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화
강태 1편
“부대.. 차렷..”
척..
“필..승.. 총원.. 186명 휴가 6, 경계 8, 취사 2, 취사 지원 1, 행정 1, 통신 2, 사고 2, 5분대기조 10, 이상 154명 점호준비 끝..”
“쉬어..”
“부대 쉬어..”
부대원들이 조금은 편한 자세로 서 있자 인사계가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미소를 지으며 아침 인사를 한다.
“땅은 좀 질지만 아침 바람이 상쾌하다.. 좋지 못한 일로 어수선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즐겁게 생활을 해야 사고도 나지 않고 모두가 편해진다, 그렇지 않나..”
예.. 그렇습니다..
“그래.. 모두 기분 좋은 아침을 위해 간만에 같이 구보를 한번 하자, 모두 전방에 함성 5초간 발사.”
와..아아..
“기가 빠졌다.. 다시 전방에 한성 10초간 발사..”
와..아..악...
길게 악을 쓰는 부대원들을 보며 인사계가 일직 하사를 보며 출발하라고 한다.
“출발해..”
“옛.. 좌향 좌.. 선두 출발..”
척..척..척..
짝..짝.. 짝짝짝..
“군가 한다 군가는 멋진 사나이.. 군가..시작..”
사나이로 태어나서.. 헤이.. 짝..짝.. 짝짝짝.. 할 일도 많다만.. 헤이..헤이.. 너와나.. 나라지키는..
부대원들이 모두 군가를 부르며 부대 밖으로 구보를 나가는 사이 막사 뒤편 장교 숙소에선 민 하사가 또 한바탕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시팔.. 이거 풀어.. 니들이 뭔데 지랄이야.. 이 개새끼들 다 뒈졌어.. 시팔..”
“민철수 조용히 안 해..”
중대장이 가만 있으라는 말에 민 하사가 성질을 내며 욕을 한다.
“니가 먼데 지랄이냐고.. 내가 뭘 잘못했어.. 엉? 이 시팔.. 이거 풀란 말이야..”
“이.. 화.. 나 참..”
“그만 하시죠.. 목만 아픕니다.”
장 중위가 화가 난 중대장을 말리고 있었고 잠시 후 초병이 인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필..승..
초병의 인사에 중대장이 또 누가 오냐는 듯 머리를 잡으며 확인을 하라고 한다.
“누군지 확인해..”
“옛..”
후다닥..
중대장의 말에 장 중위가 급하게 밖으로 나가 뛰어가고 잠시 후 부사단장인 김인후 준장이 한 대령과 함께 장교 막사로 왔다.
..필..성..
밖에 대기하던 5분 대기조 상병들이 모두 악쓰 듯 인사를 하자 이정수 대위가 문을 열고는 놀라 인사를 한다.
“필승..”
“수고한다.. 얘냐?”
“네, 그렇습니다..”
부사단장이 직접 와 놀란 중대장이 자세를 잡고 인사를 하고 묻는 말에 대답을 하자 김인후 준장이 왜 이렇게 두었냐고 묻는다.
“꼬라지가 왜 이래..”
“풀어두면 위험할 것 같아 그렇습니다.”
“그래..”
김인후 준장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민 하사가 웃기는 소리 말라고 한마디 한다.
“시발.. 놀고들 있네..”
민 하사의 말에 김인후 준장이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며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살짝 갔습니다.”
“음.. 일부러 이러는 것 아냐?”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대장의 말에 김인후 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민 하사를 바라보는데 누워 있던 민 하사가 귀찮다며 가라고 한다.
“야, 시발.. 나가서 이야기해.. 시발새끼들이 아침부터 시끄럽게..”
헐..
민 하사의 안하무인 격인 언동에 나이가 40대 후반이나 된 것 같은 김인후 준장이 이정수 중대장에게 어이가 없다고 한다.
“완전 간 놈이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지켜보는 중입니다..”
“음.. 김문기는?”
“어제 일동으로 갔습니다, 아마 수술 결과 확인하고 사고자랑 대화를 나누느라 그곳에 있지 싶습니다.”
“그래.. 사고자 상태는?”
“다행이 수술이 잘되어 크게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다행이군.. 멀쩡하게 생긴 놈이 왜 이래?”
“이등병 때부터 조금 이상한 놈이었습니다.”
“그래.. 참..”
혼자 성질을 내더니 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워 천정을 멍하니 바라보는 민 하사를 보며 고개를 흔들던 부 사단장이 밖으로 나가자 중대장이 입구에서 인사를 한다.
“필승..”
“그래, 수고 해, 대대에 가 있을 테니 혹 여기로 군단에서 차가 오면 연락해.”
“예 알겠습니다..”
대대 상황이 궁금한지 부사단장이 수행장교와 함께 막사 앞으로 가고 그 뒤를 장 중위와 소위들이 따라가고 있었다.
팔..성..
간만에 별을 구경했다는 표정으로 밖에서 대기하던 상병들이 목청이 터져라 인사를 하고 있었다.
..필..승..
잠시 후 소위들이 인사를 하는 소리가 들리고 차량이 떠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배웅을 갔었던 장 중위와 소위들이 돌아왔다.
“갔어?”
“예..”
“뭐 지적 받은 것 없어?”
“그런 상황이 아닌지 그냥 갔습니다.”
“대대로 연락을 해 줬어?”
“아니요..”
장 중위의 대답에 중대장이 뭐하냐는 표정으로 빨리 연락을 해주라고 한다.
“빨리 상황실에 연락해줘..”
“예.”
후다닥..
아무래도 알파 부대로 들어온 것 같은 부 사단장의 행보에 중대장이 대대 상황실에 부 사단장 간다고 연락을 해주라는 말에 장 중위가 실수를 했다는 듯 후다닥 밖으로 뛰어 나가고 있었다.
‘빙시 새끼들..’
“야.. 조용히 아가리 닥치고 있어.. 미친 새끼가 말이 많아..”
“이 좆 같은 새끼..”
바둥..바둥..
중대장도 밤새 지키느라 신경이 날카로워 진 것인지 빈정거리는 민 하사에게 소리치자 민 하사가 일어나 한바탕 하려는지 바둥거리고 있었다.
‘..후.. 시발..’
성질 같으면 귀싸대기라도 한대 올리고 싶지만 화를 억누른 중대장이 화장실을 가고 싶은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지키라고 한다.
“똥 좀 싸고 올 테니 잘 지켜..”
옛..
“야.. 나도 똥 마려워..”
“싸.. 시발 놈아.. 그대로 둬..”
예..
성질이 끝까지 난 중대장이 고함을 치고 나가자 민 하사가 혼자 성질을 부리고 있었다.
“야.. 이 개새끼야.. 똥은 싸게 해줘야지.. 똥 마려워.. 이거 풀어.. 풀어 새끼들아.. 똥 나온단 말이야.. 이 개쌔끼들이..”
바둥..바둥..
...
한편..
한참 구보를 하며 중대로 복귀하던 중대원들 옆으로 의무 차량과 비슷한 차량이 지나가고 있었다.
부우웅..
“...!”
지나가는 차량을 보던 인사계가 박 하사에게 인솔 하라고 하고는 조금 빨리 부대로 뛰어가고 있었다.
다다다..
척..척.,척..
인사계가 서둘러 연병장을 가로질러 막사 앞으로 가자 베레모를 쓴 특공 복장의 다섯 명이 계급도 없는 군복을 입고 차에서 내리고 있었고 한 대령이 차에서 내려 주변을 살펴 보고 있었다.
“후.. 필승..”
“그래, 아침구보 중이었나..”
“예, 그렇습니다..”
인사를 하는 인사계의 상체가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대령이 민 하사가 어디에 있냐고 묻는다.
“부지런하군.. 어디에 있나?”
“뒤에 장교 숙소에 있습니다.”
“그래.. 가지.”
“옛.”
소속이 어딘지 잔뜩 궁금함이 생기지만 참으며 뒤쪽으로 안내를 하여 가자 밖에서 대기 중이던 상병들이 인사를 한다.
“차렷.. 필..승..”
한 상병의 인사에 손을 들어 답례를 한 박승모 대령이 안으로 들어가더니 안쪽의 상황에 잔뜩 인상을 쓴다.
“후.. 냄새.. 뭐야 이 새끼..”
“필승..”
“뭐야?”
왜 이렇게 두었냐는 표정으로 묻는 박승모 대령의 물음에 중대장이 대답을 한다.
“하도 발악을 하여 어떻게 할지 몰라 두었더니 싸버렸습니다.”
“나..원.. 풀어줘..”
“그렇지만..”
어찌될지 모른다는 표정의 중대장을 보며 박승모 대령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풀어주라고 한다.
“풀어줘 새끼야.”
“옛..”
인상을 쓰며 풀어 주라는 박승모 대령의 말에 중대장이 민 하사를 풀어주는데 옆에서 박승모 대령이 민 하사를 보며 경고를 한다.
“야, 가서 씻어.. 딴짓하면 다리 다 부러뜨려 끌고 간다.”
“씨바.. 좆.. 억..”
팍..
박승모 대령에게 욕을 하려던 민 하사가 옆에 서 있던 한 병사에게 그대로 발차기로 얼굴이 돌아가더니 그 자리에서 넘어가고 있었다.
커억..
기절을 한 것인지 쓰러져 미동이 없는 민하사를 보며 박 승모 대령이 한심한 놈이라는 듯 보다 데리고 가라고 한다.
“끌고 가 씻겨.”
옛..
질질질..
배레모 장병들이 축 늘어진 민 하사를 질질 끌고가자 중대장이 너무 심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구..군단장님 조카인데..”
“군단장이 죽이라고 했어..”
“예?”
박승모 대령의 말에 중대장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이니 밖으로 나가며 박승모 대령이 이야기를 한다.
“인간되라고 군에 억지로 처 넣었는데 저 모양이라고.. 해결 안되면 죽이라고 했어.. 나 참.. 이게 뭐 하는 짓인지..”
군단장에게 무슨 명을 받았는지 박승모 대령이 기분 더럽다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며 밖으로 나갔다.
촤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