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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8화 (8/1,220)

제 8화

강태 1편

전화를 끊은 장 중위가 조금 심각하다는 표정으로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듣던 김영구 하사에게 지시를 한다.

“김 하사, 그 새끼 아무래도 더 심각한 상태 같으니까 총기 관리 잘하고 당분간 행정반 출입 금지시켜, 그리고 경계 나가는 애들 보고 총기관리 철저히 하라고 하고 오늘부터 경계근무 나가는 애들에게 무조건 선임자가 탄약 관리하도록 전달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니다.. 내가 확인하지..”

자기가 직접 뭘 확인한다며 장 중위가 자리에서 일어나 행정반을 나가자 김 하사가 골치 아픈 놈 만났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젖는다.

‘..그 새끼 정말 이상한 놈이네.. 진작에 알아는 봤지만.. 후..’

이등병 때부터 고참들에게 무작정 개기더니 내내 혼자서 제 멋대로 생활을 하다 뭔 생각으로 하사 지원을 한 것인지 하사 지원을 해서 자기들을 욕 먹인다는 듯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

그 시간 화장실 뒤..

일병 3호봉 이상 일병들이 화장실 뒤에 죽 늘어 서서 덩치가 조그마한 한 상병에게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

퍽.. 퍽..

“똑바로 서 이 시발 놈들아.. 좆만한 새끼들이 요즘 편하지?”

퍽..퍽..

윽..윽..

외소한 체격인 상병의 구타에 제자리에 서서 가슴을 얻어 맞는 일병들이 뒤로 밀렸다가 제자리로 서서 바짝 긴장을 하고 있었다.

“시발 놈들이 고참들 가만 있다고 개겨? 야, 차만호.”

“일병 차만호..”

“내가 만만해?”

“아닙니다.”

“그런데.. 근데 왜 개기냐고 시발놈아..”

퍽..퍽.. 윽..

“시정하겠습니다.”

얻어 맞으면서 뒤로 밀렸다가 이내 자세를 바로하니 구타를 하던 상병이 욕을 하며 차만호 일병의 배를 꾹꾹 찌른다.

“좆까 새끼야, 니들이 그러니까 이등병들이 다 나 만만하게 보는 거 아냐..”

“시정하겠습니다..”

“시발새끼들.. 대가리 처박아.”

후다닥..

일병들이 모두 머리를 박자 욕을 하며 구타를 하던 이영수 상병이 머리를 땅바닥에 박고 있는 일병들의 엉덩이를 군화발로 차고 있었다.

퍽..퍽..

윽.. 으윽..

화장실 안에서 한참 용을 쓰며 뒤쪽의 소리를 듣던 최 상병이 입맛을 다시곤 밖으로 나가 뒤로 가려다 말고 머리를 긁적이며 내무반으로 가고 있었다.

“야..”

“...!”

“인사 안 해?”

자기 내무반으로 막 들어가다 세면장 앞에서 마주친 민 하사가 왜 인사를 하지 않느냐는 듯 한마디 하자 최 상병이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표정으로 멍하니 자길 알로보는 민 하사를 바라보다 그냥 내무반으로 가는데 그런 최 상병을 보고 개념없는 민 하사가 욕을 한다.

“이 시발 놈이.. 야..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이 씹새끼.. 대가리 팍 쪼깨기 전에 조용히 아가리 닥치고 가라.. 한마디 더 하면 아구창 다 뭉갠다..”

“이..”

죽일 듯이 노려보며 한마디 하는 최 상병의 기에 눌린 민 하사가 뭐라고 하려다 겁은 나는지 뭐라 하지를 못하는데 그런 민 하사를 어이없다는 듯 빤히 바라보던 최 상병이 그냥 내무반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시발..’

팍..팍..

괜히 시비를 걸었다 본전도 못 건졌다는 표정으로 민 하사가 돌을 걷어차고는 혼자 성질을 내며 세면장으로 들어갔다.

헉!

“시발놈이.. 야, 눈깔 어디 달고 다녀..”

“죄송합니다.”

“이 십새끼가.. 대가리 박아..”

“...”

“박아 시발 놈아..”

양치를 하고 나오던 상병 하나가 하필 민 하사와 부딪혀 민 하사의 분풀이를 당할 위기인데 그때 마침 한 병장이 치솔을 들고 들어오다 그걸 보고는 기가 차다며 보다 상병을 보고 나가라고 한다.

“야, 김진기.”

“상병 김진기..”

“나가..”

“...”

“나가 시발새야..”

후다닥..

안으로 들어와 한마디 하며 인상을 쓰는 한 병장의 말에 김진기 상병이 살았다는 표정으로 후다닥 튀어 나가고 민 하사가 한 병장을 노려보고 있는데 한 병장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양치를 하고 있었다.

치카..치카..

‘..개새끼.. 두고 보자..’

탁..

절대로 그냥 제대를 시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옷을 벗어 세탁기에 넣어 돌리는데 세탁기가 돌아가지 않았다.

‘시발.. 이건 왜 이래..’

이러다 저녁을 못 먹겠다는 생각이 든 것인지 민 하사가 대충 옷을 그대로 두고 일단 저녁부터 먹자는 생각인지 밖으로 나가자 한 병장이 세탁기를 열어 그곳에다 오줌을 싸버린다.

쏴..

“뭐하십니까..”

‘쉿..’

“...”

조용히 하라며 오줌을 다 싸고는 자기를 바라보는 상병을 바라보고 바지 지퍼를 닫으며 한 병장이 히죽거린다.

“민 하사 옷이야..”

“그래도.. 세탁기 버리게..”

민 하사라는 말에 잘 했다는 생각을 하지만 찜찜하다는 듯 한 병장에게 한마디 한 최준기 상병이 그래도 너무 했다는 표정으로 세탁기 안을 보다 양치를 하는데 잠시 후 민 하사가 잔뜩 구겨진 얼굴로 세면장으로 들어왔다.

가르르..

촤..

“야.”

“예..”

“예? 시발.. 세탁기 왜 안 돌아 가?”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저 개새끼가..”

대충 대답을 하고는 나가버리는 최 상병을 민 하사가 어이없이 바라보다 투덜거린다.

‘시발.. 밥은 줘야 할 것 아냐.. 개새끼들..’

밥이 다 떨어지고 없다며 대충 컵라면을 준다는 취사반장을 생각하며 민 하사가 잔뜩 화가 난 상태로 샤워를 하고 있으니 일병들이 우르르 세면장으로 들어왔다.

웅성..웅성..

“야.. 똑바로 좀 해라.. 너 땜에 매번 터지잖아..”

“미안하다.. 내가 그러고 싶어 그랬냐.. 배가 그때 아픈걸 어떻게 하냐..”

투덜..투덜..

“조용히 해 시발 놈들아..”

얻어 터지고 온 일병들이 단체로 한쪽 구석에서 세면을 하고 있는데 민 하사가 한마디 하며 야단을 치려다 일병들이라 그만두고 혼자 투덜대며 자기 옷을 대충 물에 씻어 들고 밖으로 나갔다.

‘저 인간 정말 또라이 같지 않냐?’

‘또라이잖아.. 생각이 없는 놈 같아.. 심각한 무뇌환자야..’

‘시발.. 잘못 맞았나.. 쑤시네..’

‘병신.. 힘주니 그렇지..’

밖으로 나간 민 하사를 두고 한 따까리 한 일병들이 모두 샤워를 하며 잡담을 나누는데 한 상병이 양치를 하며 안으로 들어왔다.

조용..

촤아.. 쏴..

후다닥..

상병이 들어오자 일병들이 부지런히 씻고 나가자 그런 일병들을 보며 미소를 짓던 상병이 열심히 양치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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