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 실패를 리셋한다-105화 (105/122)

# 105화.

크론의 던전(2)

"몬스터들의 부활을 가능케 해준다라······."

당장에 해당 능력만 보더라도 크론이 늘 지니고 있었던 걱정중 하나였던 테이머의 약점 하나가 확실하게 해결되는 부분이다.

"마왕의 권능을 위해서라도 유지하는 게 좋겠어."

크론의 결정은 당연하게도 이 권력을 유지하고 시간을 되돌리지 않는 방향이었다.

기껏 쌓아올린 명성이 악명으로 변질됨으로서 NPC들과의 관계가 '우호'에서 '적대'가 되는 것은 아쉬웠지만 현재의 크론에게 최우선으로 되는 것은 몬스터 패밀리들의 생존이 보장되는 것이다.

사냥과 방송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몬스터 패밀리들이 사망할 경우에는 그것을 보조해 줄 다른 공급책은 없게되지만 물건의 공급은 충분히 꾀를 내서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특정하게 물량이 채워지지 않는 것을 제외한 기본적인 식량등의 요리는 리셋 매니아를 통해서 공급받으면 될 일이다.

뭣하면 소렌이나 한형식에게 부탁해서 물건을 얻으면 되었으니까.

생각의 정리를 끝마친 크론은 가장 먼저 좀을 앞으로 불러들였다.

"이렇게 하면 되는건가? 목줄의 징표."

권능이 발현되자 시꺼먼 파편이 크론의 앞에 생성됬다.

- Lv.118 좀을 권속으로 삼기 위해서는 300만 골드를 필요로 합니다. 지불하시겠습니까? -

300만 골드.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현질로 마련한다면 족히 3천 만원이라는 서민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사치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그러나 크론은 망설이지 않았다.

어차피 돈이라면 주문 제작 방송을 통해서 미친듯이 벌어들인 것도 있었고, 높은 등급의 무구는 후원 수수료를 생각해서 우편으로 받았기에 크론의 수중에도 적지 않은 골드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좀은 최근에 주문 제작 방송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무구를 맞춘 덕분에 현재 유니크 무구 세트를 풀로 장비하고 있는 상태였다.

몬스터 패밀리 중에서 유일하게 보스급 몬스터임에도 늠름하게 전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존재.

그런 좀에게 300만 골드는 출혈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지불한다."

크론의 수락과 함께 앞에 생성된 시꺼먼 파편은 그대로 좀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 300만 골드를 소모합니다. -

- 좀이 권속으로 임명 받았습니다. 마왕의 권능에 의한 어드밴티지가 부여 됩니다. -

- 모든 스텟이 30증가합니다. 사망시에도 부활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

- 충성도에 상관없이 목줄의 징표가 새겨진 존재는 시전자를 공격할 수 없게 됩니다. -

"스텟까지? 이거 꽤 좋은데?"

부활 시스템이 생기는 것만 하더라도 크게 흡족할 만한 일인데 능력치까지 부가적으로 상승했다.

크론의 사지와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몬스터 패밀리의 역할이었기에 이들이 강해지는 것은 즉, 크론 또한 강해지는 길이다.

"좋았어."

크론은 목줄의 징표를 새기면서 소모하는 금액을 지불이자 낭비로 생각하지 않았다.

몬스터 패밀리들에게 스텟을 부여시켜주는 일종의 투자 개념이다.

그것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 크론은 차례차례로 몬스터 패밀리들을 불러들였다.

- 410만 골드를 소모합니다. -

- 550만 골드를 소모합니다. -

- 630만 골드를 소모합니다. -

- 1,320만 골드를 소모합니다. -

······.

아무래도 보스급의 상위에 해당하는 미스터리 등급을 자랑하는 녀석들이여서 그런 것인지 좀보다도 높은 금액을 요구했다.

심지어 행콕과 퀼른같은 경우에는 각각 1,180만골드와 1,320만 골드라는 억대의 금액을 원했지만 크론은 주저하지 않았다.

총합 금액으로 4억 3천 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떨어져나가자 순식간에 크론의 잔고는 텅텅 비어버렸다.

"백검 아니였으면 큰일날 뻔 했네."

아슬아슬하게 골드가 맞춰진 덕분에 크론은 한숨을 돌릴 수가 있었다.

만약에 골드가 부족했다면 1~2마리의 몬스터에게는 목줄의 징표를 새길 수가 없었겠지만 백검이 지불해주었던 4억이라는 거금 덕분에 전부 부활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벤토리 내부에 있는 골드의 대다수를 사용해서 조금 허무한 감정도 들었지만 어차피 상관없다.

크론TV에는 아직 정산하지 않은 후원금이 주문 제작을 통해서 왕창 쌓여있는 상태였다.

족히 30억은 넘는 금액이었으니 현 시점에서 4억 정도는 그렇게 큰 소모도 아니었다.

"돈이야 다시 벌면 되니까."

이번 방송을 통해서 종수의 아버지의 도움으로 수 많은 재벌들과 연을 맺게된 크론이다.

이제는 제작 방송을 틈틈히 해주는 것만으로도 억에 달하는 금액을 벌어들일 자신이 있었다.

물론 거기에 함께 따라오는 구독자들도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돈이 돈을 낳는 순환의 물꼬가 터지는 상황인 셈이다.

행복한 미래를 생각한 덕분일까?

피로에 찌들었던 아까와는 다르게 상쾌해진 몸을 돌아보았다.

"역시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지."

이런 걸 보고 정신적 위로, 초회복이라고 하는 것일까?

이렇게 놓고보면 육체란 정말이지 변덕쟁이와도 같았다.

조금 전만 하더라도 기절할 것 같은 피로가 씻은듯이 사라져버린 크론은 숙면을 뒤로 넘기고는 생각에 잠겼다.

"던전이라······."

일단 지금 당장에 주어진 난제는 당연하게도 '던전'이다.

마왕의 권능에 어째서 던전에 관련된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짧게나마 예상컨데 그것은 아마 마왕과 던전의 구도가 어느정도의 접점인 관계가 존재할 것이고, 그것을 토대로 무언가를 이룰 수 있기에 대표적인 권능으로 표시되는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런 것은 동족에게 묻는게 최고겠지."

가타부타 고민 할 것도 없이 타임 리프를 믿고 바로 던전을 생성해도 될 일이었지만 굳이 사용 횟수에 제한이 있는 타임 리프를 먼저 활용할 필요는 없었다.

자린고비의 정신의 극의에 이른 크론은 자신이 마왕이 되는 것에 많은 영향을 끼친 녀석에게 묻는게 최고의 절약 방법이었다.

"퀼른."

불과 한 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만 하더라도 유저들을 대상으로 대학살을 자행하던 퀼른은 똥을 한껏 씹은 표정으로 크론의 앞에 자리했다.

"나쁜짓 안할 거니까 표정은 풀고, 내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할 수 있지?"

"하, 뭔가 했더니 별 같잖은 소리를 잘도 지껄여대는구나."

"······."

크론의 무표정에 신이난 것인지 퀼른은 열심히 입을 놀려댔다.

"한낱 미물 따위가 주제도 모르는 권능을 뒤집어 썼다고 해서 기고만장한 꼬라지하고는! 상급 마족의 혈통을 이어가고 있는 내가 네 녀석을 인정할 것 같으냐! 퉤엣!"

퀼른은 독성을 품고 있는 녹빛의 침을 걸쭉하게 바닥에 퉤하고 뱉었다.

한마디로 크론을 주인으로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세.

"하······."

역시나 길들이기에 성공하더라도 몬스터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퀼른과는 레벨의 차이가 상당하다보니 충성도 역시 형편없을 정도로 아래로 치떨어져있는 상태다.

그렇지만 이 상황은 크론에게 있어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잘해주면 얕보이는 것은 현실 속 군대에서 지겹게 겪어보았다.

그리고 그러했기에 크론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결법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우선은 관계부터 개선하는게 순서에 올바를 것 같네."

짜-아악!

할 일을 떠올린 크론은 우선 심심풀이로 퀼른의 따귀를 후려팼다.

난데없이 볼따구를 후려맞은 퀼른이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에 크론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어렸다.

역시나 말을 들어 쳐먹지 않는 아이에게는 매가 약인 법.

크론은 일체의 망설임 없이 특제 몽둥이라고 볼 수 있는 +20 시초의 망치를 들어서 퀼른의 몸 곳곳을 두들겼다.

"컥, 커허어억!"

"내가 마사지는 자신 있거든?"

활짝 웃으며 이어지는 크론의 찐득한 마사지.

사실 이러한 행동은 충성도가 형편없이 낮은 퀼른에게는 독약과도 같은 행동이다.

실제로 테이머의 시스템상 충성도가 0으로 떨어지게되면 주종 관계가 비틀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으로서는 옛말이다.

이미 목줄의 징표가 가슴 깊히 새겨져있는 퀼른이었기에 충성도가 0을 넘어서 '-'에 이르게 되더라도 퀼른은 크론에게 아무런 반항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쯧쯧. 멍청하기는."

"주인, 성격, 매우 더러움."

다른 몬스터 패밀리들은 이미 크론의 더러운 성질머리를 알고 있었기에 그저 주제를 모르고 깝친 새로운 가족을 딱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일 밖에 할 수가 없었다.

퍽! 콰직! 콰지지직!

"그, 그만······."

"뭐? 잘 안들려. 나는 반말은 못 알아 듣는 주의라서 말이지."

입맛을 다시면서 크론은 두들겨패는 것을 멈추고 퀼른의 자랑스러운 뿔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꽈드드드득!!

마족을 상징하는 뿔을 부여잡힌 퀼른이 꽥꽥거리는 비명을 토해냈다.

당근을 뽑듯이 당장에라도 뿔이 뽑혀나갈 것 같은 상황에 퀼른은 비굴하게 두 손을 파리처럼 비비면서 항복의 뜻을 전했다.

"뭐냐?"

"따르겠다. 너를 따르겠단 말이다!"

"이게 아직도 반말이네?"

꽈아아아악!

"으, 으아아아! 빠, 빠진다고! 주인님! 뭐든지 바라는데로 해 줄 테니까 제발······뿌, 뿔만은!"

"새끼가, 진작에 그럴 것이지."

그제서야 퀼른에게서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게된 크론은 뿔에서 손을 떼면서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너 마왕에 관해서는 어느정도 지식이 있기는 한거지?"

"그, 그렇습니다."

"보통 마왕들은 권능으로 던전을 차리고 그런거야?"

"마계라면 모를까 전혀 다른 차원인 이곳에서는 특히나 악명의 업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의 마족이라면 간단하게 주변 마을을 습격하거나 살육을 통해서 악명을 쌓으면 되지만 아무래도 이 방법은 악명을 쌓는 속도도 느릴 뿐더러 위험도 많이 따르는 편이죠."

"나한테 당했던 경우처럼 말이지."

"그, 그렇죠."

자랑하는 크론을 슬쩍 흘겨보면서 퀼른이 말을 이어나갔다.

"반면에 마왕이 되면 간단합니다. 던전을 차리면 알아서 미개한 것들이 탐욕에 찌들어서 스스로 달려들 것입니다. 던전 내부에서의 죽음은 생성된 몬스터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마왕의 소유이며, 수 많은 생명의 촛대를 꺼트리는 것만으로도 악명은 저절로 쌓일 것입니다."

갑자기 감정이 실린 것인지 눈을 반짝은 퀼른은 열변을 토해냈다.

"그리고 늘어난 마왕의 권능을 토대로 주변의 마을과 도시들을 점거하면서 세력을 점차 불거나가는 겁니다. 미개한 것들을 전부 노예로 부리고, 타락시켜서 종으로 써먹는 것이지요."

"음, 딱히 게임을 지배할 생각은 없어서 말이지."

그렇기에 크론은 최대한 부활이 가능한 유저들을 상대로만 할 생각이다.

NPC들 같은 경우에는 사망할 시에는 부활하지 못하기에 자칫 게돈 마을처럼 완전히 폐허가 되버리면 곤란하다.

마을이 통째로 사라져버리면 뉴비들도 그렇고, 상인 유저들이 떼거지로 접게될 테니까.

나름 골드 인플레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인 유저들과 새내기 뉴비들의 존재는 어떠한 게임에서든 필요한 감초같은 존재들이다.

'뉴비들이 성장해야 골수까지 쪽 빨아먹을 수 있잖아.'

크론이 고이다 못해 석유가 되어버린 유저라지만 적어도 게임의 순리(?) 정도는 지켜야지 고인물들이 더욱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것 쯤은 알고있었으니까.

"어쨌든 중요한 것은 던전 내부에서 사망한 유저들의 경험치와 전리품은 전부 내꺼란 말이지?"

"그렇습니다."

퀼른의 확답에 크론은 색다른 감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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