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0화
강태 1편
잠시 걸어 내려가 위병소로 간 최 상병이 위병을 보며 아는지 손을 흔든다.
“필승..”
“휴가냐?”
“그래.. 고생 많다.”
“시바 다리 후들거린다.”
“새끼..”
죽겠다며 엄살인 위병에게 미소를 짓던 최 상병이 강태와 함께 위병소로 들어갔다.
“차렷, 필승..”
“그래.. 휴가자들이냐?”
“예, 그렇습니다.”
이미 최 상병과 강태가 휴가를 가기로 된 것을 전해받아 안다는 듯 위병소 일직 하사가 미소를 지으며 가다리라 한다.
“그래, 차 내려오라고 했으니 곧 나올 거야, 나가 기다리고 휴가 잘 다녀와.”
“예, 필승..”
최 상병이 인사를 하고 강태와 위병소를 나와 위를 살피다 정문 경계를 서는 위병에게 묻는다.
“너도 간다며?”
“그래, 졸라 재수 좋았다.”
위병과 친한지 서로 말을 편하게 하여 강태가 동기라도 되나 싶었는데 차를 기다리는지 최 상병이 위쪽을 살피고 있었고 위병이 강태에게 한마디 한다.
“잘 갔다 와.”
“예, 알겠습니다..”
“짜식.. 네가 잡았다며?”
“예, 그렇습니다.”
“새끼.. 덕분에 나도 곧 휴가 간다.”
위병이 자기를 고마워하며 하는 말에 강태가 같이 미소를 지었다.
“새끼 쪼개기는.. 고참 잘 만난 줄 알아..”
“예, 그렇습니다..”
강태가 위병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는데 위를 살피던 최 상병이 차가 내려온다고 한다.
“차 나온다.”
부르릉..
“...”
내려온 차가 지프차라 최 상병이 가만 서 있는데 수송 선임 중사가 휴가자냐고 물으며 타라고 한다.
“휴가자들이냐?”
“예, 그렇습니다.”
“타라, 대대장님이 태워 주란다.”
“감사합니다.”
보통 휴가자 수공차량인 트럭을 타고 나가는 것인데 자기들을 지프차로 태워 준다니 최 상병이 좋아라 하며 먼저 뒷 자리로 오르고 강태가 뒤따라 올랐다.
부르릉..
손을 흔드는 동기를 위병이 잔뜩 부러워하고 있었다.
부우웅..
“저.. 강 중사님..”
“왜?”
“일동으로 가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
“일동? 여기서 한.. 한 시간은 걸리지 아마.. 왜?”
“아닙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최 상병이 지금 한번 가보려다 만다.
“니들이 잡았다며?”
“예..”
“새끼들.. 덕분에 우리 애들도 휴가 많이 받았다.”
“대대 뒤쪽이 다 지뢰밭입니까?”
“그래.. 그것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제거를 하려고 해도 시발 알아야 제거를 하지.. 앞으로 참 골치 아프게 생겼다.”
예전에 매설한 지뢰들이 비에 이리저리 쓸려 움직인 것들이 많아 이젠 모두들 골치 덩어리라고 여기고 있었고 간간히 그로 인해 훈련 중에 사고도 일어나고 있었다.
부우웅..
“신병.”
“이병 서강태..”
“새끼.. 마음에 들어..”
“감사합니다.”
“휴가 잘 다녀오고 이 새끼 따라 다니지 마라..”
“...”
강태가 무슨 소리냐는 표정이자 강 중사가 최 상병에게 묻는다.
“너 신병 데리고 가 술 먹이려고 하지?”
“저 술 그렇게 많이 하지 않습니다..”
“뭐 임마.. 소문이 자자 하던데..”
강 중사의 말에 최 상병이 자기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조금만 마셔.. 요즘 헌병들 정말 설치고 다닌다.. 기강 잡느라고 난리야.”
“예.. 알겠습니다.”
강 중사의 말에 최 상병이 미소를 지으며 알았다고 대답을 했다.
부우웅..
지프를 타고 읍으로 가며 강 중사가 강태에게 묻는다.
“너는 집이 어디냐?”
“울산입니다.”
“그래.. 머네.. 하긴.. 다들 그쪽에서 많이 오지.. 하루 종일 부지런히 가야겠다.”
강태의 집이 멀다며 강 중위가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한번 더 주의를 준다.
“나가다 보면 괜히 시비를 거니까 자세 바로 하고 다녀.”
“예, 알겠습니다.”
강 중위의 말에 강태가 알았다고 대답을 하고는 조금씩 머리를 숙이기 시작을 한 들판의 벼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부르릉.. 끼..
“필승..”
“필승..”
“그래 잘들 다녀와.”
손을 흔들고 가는 강 중위를 보며 미소를 짓던 최 상병과 강태가 서로 자신의 옷을 살피고는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는데 헌병들이 오가고 있었다.
“내가 끊을게.”
“아닙니다, 누나가 와서 주고 간 차비가 있습니다.”
“그래.. 사실 난 얼마 없다..”
“좀 빌려 드립니까?”
“됐어 임마.. 없으면 마는 거지..”
돈이 없으면 안 쓰면 되지 이등병 돈을 어떻게 얻어 쓰냐는 표정인 최 상병을 보며 강태가 얼른 앞으로 가 표를 끊었다.
“수유리 두 장 주십시오.”
“네..”
강태가 수표를 내자 최 상병이 강태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쩝..’
사실 집으로 내려가 보아야 차비만 잔뜩 들고 서울에 가서 고참들에게 빌붙어 지내려고 하는 최 상병이었다.
웅성..웅성..
차표를 끊고 나니 차 시간이 아직 20여분 남아 강태와 최 상병이 터미널 안을 돌아다니다 기어이 헌병들에게 검문을 받았다.
“수고하십시오.”
검문을 하고 특별히 티 잡을 것이 없자 헌병들이 한쪽으로 가고 최 상병이 차라리 차에 올라가 있자고 한다.
“그냥 차 타고 있자.”
“예..”
“시발 놈들이 괜히 시비네.. 저 새끼 아무래도 일병 같은데.. 시바..”
계급장이 없으니 어떻게 알겠냐고 싶었지만 오랜 경험으로 느끼는 최 상병이 좀 전의 헌병들을 기분 나쁘다는 듯 투덜거리다 강태에게 묻는다.
“곧장 울산으로 내려 갈 거냐?”
“예.”
“KTX 타고 갈 거지?”
“예..”
그덕..끄덕..
둘이 차에 올라 자리를 잡았는데 사람들이 하나 둘 차에 오르고 다른 부대의 휴가자들인지 군바리들도 하나둘 오르고 있었다.
웅성..웅성..
아무리 봐도 집안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 보이는 최 상병을 보며 강태가 누나가 준 수표 두 장을 최 상병의 주머니 속에 찔러 넣어 준다.
“뇌물 아닙니다, 전 내려가면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새끼가..”
“쓰십시오, 전 차비만 있으면 됩니다.”
강태의 말에 최 상병이 머리를 긁적이며 별 말이 없다가 강태에게 이야기를 한다.
“하루 전에 올라와라, 같이 한잔 하자.”
“예..”
그래도 돈이 조금은 궁색하였던지 최 상병이 강태를 보며 미소를 짓다 의자를 뒤로 조금 눕혀 눈을 감았다.
부우웅..
잠시 후 강태가 탄 차가 출발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