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화
강태 1편
자기가 가르쳐 주어도 되지만 하나하나 알아야 한다 싶어 이야기를 한 것이었는데 바로 가자 미소를 지으며 내무반으로 들어가니 고참들이 모두 우르르 밖으로 몰려 나가고 있었다.
“야, 짱박에 둔 것 없냐?”
“없어요, 쫄다구 먹일 것도 없는데..”
“알았어 새끼야..”
긁적..긁적..
최상병의 대꾸에 알겠다고 하고 나가는 최동식 병장을 보고 최 상병이 머리를 긁적이다 자기 눈치를 보는 내무반으로 들어가 묻는다.
“점호 몇 시에 한다더노? 취침 점호지?”
“예, 20시 30분에 취침점호 한다고 합니다.”
“영구가 맨날 그렇지 뭐.. 티 잡히는 일 만들지 마라..”
“예, 알겠습니다.”
한마디 하고 나가는 최 상병을 보던 곽성호 상병이 여기저기 살피더니 다른 내무반원들에게 한마디한다.
“밥 먹고 치약으로 한번 밀어라.”
예..
“내일 모포 털어야 하니까 도망가는 놈들 죽어..”
예..
교회 가서 빵이나 얻어 먹으려고 했던 일부 일병들이 조금 풀 죽은 표정들이었는데 한 상병이 오후에 하자고 한다.
“야, 오후에 하자, 애들도 종교활동은 해야지..”
“오후에 공 찬다고 하던데..”
“뒤에서 하라면 되지..”
“알았다, 이따가 물어보고.”
동기생인 두 상병이 서로 나누는 이야기에 일부 상병들과 일병들이 잔뜩 기대를 하는 표정들이었다.
...
한편..
강태가 암구호를 보려고 내무반으로 가자 마침 장 중위가 신문을 보고 있었다.
“필승.. 이병 서강태 행정반에 용무 있어 왔습니다.”
“그래 뭐?”
“예, 암구호 보러 왔습니다.”
“그러냐.. 저기다, 보고 여기 앉아봐.”
“예, 알겠습니다.”
마침 잘 왔다는 장 중위의 말에 강태가 구석으로 가 암구호 판을 보고 와 자리에 앉자 장 중위가 강태를 보며 묻는다.
“그래 지낼 만 하냐?”
“예, 그렇습니다.”
“집이 울산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울산 어디냐? 우리 집은 부산인데.. 우리 동생이 울산대 다녀 울산은 잘 안다.”
“예, 방어진입니다.”
“바닷가네.. 하긴 울산이 바닷가다.. 그래 학교는?”
“울산고 나왔습니다.”
“그래.. 대학은?”
“못 갔습니다.”
“그래.. 왜? 성적이 안돼서?”
“예.”
“새끼.. 대답은 시원하네.. 공부는 좀 하게 생겼는데.. 왜 취미에 없었어?”
“시험을 못 쳤습니다.”
“왜?”
황당한 강태의 대답에 장 중위가 이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인데 강태가 머리를 긁적인다.
“늦잠을 자서..”
강태의 대답에 장 중위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뭐! 그게 무슨.. 집에서 안 깨웠어?”
“예.. 할머니 돌아가셔서 다들 그기 계셨습니다.”
“그 참.. 인생이 꼬이네..”
강태의 말에 장 중위가 참 일 많은 인생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안 됐다는 머리를 긁적이다 외출 가겠냐고 묻는다.
“내일 나랑 외출이나 갈래?”
“내일 교회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 지내다 힘들거나 원하는 거 있으면 어려워 말고 찾아와.”
“예, 알겠습니다.”
“그래, 가서 저녁 먹어.”
“옛, 필승.”
인사를 하고 나가는 강태를 바라보던 장 중위가 고개를 끄덕이다 일직 하사인 김영구 하사를 부른다.
“김 하사.”
“하사 김영구.”
“그만 들어오라고 해.”
“옛.”
장 소위의 말에 김 하사가 모자라 쓰고 밖으로 나가 연병장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 민 하사를 부른다.
“어이.. 민 하사.. 민 하사..”
김 하사의 손짓에 연병장 외곽을 터벅터벅 걷던 민 하사가 다가오니 김 하사가 그만 따라오라고 한다.
“들어오란다.”
김 하사의 말에 아무 대답이 없이 민 하사가 조금 굳은 표정으로 김 하사의 뒤를 따라 행정반으로 들어가고 안으로 들어온 온 민 하사를 보고 장 중위가 묻는다.
“그래 뭐가 잘못인지 이해하나?”
“모르겠습니다.”
“...”
민 하사의 대답에 장 중위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표정이었다.
“야, 생각을 않는 거냐 아니면 모른 척 개기는 거냐?”
“정말 제가 뭘 잘못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민 하사가 왜 자기를 보고 자꾸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조금 짜증을 내어 대꾸를 하자 장 중위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 새끼.. 정말 골통이네..”
민 하사보다 반년 고참이고 일직 하사인 김 하사도 옆에 서서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표정인데 장 중위가 조금 뚱하게 서 있는 민 하사를 빤히 보다 더 이야기 해서 어떻게 될 일이 아니라고 여기며 가서 씻으라고 한다.
“가서 씻어라.”
“예, 필승..”
군장을 매고 밖으로 나가는 민 하사를 보며 장 중위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젖다 김 하사에게 이야기 한다.
“저 자식 아무래도 조만간 사고 칠 놈 같으니까 당분간 근무에서 빼고 다시 근무 계획 잡아라, 중대장님께는 내가 보고를 할 테니..”
“예..”
...
한편..
군장을 매고 자기 소대 내무반으로 간 민 하사가 군장을 내려놓으며 괜히 누워 TV를 보는 한 병장을 보며 시비를 건다.
“이만수 병장, 바로 앉아서 시청해라.”
끙..
연병장 돌다 내무반으로 오자 말자 또 시비를 시작이냐는 표정으로 누워 민 하사를 멀건이 바라보던 이만수 병장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말없이 내무반 밖으로 나가고 내무반 같은 소대원들이 하나 둘 그 뒤를 따라 나갔다.
웅성..웅성..
“야, 뭐야?”
“좀 봐주라.. 시팔.. 이 짓도 못 하겠다..”
“왜?”
“뭐든 시비다.. 시발 한대 쳐 바를 수도 없고 정말 미치겠다..”
옆 내무반 동기 옆으로 와 자리에 누워 TV를 보며 이만수 병장이 투덜거리자 다른 병장들이 정말 피곤한 일이라고 한다.
“그 새끼 정말 또라이네..”
“그러게 말이야.. 하루 종일 연병장을 그렇게 돌더니 완전 돈 새끼 같다.”
“야, 잘못하면 사고 치겠다, 그냥 피해..”
“그러는 중인데 새끼가 자꾸 시비야..”
“무조건 피해버려..”
동기가 하는 말에 이만수 병장이 더는 못 참겠다며 한마디 한다.
“내일 중대장 면담하고 소대 바꾸어 달라고 해야겠다..”
이만수 병장의 말에 같이 이야기를 동기생이 고개를 흔드는데 주변에 이리저리 누워 있던 병장들도 다 골치 아픈 일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
행정반..
혼자 잠시 생각을 하던 장 중위가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 고개를 저으며 중대장에게 전화를 한다.
..따르르..따르르..따르..
“..예, 이정숩니다.”
“장입니다.”
“..그래 무슨 일인가?”
“그 자식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어떻게든 조치를 하셔야겠습니다.”
“..왜?”
중대장이 묻는 말에 장 중위가 하소연을 한다.
“자기 잘못이 뭔지도 모르고 이젠 저에게도 개깁니다.”
“..뭐! 그 새끼 완전 쌩 또라이네..”
“이젠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음.. 근무 다 빼고 놔둬..”
“근무 조치는 일단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 혹시나 모르니까 그 자식 행정반 출입 금지시키고 총기관리 철저히 해..”
“알겠습니다.”
“..마침 대대장님 여기 계시니까 이야기 해볼게.”
“예.”
“..수고해.”
“예, 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