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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실패를 리셋한다-46화 (46/122)

# 46화.

전설의 시작(4)

한 번의 타임 리프로는 8초 밖에 되돌리지 못한다.

제화가 박식한 천재도 아니고 첨부 파일까지 합쳐서 8초만에 정보를 전부 읽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다.

이번에 각성한 초능력 덕분에 2번 연속으로의 사용에도 패널티가 적용되지 않는다.

솔직히 그저 빈혈 정도의 패널티 정도면 별 거 아니라고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상이 빈혈과 비슷하다고 했었지만 그 느낌은 빈혈을 상회한다.

마치 영혼을 쥐어짜내는 듯한 충격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은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성공이다."

정보를 판매하는 데오르라는 인물에게는 미안하다.

그렇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남을 배려하면서 살아가면 이득은 언제 챙긴단 말인가?

애시당초에 가격을 2천 5백 만원으로 잡은 것이 문제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선뜻 나서기에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금액이다.

암. 그럼으로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 그 녀석의 잘못인 거다.

······지극히도 간단한 합리화다.

"일단은 기록이다."

제화는 즉시 토끼발의 화신 히루에 대한 위치를 A4용지에 기록했다.

마음같아서는 구매했던 정보를 사진등으로 기록해서 남기고 싶지만 타임 리프는 말하자면 8초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능력이다.

그 사이에 아무리 기록을 해두어봤자 타임 리프를 하면 전부 소실, 아니 정확히는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일단은 하나 GET!"

정보상들이 봤다면 양아치라면서 욕지거리를 내뱉을만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낸다.

그런데 알 게 뭔가.

따지고 보자면 자신도 정보를 직접 구한거다.

타임 리프라는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한계 수치가 정해진 초능력을 사용해서 말이다.

제화에게 있어서 리셋 매니아의 정보 카테고리는 그야말로 보물급 정보가 널려있는 공간인 셈.

토끼발의 화신 히루외에도 리셋 매니아에 게재된 미스터리 등급 몬스터에 대한 정보는 아직 2개나 더 있는 상태다.

"그런데 전부 데오르란 녀석이 판매자네. 나름 인지도가 있는 녀석인가봐."

미스터리 등급의 몬스터들의 위치 정보는 전부 데오르가 판매자였고, 몇몇 던전에 대한 정보들도 전부 데오르란 이름으로 도배되어있었다.

제화는 뜻밖의 희생자인 데오르를 잠시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나중에 만나면 어······그냥 만나지 말자."

챙길건 챙겨야 하는 법.

제화는 그 즉시 다른 2개의 미스터리 등급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타임 리프를 통해서 습득했다.

던전에 관련해서도 얻어둘까 고민했지만 하루마다 사용할 수 있는 타임 리프의 한계가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여기서 정보를 전부 얻는다고 하더라도 빠르게 처리하지 못하면 다른 녀석들이 채갈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제화의 입장으로서는 차라리 최초의 던전을 포기하고 미스터리 몬스터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

아무래도 보스급 몬스터보다는 미스터리 등급의 몬스터를 길들였을 때 얻는 것이 더욱 많기도 하고, 숙련도도 더 후하게 쳐줬다.

"흐흐흐. 내가 최고라고."

미스터리 몬스터로 가득 채우고 그들 전부에게 자신의 무구를 착용시킨다.

고강화 무구에다가 대응하기 힘든 미스터리의 특성이 더해진다면 설령 북두칠성같은 길드 전부가 달려들더라도 제화를 당해낼 수 없으리라.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비록 게임 속에서의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것이지만 본인이 좋으면 다 좋은 것 아니겠는가?

애초에 그런거 따질거면 게임에서 랭커를 향해 달려갈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도 여타의 PC게임들과는 다르게 VR기술이 채용된 가상현실게임이라는 점에서 돈 냄새가 물씬 풍기기도 했고.

"총 3개의 정보라 이건가."

타임 리프를 6번이나 사용하긴 했지만 3개의 정보의 총 가격의 합이 1억이 넘는 것을 따져본다면 오히려 손해보다는 이득인 편에 속한다.

그렇지만 사람의 심리란 어쩔 수가 없나보다.

타임 리프는 전투에도 활용할 수 있고, 강화와 길들이기에도 활용되는 전천후의 스킬이다보니 아깝게 느껴졌다.

사실 이제부터는 적절한 분배가 중요하다.

시초의 망치는 아직 10강 밖에 되지않았고 길들인 하리보와 이후에 길들일 미스터리 몬스터들의 무구도 강화해주어야만 한다.

제작하는 거야 배럴 광산에서 광물을 잔뜩 채광한 덕분에 당분간은 문제가 없다.

다만, 강화를 신경써야하는 점이 아쉬울 뿐이지.

후, 정말이지 초능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한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전부 길들이고 싶다."

마음같아서는 지금 당장 찾아가서 죄다 길들이고 싶지만 오늘 할당된 타임 리프는 이제 22번 뿐이다.

하리보 때에야 한 번에 성공해서 다행이였지만 추가적으로 길들여야할 3마리의 미스터리 몬스터들이 한 번에 성공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 터.

제화는 결국 하루에 한 마리씩 찾아서 포획하기로 마음먹었다.

혹여 그렇게 여유를 부리는 사이 다른 유저가 미스터리 몬스터를 채갈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 정보를 구매하면서 알게되었다.

미스터리 몬스터를 발견하려면 진짜 머리가 출중하거나 육감이 탁월해야한다는 것을.

녀석들은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등장하는 몬스터였기에 정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발견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어디, 오늘은 이 녀석으로 할까."

제화는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미스터리 몬스터를 선택했다.

3개의 미스터리 몬스터중 22레벨로 가장 레벨이 낮은 토끼발의 화신 히루.

"넌 내꺼라고. 후후훗!"

데오르가 봤다면 당장에 주먹이 날아갈 표정이었다.

@ @ @

사신 데오르.

그는 자신의 한계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있는 존재다.

한 때는 게임의 랭커를 꿈꾸며 열정을 불태웠지만 게임에 대한 재능은 진짜 1도 없는 범인보다도 못한 실정이었다.

의욕만 앞서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게임의 컨트롤이 꽝인데 열심히 하려고 애를 써도 제대로 성과를 거두는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과거의 PC게임들을 통해서 그러한 경험을 겪게되면서 데오르는 랭커에 대한 꿈을 접었다.

물론 게임을 접은 것은 아니었다.

제대로된 학업을 끝마친 것도 없었고, 주머니 속 사정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제는 남은 것은 게임 뿐이였던 데오르는 각오를 다지며 결정했다.

"돈. 이 세상은 돈이야. 그리고 정보는 돈이 되지."

데오르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었다.

자신의 게임 센스는 최악이다.

그렇지만 게임의 판도를 분석하는 것과 육감만큼은 상당히 발달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선택한 것은 정보의 파악이다.

PC게임 시절 때에는 운영자가 숨겨놓은 히든 피스나 운영자가 모르던 버그를 찾아내서 유저들에게 팔았다.

실제로 데오르로 인해 게임사가 망하는 경우도 빈번했기에 데오르를 아는 이들은 사신이라는 별칭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의 뛰어난 정보력에 몇몇 유저들은 그를 따르는 경우도 발생했다.

추종자들이 들러붙자 처음에는 거부했던 데오르였지만 추종자들 중에는 PC게임 시절의 랭커도 섞여있었다.

실력 만큼은 괜찮았기에 데오르는 추종자들을 거부하는 방향에서 가치가 있는 이들을 수용했다.

자신이 유일하게 부족했던 무력이라는 부분을 그들로서 충족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VR시스템이 접목된 가상현실게임 더 리셋 월드가 나왔다.

"우리는 가상현실로 간다."

데오르는 자신을 따르는 믿음직스러운 추종자들만을 추리고 추려서 더 리셋 월드로 넘어갔다.

그리고 데오르는 자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했다.

더 리셋 월드에서 데오르가 발견한 던전만 34개 였으며, 미스터리 등급의 몬스터는 16마리에 달할 정도였다.

발견하는 법은 지극히도 간단했다.

그저, 여기서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데오르는 체면불구하고 사방을 이 잡듯이 뒤졌다.

수풀이 부자연스러우면 건드려보았고, 땅의 질감이 이상해보이면 삽으로 파보기도 했다.

데오르 혼자였다면 힘들 수도 있었겠지만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의 노동력을 활용한 덕분에 데오르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일부는 추종자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했다.

의도가 없는 도움은 없다.

데오르는 그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다.

실제로 예전에는 추종자들 몇몇이 데오르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일이 발생했었다.

데오르가 품고 있는 정보를 알아내기위해서 한 짓이였으리라.

그러한 경험 덕분에 데오르는 추종자들을 추리고 추렸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고생만큼 보상을 해주었다.

뒤통수를 후려맞은 경험을 토대로 적절한 보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친 것이다.

추종자들의 입장으로서는 가만히 있어도 귀중한 최초의 던전등의 떡고물이 떨어지는데 괜히 나서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근래에 발생한 사건으로 데오르는 머리가 아파올 수 밖에 없었다.

"추종자들의 짓인가?"

맨 처음에 녀석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때에는 추종자들을 의심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판매되지 않는 이상, 그에 대한 정보를 알고있는 이들은 추종자들 뿐이였으니까.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 더 리셋 월드로 넘어오면서 데려온 20명의 추종자들은 전부 믿음을 줘도된다.

허상에 불과한 관계가아니라 돈과 명예를 쫒기위해서 이어져온 관계였기에 더욱 믿음이 확고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데오르에게 정보를 요청했다면 줬을텐데 어떤 이득이 있겠다고 정보를 빼먹겠는가.

그리고 이번 일의 배후는 전부 동일인물의 소행이였다.

촬영 자료를 가져온 추종자들이 조작할 수도 있겠지만 일을 벌인 존재가 단 한 명이라는 부분은 데오르로서도 선뜻 이해가 가지않았다.

"설마 그 녀석이라니······."

일을 벌인 인물은 데오르도 알고 있는 자였다.

물론 만난 적은 없다.

보스급 몬스터인 시독 트롤 젬을 길들인 테이머는 굳이 찾아볼 필요 없이 정보로도 꽤나 알려진 인물이였으니까.

그보다도 놀라운 부분은 보스급 몬스터를 길들였다는 것이 아니다.

추종자들이 가져온 영상 속의 3마리의 미스터리 몬스터는 전부 녀석에게 길들여졌다.

처음에는 영상이 합성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길들이기의 성공률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런데 그런 길들이기를 미스터리 등급에게 시전을 해?

그리고 그 결과가 전부 성공이라고?

대체 어떻게 되먹은 경우란 말인가!

"미친. 개인으로서는 최강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어."

가장 많은 미스터리 몬스터를 찾아낸 데오르기에 감히 내뱉을 수 있는 발언이다.

미스터리 몬스터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데오르는 몇 번 죽음을 당하기도 했었으며, 추종자들과 소탕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까다로웠으니까.

홀로 존재한다는 특성 때문에 녀석들은 일반 몬스터들이 가지고 있는 스킬과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특수성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씨발. 좆같네."

미스터리 몬스터 3마리에 관련된 정보.

그 가치는 금액적으로만 따져도 1억은 거뜬하게 넘어간다.

1주일이라는 시간 만에 1억의 금액이 날아가버렸다.

정보를 파는 입장으로서는 피눈물이 흐를 지경이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흥미가 동할 수 밖에 없다.

대체 어떻게 미스터리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그렇게 자세히 알 수 있었을까?

그것도 자신이 리셋 매니아에 등록한 정보들로만?

리셋 매니아의 정보가 유출되었다는 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리셋 매니아를 운영하는 유그드라실이 어떤 기업이던가?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VR시스템인 가상현실게임을 탄생시킨 존재들이다.

그러한 이들이 보안을 허투루 짰을리가 없을 뿐더러, 설령 해킹을 당했다고 치더라도 크론이라는 녀석의 행태는 말이 안된다.

자신에게 그런 해킹 능력이 주어진다면 가상현실게임은 당장에 집어치우고 본격적인 해킹에 나서서 세상을 조롱하리라.

"크론. 어떻게 되었든간에 한 번 만나줘야겠어."

데오르의 안광이 흉흉하게 빛났다.

자신에게 손해를 안겨주었으니 결코 곱게 끝날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다.

적어도 자신에게 입힌 손해만큼의 이득은 뽑아내야하지 않겠는가?

뭐 그렇다고 해서 추종자들을 동원해서 녀석을 칠 생각은 없다.

미쳤냐?

미스터리 몬스터 3마리에다가 보스급 몬스터 1마리를 길들인 녀석과 전쟁을 벌이게.

게다가 녀석의 힘이 더 숨겨져있을 가능성도 높았다.

100%에 이르는 길들이기 성공률도 그렇고, 녀석은 북두칠성의 고위급 간부인 칠성 제로를 홀 몸으로 쓰러트린 녀석이였으니까.

그것도 테이머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자신의 두뇌는 지능적으로 쓰라고 있는 것이지 육탄전을 벌이라고 있는게 아니다.

애초에 자신이 전투에 재능이 없다는 것은 진즉에 알고 있었으니까.

추종자들은 나름 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미스터리 몬스터가 1마리라면 모를까 3마리는 그들로서도 대처하는 것은 무리수다.

또한 데오르도 다 생각이 있다.

크론.

녀석은 이용할만한 가치가 확실하게 있는 녀석이니까.

다만, 그러기 전에는 만나보는 것이 우선이다.

"이 정도면 떡밥은 충분하지."

데오르는 정보가 털린 3개의 글을 그대로 유지시켜두었다.

지금의 사태에서 글을 지우는 짓을 했다가는 크론의 종적을 놓치는 수가 있다.

그 대신에 하나의 글을 추가적으로 등록했다.

가격은 4천 만원.

물론 가짜 정보는 아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몬스터로서 레벨 43의 미스터리 등급으로 추후에 올릴 예정이었던 녀석이다.

이 정도의 미끼를 던져주었으니 안 물고는 못 배길 것이다.

"자, 어디 한 번 만남을 가져보도록 할까. 이 양아치 새끼."

훌륭한 미끼는 던져졌다.

이제 남는 것은 그저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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