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화
강태 1편
...
잠시 후..
민 하사의 일로 식사가 조금 늦어 졌다며 모두들 아침을 먹으러 가고 인사계가 고민을 하다 1 내무반 한쪽에 누워 있는 중대장을 찾아 갔다.
“중대장님..”
“왜요?”
“그게.. 오늘 좀 다녀 와야겠습니다, 오늘 가서 빼주면 된다고 해서..”
조금 그렇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는 인사계를 보며 중대장이 알겠다며 피곤한 기색으로 그러라고 한다.
“알았어요.. 다녀와요.”
“예, 필승..”
잠이 온다는 듯 대충 인사를 나누고 눕는 중대장을 보던 인사계가 밖으로 나가 우선 아침을 먹자 싶어 식당으로 갔다.
와글..와글..
모두들 민 하사의 이야기를 하며 식사를 하는 중에 인사계가 식기에 아침을 받아 장 중위와 소위들이 앉은 자리로 갔다.
“장 중위, 아침 먹고 난 좀 나가야 하니 장 중위가 알아서 하소..”
“그렇습니까.. 어딜..”
“마누라가 오라네..”
인사계의 말에 장 중위가 알겠다며 한마디 한다.
“예.. 이번에는 잘 되어야죠..”
“그래야 되는데.. 쩝..”
“돌아오시면 제가 더덕 좀 캐두겠습니다.”
“말아.. 지금 어떤지 몰라.. 비가 이렇게 오고 난 뒤면 옛날 지뢰들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으니 절대 애들 산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소.”
김장욱 소위가 하는 말에 인사계가 쓸데없는 짓 말라고 하고는 장 중위에게 주의를 주자 장 중위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한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대대적인 검열이 나오지 싶은데..”
“그렇겠죠..”
예전에도 한번 겪었다며 인사계가 걱정을 한다.
“틀림없이 사단에서 직접 소원수리 나올 것 같으니 애들 단속 좀 잘 해야 하는데..”
“예.. 그러지 않아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대대장님 아직 복귀를 않았네..”
“그러게요..”
모두들 이런저런 이야기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초병이 인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필..승..
부우웅..
후다닥..
초병의 인사에 모두들 하던 식사를 그만두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가고..
부우우..끽..
“필승..”
언제 일어나 나갔는지 중대장이 차에서 내리는 대대장에게 인사를 하자 대대장이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는지 민 하사의 면상을 보고자 묻는다.
“그래, 그 새끼는?”
“아침 일찍 여단 특전사 병력들이 와 데리고 갔습니다.”
“그래.. 부사단장님 오셨다며?”
“예, 여기 오셨다가 대대에서 기다리시다 여단 특전사 박승모 대령과 인사를 나누고 갔습니다.”
중대장의 말에 대대장이 박승모 대령을 아는지 놀라 묻는다.
“뭐! 박승모 대령이 직접 왔어?”
“예, 그렇습니다.”
“화.. 여단장 화가 많이 난 모양이네..”
“알고 계셨습니까?”
민 하사가 여단장의 조카라는 사실을 그 전에 알았냐고 묻는 중대장의 말에 대대장이 그렇다며 대꾸를 한다.
“그래.. 시발새끼.. 사단장이 한번씩 전화해서 확인을 하더라.. 그 새끼 모친이 하도 와서 귀찮아 죽는 줄 알았다.. 후..”
“김영훈이는 어떻게..”
“수술 잘 되었고.. 이야기 잘 끝났다.”
“예..”
대대장의 말에 중대장이 살았다는 표정인데 그런 중대장을 보며 대대장이 인상을 쓴다.
“그건 그렇고.. 너희들 다 군장 싸..”
예.. 알겠습니다..
“일주일 풀이야..”
예.. 알겠습니다..
대대장의 말에 모두 대답을 하는데 중대장이 인사계를 보며 대대장 옆으로 가 대대장에게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한다.
‘저기.. 대대장님.. 인사계 서울가야 합니다.’
“험, 박경태 넌 가보고..”
대대장도 알고 있었는지 인사계를 보며 입맛을 다시다 가보라자 인사계가 알았다며 대답을 한다.
“옛, 감사합니다.”
인사계가 좋아라 하며 대답을 하자 그런 인사계를 보던 대대장이 피곤하다는 기색으로 행정반으로 들어갔다.
“그 새끼가 갑자기 그런 거야?”
“몇 일 전부터 자꾸 이상해서.. 괜히 혼자 성질을 내고 그랬습니다, 장 중위와 소위들에게 직접적으로 개기고 해서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래.. 하여간 앓던 이 빠져 기분은 좋다만 영 찜찜하네.. 시발..”
“부사단장은 별 말없이 갔습니다.”
“야, 언제는 이야기 했냐.. 하여간 이번 승진에서 또 누락이다.. 시팔..”
이번에는 연대장으로 승진을 할 것이라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데 구타 사건이 생겼으니 또 승진에서 밀렸다며 대대장이 한숨을 쉬는데 전화가 왔다.
따르르..따르르..
“통신보완 상병 김동욱..”
“..나 이해일 소령이다, 그기 대대장님 계시냐?”
“예, 그렇습니다.”
“..바꿔..”
“예, 알겠습니다.. 대대장님.. 이해일 소령입니다.”
“왜? 험.. 무슨 일이야?”
일직 사령에게 전화가 와 대대장이 또 무슨 일이냐며 일어나 전화를 받았는데 일직 사령이 사단으로 지금 가라고 한다.
“..필승.. 사단장님이 사단으로 들어 오시랍니다.”
“언제?”
“..지금 바로 오시랍니다.”
“그래.. 알았다.”
대답을 한 대대장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똥 씹은 얼굴이었다.
“시발.. 존나게 깨지겠네.. 후..”
“...”
도살장으로 가야 된다는 표정인 대대장을 보며 모두가 말은 않지만 속으로 한숨을 쉬고 있었다.
“너 안가?”
“가..가야지요..”
“가자, 대대까지.. 서울 바로 가면 되지?”
“예..”
“가자, 가는 길에 읍에 내려줄 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혼자 가도 된다고 하려다 인사계가 그러진 못하고 분위기상 그러겠다고 하며 밖으로 나가는 대대장을 따라 나갔다.
탁..
“차렷.. 필승..”
필..승..
대대장의 차가 연병장을 가로질러 나가자 모두들 인사를 하고 한숨을 쉬던 중대장이 장 중위와 소위들을 보며 이야기한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지금은 좀 자야겠다, 너희들도 오늘은 교대로 좀 자라, 뺑뺑이는 내일부터 돌자.”
예..
멀어지는 1호 차를 바라보던 중대장과 소대장들이 모두 안으로 들어갔다.
...
한편..
부우웅..
차를 타고 가며 대대장이 옆에 앉아 조금 신경을 쓰고 있는 인사계를 보며 부드럽게 묻는다.
“잘 안돼?”
“예.. 한다고 하는데 잘 안되네요..”
“새끼.. 그러니까 술 작작 처먹지..”
긁적..긁적..
“쓰업.. 대구 어디던가.. 내 친구 동생도 그렇게 애가 없어 고생고생 하다가 애를 가졌다 더라, 그 병원이 전국에서 제일이라고 하던데.. 휴가 줄 테니 한번 가봐.”
“대구요?”
“그래.. 대구 성모 병원이라던가.. 그 동생 말로는 자기도 서울에서 계속 했는데 안되 대구 갔다고 하더라.”
“예..”
“좀 멀어도 잘하는 곳에 가야지..”
“이번에 안되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새끼.. 술 좀 그만 마셔.. 그게 더 치명적이다..”
“예, 알겠습니다.”
대답을 한 인사계가 머리를 긁적이는데 대대장이 한숨을 쉰다.
‘후.. 촛대뼈 다 깨지게 생겼네..’
옆에서 사단가면 사단장에게 반 죽었다고 한숨을 쉬는 대대장이 어쩐지 불쌍해 보이는 인사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