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4
무한 타임 리프(3)
"허허······역시 20강이 최고란 말이지."
그리고 세 개의 무구가 20강에 도달하면서 생겨난 결과는 크론에게 아주 마음에 드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자빅스) * 오메가 자빅스(액티브) : 사용자의 총 스텟 수치에 따라 레벨을 적용받은 특수 몬스터 오메가 자빅스를 40분 동안 소환합니다. 오메가 자빅스는 경험치와 전리품을 드랍하지 않습니다. 마나 소모 1,200 쿨타임 10시간
(용사의 증표) * 용사 강림(액티브) : 15분 동안 자아를 잃은 용사의 혼이 시전자에게 빙의되며 방어력과 항마력이 650만큼 증가합니다. 마나 소모 500 쿨타임 20분
(분신수의 혼) * 다중 분신(액티브) : 자신의 육체 능력 50%를 끌어올릴 수 있는 분신을 5체까지 소환합니다. 지속 시간 10분 마나 소모 380 쿨타임 3시간
3종류의 20강 스킬 중에서도 단연 크론의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것은 특이한 이름의 '오메가 자빅스'이라는 스킬명이다.
말 그대로 특수한 몬스터, 오메가 자빅스를 소환 한다는 내용을 품고 있는 모습에 크론은 살짝 어이없는 웃음을 머금었다.
"남들이 보면 소환사로 착각할 수도 있겠는데?"
이로써 현재 크론에게 주어진 소환 기능은 총 3개였다.
랜덤한 몬스터를 소환하는 행운의 소환과 발리란의 계약령을 통해서 불러들이는 랜덤한 정령들.
거기에 덧붙여서 이제는 오메가 자빅스까지.
이로써 크론은 진정으로 1대 다수의 전투에 능해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테이밍된 몬스터들까지 합친다면 일시적으로 10개체가 넘는 이들을 동시에 다루는 셈이 되는 것이니까.
"궁금한데, 망설일 이유가 있나? 오메가 자빅스."
무려 레전드+등급의 성장형 아이템이 20강에 도달하면서 얻게된 스킬이다.
그 가치를 알고 싶기에 크론은 주저없이 스킬을 사용했다.
물론 최상의 상태가 전부 적용된 오메가 자빅스를 보고 싶었기에 크론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버프를 적용시킨 상태로 오메가 자빅스를 발동시켰다.
"주인님의 명령을 기다리겠습니다."
타임 버프를 염두에 두고 행운의 집행까지 활용한 풀버프를 적용시킨 상태로 소환된 오메가 자빅스는 자그마치 203이라는 레벨로서 늠름한 자태를 뽐냈다.
"진짜 메카물이 되어버렸어."
오메가 자빅스의 생김새는 크론이 착용하고 있는 인간 형태의 전신 갑옷과는 궤를 달리했다.
굳이 비유하자면 오히려 지저인들이 탑승하고 있었던 지저트론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거진 12M에 이르는 거대하면서도 묵직함이 느껴지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 오메가 자빅스는 몸 곳곳에 미사일과 머신건으로 보이는 것을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늘어진 4개의 팔에는 각각 예리해보이는 거대한 칼날도 착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흐음, 이건 아쉽네."
소환 형태의 특수 몬스터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지저트론 특유의 문제인 것인지 오메가 자빅스의 부품은 크론이 무구 제작을 통해서 파츠의 교체가 불가능했다.
혹시라도 가능했다면 올 +20강 무구로 꾸며 줄 자신이 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메가 자빅스가 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살벌하기 그지없는 SF무기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오메가 자빅스의 강점은 단일 개체와의 전투에도 능하다는 것이지만 그것보다는 역시나 광역기가 많다는 점이 톱으로 꼽을만 했다.
게다가 소환하면 자신을 오직 적대하는 행운의 소환과 랜덤한 탓에 몇 번 타임 리프를 필수적으로 돌려야하는 발리란의 계약령과는 달리 오메가 자빅스는 스텟만 출중하게 갖춰진 상태라면 언제든지 소환 OK였다.
"잡기는 더럽게 힘든데 보상은 0라. 날 노리는 녀석들의 속이 상당히 뒤틀리겠구만."
또한 크론의 마음에 쏙 드는 부분중 하나는 오메가 자빅스는 설령 사망하더라도 그 어떠한 전리품도 드랍하지 않는다.
마찬가지인 논리로 경험치 또한 없다.
진짜 고생을 사서하고 싶을 정도의 극성 M이 아닌 이상 치가 떨리다 못해 분통이 터질 수도 있었다.
"좋아, 좋아. 아주 마음에 들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전투가 발생할 지 예상할 수는 없겠지만 오메가 자빅스의 존재는 크론에게 있어서 꽤나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해 줄 것이다.
마찬가지인 맥락으로 용사의 증표의 용사 강림은 가뜩이나 높은 크론의 방어적 기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비장의 기술로 활용하기에 용이했다.
쿨타임도 20분으로 상당히 짧은 편에 속했기에 아마 크론의 주력 스킬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러한 풀버프를 적용한 크론이 분신과 다중 분신까지 사용한다면······.
그야말로 이제 평범한 유저는 크론에게 있어서는 잡몹 수준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마왕이 되서 좋은 점도 있네."
마왕으로 종족이 변경됨으로 인해서 현재 크론은 명성이 악명으로 전환된 상태다.
막말로 지나다니면서 유저들을 죽이더라도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이다.
굳이 카르마 수치를 걱정할 필요 없이 현재 크론은 최고의 풀 카오 상태인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허나 그렇다고 해서 크론이 일일이 유저들을 찾아다니면서 사냥 할 생각이 아직까지는 없었다.
솔직히 까고 말해서 뭣하러 그런 귀찮은 짓을 하겠는가?
경험치와 전리품이 목적이라면 굳이 크론이 찾으러 나서지 않아도 스스로 던전으로 찾아오고 있는 실정인데 말이다.
"역시 유능한 홍보 팀장이 있으니까 좋군. 내가 없는 사이에도 풍족하게 쌓였어."
고작 하루.
정확한 시간으로 따지면 20시간 정도를 중국인들로 인해서 낭비했다.
······물론 그 중 대부분은 몰려오는 피로로 인해서 숙면을 취했던 것이지만 어쨌든 중국인들 때문에 고생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마왕. 던전의 주인은 이래서 좋다니까."
본래 몬스터 패밀리들은 크론이 접속을 종료하면 일정 시간 후에 가사 상태로 사라진다.
그러다가 크론이 접속하면 다시금 활동을 재개시 하는 형태였지만 크론의 던전에 권속화로서 플로어의 보스를 차지하고 있는 몬스터 패밀리는 크론이 접속을 끊어도 가사 상태로 빠져들지 않았다.
"역시 은근히 단순하단 말이지."
머리 앞에 크론 메이커라는 당근을 붙여주니까 미친듯이 발광하는 당나귀마냥 달려드는 유저들.
생각외로 많은 멍청이들이 도전 의식 덕분에 크론의 눈 앞에 있는 던전의 통괄 보상 상자에는 처음이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불어난 골드와 함께 재료 뭉텅이와 전리품들도 쌓여있었다.
"흐음, 전리품은 진짜 형편없게도 제작했네. 녹여서 내가 새로 제작하든지 해야지."
사실 따지자면 무구 제작 마스터인 크론의 마음에 들만한 무구를 제작할 수 있는 유저는 현재 시점으로는 없다.
NPC들 중에서는 꼽아봐야 오스온 정도.
이미 오스온의 제자들의 실력은 하늘과 땅차이로 벌어져있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역시 피해가 전혀 없지는 않네."
유저들이라고 해서 전부 멍청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백검같은 이레귤러들이 존재했고, 성공적으로 던전을 클리어한 유저 파티는 보상 상자에 채워져 있던 크론 메이커의 작품을 전리품으로 습득해갔다.
물론 아쉬운 감정은 없다.
권속화 던전과 연동되어 있는 유니크 등급 이상의 크론 메이커라면 모를까, 레어 등급 수준의 크론 메이커는 재료만 받쳐준다면 뚝딱 만드는 것은 순식간이었으니까.
"후후후."
크론은 한껏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보상 상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 던전의 경험치를 흡수합니다. 권속들에게 일정 비율의 경험치를 나눌 수 있습니다. -
"노노. 전부 내가 흡수할거야."
양보?
양보라······내가 굳이 나보다 레벨 높은 녀석들에게 경험치를 나눠야할 의무가 있을까?
당연히 내려진 정답은 전부 단비······가 아니라 크론의 것이었다.
수 천 명에 이르는 유저들의 죽음을 먹어치움으로서 쌓여진 경험치가 전부 크론에게로 흡수되면서 크론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힘이 충족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꺼어-억!"
- ······레벨이 올랐습니다 .121레벨이 되셨습니다. -
- 던전의 주인의 악명이 더욱 널리 퍼져나갑니다. 악명이 600증가합니다. -
순식간에 6개의 레벨을 올린 크론은 방방에 올라가서 껑충껑충 뛰고 싶은 기분이었다.
"역시 경험치가 최고라니까."
던전의 주인.
크론 메이커와 무無 함정. 그리고 홍보 팀인 데오르와 추종자들로 인해서 몰려오는 유저들에게서 얻는 것 중에서 단연 크론이 최고로 꼽는 것은 경험치다.
물론 전형적인 돈미새 스트리머인 크론은 골드도 중요했지만 사실 큰 금액이야 크론이 마음만 제대로 다잡고 무구 제작에 전념하면 벌어들이는 건 순식간이다.
특히나 인기리에 구독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크론TV도 추가적인 광고 계약건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광고를 통해 외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과 후원까지 생각하면 유명한 대기업 직원, 아니.
사장급 수준으로 벌어들일 자신이 있었다.
더군다나 이 던전 사업은 현재 크론의 독점작이다.
따지고 보멵 직원이라고 할 수 있는 몬스터 패밀리들에게 주어지는 월급······은 커녕 일급도 들어가지 않는다.
"커험험."
이거 이렇게 보니 완전 열정 페이 운운하는 악덕 사장아닌가?
괜히 부끄럽구만.
그렇지만 부끄러움은 아주 잠깐의 고통이다.
(몬스터 패밀리)들의 고생을 끝까지 감내해낸다면 달콤한 과실을 크론이 전부 먹어치울 수 있는데 그깟 악덕 사장따위 되어도 전혀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디 나의 사업을 펼쳐보실까."
훌훌 몸을 털어내며 크론은 빠르게 간이 대장간을 던전 내부에 설치한 뒤에 사용하기 편하게 주변에 재료들을 쫙 깔았다.
이것으로 준비 운동 단계는 80%는 완료다.
20%는 어디갔냐면, 당연하게도 강화 마스코트인 쵸우지 센세다.
이번 방송을 통해서는 무구 제작도 하면서 겸사겸사 강화 방송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었으니까.
"쵸우지 센세!"
- 권속 쵸우지의 던전에 유저들이 입장해 있는 상태로 인하여 벗어날 수 없습니다. -
한껏 발랄한 외침으로 불렀지만 들려오는 답변은 기계적인 알림음 뿐이었다.
"하아······."
하나 하나 딱딱 잘 맞아들어가고 있는데 여기서 엇나가서 초를 칠 줄이야.
괜스레 짜증이 몰려왔지만 이내 감정 조절에 성공한 크론은 쵸우지가 보스로 자리하고 있는 플로어에 입장했다.
본래대로라면 이미 생성된 인스턴트 던전.
그 중에서도 특별한 권속들의 던전에는 추가적인 난입이 불가능했지만 크론은 가능했다.
굳이 물어서 뭐하겠나.
던전의 주인이자 마왕인 크론에게 불가능이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투명한 드래곤 못지 않은 먼치킨력을 자랑하며 방해없이 플로어에 입장한 크론은 곧장 유저들이 위치하고 있는 층으로 이동했다.
화아아악-!
공간이 일그러지는 느낌과 함께 짠하고 나타난 크론.
당연히 몬스터들을 처치하고 정비를 하고 있던 유저들은 간이 떨어질 뻔했다.
"히이이이익!"
"뭐, 뭐야 이거!"
크론의 던전의 플로어 중에서도 권속화된 던전은 제법 난이도가 나쁜 편에 속한다.
지금까지 클리어를 이룩한 유저들이 전혀 없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입증이 된 상태.
그런 만큼 플로어를 공략하던 유저들의 수준은 결코 낮지 않았다.
4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쵸우지의 플로어를 3층까지 뚫고 올라온 것만 봐도 예사롭지 않다는 셈이니까.
뭐, 미사여구를 많이 가져다 붙였지만 사실 눈 앞에 이들은 떼거지로 달려들어도 크론에게는 기스 하나 못낸다.
+20강의 무구들을 둘둘 말고 있는 마왕 크론에게 그 누가 흠집을 낼 수 있겠는가?
솔직한 말로 눈 앞의 유저들은 크론이 보기에 쵸우지에게 깔끔하게 쓸려나갈 사이즈가 뻔히보였다.
"크, 크론?"
"헐 대박. 진짜 크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