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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실패를 리셋한다-82화 (82/122)

# 82화.

유일 스킬, 행운(2)

"야 이 뱀 새끼야!"

"그 입이 심히 더러운 인간이로군. 호호, 독에 절여져서 맛난 젓갈이 되거라 하찮은 인간이여."

약올리는 듯한 베누스의 발언에 크론의 주먹이 그러쥐어졌다.

이제는 능력치의 감소를 떠나서 전투가 지속되다가는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다.

초당 5의 생명력이 감소하는 독의 데미지는 사실상 코카트리스의 맹독에 비하면 강하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그 지속시간이 무제한이라는 점이 문제다.

지금 당장 베누스를 어떻게 하지 않는 상태로 현재의 상황이 지속되어 버린다면 진짜로 독에 절여진 젓갈이 되어버릴 것이다.

물론 자신 혼자 죽는 것이라면 전혀 문제가 안되지만 몬스터 패밀리들이 문제다.

몬스터인 녀석들이 죽어버리면 여태까지 올렸던 레벨들이 허투루 돌아가버리는 셈이다.

즉, 크론으로서는 엄청난 전력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판 사판이라 이건가."

크론은 이를 앙 다문채 각오를 다질 수 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도주는 불가능 하고, 시간은 자신의 편이 되는 것을 거부했다.

크론과 현재의 몬스터 패밀리들에게는 치유 스킬도 없을 뿐더러 회복 포션도 없다.

"전부 다 죽을 각오로 임해라. 뒤지기 싫으면 스킬을 몽땅 퍼부으라고!"

몬스터 패밀리들에게 각자의 판단에 따른 명령을 내린 크론도 준비를 갖추었다.

이 상황까지 치다른 이상 크론으로서도 회피할 생각은 없다.

타임 리프를 활용해서 애초에 베누스를 만나지 않는 시간으로 되돌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 방법에는 16초라는 한계가 존재하는 데다가 이 방법을 사용하면 결국 먼저 앞서서 보냈던 쇼닉의 목숨을 포기해야만 한다.

사실 전부를 잃을바에는 쇼닉만 잃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허나 전략상 후퇴라면 모를까, 공포에 떨면서 회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을 뿐더러, 저 맛나 보이는 베누스라는 몬스터를 포기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

"행운의 요정. 행운의 동전. 행운의 정령. 광물 포식 - 철광석. 광물 포식 - 구리 광석. 분신. 대지모신의 가호."

- 10분 동안 행운의 요정의 효과로 행운이 30증가합니다. -

- 10분 동안 행운의 동전이 앞면을 가르킵니다. 모든 스텟이 50증가합니다. -215

- 30분 동안 행운의 정령의 효과로 행운이 115증가합니다. -

- 10분 동안 광물 포식 - 철광석의 효과로 인해 공격력이 50증가합니다. -

- 10분 동안 광물 포식 - 구리 광석의 효과로 인해 힘이 20증가 합니다. -

- 15분 동안 시전자의 능력치를 30%를 부여받은 분신을 소환합니다. -

- 10분 동안 주변의 아군으로 인지한 대상의 모든 스텟이 50증가합니다. 이 효과는 절대 권능으로서 그 어떠한 수단으로도 해제할 수 없습니다. -

순식간에 크론의 능력치가 쌀밥으로 뻥튀기를 튀기듯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막강한 유일 스킬들과 대지모신의 가호의 영향으로 인해서 베누스의 여왕의 억압으로 인해 약화되었던 능력치가 다시금 플러스 되었다.

물론 여기까지만 하면 크론이라고 할 수 없다.

"불운 주입."

- 행운 수치 336의 스텟치 만큼 지정한 대상의 '마력'을 감소시킵니다. -

- 현재 베누스의 마력 스텟은 112 입니다. -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어차피 이대로가면 뒤질 거 하고 싶은건 다 하고 가야되지 않겠냐?"

자신은 강해지고 적수는 약화시킨다.

전투의 가장 기본적인 메커니즘이자 현재의 크론이 할 수 있는 방법에 베누스가 처음으로 당황하는 모습을 피력했다.

하긴, 녀석의 마력 스텟이 순식간에 3분지 1로 떨어져버렸으니 어지간히도 당황스러울 거다.

"네 녀석이 했듯이 나도 사기 치기로 조져줄게."

약화된 베누스를 향해서 이를 갈아붙이며 막 공격을 퍼부으려던 순간이었다.

- 행운의 수치가 300을 넘어섰습니다. 행운의 요정왕 헤메시안느와 정령왕 발리란과의 소통이 가능해졌습니다.

- 최초로 고위의 격을 갖춘 정신체를 마주했습니다. 칭호 '격을 갖춘 자(모든 스텟+10)'을 얻었습니다. 명성이 1,000증가합니다. -

"뭐?"

아······행운의 정령이 115나 되는 행운을 증가 시켜준 덕분에 목적으로 두고 있었던 300의 행운 수치가 뜻하지 않게 도달해버린 것이다.

확실히 칭호를 부여받으니 기분이 좋기는 했지만 현재의 상황이 상황인지라 크론은 기쁨보다는 복잡한 감정부터 먼저 들었다.

"죽어라!"

매섭게 휘둘러지는 베누스의 꼬리 공격에 기껏 소환한 분신이 대신 얻어맞고 역소환 되었다.

[안녕. 드디어 대화할 수 있게 되었어! 반가워, 나는 헤메시안느야. 방가방가!]

[확실히 행운을 담은 그릇이 보통이 아니로군. 발리란이라고 한다. 인간이여.]

30%의 능력치만 타고난 녀석이기는 했지만 한 방에 나가 떨어지는 모습에 크론은 오금이 저리는 기분이었다.

만약 저것에 직격 당했다면 크론도 무사하지는 않았다는 소리였으니까.

그런 치열한 전투 중에 정신을 흐트리는 두 정신체의 공격에 크론의 이맛살이 찡그려졌다.

"거 존나게 반갑기는 한데. 대화는 조금 있다가 하면 안될까? 지금 상황이 조금 그래."

대지모신의 가호의 효과 덕분에 몬스터 패밀리들이 나름 분전하고 있기는 했지만 140레벨을 자랑하는 미스터리 몬스터인 베누스의 공격을 간신히 버티고 있는 정도였다.

제 아무리 불운 주입으로 인해서 마력이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나가 여왕인 베누스는 단순히 마법적인 능력으로만 치중되어 있는 지능캐가 아니다.

녀석이 휘두르는 거대한 꼬리와 뱀파이어처럼 날카롭게 돋아나있는 녀석의 이빨은 물리거나 꼬리에 묶이는 순간 죽음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강력했고, 몸의 움직임 또한 뱀 종족의 특징을 타고났기에 상당히 빨랐다.

[그치만 겨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는 걸. 계속 대화하면 안될까?]

"······."

요정왕이고 뭐고간에 그냥 욕을 한바가지로 퍼부어주고 싶은 충동이 절로 일었지만 초인적인 참을성으로 가까스로 꾹꾹 눌러담았다.

일단 행운을 관장하고 있는 고위격의 정신체였으니 잘만 다독인다면 쓸만한 떡고물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물론 아무것도 주지 않는 녀석이라면 당장에 귓방망이부터 날아갈테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발리란은 행운의 정령왕이라는 위치를 가지고 있는 녀석답게 상당히 생각이 있었다.

요정왕처럼 철딱서니 없다는 점부터 일단 크론의 마음에 쏙 들었다.

[상황이 바쁜 것 같으니 듣기만 하도록, 뛰어난 행운을 갖춘 그릇이여, 나 발리란은 그대와의 계약을 원한다. 그러하니 계약을 원한다면 그냥 응이라고 대답하고, 헤메시안느 너도 그냥 축복이나 내려줘라.]

[흥. 깐깐한 아줌마가 뭐래?]

[······동갑한테 아줌마 소리 듣는 건 상당히 거북하군. 내가 아줌마라면 너 역시 아줌마라는 소리다. 실로 훌륭한 내로남불이라 할 수 있군.]

[하, 웃기는 소리야. 우리 요정들에게는 나이라는 개념이 없다구!]

[그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정령들에게도 나이라는 개념은 없다고 볼 수 있겠지. 말이 길어지는 것 같으니까 그냥 축복이나 빨리 내려라.]

[멍청한 아줌마야, 말 안해도 그렇게 할 거거든! 헤헤, 내가 좋은 거 줄테니까 나랑 친구하지 않을래?]

"계약이고 축복이고 전부 수락할게. 전부 수락할테니까 전투에 도움이 되는거면 바로바로 달라고! 대화는 저 날뛰는 녀석부터 조지고 하자고. 어?"

[확실히 미친년같군.]

[그러게, 미친년이야.]

크론이 가르키는 베누스를 보면서 두 정신체가 동조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는 것을 인지한 둘의 행동력은 상당히 날랬다.

[알았어. 그럼 이제부터 우리는 친구인 거다?]

[계약은 이행되었다. 앞으로 대화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부르도록 해라.]

- 헤메시안느의 축복이 손목에 아로 새겨집니다. -

- 발리란과의 계약령이 손등에 아로 새겨집니다. -

- 최초로 행운의 정령왕과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행운을 다루는 정령왕의 계약자(행운+20)'을 얻었습니다. -

- 최초로 행운의 요정왕과 친구가 되어 축복을 부여 받았습니다. 칭호 '행운을 다루는 요정왕의 친구(행운+20)'을 얻었습니다. -

[헤메시안느의 축복]

* 행운의 요정왕 헤메시안느의 친구가 되었다는 징표이자 축복입니다. 육체적인 힘과 정신적인 항마력을 상승시켜주며 행운에 따라서 더욱 많은 요정의 가루를 얻게 됩니다.

* 요정 계열에 속한 존재들이 당신에게 호감을 표합니다.

* 요정 계열의 존재들을 공격할 수 없습니다. 단, 타락한 요정이나 먼저 공격을 받은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 체력 5증가

* 마력 10증가

* 행운 10증가

* 방어력 20증가

* 항마력 50증가

* 하루에 1~5개(행운 보정)의 요정의 가루(행운의 가호)를 얻습니다. (가방으로 자동 습득)

[발리란의 계약령]

* 행운의 정령왕 발리란의 계약자라는 증거입니다. 육체적인 힘과 정신적인 항마력을 상승시켜주며 행운에 따라서 더욱 상위에 속하는 정령들을 다룰 수 있게 됩니다.

* 정령 계열에 속한 존재들이 당신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 정령 계열의 존재들은 당신에게 피해를 입힐 수 없습니다.

* 체력 8증가

* 마력 7증가

* 행운 10증가

* 방어력 40증가

* 항마력 30증가

* 하루에 한 번 최하급부터 최상급의 정령(행운 보정)을 소환 할 수 있습니다.

"오호라. 여기서도 가챠 시스템이라는거냐."

하여간에 행운에 관련된 것들은 죄다 모 아니면 도라는 것을 새삼 느꼈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다.

최악의 효과가 발생할 확률이 있다는 소리라면 반대로 최고의 효과가 발동할 시에는 여타 다른 효과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효율이 좋다는 소리인 셈이니까.

더군다나 행운을 관장하는 요정왕과 정령왕이라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혜택도 칭호와 비교할 바가 안될 정도로 좋았다.

'간이고 쓸개고 전부 뽑아 먹어주겠어.'

이 정도의 힘을 부여해주는 정신체들이 줄 수 있는 것은 이게 전부가 아닐 것이다.

떨어질 떡고물들을 전부 취할 생각에 음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근데 왜 알림음이 계속 울리는거지?"

받을 건 전부 받은 것 같은데 계속 울리는 알림음에 의아함을 표한 크론은 추가적으로 떠오른 글을 보고는 놀라움을 토해낼 수 밖에 없었다.

- 요구하는 조건 행운 400, 행운의 정령과의 계약과 행운의 요정에게 축복을 받은 존재의 조건을 충족함으로 인해 유일 스킬 '행운'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

"자, 잠깐만. 애들아! 좀만 고생하고 있어봐!"

다른 스킬도 아니고 무려 20강을 최초로 성공했을 때 얻었던 유일 스킬 '행운'.

이것의 사용이 가능해졌다는 소리에 크론은 전투는 뒷전으로 미루었다.

"뭐? 이 개같은 주인······우와아악!"

"모, 몸이 조여진다, 으아아아······맞다, 나 슬라임이었지."

"끼에에에엑!"

"왈왈왈!"

물론 그 덕분에 힘들어지는 것은 몬스터 패밀리들이었지만 어쩌겠는가, 주인을 잘못 만난 것을.

태생이 미스터리 몬스터들인데다가 고강화 무구로 인해서 어차피 잠깐 동안은 충분히 버틸 수 있는 녀석들이다.

아무튼 버틸 수 있을테니 크론은 깡그리 씹어주었다.

[와아······쓰레기. 요정의 싹수가 훤히 보이는구나!]

[인성 터지는 계약자로군. 마음에 든다.]

웬지 모르게 귓가가 간지러웠지만 알 빠인가.

사람의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실천하듯이 귓구녕을 후비적거린 크론은 행운 스킬의 옵션을 확인해보았다.

[행운MAX] - 유일 스킬

* 행운은 곧 한 방을 노리는 도박. 한 방에 모든 것을 걸어봅시다.

* 행운의 집행 : 5분 동안 현재의 행운 스텟 406의 수치를 원하는 다른 스텟(행운 제외)에 이전 가능

* 행운의 각성 : 일회성으로서 모든 확률 승부에 10%의 성공 확률 추가 부여

* 마나 소모 없음

* 개별 쿨타임 - 행운의 집행 24시간

* 개별 쿨타임 - 행운의 각성 24시간

"······."

한마디로 표현해서 말이 안나오는 옵션이다.

초기 시작부터 I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MAX단계로 시작하는 데다가 광물 포식처럼 개별 형태의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개념이다.

허나 그 효과는 광물 포식과 비교할 엄두를 낼 수가 없을 정도로 효율적이었다.

우선 행운의 집행같은 경우에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단순히 효과만 보더라도 '사기'라고 적혀져 있다는 것은 멍청이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 어떠한 스킬이 406에 이르는 스텟을 자유자재로 다른 스텟에 추가 시킬 수 있는 효과를 지닐 수 있겠는가.

물론 크론의 행운 스텟이 그 만큼 높다는 반증이기는 하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406이라는 스텟의 수치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시전자의 입맛대로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행운의 스텟을 체력에 분배하게 된다면 엄청난 생명력과 방어 능력을 얻게되고, 힘과 민첩에 투자하게 된다면 근접전의 전투에 있어서는 일순간 수 십 레벨에 해당하는 능력치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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