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화
강태 1편
‘..후.. 시바.. 말을 해주지..’
한쪽에서 강태가 눈치를 보느라 혼자 잡초를 뽑고 있는데 고참 하나가 슬그머니 다가와 묻는다.
‘야.. 괜찮아..’
‘예..’
강태가 미소를 짓자 차 이병이 괜찮다며 속삭인다.
‘저 새끼들 좀 터져야 돼.. 조또 잘하는 거 하나도 없어..’
고참들 욕을 하는 차영진 이병을 보며 강태가 미소를 짓는데 취사반 투고인 정경우 일병이 지나가다 강태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야, 신병..”
“이병 서강태..”
“집이 울산이라며?”
“예, 그렇습니다.”
“학교 어디 나왔냐?”
“울고 나왔습니다..”
“울고? 중학교는?”
“울중 나왔습니다..”
“그래.. 몇 살이냐?”
“열아홉입니다..”
“새끼.. 내보다 2년 후배네.. 마.. 울중 선배다.”
“예!”
“여기서 후배를 다 만나네.. 나중에 점심 먹고 취사반으로 와.”
“예, 알겠습니다..”
강태의 얼굴이 눈에 익다는 표정이던 정 일병이 강태가 자기 후배이자 미소를 지으며 강태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취사반 쪽으로 갔다.
‘야.. 너 핀다..’
‘예?’
‘취사반 투고야 임마.. 다음 달에 상병 달고 그 다음 달이면 취사반 왕고야..’
‘예..’
그게 뭐 중요하냐는 표정인 강태를 보고 차영진 이병이 잘 부탁한다고 한다.
‘야.. 잘 봐주라.. 건빵 좀 얻어주고..’
컥..
이 무슨 건빵 봉다리 터지는 소리를..
차영진 일병의 말에 강태가 속으로 한숨을 쉬는데 한쪽에서 김 하사가 살피러 다니며 이야기한다.
“대충들 해라.. 좀 있으면 또 뽑는데.. 서강태..”
“이병 서강태..”
“이리 와라.”
김 하사가 계단 턱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강태에게 오라고 하자 강태가 손을 털고 김 하사에게 다가갔다.
“앉아..”
“예.”
“긴장 풀고 한대 펴..”
“여기서 피면 혼납니다.”
“새끼.. 고참이 피라면 피는 거야.. 야.. 뭐라고 하지마..”
예.. 알겠습니다..
김 하사의 외침에 주변 일병들이 다 알았다고 하지만 강태가 쉬 담배를 피우지 못하자 그런 강태를 보며 김 하사가 피식 미소를 짓더니 알았다고 한다.
“그래, 알았다, 그런데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예, 그렇습니다.”
“새끼.. 나도 상병 때 우리 어머니 돌아가셨다.. 그래서 말뚝 박으려고 하사 달았고..”
“예..”
“너도 누나 하나라며?”
“예..”
“나도 누나 하나야.. 지금은 결혼해서 대구에서 살고..”
“예..”
“지내다 보면 편해진다.”
“알겠습니다.”
“그래.. 힘든 것은 없냐?”
“예..”
“고참들 뭐라고 해도 잘 참고 지내다 보면 금새 지나가.. 좀 알겠다 싶으면 바로 또 제대고..”
멀리 산허리를 보며 김 하사가 이야기를 하는 것을 강태가 옆에 앉아 듣고 있었다.
“그래도 여긴 좋다.. 이곳으로 옮긴지 6개월쯤 되는데 밖에 나가면 뻑 하면 훈련이지.. 너는 말년에 나가겠다..”
“...”
강태가 잘 모르는 일이라 김 하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해준다.
“2년에 한번씩 교대한다, 우리 대대가 나가고 다른 대대가 우리 자리로 오지..”
“예..”
그렇게 하냐는 듯 강태가 새로운 것을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취사반 왕고가 다가온다.
“김..”
“예..”
“신병이 경우 후배라는데?”
“그렇습니까..”
“그래.. 신병 좀 데리고 가도 되지?”
“예.. 뭐 급한 일 없습니다.”
“그래, 수고해.. 야, 따라와.”
“에 알겠습니다..”
갑자기 취사반 왕고가 자길 불러 강태가 취사반 왕고인 이명준 병장의 뒤를 따라가자 모두들 부러움 반 궁금함 반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집이 울산이었냐?”
“예 그렇습니다..”
“조용히 말해도 돼.. 그래.. 나는 집이 삼동이다, 삼동 아냐?”
“잘 모르겠습니다.”
“양산은 아냐?”
“예..”
“양산 지나 물금을 넘어가면 삼동이다.”
“예..”
그제야 강태가 대충 위치가 어딘지 알겠다는 표정인데 그런 강태를 보며 이명준 병장이 이야기를 한다.
“새끼.. 제대하고 나면 울산 가서 짱깨집 할건데 잘하면 만나겠다.”
“예..”
“너 첫 휴가 때 장사하고 있겠다..”
“어디서..”
“우리 형이 삼산에서 장사하고 있거든.. 나는 호계인가 거기 간다.”
“예..”
“나중에 연락처 주면 찾아 와..”
“예, 알겠습니다.”
“정 대가리.. 정 일병이 저거 후배 왔다고 지랄을 얼마나 하는지..”
강태가 취사반장을 따라 취사반으로 가자 정 일병이 무를 채로 썰고 있었다,.
착착착..
탁..탁..
“왔냐.. 앉아..”
타타타타..차착..
‘..화..’
취사반 취사병들이 무채를 써는 것을 강태가 잔뜩 신기하게 바라보자 정 일병이 미소를 지으며 무채를 썰고 있었다.
타타타타..타타..차착..
“마저 하고 국 준비해라.”
“예..”
정 일병과 같은 일병 하나가 정 일병보다 후임인지 대답을 하고 정 일병이 손을 씻고 강태더러 안으로 들어가자고 한다.
“들어가자.”
안으로 들어가자는 정 일병의 말에 강태가 창고 같은 곳으로 따라 들어가니 그곳에 책상이 있고 의자도 몇 개 있었는데 한쪽 선반들 위에는 각종 부식들과 전투 식량 박스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앉아.. 뭐 좀 줄까..”
“아닙니다.”
“새끼.. 편하게 앉아..”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너 일학년 때 1반이지 않았냐?”
“그렇습니다.”
“그래.. 그래서 더 본 얼굴이라 했다.. 내가 3학년 때 1반이었거든..”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