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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실패를 리셋한다-52화 (52/122)

# 52화.

사신 데오르(1)

"새로운 정보다!"

리셋 매니아에 등록된 미스터리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얻게된 크론은 즉시 해당지점으로 향했다.

바람을 걷는 자 이루가.

레벨 43의 미스터리 몬스터로서 수풀에 있는 바람의 돌을 부수면 등장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녀석이었다.

등장한 녀석의 생김새는 1M로 상당히 작은 편에 속한 늑대였다.

특징적이라면 얼굴에 신묘한 문양을 새기고 있다는 점과 모습이 시퍼런 늑대를 연상케 했다는 점이다.

스텟중 민첩 부분에 올인을 한 것인지 아니면 미스터리 특혜로 얻은 스킬이 뛰어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녀석의 속도는 여태껏 만난 몬스터들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이루가는 불특정한 방향으로 빠르게 쏘다니면서 공격을 감행했지만 속도에 치우친 영향인지 그 데미지는 극히 미미했다.

고강화 방어구를 착용하기도 했고 좀과 하리보가 양 옆을 방어하고 꿈틀이가 거체를 드러내며 간간히 이루가를 물어뜯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잔상을 남길 정도의 속도는 크론 혼자였다면 상대하기 까다로울 수 밖에 없었겠으나 크론에게는 최강의 잠복 기술을 보유하고있는 몬스터, 장고가 있었다.

속도로는 녀석을 따라잡지 못한다.

그렇다면 다른 방향으로 녀석을 끌어내면 되는 것이다.

보이지 않게 한 장소에 스며든 장고가 집어삼키기를 발동했다.

사방 팔방으로 뛰어다니던 이루가는 장고를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잡아먹혔다.

쿠궁- 쿠궁-!

"큐르르르르!"

[장고가 성공했다고 알립니다!]

감응을 통해 장고가 좋아라했다.

속도가 아무리 빠른들 존재하며, 존재하지 않는 자라는 이명을 가진 장고의 잠복술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으리라.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 속도가 봉인된 이루가는 크론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손쉬운 대상이었다.

"뱉어."

"크르르르릉!"

장고에게서 풀려나자마자 바람 계열의 마법을 쏟아붓는 이루가였지만 이미 준비하고 있던 하리보가 그물의 형상으로 이루가의 몸을 옭아맸다.

"좀, 기가 슬래시! 쵸우지는 구르기!"

퍼퍽! 퍽! 퍼퍽-!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난타의 현장이다.

좀의 거검과 크론의 망치. 그리고 쵸우지의 가시 박힌 구르기로 인해서 이루가는 너덜너덜해진 하나의 육편이 되어버렸다.

쿠구구구궁-!

마지막 일격을 꽂아넣을 기세로 달려드는 꿈틀이의 모습에 크론이 혀를찼다.

저 막강한 공격을 빈사 상태에 빠진 이루가에게 행한다면 보나마나 즉사다.

하여간에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궁금하다.

"꿈틀이 멈춰. 내가 언제 죽이라고 했냐?"

"키이이이이!"

[꿈틀이가 불만을 표출합니다.]

"또 다시 뒤지게 쳐맞고 싶냐?"

"키이이잉······."

[꿈틀이가 주눅듭니다.]

수풀 속에서 오질라게 쳐맞은 경험을 떠올린 꿈틀이가 몸을 떨면서 물러났다.

언제 한 번 날잡아서 더 패둬야겠다.

"낑, 끼이잉······."

너무 심하게 얻어터져서 불쌍해보이는 이루가에게 크론의 필살 길들이기+타임 리프가 발동했다.

17번의 시도끝에 쉴새없이 깨지던 빛이 이루가의 몸에 안착했다.

- 길들이기에 성공하셨습니다. 이름을 정해주세요. -

- 회복 속도가 850%증가합니다. -

- 바람을 걷는 자 이루가를 길들이는 것에 성공하셨습니다. 칭호 '바람을 아우르다(민첩+25)'을 얻었습니다. -

- 최초로 미스터리급 몬스터인 바람을 걷는 자 이루가에 대한 길들이기에 성공하셨습니다. 바람을 걷는 자 이루가의 유일 스킬 '바람 걷기'을 계승합니다. -

"빠르니까 이름은 쇼닉이 적당하겠어."

역시나 네임 센스는 기가막힌다.

[쇼닉 Lv.43(길들여짐)]

보유 칭호 : 바람을 걷는 자(민첩+45), 미스터리의 격(직업+1 레벨업마다 잔여 능력치+10), 바람의 축복을 받은 자(마력+30 민첩+20)

보유 스킬 : 윈드 스피어V(액티브) 윈드 커터X(액티브) 헤이스트VII(액티브) 수인화III(액티브) 바람의 축복VI(패시브) 바람 걷기VII(패시브)

종족 : 늑대

직업 : 도적, 마법사, 드루이드

충성도 : 66/100

잔여 능력치 : 0

생명력 1300 마나 1900

힘 45 민첩 226(+65) 지능 120 체력 130 마력 190(+30) 자연력 80 행운 30

[바람 걷기I] - 유일 스킬

* 주변에 존재하는 바람을 타고 걸을 시 이동 속도가 증가합니다. 숙련될 수록 주변에 존재하는 바람을 더욱 많이,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 바람을 타고 걸을시 5초간 이동 속도 200%증가

* 주변에 출현하는 바람 개수 18개

* 바람의 출현은 사용자의 반경 100M입니다.

* 마나 소모 없음

"호오!"

이동 속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는건 확실히 매력적이다.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전투에 있어서나 단순히 이동할 때에 있어서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바람인건가."

크론은 주변이 어그러지는 느낌을 주는 생성체를 보면서 신기하다는듯 접촉을 시도했다.

- 5초간 이동 속도가 200%증가합니다. -

몸이 가벼워지는 동시에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순간 신이 난 크론은 앞으로 뛰면서 다른 바람과 접촉했다.

효과와 시간은 중첩되지 않지만 시간이 초기화되며 재발동 되었다.

확실히 이런 점은 좋다.

액티브처럼 마나를 소모하지도 않고 쿨타임도 존재하지 않는 패시브 스킬은 사용자와 쓰기에 따라서 액티브 스킬 이상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었다.

크게 만족하며 몸을 회복하고 있는 쇼닉을 쓰다듬고 있는 도중 장고가 모습을 드러내며 다가왔다.

"큐르르르르!"

[장고가 다수의 접근을 경고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

대놓고 보라는듯이 발자국 소리를 내면서 다가오는데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

하나같이 로브를 두르고 있는 인물들의 등장.

"많이도 데려왔네."

20명에 이르는 유저들의 숫자는 1명의 유저에게는 쉬운 대상이 아니다.

그렇지만 크론은 제 밥그릇은 충분히 하는 녀석들이 있었기에 하나도 쫄리지 않았다.

애초에 백호 길드들을 상대할 때도 좀과 우룽 녀석들만으로도 30명을 처리했었으니까.

"그나저나 처음 보는 녀석들인데."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 중에는 사실상 소렌이나 소렌의 길드인 베히모스가 아니라면 거진 다 적이다.

크론의 행보는 대체적으로 뚝배기부터 날리고 시작이 원칙이였으니까.

"니들은 뭐냐?"

"아하하, 진정하세요. 저희는 싸우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닙니다."

"글쎄? 로브로 정체를 숨기고 떼거지로 몰려와놓고 말하니까 전혀 믿음이 안간다만?"

크론이 대놓고 비아냥거렸다.

어차피 덤빈다면 크론으로서도 환영이다.

20명이라면 꿈틀이의 충성도도 3정도는 끌어올릴 수 있을테니까.

"진정하세요. 크론. 저희는 싸우기 위해서 온 것이 결단코 아닙니다."

"아주 수상하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있는거지?"

"전설적인 테이머 유저의 이름을 모를리가 없죠. 트롤왕을 길들인데다가 미스터리 몬스터도 4마리······정정하겠습니다. 이제는 5마리를 길들이셨겠군요."

확실히 크론의 이름은 리셋 이루벤에서 테이머에 대해서 검색만해도 나올 정도다.

판금 투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칠성 제로와 싸우면서 자신의 이름을 밝혔던 탓에 몇몇 상인들로부터 회자되면서 리셋 이루벤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으니까.

허나 그렇다고해서 모든 유저가 자신을 알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자신이 북두칠성의 백검처럼 랭킹권에 올라가는 유저도 아니였으며 스트리머로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도 않다.

단지 보스급 몬스터를 길들였다는 것만으로 모든 유저가 크론이라는 이름을 안다?

크론은 연예인병에 걸린 유저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름 팔리기는 걸 꺼려서 판금 투구를 쓰고 다니지 않았던가.

그런데 전혀 모르는 유저가 다수의 인원을 끌고와서 길들인 몬스터 중에 미스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심히 불편했다.

심지어 배럴 광산에서 홀로 사냥해서 길들인 하리보에 대한 것까지 알고있다.

자신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있는 대상을 향해서 크론의 적개심이 짙게 퍼져나갔다.

당장에 허튼짓거리를 하는 순간 팽팽하게 당겨진 분위기는 단숨에 전투의 현장으로 뒤바뀔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를 읽은 것인지 유저들 중에서 리더로 보이는 자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대화를 시도했다.

"저는 데오르라고 합니다."

"데오르라고?"

잠깐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잠시 생각을 다듬어보던 크론은 이름의 출처를 떠올렸다.

지금 길들인 쇼닉을 비롯한 쵸우지와 장고. 그리고 꿈틀이까지.

4마리의 미스터리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팔아치운 대상의 이름이 바로 데오르였다.

그리고 크론은 그 정보를 호로록 해버린 양아치였고.

뒤늦게 상황을 깨달은 크론이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감정표현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신은 정정당당하게 정보를 구입한 구매자다.

다만, 시간을 되돌려서 금액을 지불하지 않았을 뿐!

막말로 물러설 이유가 하등 존재하지 않았다.

'내 손으로 직접 길들였다고. 암.'

자신은 그저 우연찮게 정보를 얻었고 스스로의 힘으로 미스터리 몬스터를 제압하고 길들였다.

데오르한테 조금 정보를 얻기는 했지만 그 모든 것을 해낸 것은 크론이였던 것이다.

"아실 지 모르겠지만 저는 현재 리셋 매니아에서 정보상으로 활동 중에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추종자들과 함께 얻고 그것을 팔면서 수입을 거두어 들이고 있죠. 정보 수집은 저에게 있어서 낙으로서 생활의 활력소였습니다."

"그게 뭐 어쨌다고?"

"그런데 최근 들어서 정보가 유출된 것 같더군요."

순간 크론은 속으로 찔끔했다.

"정보를 사고파는 입장으로서 정말이지 손해가 막심합니다. 이건 저한테 말이죠······."

"빙빙 돌려서 말하지 말고 말의 요지를 말해주지 그래?"

"놀랍게도 제 정보에 등록되어있는 미스터리 몬스터들이 싹 다 사냥당했습니다. 그것도 전부 한 명의 유저한테말이지요.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저는 팔렸다는 알림음은 커녕 소식 조차 듣지 못했는데 말이죠."

끊지 않고 말을 내뱉은 영향인지 아니면 속이 뒤틀려서 짜증이 쏟구친 것인지 한껏 인상을 찌푸린 데오르가 말을 이었다.

"정말로 웃기지도 않은 헤프닝이지 않습니까? 진짜 최선을 다해서, 능력을 쏟아부어서 얻어낸 정보들이 똥도 닦지 못할 한낱 휴지 조각의 가치보다도 낮아졌다는 사실을 말이죠. 흐흐흐. 정말로 소식을 접했을 때에는······몸이 부들부들 떨리지 뭡니까."

"······."

미친 새끼처럼 끅끅 거리면서 웃어대는 모습에는 크론도 미안한 감정이 생겼다.

어쩌다가 정보상이 저런 꼴이 되었을까 하면서.

허나 그렇다고 해도 크론은 당당하기 그지없었다.

여기서 지고 가는 순간 크론은 정보를 훔쳤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솔직히 자신이 정보를 훔쳤다는 증거도 없지 않은가.

심증만으로는 자신에게 돈을 요구할 권리가 없을 터.

"그러니까 그걸 나보고 대체 어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도록 하죠. 지금까지 사냥하신 미스터리 몬스터에 대한 정보의 출처가 궁금합니다."

"내가 직접 뛰어서 얻은건데?"

'물론 네 정보로.'

속 말을 숨긴채 답변하자 데오르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호오오······."

크론은 새삼 저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할 지 궁금해졌다.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도 않으니 환장할 지경이다.

얼굴이 안보이는데 표정이 어떻게 보이냐고?

느낌이라는게 있지 않은가.

데오르의 목소리에 빡침이 한 가득 담겨져 있는데 그것을 눈치 못채는 것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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