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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실패를 리셋한다-34화 (34/122)

# 34화.

북두칠성(6)

그와 함께 크론은 인식했다.

처음 초능력을 각성했을때와 마찬가지로 숨을 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듯이 머리 속에서 자신의 초능력의 한계가 풀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제한력이 30번까지 늘어났고, 시간도 무려 8초까지 타임 리프 할 수 있다.

더불어서 연속으로 2번까지 사용해서 16초를 타임 리프해도 패널티를 적용받지 않는다.

거기다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변화는 새롭게 얻은 각성 능력이다.

이른바 시간 정지. 타임 스톱이라고 불리우는 사기적인 능력.

비록 1초라는 한계 시간과 2번에 이르는 사용 횟수는 터무니 없이 적었지만 시간을 정지시키는 타임 스톱과 타임 리프의 가치는 비교할 수가 없다.

게임을 기준으로 정의하자면 한 시가 시급한 전투 속에서 1초라는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다르게 보자면 공격의 주도권을 자신이 마음껏 주무를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 무엇보다도 값진 초능력의 각성에 크론은 얼떨떨 했지만 금새 생각을 정리했다.

각성의 조건이 무엇이였는지가 가장 궁금했지만 일단 뒤로 물렸다.

지금은 바로 앞에 있는 일을 해결하기만 해도 머리가 복잡할 지경이였으니까.

"네 녀석을 반드시 길들여주겠어."

기연을 얻은 것만 같은 기분에 크론은 기세가 등등해졌다.

제한력이 10번이나 상승한 소리는 크론에게 그 만큼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소리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느낌이라면 100%로 성공할 것만 같았다.

"길들이기."

- 길들이기에 실패하셨습니다. -

는 개뿔이.

당연한 말이지만 초능력을 각성했다고 해서 성공 확률이 일직선으로 상승할 턱이 없었다.

자신을 길들이려면 더 고생해야한다는듯 눈을 부라리는 젬의 모습이 이토록 약오를 수가 없었다.

@ @ @

- 길들이기에 성공하셨습니다. 이름을 정해주세요. -

- 회복 속도가 300%증가합니다. -

- 스킬 '길들이기II'가 '길들이기IV'로 랭크업 되었습니다. -

- 왕의 군세를 갖출만한 자질이 돋보입니다. 본능에 따르는 몬스터들이 당신에게 호감을 표시할 것입니다. 칭호 '왕의 패기(카리스마+25)'을 얻었습니다. -

- 최초로 보스급 몬스터의 길들이기에 성공하셨습니다. 칭호 '최초의 군세(길들일 수 있는 몬스터 한도+2)'을 얻었습니다. 명성이 500증가합니다. -

- 최초로 보스급 몬스터의 길들이기에 성공하셨습니다. 유일 스킬 '왕의 페로몬'을 얻었습니다. -

'타임 리······어? 자, 잠깐만!'

찰싸아아악-!

버릇처럼 당연히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크론은 잽싸게 볼따구를 후드려쳤다.

초능력의 발동은 굳이 언령으로 내뱉지 않아도 되지만 자신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해버렸다.

"씨, 씨발. 하마터면 대대손손 후회할 뻔했네."

무려 19번이나 시도했던 길들이기다.

기적적으로 보스급 몬스터를 길들였는데 타임리프로 다시 되돌려버렸다가는······.

으으, 상상조차도 하고싶지 않다.

"잠깐만 있어봐. 이거 진짜 실화야? 꿈 아니겠지?"

초보자용 검을 20강을 띄울때보다도 믿기지 않다는듯 크론은 얌전해진 젬을 이리저리 뜯어보면서 탄성을 내질렀다.

진짜로 성공했다.

차라리 젬과 같은 급의 몬스터를 연속으로 잡는게 나을 정도라고 생각할 정도의 길들이기의 성공 확률을 뚫고 젬을 자신의 소유물로 만든 것이다.

길들이기 성공으로 인해서 빠른 속도로 생명력을 회복한 젬이 크론을 내려다보았다.

크론도 씩 웃어주면서 젬과 눈을 마주쳤다.

아무리봐도 귀여운 면모가 전혀 없는 추저분한 트롤의 부리부리한 눈매.

허나 그 눈빛 속에 적의는 씻은듯이 지워져있는 상태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면으로 쳐다보기에는 간 큰 크론으로서도 눌릴 지경이다.

"눈 좀 부라리지 말지?"

"미, 미안하다."

민망한 것인지 젬이 엉덩이를 긁적이며 사과했다.

그 사납던 시독 트롤의 순진한 모습에 크론은 얼떨떨했다.

확실히 이 맛에 몬스터를 길들이는 걸 수도 있다.

자신을 향해서 적의를 숨김없이 뿜어대던 존재가 순한 양이 되었으니까.

"이름은 뭐가 좋을까."

젬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써도 큰 문제는 없다.

그렇지만 명색이 이제부터는 부하가될 녀석인데 자신의 것이라는 증표로서 이름은 다르는게 좋은 것 아니겠는가?

젬과 비슷하지만 살짝의 변화를 준 이름.

크론은 생각이 가는대로 내뱉었다.

"좀으로 하자."

어감상 아무리 봐도 젬이 더 좋아보였지만 크론의 마음에 쏙 들었으니 논외로 치기로 했다.

좀은 이름이 마음에 든 것인지 헤 하고 웃어보였다.

동시에 지독한 시독의 역한 쉰내가 크론의 코끝을 간질였다.

"진짜 세탁기에 넣어서 돌려버리고 싶다."

적당한 냄새라면 웃어넘기면서 넘길 수 있다.

군인이던 시절 크론의 맞선임은 입냄새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이건 너무 심하다.

더 리셋 월드를 제작한 녀석은 냄새 패티쉬라도 있는 것인지 참 다양하게도 구현해놨다.

물론 음식 냄새라던가 자연의 향취라는 장점도 있지만 시독 냄새처럼 구역질이 치밀어오르는 냄새도 코끝을 아주 환장하게 만들었다.

[좀 Lv.38(길들여짐)]

보유 칭호 : 시독의 지배자(체력+10, 힘+8), 보스의 격(레벨업마다 잔여 능력치+10), 트롤의 생명력(체력+6), 던전의 지배자(모든 스텟+3)

보유 스킬 : 시독V(패시브) 회복VI(패시브) 광란III(액티브) 시독 제조I(액티브) 굳건한 육체VII(패시브)

종족 : 트롤

직업 : 광전사, 격투가

충성도 : 100/100

잔여 능력치 : 0

생명력 2650 마나 520

힘 161(+11) 투지155(+3) 민첩 88(+3) 지능 13(+3) 체력 265(+19) 마력 52 행운 17(+3)

"······."

방금까지 했던 말 전부 취소다.

좀 녀석이 흘리는 시독 냄새가 너무나도 향긋하게 느껴진다.

코를 박고 킁킁 맡아줄······여기까지만 하고.

대체 이 무지막지하 능력치는 무엇이란 말인가?

우룽 애들이 봤다면 기가 팍 죽을 만한 기가막힐 능력치 배분이다.

크론도 나름 한 탱킹한다지만 좀을 내세운다면 크론도 엄청난 여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좀은 '제대로된 무구'를 단 하나도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손에 쥐고있는 몽둥이도 그냥 통째로 뽑은 아름드리 나무였다.

방어구는 당연히 중요 부위를 가리는 거적때기만 차고 있을 뿐이였고.

"이거 진짜 물건인데."

새삼스레 느꼈다.

좀 이 녀석.

크론이 솜씨를 발휘해서 무구를 착용시킨다면 그야말로 일인 군단급으로 활용해도 될 정도다.

백호 길드가 쳐들어봐도 굳센 성문처럼 버텨주고도 남을 것이다.

행운의 소환으로 소환되었던 말 안 듣는 일반 몬스터 웨어 울프와는 다르게 좀은 자신의 말을 충실히 따르는데다가 보스의 격을 갖춘 보스급 몬스터였으니까.

"일단 죄다 네임드나 보스급 몬스터로 채워버리는게 좋겠다."

크론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생각을 했다.

테이머가 길들일 수 있는 몬스터의 한계는 정해져있다.

게다가 약한 녀석들은 금방 죽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단점도 명확했지만 이 부분은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그냥 처음부터 강한 녀석들을 거두어 들이면 될 일 아닌가.

자신이 길들일 수 있는 한계선으로 전부 네임드급이나 보스급의 몬스터로 채워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은 착용하고 있는 모든 장비를 올 20강으로 착용한다는 소리 수준으로 개소리로 취급되겠지만 크론은 이러한 행위가 가능하다.

왜? 초능력이 있으니까.

다만, 보스급 몬스터는 진짜 길들이기의 성공 확률이 너무나도 극악이다.

행운의 요정의 도움을 받아서 행운이 133에 이르른 크론조차도 19번이나 타임 리프를 시도한 끝에 겨우 성공 시킨 것이 보스급 길들이기다.

솔직히 말해서 19번의 도전도 오히려 부족하게 느낄 지경이다.

"그런데 좀. 너 충성도 하나는 끝내주게 높네."

"트롤은. 강한 존재, 따른다."

쿵! 쿵!

믿음직스럽게 가슴을 두들기는 좀이다.

"일단 마을로 가자마자 여관부터 찾아야겠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 마을로 들어서는 것부터가 난제일 것이다.

우룽 애들같은 경우에는 몸집이 자그마한 소형 몬스터였으니까 문제 없이 통과지만 좀의 경우에는 대형에 해당하는 트롤이다.

게다가 지독한 시독 냄새를 풀풀 풍겨대기까지 했으니 여간 까다롭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다른걸 떠나서 시선 몰이는 따놓은 당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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