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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실패를 리셋한다-36화 (36/122)

# 36화.

장인의 품격(2)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강철 덩어리마저 덧대어 두들기는 과정에서 크론은 타임 스톱을 발동했다.

순간 주변의 시간이 멈춘다.

주변의 모든 소리와 행동이 멈춘다.

자신외에도 작업하던 사형들의 작업 소리가 들리지 않고 트름을 해대면서 엉덩이를 긁는 좀의 잡소리도 사라졌다.

멈춰진 시간 속에서 오로지 크론의 정신과 육체만이 깨어있다.

단 1초.

너무나도 찰나에 지나지 않는 시간이지만 짧기에 빛나는 법이다.

크론은 그 시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했다.

무구 제작의 과정은 한치의 실수만으로 성능저하를 일으키는 법이다.

뛰어난 도공도 자신의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팔거나 쓰지 않고 부숴버린다.

이 말은 즉, 아무리 뛰어난 장인이라도 실수를 한다는 소리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허나 그렇기에 완성되는 작품이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만약, 만약에 1초라도 자신의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지 않겠는가?

'마무리다!'

멈춰진 시간 속에서 작품의 흠들을 파악한 크론은 곧장 개선을 위한 망치질을 개시했다.

아까처럼 고른 박자에 맞춘 망치질이 아니다.

어차피 잘못된 부분을 파악한 지금 중요한 부분은 속도와 그 속도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이다.

땅- 따앙- 땅따탕탕!

사방으로 불똥이 비산하며 크론의 육체가 비명을 내지른다.

어찌나 힘을 쏟아부은 것인지 생명력이 뭉텅이로 떨어질 정도다.

그렇기에 크론은 좀 더 육체를 불살랐다.

그리고 마침내······.

치이이이익-!

막대한 양의 수증기를 동반하면서 거대한 갑옷이 완성되었다.

- 스킬 숙련도가 충족되어 스킬 '무구제작VII'이 '무구제작VIII'로 승격되었습니다. -

- 흠잡을 것이 없는 무구를 제작해냈습니다. 스킬 '장인의 품격I'을 습득하셨습니다. -

- 흠잡을 것이 없는 무구를 제작해냈습니다. 손재주가 2증가합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28레벨이 되셨습니다. -

"허억······헉!"

완성으로 그제서야 쉴 수 있게된 크론이 땅바닥에 대자로 누워버렸다.

그야말로 탈진 상태.

막바지에 온 힘을 쏟아부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렇지만 힘이 빠지는 무력감보다는 오히려 해방감과 좋은 작품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쾌감이 뒤따랐다.

실제로 완성된 갑옷은 보기만해도 여간해서는 쉽게 안뚫릴 것 같은 무형의 방패가 느껴질 정도다.

"아이템 확인."

[행운을 품은 초 강철 갑옷(유니크)]

- 상당한 실력과 행운을 갖춘 대장장이가 만들어낸 통짜 강철 갑옷입니다. 재료의 본질을 한계까지 끌어올렸기에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 착용제한 : 힘 150이상 신체 조건에 맞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 내구도 : 150/150

* 방어력 +153

* 힘 +10

* 체력 +50

* 민첩 -25

* 피해량 10%경감

* 원거리 피해량 80%경감

* 강철의 혼(패시브) : 방어력 +30

* 강철 열제(액티브) : 방어력을 150증가시킵니다. 지속 시간 5분 쿨타임 6시간

척 보기에도 눈에 띌만한 부분은 역시나 방어력이다.

강화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153이라는 수치를 올려준다.

강도와 경도만으로는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주는 강철만을 투자해서 만들었으니 어찌보자면 당연한 결과다.

무엇보다도 힘이 충만한 트롤에게 착용시킬 예정이였기에 경화시키는 것보다는 오히려 더욱 강도를 올려서 방어적인 측면을 극대화 할 수 있었으니까.

이제 여기에 크론의 타임 리프를 곁들인 강화만 적용시킨다면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철옹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걸로 퀘스트도 완료했네."

레어나 레어+ 정도를 기대했던 크론으로서는 뜻밖에도 유니크 등급이 제작된 덕분에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가 있게 되었다.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었던 것이 오히려 무색할 지경이다.

솔직히 말해서 합금중에서는 강철의 가치는 가장 아래에 해당했었으니까.

유니크 등급은 그야말로 강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액기스를 뽑아내어 만든 것과 마찬가지다.

"확실히······."

크론은 타임 스톱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이번에 경험할 수가 있었다.

작업하는 과정 속에서 금속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가열하기에 망치질을 멈출 수가 없다.

게다가 정신이 어질거릴 정도의 막강한 열기와 시야를 가리는 땀으로 인해서 대장장이의 작업 도중에 발생하는 흠집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멈추어진 시간 속에서 크론은 완전한 자유가 된다.

시간이 정지되었으니 금속의 가열도 멈추게되니 크론으로서는 여유롭게 흠집을 파악할 수가 있게된다.

전투에 활용할시에는 압도적인 공격권을 얻게되고, 대장장이의 작업 속에서의 타임 스톱은 작품의 질을 상승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게해준다.

솔직히 하루에 2번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게 그야말로 천추의 한이다.

그렇지만 초능력이 각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으니 언젠가 또 다시 조건을 충족만 시킨다면 횟수를 늘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친다. 지쳐."

힘이 쭉 빠진 크론은 그 자리에서 로그아웃했다.

@ @ @

삼색현랑 커리안.

작센 도시 인근에 숨겨져있는 던전 '시련의 숲'의 보스 몬스터로서 세 속성의 정령과 마법을 부릴 줄 아는 막강한 몬스터였다.

43레벨에 이르는 막강한 보스 몬스터였지만 바로 지금 북두칠성의 이성 역귀를 중심으로한 20여 명이 달려든 결과 사냥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양한 속성을 다루는 탓인지 페이즈도 들쑥날쑥해서 피해도 상당히 큰 편이다.

총 25명이서 도전했던 파티가 지금은 고작 8명만 살아남은 상태였으니까.

그러나 결코 손해는 아니다.

어찌되었든간에 최초로 던전을 클리어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지린5 : 압도적인 무력. 인정한다.

wdalwi2 : 그럼 이제 시련의 숲도 인스턴트 던전으로 나오겠네. 우리들도 준비해야겠다. 페이즈 정보 감사요.

자린고비 : 그런데 커리안 마무리 지은 스킬 유일 스킬인건가?

키리사미 : 님 같으면 그런 정보 알려주겠음?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면서 역귀는 씩 웃어보였다.

"스킬 유무는 알아서들 판단하셔. 근데 설마 정보만 쏙 빼먹고 나몰라라 할 건 아니지?"

진짜로 그랬다가는 역귀의 블라인드를 먹게될 것이다.

물론 끊임없이 후원을 해주는 이들은 제외하고, 그들은 좋은 돈줄이였으니까.

wdalwi2 : 그럴리가. 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니면서 참. 섭섭하게.

<wdalwi2님이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5만원에 이르는 후원.

솔직히 정보값치고는 만족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더 리셋 월드에서 던전의 보스에 대한 페이즈 정보와 공략법이 될 수 있는 정보는 활용성이 무궁무진했으니까.

그렇지만 시청자는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야만한다.

<쯔쯔무시님이 4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자린고비님이 2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뚝배기한사발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한 명의 후원금은 적다.

하지만 그것이 두 명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수 십, 수 백이되어버리면 후원받는 금액의 차이가 커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스트리머로서는 정보를 파는 것은 단순히 금전적인 이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문을 듣고온 시청자들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추가적인 이득을 도모할 수 있었으니까.

'역시 가상 현실게임 최고구만.'

이전에 하던 PC버전의 게임들과는 비교가 안되는 수익구조를 창출해낼 수 있다.

실제로 더 리셋 월드는 이제 막 3주차 플레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 사이에 벌어들인 금액은 PC게임을 2~4개월은 꾸준히 해야지 벌 수 있는 금액 정도의 수준을 보이고 있었다.

사실 이렇게 벌어들일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 리셋 월드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접속기기인 캡슐을 구매해야만 한다.

나이가 어린층은 아무래도 금전적으로 한계가 있다보니 더 리셋 월드의 시청자들의 주요층은 성인들이 대부분이였다.

'맘에 들어.'

쉴새없이 상승 그래프를 그어나가고있는 후원금을 보면서 역귀는 땀에 절은 자신의 모습을 만족스러워했다.

『아리안느 : ······역귀 오빠, 소식 들었어?』

『역귀 : 아아, 제로 녀석 털린거는 잘 들었어. 안 그래도 날 잡아서 한 번 조질려고. 명색이 칠성이란 자리를 꿰찬 녀석이 그런 식으로 털려버리면 안되지.』

파격적인 발언에 시청자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렇지만 역귀가 제로를 두들겨팰 일은 없다. 그냥 속된 말로 어그로를 좀 끌은 것 뿐이니까.

서로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기도하고 무엇보다도 제로 녀석은 힘에 올인한 무투파다.

사슬낫과 독계열을 주축으로해서 암습을 주 전투 방식으로 삼는 역귀에게 있어서 제로같은 무투파는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다.

특히 그 중에서도 제로가 보유한 유일 스킬 '폭렬심법爆裂心法'또한 화火속성을 품은 기공이기에 독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중화 효과를 가지고 있는 점도 꺼림칙하다.

뭐 붙는다면 이길 자신은 있다.

제로가 유일 스킬을 1개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역귀는 그보다도 한 개 더 많은 2개를 소유하고 있었으니까.

'어디 또 얻을만한 정보 좀 얻나.'

사실 2개의 유일 스킬도 고생을 사서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산의 꼭대기에 있는 특수한 약초와 독초를 생으로 씹어먹어서 사망을 통해서 얻은 경우도 있었고, 단 한 번만 리젠되는 특수한 미스터리에 해당하는 몬스터를 사냥해서 얻는 경우도 존재했다.

실제로 시청자들의 제보와 자신의 직감이 없었다면 2개는 고사하고 1개도 겨우 얻을까 말까의 수준이다.

『아리안느 :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역귀 : 제로가 개털린게 문제가 아니면 뭐가 문젠데?』

『아리안느 : 하여간에 정보통이 그렇게 늦어서야······.』

『역귀 : 질질 짤때까지 쳐맞기 싫으면 빨리 말해.』

『아리안느 : 쯧, 성질머리하고는 크론 그 녀석 사건을 일으켰어.』

『역귀 : 사건?』

던전에서 사고를 칠만한 일이 있던가?

굳이 있다면 던전을 솔플하는 정도라면 나름 이슈가 될만하긴 하다.

그렇지만 그 정도라고 해서 역귀에게 보고하듯이 정보를 전해줄 리가 없다.

솔직히 말해서 젬 정도의 몬스터야 삼색현랑 커리안에 비하면 쉬운 상대감이다.

조금 오래걸리기는 하겠지만 젬의 시독보다 자신의 독이 강력하기에 독에 절게해서 죽이면 혼자서도 충분히 사냥할 수가 있다.

그 전에 크론이라는 녀석이 누구지?

역귀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시청자들의 제보가 잇달았다.

지린5 : 땅강아지 제로 뚝배기 부순 놈이에여.

자린고비 : 얼굴은 모르겠는데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긴함. 일단 스트리머는 아닌듯.

'크론이라······.'

역귀도 처음 들어보는 듣보잡인지라 알쏭달쏭하다.

그런데 제로 뚝배기를 부순 것보다 크게 회자될만한 사건이 있기는한가?

『아리안느 : 그 녀석. 테이머였어. 던전을 나올때 혼자 나온게 아니라 젬 그 녀석을 길들였다고!』

『역귀 : ······뭐?』

순간 역귀는 잘못들은 줄만 알았다.

젬을 길들였다니?

보스급 몬스터를 아군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

그것만으로도 확실히 큰 이슈를 불러올만한 사건이다.

'아니 그것보다도.'

역귀가 놀란 부분 보스급 몬스터를 길들였다는 사실보다도 '테이머'라는 직업인 부분이다.

그도 나름 직업에 대해서는 공부한 유저다.

어찌되었든간에 더 리셋 월드는 앞으로 자신의 자금줄이 되어줄 게임이였으니 자신이 향할 직업군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했으니까.

그랬기에 테이머에 대해서도 어느정도는 알고있다.

'개 쓰레기 직업.'

테이머는 그야말로 쓰레기다.

전투로 써먹기에는 너무나도 본신의 힘이 무력하고, 그렇다고해서 생활쪽인 측면으로는 써먹을 건덕지가 없다.

그나마 나은 부분은 확실한 우군을 손에 넣는다는 것 정도?

그런데 그 마저도 확률이 지랄맞는다고 소문난 직업이다.

좋게 말하면 만능, 나쁘게 말하면 이도저도 아닌 머저리.

그것이 현재 평가되고 있는 테이머의 가치다.

'그 쓰레기같은 직업으로 제로를 이겼다고?'

'직업'이 가져다주는 힘은 결코 얕볼 수 없다.

컨트롤이 아무리 좋다고해도 특수 직업군만이 얻을 수 있는 스킬과 거기에 주어지는 성장의 폭은 애매한 직업으로는 결코 매꿀 수 있는 종류가 아니였으니까.

말도 안되는 유일 스킬의 소유자이거나 완전 미친 고강화 무기를 낀게 아니라면 불가능에 가깝다.

더군다나 제로는 순수 무투파 유저.

그 만큼 컨트롤에 자신이 있으니 무투를 선택한 것이 제로였다.

『역귀 : 백검한테는 이야기 했어?』

『아리안느 : 그, 그야 잔소리 듣기는 싫으니까······.』

『역귀 : 하여간에 애새끼가 겁이 그렇게 많아서 어따 써먹냐.』

『아리안느 : 백검 오빠의 잔소리를 역귀 오빠도 들어야 정신이 바짝들걸!』

『역귀 : 그 녀석이 나한테 잔소리했다가는 그 순간 전쟁이다. 가뜩이나 내가 일성이 아니라는 것도 짜증나는데 어린 놈의 새끼한테 잔소리를 들으라고? 내가 미쳤냐?』

『아리안느 : 나이 많이 드셔서 아주 잘나셨네요, 그냥.』

순간 역귀의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아리안느 : 에, 에헤헤. 잘생긴 역귀 오빠, 그럼 나는 이만~』

역귀의 속을 박박 긁어놓은 아리안느는 후다닥 튀어버렸다.

눈치 하나는 귀신 뺨치는 수준.

하긴 그 정도의 눈치가 있어야 BJ를 해먹는 것 아니겠는가.

"나이 많은게 죄지. 죄여. 씨발."

척보아하니 얘기를 전할 짬이 안되니까 자신에게 짬을 떠넘긴 것이다.

하여간에 요즘 어린 것들은 나이 공경을 모른다.

그래도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백검과는 이야기의 접점을 만들기 힘들다보니 만나는 일도 드물었는데 이번 기회에 만나는 것도 시청자를 끌어모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백검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BJ가 사용하기 나름이니까.

『역귀 : 야, 백검. 얘기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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