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태-2화 (2/1,220)

제 2화

강태 1편

여기저기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모두들 피곤한지 코고는 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깊은 숙면을 취하고들 있었다.

“기상.. 기상..”

잠시 누운 것 같은데 언제 시간이 그리 지난 것인지 불침번이 기상을 외치는 소리에 화들짝 놀란 강태가 벌떡 일어나 고참들과 함께 모포를 개는데 옆에 누워서 빈둥거리던 한 병장이 먼지 난다고 살살 하라고 한다.

“야.. 살살해.. 먼지 나잖아..”

“죄송합니다..”

“시끄럽게..”

강태가 잘못했다고 대답을 하며 모포를 살살 개는데 옆쪽에서 나갈 준비를 하던 최 상병이 소리친다.

“어이 영감, 주 터지기 전에 구석에 찌그러져..”

“...!”

분명이 병장이었는데 병장에게 이게 무슨 소리냐는 듯 강태가 최 상병을 바라보자 한 병장이 별 상관도 않고 귀찮다는 참상에 앉아 목을 비틀고 있었다.

‘함.. 시발 새끼..’

앉아서 투덜거리는 한 병장을 보며 최 상병이 신발을 신다 주먹을 쥐어 보이자 한 병장이 잔뜩 귀찮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자리에서 일어나 어거적어거적 신발을 주섬거리며 신고는 그냥 나가버린다.

“빨리해..”

한 병장이 나가자 옆쪽의 일병이 잽싸게 와 한 병장의 자리 모포를 개어두고는 강태를 보며 빨리 하라는 표정이었다.

후다닥..

서둘러 주변 고참들과 모포 정리를 다 한 강태가 군화를 신고 고참들처럼 상의에 런닝만 입은 체 서둘러 밖으로 나가자 모두 줄을 맞추어 서고 있었다.

“우측 기준..”

“기..준..”

일직 사령인 수송관이 나오는 중에 모두 줄을 맞추어 서고 계단 위에 선 조이한 수송관에게 박 하사가 점호를 한다.

“필..승.. 보고 드립니다.. 총원 186명.. 휴가 6 경계 8 취사 2 행정 1 통신 2 이상 167명 점호준비 끝..”

점호 보고를 받은 수송관이 손을 들어 알았다고 하고는 부대원들에게 묻는다.

“험.. 다들 잘 잤나..”

예..

“간밤에 비가 많이 왔는데 어디 이상이 있는 곳은 없었나?”

“예.. 특별한 이상은 없었습니다.”

박 하사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던 조 중위가 그래도 모르니 전부 다시 점검을 하라고 한다.

“그래.. 그래도 모르니까 점호 끝나고 장 병장이 책임지고 아침 먹기 전에 부대 천체를 한번 점검을 하고 보고 해.”

“옛..”

“그리고 다음주에 사단 검열 나오는 것 다들 알지?”

예..

“문제 생기지 않도록 모두 사전 점검 잘 하도록..”

예..

대답을 하는 부대원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조 중위가 생각이 났다는 듯 모두들 보며 당부를 한다.

“그리고 인사계가 꼭 전하라는 말이 있다, 하반기 승단심사에 신뺑이들만 빼고 승단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연습들 철저히 하라고 하니 다들 알아서 해.. 승단 누락되는 놈들은 그만한 대가를 치러준다며 기대를 하라니 모두 누락되는 일 없도록 열심히들 해라.”

예..

“구보하고 아침 먹은 후 일과 준비해라.”

예..

“필..승.. 이상 점호 끝.”

점호가 끝나자 일직 사령인 조 중위가 피곤하다는 표정으로 행정반으로 가고 점호를 보고했던 박 하사의 인솔로 모두 구보를 하기 시작했다.

“출발.. 한나.. 둘.. 한나 둘, 한나 둘.. 노래일발 장전..”

척..척..척..

악..

“노래 시작한다.. 노래는 행군의 아침.. 노래시작..”

동이 트는 새벽 꿈에.. 헤이.. 고향을 본 후.. 헤이..헤이..

외투입고 투구 쓰면 맘이 새로워.. 헤에..헤이..

척..척..척..

부대원들이 모두 구보를 하며 군가를 부르고 있는데 강태는 군가를 부르며 머리 속에 생각나는 이상한 내용들 때문에 잔뜩 골치 아파하고 있었다.

웅성..웅성..

잠시후 구보를 하고 세면을 한 강태가 내무반으로 들어와 침상에 자세를 잡고 앉아 있는데 박병진 병장이 다가와 부른다.

“어이.. 막내야..”

“이병 서강태..”

자세를 바로하고 관등성명을 대는 강태를 보며 미소를 짓던 박병진 병장이 묻는다.

“그래 간밤에 번개도 많이 치던데 보초는 잘 섰냐?”

“예.. 잘 섰습니다..”

“새끼.. 고함은.. 살살 이야기 해도 돼.. 귀 안 먹었어..”

“알겠습니다..”

“짜석.. 어이 최 상병, 데려가 밥 먹이지..”

“예.. 알겠습니다.”

이제 갓 병장을 단 박병진 병장이 하는 말에 최 상병이 대답을 하고는 내무반 정리를 점검하더니 일병들에게 야단을 친다.

“야.. 각 다시 잡아..”

예..

“진도.. 시발놈이.. 여기 바닥에 흑 닦아내..”

예..

후다닥..

이것 저것 지시를 한 최 병장이 잔뜩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이다 침상 끝에 앉아 있는 강태를 보고 따라 오라고 한다.

“따라와.”

“옛.”

일어나며 대답을 한 강태가 최 상병을 따라 나가자 10명 가량의 일병들이 살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다 내무반 정리를 다시 하고 있었다.

웅성..웅성..

다들 아침 식사 시간이라 취사반이 조금 북적거리는 가운데 최 상병이 강태를 데리고 취사반으로 들어가 취사구를 보며 안에다 밝은 목소리로 부탁을 한다.

“이 병장님.. 우리 신병 밥 좀 줘요..”

“그래, 어제 보초는 잘 섰냐?”

“예.. 잘 서던데요.”

“그래.. 많이 먹어..”

“이병 서강태.. 감사히 먹겠습니다.”

강태에게 이 병장이 닭볶음을 담아주며 다리를 하나 찾아 더 얻어주어 강태가 속으로 좋아라 하고 있었고 찬을 더 얻어준 취사반장이 조용히 하는 거라며 국을 부어준다.

“야, 배식 때는 조용히 받아가 먹으면 돼.. 시끄럽게..”

“그래, 식당 안에서는 문화인답게 조용히..”

“알겠습니다.”

강태의 대답에 최 상병이 취사반장인 이명준 병장에게 건들건들 경례를 하고는 한쪽의 빈 자리로 가 앉았다.

“필승..”

필..승..

갑자기 식사를 하다 말고 누가 놀란 목소리로 크게 인사를 하자 식당 안의 사병들이 모두 수저를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단체 인사를 하는데 대대장이 불시 점검을 온 것인지 식당으로 들어와 식당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래.. 이번에 들어온 신병인가?”

“이병 서강태..”

강태를 보며 미소를 짓던 대대장이 옆에 앉은 최 상병을 잘 아는지 최 상병을 부른다.

“그래, 최경식이..”

“상병 최경식..”

“잘 살펴..”

대대장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난 최 상병이 아랫배에 힘을 주고 대답을 한다.

“예.. 알겠습니다..”

“험, 그래 앉아 먹어라.”

“감사합니다..”

“필승..’

최 상병이 자리에 앉자 대대장이 최 상병을 보며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출근을 하여 소식을 듣고 바로 온 것인지 마침 안으로 들어온 중대장을 보며 묻는다.

“자식.. 이 대위 오늘 찬은 뭔가?”

“옛, 닭볶음이랑 무김치 그리고 된장국입니다.”

“그래.. 아침 찬이 왜 볶음이야.. 부족하지는 않나..”

“전일 확인을 하였는데 부식에는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래.. 나도 아침은 여기서 먹어야겠군.. 한 그릇 하자.”

“예, 알겠습니다.”

대대장이 자기도 여기서 식사를 한다고 하니 중대장이 얼른 취사반으로 가 뭐라고 하고 갑자기 취사반이 태풍을 만난 것처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웅성..웅성..

강태가 자기 앞에 앉은 대대장 때문에 잔뜩 긴장을 하여 식사를 앉고 있자 대대장이 미소를 지으며 편하게 먹으라고 한다.

“먹어, 식는다.”

“괜찮습니다.”

“그 녀석.. 목소리는 기차 화통이군..”

금새 대대장의 식사가 사병들 식판과는 다르게 은색의 스덴 식기에 담겨 나오자 대대장이 같이 들자고 한다.

“먹자, 먹어.”

“옛..”

대대장과 같이 앉아 식사를 하니 최 상병도 그렇고 강태도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모르고 있었다.

“잘 볶았네.. 식사 했나?”

“출근길에 먹었습니다.”

“그래.. 지난밤에 피해는 없었나?”

“전체적으로 별 피해는 없었으나 진지 한곳이 조금 무너졌다고 해서 확인을 하고 온 길입니다, 오전에 병력을 동원하여 보수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 무슨 비가 그래 오는지.. 비가 많이 와 진지가 많이 약해져 있을 수가 있으니 세심하게 살피고 추가 붕괴의 위험은 없는지 잘들 살펴.. 지난 밤 비에 27대대 뒷산이 무너져 피해가 크다고 들었어.. 꼭 진지만 아니더라도 어디 산 사태가 날 만한 곳은 없는지 잘 살피고.”

“알겠습니다.”

“천천히 먹어 임마.. 밥 먹는데 누가 뭐라고 않아..”

“옛..”

“짜식.. 험, 먹어..”

나이가 40대 초반인 육사 출신 김문기 대대장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먹으라고 하자 강태가 천천히 식사를 하고 있었다.

“넌 고향이 어디냐?”

“울산입니다.”

“그래.. 울산이라면 공장이 많은 도시로군.. 멀리서 왔네.. 부대에 적응 잘 하고 고참들과도 잘 지내고 무슨 애로 사항이 있으면 담당 선임 병에게 이야기를 하거나 여기 중대장 찾아 가 이야기 해라, 알았냐?”

“옛..”

“그래, 많이 먹어..”

“옛..”

대대장이 하는 이야기에 강태가 대답을 하며 식사를 하는데 중대장이 강태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 많이들 먹어.. 여름에 음식 상하지 않게 잘 관리하고..”

“옛..”

“수고해.”

“필승..”

필..승..

잠시 후 대대장이 식사를 다 하고 밖으로 나가자 모두들 살았다는 듯 가슴을 쓸며 식사들을 하고 있었다.

“후 화.. 목 막혀 디지는 줄 알았네.. 체하겠다..”

모두들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식사를 하는데 중대장이 취사반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 병장..”

“병장 이명준.”

“그래, 아침에 바빴을 것인데 잘 볶았다, 대대장이 잘 먹고 가셨다.”

“감사합니다.”

“정 일병이 내일 복귀지?”

“예.. 그렇습니다.”

“오면 잘 좀 가르치라고 해.. 윽박지르지 말고..”

“예, 알겠습니다.”

후임병 하나가 휴가를 가 조금 바쁜 취사반이었다.

“그래 취사지원 보내 줄 테니 그렇게 알고 수고해..”

“필승..”

취사반장이 밖으로 나가는 중대장에게 인사를 하고 안에 있던 취사원들과 이내 점심 준비를 하는 것인지 부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최경식.”

“상병 최경식.”

“그래 간밤에 경계근무는 잘 섰나?”

“예.. 그렇습니다.”

“그래.. 잘 살펴..”

“예.. 알겠습니다.”

중대장이 한마디 하고 나가자 최 상병이 식사를 다한 강태에게 나가 보라고 한다.

“두고 나가봐.”

“...”

먼저 나가라는 최 상병을 보며 강태가 머뭇거리는데 그런 강태를 보며 최 상병이 나가 볼일 보라고 한다.

“나가 집합 전에 양치해.”

“예.. 알겠습니다.”

강태가 최 상병의 말에 얼른 밖으로 나가고 일병 둘이 식당으로 들어와 빈 자리의 식기들을 수거하여 식기 세척장으로 가져 가고 있었다.

“야, 빨리빨리 해..”

예..

와글..와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