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내 똥은 내가 치운다, 돈 받고(1) - 여기까지 무료 연재였습니다.
현재 더 리셋 월드를 플레이하는 모든 유저들의 관심사는 업데이트에 쏠려 있었다.
동시에 2개의 업데이트가 진행된 상태였고, '리아드 문'업데이트에 관해서는 딱히 큰 문제가 없었다.
d던전과 미스터리 몬스터가 추가되는 것은 신규 유저나 고인물들에게 있어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마계 침공 업데이트는 리아드 문과는 전혀 다른문제였다.
무슨 콩진호도 아니고 222레벨을 가진 몬스터가 등장한단 말인가?
물론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222레벨의 몬스터가 등장함으로서 유저들이 도전심을 불태웠으며, 일시적으로 무구들과 버프를 적용시켜주는 음식과 물약등의 가격도 그에 따라서 상승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부분의 긍정적인 면만을 다루기에는 아무래도 부정적인 부분이 더욱 크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새삼스럽지만 게돈 마을은 더 리셋 월드의 유저들이 시작하는 초보 마을중 하나이다.
고레벨의 몬스터가 이곳에 강림한 순간 일단 게돈 마을의 NPC들의 전멸은 확정적이다.
그리고 퀼른은 레벨에 상관없이 마음껏 지역별로의 이동이 가능한 몬스터이기에 필연적으로 NPC의 희생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데이터에 불과한 NPC들이 죽는다고 해서 무시하기에는 게임에서의 NPC들의 무게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잡화점을 하는 NPC가 죽어버리면 잡템들을 판매할 곳이 일시적으로 사라지게되어 버린다.
경비병들이나 영주가 죽어버리면 그 마을의 안전 지대는 없어지고 치안이 불안정해진다.
설사 마계 침공의 이벤트 몬스터를 죽인다 하더라도 육식 유저들의 세계가 펼쳐져 버리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리셋 이루벤에서는 이번 업데이트에 관한 갑론을박이 쉴새없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유저들끼리도 아웅다웅하며 토론의 장을 펼치고 있었다.
물론 개 중에는 이번 업데이트의 주모자를 욕하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그냥 타임 리프를 할 걸 그랬나?"
허나 그러기에는 이미 방송으로 노출된 장면이 너무나도 많았다.
거기서 16초를 되돌린다고 해서 '사악한 뱀'이라고 칭해지는 유력한 후보인 테트는 여전히 크론의 방송에 노출되었었다.
"그건 그렇고 이 빌어먹을 새끼는 죽고싶어서 환장했나?"
리셋 이루벤을 살피면서 크론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업데이트 관한 정보를 묻는 이들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다.
그 중에는 당연히 가장 유력한 후보는 크론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막 지대의 몬스터들과 대규모 전쟁을 치룬 유저는 크론 뿐이었고, 거기서 등장하는 테트의 모습은 '사악한 뱀'으로서 가장 확실시 되는 몬스터였기 때문이다.
특히나 크론이 벌인 일이라고 확정적으로 내리 꽂는 글이 존재했으니, 그것은 이루벤의 운영자의 힘까지 빌려서 단숨에 화제의 글까지 올라간 저격글이 존재했다.
[마계 침공 업데이트의 원흉, 크론 - 내용 요약 : ······크론은 똥쟁이다.]
* 글쓴이 : 데오르
데오르의 글은 우선 클립을 따온 영상과 함께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면서 적절하게 크론에 대한 비판의 탈을 쓴 비난이 적혀져있었다.
한마디로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
언론 플레이와 마녀 사냥이 뒤섞인다면 이런 느낌일까?
댓글로는 크론을 향한 쌍욕이 줄지어서 달려 있었고, 이 사태를 어쩔꺼냐는 책망도 가득했다.
"흐음······."
크론은 자신의 트롤링을 고스란히 적어내린 데오르의 사심이 가득 담긴 언플+마녀 사냥을 보면서 팔짱을 꼈다.
48시간의 강림 제한 시간이 존재했기에 지금 당장 게돈 마을로 뛰어간다면 오히려 넉넉하게 도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작 퀼른 하나 때문에 크론이 굳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앞질러 간 길을 되돌아갈 이유가 존재할까?
물론 크론에게도 양심은 있다.
자신이 싸놓은 똥이었으니 회수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은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크론은 퀼른을 처치하고 보상을 나누어야만 한다!]
* 글쓴이 : 데오르
데오르의 지긋지긋한 언플을 보니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진다.
"지들끼리 알아서 하겠지 뭐."
크론은 리셋 이루벤을 끄면서 관심을 아예 끊어버렸다.
어차피 지금 자신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사막 지대에 속해있는 지하 세계이다.
100레벨 대의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사막 지대를 뚫고 자신에게 억하 심정을 쏟아낼 수 있는 유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비공식적으로 크론을 한 번 죽인 경험이 있었던 백검 정도는 되어야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백검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기는 한데."
과거 독보적인 랭커 1위를 자랑하던 백검의 무위는 다시금 되새김질 해봐도 대단했다.
크론이야 타임 리프를 활용해서 이렇게 성장 했지만 백검은 순수하게 무력과 타고난 게임 센스로 그 자리에 올라선 괴물이지 않았던가.
그러고 보면 너무 몬스터들을 잔뜩 사냥하면서 앞으로 나가는 것도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이제 슬슬 유저들의 수준도 끌어올리는 편이 좋겠지. 그래야 재밌어질테니까."
아무래도 유저들과의 전투가 더 재밌고 무구를 제작하는 성취감은 사냥을 성공했을 때와는 또 다른 쾌감을 선사해주었으니까.
그렇지만 그 전에 크론에게는 해야할 일이 남아 있었다.
촤라라락-!
아포카에서 간이 대장간을 설치한 크론은 곧장 작업에 착수했다.
첫 시작은 테트의 하수인들을 사냥하면서 틈틈히 챙겨두었던 성능 좋은 지저트론들의 고장난 동력원들을 보석들과 함께 용광로에서 융해 시키는 일이었다.
너무 과하게 재료를 투입하면 동력원의 질이 떨어지기에 적절히 밸런스 있게 녹여낸 크론은 쇳물을 금속의 형태로 굳혀서 집게를 이용해서 모루에 가져다댔다.
땅- 따아앙-!
이 작업은 섬세한 컨트롤이 받쳐주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크론은 이미 무구 제작MAX의 상태였고 그로 인해서 무구 제작의 파생 스킬인 제련의 랭크도 상당히 높은 보정 효과를 받고 있다.
함께 녹아 들어간 보석들의 높은 전도율도 살려내는 크론의 실력이 더해지자 동력원은 성공적으로 완성되었다.
적절하면서도 결코 질이 떨어지지 않는 재료와 20강의 시초의 망치, 그리고 높은 랭크의 실력이라는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덕분에 이번이 두 번째로 성공시키는 것임에도 크론의 동력원은 지저왕이 탑승하고 있던 지저트론에 탑재된 동력원과 비교해도 전혀 꿀릴 게 없었다.
"본격적으로 가볼까."
지저트론의 심장격 역할을 해주는 동력원이 완성되었으니 이제는 동력원을 집어넣을 몸통을 제작하는 일만 남았다.
그렇지만 이번에 크론이 제작하는 지저트론은 지저인들이 탑승하던 것과는 그 모습이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지저인들의 지저트론의 경우에는 다량의 총신이나 포신을 주렁주렁 달아서 개인의 힘보다는 기체에 힘을 싣는 형식이었다.
이 방법의 경우에 크론이 맨 처음에 느꼈듯이 스텟 뻥튀기로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크론의 전투 방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크론은 자신이 '주'가 되어야지 무구에 오로지 의지하는 방식은 원치 않는 것이다.
그저 보조적인 기능으로서 방어구의 역할만 해주면 되는 것이다.
슬슬 크론도 무구를 교체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은 직감하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요컨데, 크론이 이번에 제작하는 지저트론은 그저 지저인들의 동력원의 힘을 활용해서 만드는 일종의 전신 갑옷이다.
디자인은 맨 처음에 키잔의 지저트론을 봤을 때부터 떠올리던 생김새도 있었다.
"오이언맨 슈트같은 느낌으로 말이지."
당연한 얘기지만 영화 속에서 나오는 오이언맨 그 자체를 구현화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그저 망치를 두들기는 것만으로 그러한 것을 전부 바라는 것은 욕심을 넘어선 기만이다.
그렇지만 게임이기에, 크론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스텟의 힘을 바탕으로 한 증폭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레이저를 발사하거나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은 불가능 하더라도 높이 점프하거나 방어막을 형성하는 것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창작의 나래를 즐기면서 크론은 용광로에 테트가 드랍한 전리품인 레전드 등급의 갑옷인 '테트의 눈이 새겨진 갑옷'을 일체의 고민 없이 집어넣었다.
치이이이이익!
- 테트의 눈이 새겨진 갑옷을 녹이시겠습니까? -
"어차피 착용하려면 너무 오래 걸려. 차라리 녹여서 재료로 활용하는 편이 낫지."
수집욕이 강한 더 리셋 월드를 즐기는 재벌들이 들었다면 기절 할 법한 소리를 크론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
사실 레전드 등급의 방어구는 착용 제한이 상당히 높다 하더라도 리셋 매니아에 올리기만 한다면 족히 몇 억은 거뜬히 받아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최초의 레전드 등급의 아이템이 등록되었다는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재벌들의 경쟁에 불까지 붙는다면 수 십 억대에 이를 수도 있는 아이템인 것이다.
뭐, 확실히 돈 싫어하는 사람 없다.
애초에 크론이 더 리셋 월드를 플레이하는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쩐'때문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였으니까.
허나 돈 이전에 더욱 중요시 여기는 것에는 즐거움과 성취감이 존재했다.
돈을 많이 번다고 행복할 거였으면 크론이 왜 게임 속에서 활동하겠는가.
그냥 타임 리프의 초능력을 활용해서 마카오로 떠났겠지.
- 서둘러서 테트의 눈이 새겨진 갑옷을 건지세요. 내구도가 0이 되면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
순식간에 내구도가 바닥을 치면서 갑옷이 녹아내려가는 상황 속에서 크론은 주저없이 승낙의 YES를 말했다.
갑옷은 순식간에 용광로를 통해서 녹아내렸고, 크론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테트의 혈청과 독니도 함께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가방 속에 있는 광물과 높은 등급의 재료들을 보면서 잠시 끙끙 앓다가 이내 강철을 투입시켰다.
"좋은 재료가 있는데 넣지를 못하니 원."
마음같아서는 미스릴과 같은 고급 광물이나 순도 높은 보석들을 투입시키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착용 제한의 턱걸이가 한 없이 높아진다.
이미 테트의 전리품인 혈청과 독니를 투입시킴으로서 크론은 사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기도 햇다.
"오차가 있더라도 30~50같이 막 차이만 나지만 말아다오."
아무래도 베스트는 레벨 제한이 붙지 않고 스텟 제한만이 붙어주는 것이다.
다양한 칭호로 인해서 크론은 보통의 레벨보다 높은 스텟 수치를 지니고 있기도 했고, 너무 높다고 한다면 스텟을 상승시켜주는 스킬들을 사용하면서 스위칭 하듯이 착용하면 되는 노릇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세상사가 어디 한 사람을 기준으로 해서 돌아가겠는가.
혹시라도 테트의 눈이 새겨진 갑옷처럼 175레벨의 제한과 같이 높게 측정되어 버리면 크론으로서는 다시 녹여서 제작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
제작 시간이 길다보니 타임 리프를 하기도 애매하기도 했고, 이런 쪽으로 쓰기에는 아무래도 아깝다.
"강철이 가성비 하나는 끝내주니까."
강철의 심장으로 인해서 패도의 힘이 실린 강철은 훌륭하게 착용 제한의 턱걸이를 낮추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기꺼이 맡아줄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해서 능력치의 저하가 발생하겠지만 그 부분은 강화로 삥땅치면 되는 부분이니 상관 없다.
"문제는 이걸 넣으냐 마냐인데."
크론은 테트에게서 드랍한 아이템 중 하나인 조그마한 알약을 살펴보았다.
[알 수 없는 알약의 흔적(재료)]
- 신비한 힘이 들끓고 있는 부산물입니다. 찌꺼기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힘을 품고 있습니다.
* 섭취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