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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32화 (32/1,220)

제 32화

강태 1편

...

그날 밤..

강태가 최 상병과 보초를 나가 한참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멀리 바라보이는 별을 헤아리고 있는데 한쪽에서 누군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찌르르..찌르..

머..머야..

분명 사람이 움직이는 것 같아 강태가 놀라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최 상병을 조용히 깨웠다.

‘최 상병님..’

“왜?”

벌써 교대시간인가 기지개를 켜며 묻는 최 상병의 입을 막으며 강태가 최 상병에게 속삭인다.

‘쉿.. 누가 움직입니다.’

‘뭐! 어디..’

‘저쪽입니다..’

강태의 손짓에 최 상병이 한쪽을 가만 바라보니 정말 그 곳에 무언가 어렴풋이 움직이고 있었다.

‘탄창 끼워 넣어라..’

‘예..’

딸깍..

최 상병이 건네준 탄창을 총기에 살짝 끼워 넣은 강태가 잔뜩 긴장을 하는데 최 상병이 초소를 나가며 따라 오라고 한다.

‘따라와..’

사삭..

초소는 외부에서 완전히 보이는 곳이라 옆 바위 틈으로 간 최 상병과 강태가 잔뜩 긴장을 하고 있는데 어두운 복장을 한 사내가 부대 경계 철책 한곳을 잘라 내더니 부대 안으로 진입을 하고 있었다.

‘야.. 아무래도 대항군 같다..’

‘예?’

침투를 하려는 사람의 움직임을 가만히 바라보던 최 상병이 하는 말에 강태가 그게 뭐냐는 표정인데 최 상병이 말하며 주의를 준다.

‘그런 놈들이 있다, 실 사격은 하지 말고 안전장치 잠가라.’

‘예..’

‘소리 나는 것 다 풀어둬라.’

‘예..’

빠르게 막사 쪽으로 이동을 하는 그림자를 보고 최 상병과 강태가 소리 나는 탄띠를 벗어두고 총기의 멜빵을 완전 당겨 소리가 나지 않게 하고는 조심스럽게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스슥..

그렇게 빠르게 아래로 내려온 최 상병과 강태가 통신실로 가는 그림자를 몰래 뒤따라가고 있었는데 그림자가 통신실 벙커 입구안으로 들러가고 있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헉! 시발..”

후다닥..

팍.. 억!

꽉..

“놔 새끼야.. 아악..”

최 상병이 수화를 하는데 놀라 최상병을 밀치고 튀어나오던 사내가 미리 옆에 숨어 있던 강태의 개머리판에 복부를 한대 얻어맞고 자빠지는데 그런 사내를 강태가 올라타 누르고 넘어졌던 최 상병이 와서 함께 누르고는 소리친다.

“야.. 나와.. 빨리 나와..”

후다닥..

소리치는 최 상병의 말에 근무를 서던 통신병들이 놀라 뛰어나오고..

뭐! 뭐야..

“야, 빨리 포승 줄 가져와..”

후다닥..

웨에에엥..

최 상병의 고함 소리에 놀라 안으로 들어간 통신병이 비상 사이렌을 울리자 갑자기 막사 내에 불들이 다 밝혀지고 내무반 입구에서 부대원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아..시팔.. 아야.. 야.. 잡혔다 할 테니 좀 놔라..”

“아가리 닥쳐.. 개새끼가.. 누구 죽이려고 기 들어와서는..”

“시발 놈이..”

밑에 있는 놈이 성질을 내자 최 상병이 웃기지 말라며 한소리 한다.

“사살해버리려다 참았어 새끼야..”

헙..

최 상병의 험악한 말에 얼굴에 위장 크림을 잔뜩 바른 사내가 좆 됐다는 표정으로 체념을 한 것인지 가만히 있었고 통신병들이 가져온 포승 줄로 최 상병이 그런 사내를 포박하고 있었다.

후다닥..

“뭐..뭐야.. 무슨 일이냐..”

“대항군입니다..”

통신실에서 비상을 걸었다는 것을 알고 장 중위가 소리나는 곳으로 뛰어오며 묻는 말에 최 상병이 소리치자 장 중위가 놀라 어디냐고 한다.

“뭐! 어디야..”

“여깁니다..”

후다닥..

최 상병의 외침에 후레쉬를 든 장 중위가 뛰어오고 그 뒤를 일단의 병력이 뒤따르고 있었다.

“뭐야.. 갑자기 왜 대항군이 온 거야? 너 소속이 어디야?”

“...”

“일으켜 세워.. 아니다, 다리도 묶어..”

대항군이 어떤 놈들이라는 것을 잘 아는 장 중위가 다리도 아예 묶으라자 붙잡힌 대항군이 정말 엿 됐다는 표정으로 체념을 한다.

“들어 옮겨..”

예..

“저흰 초소로 돌아가겠습니다.”

“박 하사, 그곳 초병 교대 시켜라.”

“예..”

어차피 시간이 다되어 간다고 생각을 한 장 중위가 조금은 흥분을 하여 일직 하사에게 명령을 하고 모두들 내무반으로 가는데 최 상병이 탄띠를 가져온다고 한다.

“저희들 탄띠를 그곳에 두고 와서 가져와야 합니다.”

“그래.. 빨리 가서 가져와라.”

“예, 알겠습니다.”

“박 하사, 아니다, 내가 전화를 하지..”

전 대대에 비상이 걸려 있어 장 중위가 전화기를 들어 보고를 한다.

“통신보안.. 3중대 장만호 중위입니다.”

“..그래, 무슨 일이냐?”

“대항군이 침투를 하여 사로잡았습니다.”

“..뭐! 정말이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놈들이 몇이나 들어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알았다, 비상 대기들 해라..”

“예.”

그로부터 온 대대 안에 전 중대 5분 대기조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웅성..웅성..

부르릉..끽..

내무반에서 사로잡은 대항군을 보며 최 상병과 강태 그리고 장 중위와 일부 병장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차 소리가 들리더니 대대 일직 사령이 잔뜩 흥분을 하여 내무반 안으로 들어왔다.

“필승..”

“최초 발견자가 누군가?”

“이병 서강태.”

“수고했다, 침투 경로는?”

“C-48지역입니다.”

“대단한 놈들이군.. 그곳은 지뢰밭인데..”

지뢰밭 지역을 통과해 왔다는 말에 모두들 대단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뒤따라 들어온 무전병의 무전기가 울린다.

..H-26 수상한 자 발견.. H-27로 이동 중이다..

“이 미친.. 야.. 그곳은 지뢰 밭이니 따라 들어가지 마라고 해.. 방송을 해라, 지뢰밭이니 그리 도망가지 말라고 해..”

아무리 대항군이지만 아군이니까 사고가 나면 안 된다며 일직 사령이 무전기를 잡고 명령을 하고 있었다.

“시발.. 사고 나면 안 되는데..”

대대 뒷산은 온통 지뢰밭이어서 절대 이동로가 아니면 다닐 수가 없는 곳이었다.

“야, 몇 놈이나 왔어?”

“...”

“야, 여긴 전부 지뢰밭이야.. 잘못하면 죽어.. 방금 무전소리 못 들었냐?”

“지뢰밭 위치 다 알고 왔습니다.”

“이 병신 새끼들.. 야, 우리도 모르는 지뢰 위치를 니들이 어떻게 알아.. 비오면 뒤바뀌는 위친데.. 나 참.. 몇이나 왔어..”

“...”

하긴 말을 할 놈들이 아니었다.

...대항군에게 알린다, 그쪽은 전체가 다 지뢰밭이니까 함부로 다니지 마라.. 그 자리에 움직이지 마라.. 다시 한번 알린다.. 그쪽은 지뢰밭이니 움직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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