서워서..”

하하하.. 하하..

“너거 고참도 봤다, 노동수 알지?”

“아! 노병수 병장님 말씀입니까..”

“그럼 제대하면 다 병장이지.. 하여간 살 졸라 쪘더라.. 배가 졸라 빵빵 하더라.. 힘들어서 그 짓도 몬 한단다.”

“예.. 여기 있을 때는 바삭 말랐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살이 쪘냐는 듯 묻는 운전병을 보고 그렇다며 이야기를 한다.

“그래.. 장가가서 그렇게 됐다네.. 덕분에 술은 진탕 얻어 먹었다, 그 집에 가서 자고..”

“잘 삽니까?”

“그래.. 원래 집이 좀 있는 집 아니었냐..”

“그럼 와이퍼가 싫어하지 않습니까?”

“뭐 돈이 있으니까.. 보기보다 빵빵 해..”

“예..”

“돈이 있으니까 형수는 졸라 예쁘더라.. 쩝..”

무슨 생각을 하는지 최 상병이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잘 참았지.. 남자가.. 고참인데 의리는 있어야지..’

일찌감치 술이 되어 골아 떨어진 고참을 침실에 데려다 놓고 그 형수와 간단히 한잔 하는데 자기를 유혹하는 듯한 은근한 분위기에 실수를 할뻔한 최 상병이 잘 참았다 하면서 그래도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워하고 있었다.

‘..쩝..’

부우웅..

“야.”

“이병 서강태..”

“집이 울산이라며?”

“예, 그렇습니다.”

“우리 집은 통영이다, 너나 나나 참 집이 멀어 지랄이다..”

“예..”

운전병의 말에 강태가 이젠 이사를 했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고 있었다.

“이야기 들었습니까?”

“뭘?”

“올해는 공을 조금 일찍 찬답니다.”

“언제?”

운전병의 말에 최 상병이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다는 듯 묻자 운전병이 그렇게 됐다며 대답을 한다.

“내일 모래부터 찬답니다.”

“뭐! 왜? 아직 한참 남았잖아..”

“뭐 사단장이 국군의 날에 연대 대항전을 한다고 했답니다.”

운전병의 말에 최 상병이 엿 같다는 표정으로 투덜거린다.

“뭐! 아.. 시바.. 아직 발도 안 맞추었는데..”

“뭐 다들 똑 같죠.. 그런데 이 자식 공 좀 찬다면서요..”

“축구화로 차 보아야 알지.. 아 시바.. 다른 중대 공 차대?”

“예.. 매일이죠 뭐..”

“시바.. 휴.. 승단준비는?”

축구 선수가 그 중에 끼어있어 최 상병이 묻자 운전병이 가다 보라고 한다.

“애들 ㅤㅉㅗㅈ빼이 까고 있습니다, 가다 보세요.. 올해는 더 빡시네..”

부르릉..

..야.. 하나.. 둘..

지프차가 대대 고개를 넘어가자 멀리서 아련하게 악을 쓰는 고함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었다.

하.. 햐.. 하나.. 둘..

지프를 타고 지나가며 멀리 대대 연병장을 바라보니 누런 도복을 입은 사병들이 한쪽에선 열심히 발차기에 여념이 없었고 또 다른 쪽 여기저기서 피티 체조를 죽어라 하고 있었다.

“햐.. 죽이네 죽여..”

“대대장 특별 지시라며 전부 합격 못하면 그 부대는 단체로 뺑뺑이랍니다.”

“뭐! 그런게 어디 있어..”

“계급이 까라면 까야죠 뭐..”

“시바..”

완전 순 어거지 라는 듯 최 상병이 투덜대는데 중대 가까이 가자 중대 연병장에서 일부 중대원들이 열심히 공을 차고 있었다.

와..

지프를 타고 연병장 둘레를 따라 들어오는 최 상병과 강태를 보며 공을 차던 중대원들이 모두 손을 흔들며 멋지다고 함성을 질러 최 상병이 손을 흔드는데 강태가 인사를 한다.

“필..승..”

와.. 죽인다..

하하하.. 하하..

모두들 이런 휴가는 복귀는 처음이라는 듯 좋아라 하는데 인사계가 막사 앞으로 나와 보고 최 상병과 강태가 지프를 타고 오자 반가워 한다.

‘햐.. 새끼들..’

부르르.. 끽..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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