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화
강태 1편
민 하사는 세상 모르고 잠이 들어 있었고 중대장과 소대장 넷이 방 안에 앉아 그런 민 하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새끼 뭡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어떻게 합니까..”
“어쩝니까.. 다음에 보고 해야지요..”
예..”
뭘 하려고 휴가를 냈었는지 비상 소집 때문에 하질 못하고 불려온 인사계가 쳐 자빠져 자는 민 하사를 기가 차다는 듯 바라보다 묻는다.
“왜 이렇습니까..”
“모르겠습니다.. 조금씩 이상하더니 순간적으로 확 돌아 버렸다니까요..”
“그 정말 이상한 놈이네..”
“그나마 총기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정말 천운이라고 여깁니다.”
중대장이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듯 하는 말에 인사계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참 나.. 연대에서까지 왔다 갔다면서요..”
“예.. 좀 전에..”
“애들 맡기고 한잠 주무시지..”
“아닙니다.. 하룻밤 편하자고 신세 망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대장님도 지금 일동 갔어요.”
“일동요?”
“모릅니까? 김영훈이 지금 아마 수술 끝났을 겁니다.”
“수술요!”
누가 다친 건지는 몰랐던지 놀라는 인사계를 보며 중대장이 이야기를 해준다.
“장기 파열인데 다행이 조금 파열되어 다른 이상은 없답니다.”
“이 새끼가 그랬습니까?”
“예.. 이 새끼 군단장 조카랍니다.”
에엑!
“저..정말요!”
중대장의 말에 박경태 상사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자 그런 박경태 상사를 보며 중대장이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렇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대대장이 함부로 못한 이유가 다 있지요..”
“화.. 나 원.. 그래서요?”
“아마 지금쯤 대대에 전출 명령서는 와 있을 겁니다, 군단으로 전출되어 갈 것 같은데 그때까지 잘 지키랍니다.. 정상이 아니라고..”
“화.. 나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네..”
인사계가 정말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민 하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로 죽다 살았습니다.. 줄줄이 징계를 당할 판이었는데 군단장이 사단장에게 뭐라고 한 모양인지 모두 조용하게 일 처리를 하라고 지시가 내려와서.. 우리야 재수죠..”
“후..화.. 그건 정말 재수네.. 이 새끼 도대체 뭐가 문제지..”
“원래 정상이 아닌 놈 같습니다.. 집에서 그렇게 자주 면회를 오는 것도 그렇고..”
“집안에 돈은 좀 있는 것 같더니..”
“이런 자식이 집에 있으면 돈이 억 만금이 있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중대장의 말에 박경태 상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하다 중대원들이나 챙기겠다고 한다.
“하긴.. 애들이나 좀 살피겠습니다.”
“그러세요.. 다들 정신이 없을 테니..”
“예.. 밤 참 좀 준비 할까요?”
“오늘은 말랍니다.. 괜히 잠 올라..”
중대장의 말에 박경태 상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려는데 갑자기 생각이 난 중대장이 박 상사를 부른다.
“참! 인사계요..”
“예..”
“혹시 대대장 전화 안 왔습니까?”
“예.. 그러지 않아도 어저께 전화가 왔었는데 제 코도 석자라서 알파 신석경 상사를 추천했습니다.”
“그래서요?”
“일단 생각을 해 보신다고 했습니다.”
“절대 못 보냅니다..”
“참.. 중대장님도.. 나중에 오겠습니다.”
중대장의 노골적인 말에 박 상사가 미소를 지으며 밖으로 나가 내무반으로 향했다.
“필승..”
모두들 불똥이 어떻게 튈 줄 몰라 그런지 조금 침울하게 있다가 인사계가 들어서자 바짝 긴장을 하여 자세를 바로 하고 있었다.
“모두 편하게 쉬어..”
웅성..웅성..
내무반 침상에 앉은 박 상사가 별일도 아닌데 분위기만 지랄 같다며 한마디하고는 옆에 긴장을 하고 앉아 있던 강태를 부른다.
“지랄 같은 놈 하나 때문에 부대만 졸라 어수선하네.. 신병..”
“이병 서강태..”
“좀 적응되냐?”
“예.. 그렇습니다..”
강태의 대답에 박 상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다 최 상병을 부른다.
“짜식.. 목소리는 마음에 드네.. 최..”
“상병 최경식..”
“잘 가르쳐.. 너처럼 띨 하게 하지 말고..”
“예 알겠습니다..”
최 상병의 대답에 박 상사가 미소를 짓다 모두들 보며 이야기를 하고 옆에 서 있던 박한수 하사에게 이야기한다.
“오늘 점호는 없다, 다들 자유취침이다, 그리고 각 내무반 선임상병은 20시에 행정반으로 집합시켜라.”
“예, 알겠습니다.”
박 상사의 명에 박한수 하사가 알았다며 대답을 하고는 최 상병을 보고 알아서 하라는 표정인데 내무반을 이리저리 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인사계가 밖으로 나갔다.
...
잠시 후..
최 상병이 다른 내무반 선임 상병들과 함께 시간을 맞추어 행정반으로 들어갔다.
필승.. 필승..
“조용히 하고 앉아..”
인사계의 말에 모두들 앞쪽에 자리잡고 앉으니 인사계가 담배를 한대씩 주며 피라고 한다.
“펴.. 괜찮아.. 펴..”
감사합니다..
원래는 행정반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데 인사계가 담배를 피우라자 모두들 담배를 입에 물었다.
“상황이 이래 많이 어수선하다, 이럴때 니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지?”
예..
“그래.. 위에 고참들 내가 불러 시키면 니들만 피곤 할거고.. 당분간 애들 구타 같은 것 생기지 않도록 잘 살펴.. 괜히 시끄러운 때 문제 만들어 골로 가지 말고..”
알겠습니다..
“특히 요즘 일병들 너무 잡아.. 니들도 다 그랬어..”
“...”
“투서도 한번 대대로 갔더라.”
인사계의 말에 최 상병이 어느 놈이 그런 짓을 하냐는 듯한 표정인데 그런 최 상병을 보며 인사계가 이야기를 한다.
“괜한 문제 만들지 마라.. 요즘 그러지 않아도 내내 찜찜했었다, 불시 검열이 온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영훈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다행이 크게 문제는 없다더라.. 조금 터지긴 했는데 심하지 않아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
“후..”
“하여간 그 병신 새끼가 이 칠 줄 알았다, 얻어 맞아 보았어야 때릴 줄 알지.. 무조건 때리면 되는 줄 알아..”
이등병 때부터 고참이 때리면 어디까지 도망을 가버리던 민 하사였다.
“하여간 고문관 처리 잘되었다.”
“예, 그건 그렇습니다.”
“새끼.. 그래, 당분간 아래 잘 챙기고 좀 조용하게 지내자.”
예.. 알겠습니다..
“나가봐..”
예..
“필승..”
필성..
상병들이 모두 일어나 최 상병의 선창으로 인사를 하고 나가려자 박 상사가 최 상병을 부른다.
“최..”
“상병 최경식.”
“신병은 어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그래.. 힘들어 하지는 않아?”
“그런 것 없습니다, 생각보다 차분하고 털털해 보입니다.”
“그래.. 다행이군.. 가봐.”
“예, 필승..”
최 상병이 나가자 혼자 잠시 생각을 하던 인사계가 박한수 하사에게 이야기를 한다.
“각 내무반 소대장들 알아서 기라고 해.”
“알겠습니다.”
“미친 새끼 하나 때문에 이 무슨 짓인지 모르겠네.. 좌우지간 당분간 근무 철저히 서고..”
“예.”
“시팔.. 하필 지금이야..”
잔뜩 준비를 하여 가려 했는데 틀어졌다며 박 상사가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