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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실패를 리셋한다-42화 (42/122)

# 42화.

광물 포식자 비스(5)

"내, 내가 이따위 놈에게!"

어처구니 없는 크론과 억울하다는듯 소리치는 비스의 하모니가 이어졌다.

단 한 방.

가타부타 더하지도 않고 한 방으로 미스터리급의 몬스터를 길들였다.

'나 어쩌면 전생에 세계를 구한거 아닐까?'

실로 경이로운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네 놈 따위를 주인으로 섬길 빠에는 차라리 죽겠다!"

반면 비스는 마음에 들지 않다는듯 연신 툴툴거렸다.

"말은 그렇게하면서 죽을 생각은 안하네?"

"······언젠가는 네놈을 집어삼켜버리겠다."

이를 앙다문 녀석을 보면서 크론은 비스의 이름을 하리보로 정했다.

"하, 하리보인가."

"응, 하리보야."

새로운 이름을 얻은 하리보는 좋은건지 싫은건지 표정을 알 수가 없었다.

······그야 슬라임이니까.

달걀귀신같이 얼굴이 없으니까 포커페이스가 장난이 아니다.

[하리보 Lv.46(길들여짐)]

보유 칭호 : 광물 포식자(모든 스텟+8), 미스터리의 격(직업+1 레벨업마다 잔여 능력치+10), 슬라임의 왕(마력+30) 돌연변이 슬라임(창조력+30)

보유 스킬 : 육체 조작VII(액티브) 광물 포식VI(액티브) 가시 지옥V(액티브) 포식IV(패시브) 광물 독VI(패시브) 물리피해 면역VII(패시브) 채광IX(패시브) 광물의 혼V(패시브)

종족 : 슬라임

직업 : 마법사, 전사, 광부

충성도 : 17/100

잔여 능력치 : 0

생명력 1450 마나 1820

힘 113(+8) 민첩 145(+8) 지능 179(+8) 체력 145(+8) 마력 182(+38) 창조력 114(+38) 행운 8(+8)

입이 떡벌어질만한 능력치.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다름아닌 직업이다.

칭호의 효과로 직업을 3개나 갖춘 녀석은 처음봤다.

좀조차도 2개의 직업만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다.

"하, 말이 안나오는 능력치일세. 근데 광물의 혼이라는 스킬은 뭐냐?"

"오로지 광물 포식자인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다. 몸에 품은 광물을 자체적으로 혼합시키고, 순도율을 상승시킨다. 그래야 맛있어 지니까."

"호오, 그나저나 충성도 치고는 나름 친절한데?"

"흥, 주인 대접은 하지 않겠지만 동격 이하의 대접은 해줄 수 있으니까. 딱히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츤데레였냐."

성격이 츤데레면 뭐하나.

생긴게 꾸물텅거리는 젤리 몸통인데.

빈사 상태였을때에는 쥐새끼만한 크기였었던 녀석은 빠르게 회복되서 초창기의 3M에 이른 모습으로 부풀어올랐다.

아마도 저 모습이 평상시의 모습일 터.

그나저나 몸을 자유자재로 늘리고 줄일 수 있는 슬라임 특유의 성질은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강점이 될 것이다.

'그러고보니.'

크론은 요번에 배운 유일 스킬인 광물 포식을 계승했었다.

아까 녀석과의 전투로 이 스킬의 가진 효력을 충분히 만끽했었기에 내심 이것으로 계승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광물 포식I] - 유일 스킬

* 소유한 광물을 포식함으로서 광물의 성질을 얻습니다. 광물의 순도율이 높으면 높을 수록 그 효율이 상승합니다.

* 현재 섭취 가능한 광물 종류 : 철광석

* 광물 포식 - 철광석 : 10분 동안 공격력 +10~50증가

* 마나 소모 300

* 개별 쿨타임 - 철광석 20분

'이건······.'

완전한 밸런스 붕괴 효과다.

하나의 스킬에 여러 종류의 효과를 가질 수 있게 만드는 효과.

또한 쿨타임도 개별적으로 도는 형태였으니 사용하기에 따라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크론의 최대 단점중 하나가 스킬의 부재였다.

아, 정확히 정정하자면 너무 유일 스킬에만 집중되어 있다보니 한 방이 강하지만 그 시간이 끝나면 연료가 떨어진 기계마냥 고철덩어리가 되는 것이 단점이다.

그것을 메꾸기 위해서 테이머를 선택했던 것인데 일이 이렇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쿨타임을 잘만 활용해서 사용하면 광물 포식은 공격적으로도, 수비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만능 스킬이 될 수 있다.

"이야, 고맙다 하리보."

"······?"

"아니, 그냥 고맙다고 새끼야."

"이상한 녀석이로군."

하리보가 뒤로 물러섰다.

표정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쩐지 정신병자를 보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으리라 예상되었다.

"음, 그나저나 말이지. 이런 개고생을 했는데 아무것도 얻지못하는건 아쉽단 말이야."

솔직히 얻은 것은 있다.

아니, 오히려 차고 넘친다.

미스터리급의 몬스터인 하리보라는 전력은 시독 트롤 좀과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크기를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녀석인 만큼 숨겨두었다가 비장의 카드로 꺼내드는 방법도 있었고.

그렇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너 몸 속에 광물들 많지?"

"······그런건 왜 묻는 것이지?"

"묻긴 왜 묻겠냐. 쓸만한 것 좀 있으면 뱉어봐."

"시, 싫다. 이것은 내 소유다. 네 녀석에게 줄 이유가 전혀 없다."

"응, 네껀 내꺼고 내꺼도 내꺼야."

"······더 이상 다가오면 죽이겠다."

하리보의 안광이 시뻘겋게 불타올랐다.

- 하리보의 충성도가 1하락합니다. -

"하, 새끼 생긴거 답지않게 더럽게 째째하네. 공짜로 달라는 건 아니고, 어디······너 이런 것도 먹을 수 있냐?"

크론이 가방 한 구석에 박혀있는 철검 하나를 꺼냈다.

초창기에 만든 행운이 깃든 무구의 종류로 성장에 시간을 투자하는 관계로 팔지 못한 물건이다.

"그딴 하찮은 물건 따위로 내 별미들을 가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아니, 그러니까 일단 먹을 수 있으면 먹어보고 품평좀 내려봐. 하나는 공짜로 줄테니까."

하리보가 강해지는 것은 크론의 입장으로서도 나쁘지 않다.

길들인 몬스터의 강함은 곧 테이머의 강함으로도 직결되는 길이였으니까.

와작- 와자작-!

"으음, 이 맛은! 노, 놀라워어엉!"

하리보의 입으로 들어간 철검이 과자마냥 부서지면서 하리보의 몸 일부로 흡수되었다.

- 하리보의 충성도가 3증가합니다. -

- 행운이 깃든 강철검을 포식함으로서 하리보의 창조력이 1증가합니다. -

"호오, 스텟도 증가하는 건가. 이거 잘만하면 단순하게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도 있겠는데."

다행히도 크론의 가방에는 무구 제작을 통해서 제작된 각종 무구들이 꽤나 많이 쌓여있는 상태다.

이걸 전부 먹이면 과연 얼마나 오를까?

궁금증에 크론은 투자를 하기로 했다.

가뜩이나 낮은 하리보의 충성도도 끌어올릴 겸 능력치의 상승을 기할 수도 있으니까.

"여기 더있으니까 마음껏 먹어라."

"딱히 널 위해서 먹어주는건 아니라고."

"······언제 한 번 개발자 면상좀 보고싶네. 무슨 젤리한테 이딴 컨셉을 집어넣고 난리인건지 궁금하다."

크론이 혀를 차는 사이 하리보는 정신없이 입과 몸을 놀렸다.

따지고 보면 몸 전체가 '입'이라고 볼 수 있는 녀석은 겉신들린듯 12개의 무구를 삽시간에 먹어치웠다.

- 하리보의 충성도가 15증가합니다. -

- 행운이 깃든 강철검, 행운이 깃든······을 포식함으로서 하리보의 창조력이 3증가합니다. -

처음에는 단 한 개로 스텟이 오른 것에 비해 이번에는 12개나 먹었는데도 창조력은 고작 3만 올랐다.

아무래도 같은 종류의 아이템이다보니 중복 섭취를 통하는 것에는 일종의 제약이 있을 터였다.

하나의 무구로 스텟이 1씩 증가한다면 완전한 밸붕 캐릭터가 될 성격이 다분했으니까.

뭐 나름 골드의 손해가 있었지만 당장의 골드화도 안되는 물건들이였으니 크게 아쉽지는 않다.

이번에 캔 질 좋은 광물들을 제대로 활용하면 먹인 아이템 이상의 효율을 능히 뽑아낼 수 있다.

"무슨 일이냐?"

"크흠, 그게 거기서 너무나도 끌리는 냄새가 나서 그렇다."

"넌 질리지도 않냐?"

"슬라임의 식성을 얕보지마라."

"하."

돼지새끼를 속으로 연발한 크론은 놈이 가르킨 것을 꺼내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 설마 이거 먹고싶다는거야?"

"풍미가 가득한 녀석이다! 여태까지 맡아본 적 없는 진미중의 진미일 터!"

+20 초보자용 검을 꺼내보이자 하리보의 고개가 미친듯이 끄덕였다.

이런 정신나간 새끼를 봤나.

욕지거리를 내뱉으려던 크론은 잠깐 멈칫했다.

노말+등급과 매직 등급의 아이템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스텟과 충성도가 오르는 하리보다.

과연 +20 초보자용 검을 먹이면 어떠한 결과를 일으킬지 새삼 궁금해졌다.

물론 보통의 경우라면 도전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할 일이였지만 크론에게는 타임 리프가 있다.

결과만 보고 다시 시간을 되돌리면 되는 것이니까.

"그래, 먹어봐라."

"오오오오!"

감동스런 표정을 지은 하리보가 건내받은 +20 초보자용 검을 한 입에 꿀꺽 삼켰다.

"으, 으으······간드아아앗!"

"······."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난리블루스를 쳐대는 하리보의 모습을 한심스럽게 쳐다본 크론은 이어진 결과에 놀랐다.

- 하리보의 충성도가 35증가합니다. -

- 높은 격을 갖춘 존재의 충성도를 빠르게 올리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명성이 250증가합니다. -

- +20 초보자용 검을 포식함으로서 하리보의 창조력이 5증가합니다. -

- +20 초보자용 검을 포식함으로서 하리보의 마력이 1증가합니다. -

- 테이머 관련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

하나의 아이템으로 스텟이 무려 6이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지만 크론은 다시금 시간을 되돌려 타임 리프를 감행했다.

250의 명성과 총 스텟이 6이나 증가하는 부분은 만족스럽다.

그렇지만 그 뿐이다.

빠르게 강해질 필요도 없이 하리보는 현재로서도 충분히 강하다.

추후에 자금줄이 되어줄 +20 초보자용 검까지 먹일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했다.

"이건 안돼. 나중에 더 좋은걸로 줄테니까 포기해라."

"끄으으응!"

하리보가 안타까운 신음을 내뱉었다.

어차피 하리보의 능력치야 지금 상태만으로도 독보적이였고, 충성도야 차근차근 올려나가면 된다.

일단 크론의 진짜 삶이라고 할 수 있는 제화도 먹고 살아야할 것 아닌가.

가뜩이나 공급이 적은 골드를 팔아서 현금화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값비싼 무구를 팔아치워서 재정을 마련하는 편이 좋다.

"너무 시무룩해 있지말어. 앞으로는 내가 너 먹을 것 하나는 책임져줄게."

"저, 정말인가?"

고백이라도 받은듯 핑크빛으로 밝게 물든 하리보의 볼따구.

새삼 부담스러웠지만 그랟도 여기서 쐐기를 박아두는 편이 좋다.

"물론이지! 나만 믿고 따라오도록! 세상의 별미를 만들어서 네 녀석의 배가 터지도록 먹여줄테니까. 그 대신 내가 원할때 너도 어느정도 재료를 공급해줘야돼. 나는 원석이나 광물을 가공하는데에는 타고난 대장장이니까."

먹을 것에 환장한 녀석일 수록 다루는 것이 쉽다.

기초적인 삶의 본능에 환장한 녀석이라는 것을 이용하면 되니까.

게다가 하리보의 스킬 광물의 혼으로 정제된 광물들의 순도율은 장난이 아니다.

농작물을 발아시킨다는 느낌으로, 하리보의 힘을 이용하면서 덩달아 하리보의 능력치와 충성도도 끌어올린다.

- 하리보의 충성도가 5증가합니다. -

- 높은 격을 갖춘 존재의 충성도를 빠르게 올리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명성이 90증가합니다. -

- 테이머 관련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

알림음을 들으며 크론이 씩 웃었다.

나, 생각외로 조련에 남다른 재능이 있는 것일지도? 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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