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보조 직업(5)
나중에 강화에도 써야하고 혹여나 만나게될 희귀류나 네임드급 몬스터들에게도 사용해야 하기에 어느정도 여유분은 남겨두어야 속이 개운할 것이리라.
만약의 경우 제한력을 다 썼는데 발견하면 왠지 피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
물론 그런 경우에는 어거지로 제한력을 넘어서서 사용하면 된다지만 괜히 그러다가 빈혈 증세로 기절하고 싶지는 않다.
빈혈도 빈혈이지만 제한력을 넘어섰을 때 몸으로 엄습하는 특유의 거슬리는 기운을 크론은 끔찍히도 싫어했다.
"제발 이번에는 좀 되라."
이제는 능숙하게 이미호를 빈사상태에 빠트린 크론은 신경질 적으로 길들이기를 시전했다.
이미호의 곁을 아른거리던 빛은 마치 영혼이라도 되는 것마냥 꿈틀거리면서 이미호의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드디어!"
성공시 일어나는 증상에 크론이 쾌재를 부르짖었다.
- 길들이기에 성공하셨습니다. 이름을 정해주세요. -
- 회복 속도가 300%증가합니다. -
"구미호."
크론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이미 머리속에 머물고 있던 이름을 곧장 내뱉었다.
이미호나 구미호나 같은 여우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호와 구미호의 격은 꼬리 숫자로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벌 받을 일이다.
둘의 힘 차이는 그야말로 격 자체가 다르다.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유인원을 사람과 비등하게 보는 것일 정도 였으니까.
"끼잉 낑!"
지어진 이름이 마음에 든 것인지 이미호는 2개의 꼬리를 맹렬하게 흔들며 좋아라했다.
"감응."
[구미호는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 구미호의 충성도가 1증가합니다. -
여우인 주제에 새끼 강아지마냥 애교를 떠는 녀석의 모습에 제대로 저격당한 크론은 피식 웃었다.
찰랑거리는. 척 보기에도 부드러워보이는 구미호의 동글동글한 머리.
크론은 자기도 모르게 구미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이래서 애완동물을 키우는건가.'
복실복실한 털의 감촉을 즐기면서 크론은 구미호의 정보를 살폈다.
[구미호 Lv.18(길들여짐)]
보유 칭호 : 두 개의 꼬리(민첩+2)
보유 스킬 : 빠른 걸음II(패시브) 날카로운 손톱I(액티브)
종족 : 이미호
직업 : 도적
충성도 : 71/100
잔여 능력치 : 0
생명력 270 마나 120
힘 18 민첩 33(+2) 지능 30 체력 27 마력 12 행운 22
"아직은 좀 더 커야겠다."
18레벨치고는 검소한 능력치이긴 했다.
허나 나쁘지않다는 것 뿐이지 크게 톡톡튀는 능력치는 아니었다.
네임드도 아니고 일반 몬스터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당연한 것이 디메른 마을에서 앞으로 나아가는게 아니라 초보 마을로 향하는 부분이였으니 약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크론이 상대할 몬스터들은 기본 25레벨을 넘어갈 터이니 구미호는 좀 더 성장시켜야한다.
아무런 장비도 없이 이 상태로 나갔다가는 제대로된 공격을 넣지도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
'이래서 네임드 몬스터를 길들여야되는건가.'
테이머의 진정한 진가는 네임드급의 몬스터를 길들였을 때이다.
유저가 힘겹게 사냥하는 네임드급 이상의 몬스터들을 아군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이론상으론 테이머는 뭐든지 가능한 만능 직업이 될 수 있다.
막말로 네임드랑 보스급 몬스터로 탱커랑 딜러를 다 거느릴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아우르는 것이니까.
"남은 2마리는 다른 걸로 해볼까."
하지만 아직 길들이기I인 주제에 네임드급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타임 리프가 있다고는 해도 우선은 스킬의 숙련도를 올려야한다.
이미호를 3마리 거느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특성이 하나로만 치우치면 좋지 않다.
"오호."
고심하던 크론은 자신을 향해 맹렬히 달려드는 뿔이 자란 늑대, 뿔랑을 보고는 눈빛을 빛냈다.
@ @ @
이미호와 뿔랑. 그리고 마지막으로 홉 고블린 궁수를 길들이는데 성공해서 볼 일을 끝맞칠 수 있었다.
땅- 땅-! 치이이익!
"후. 이 정도면 첫 제작치고는 나쁘지 않겠지."
크론은 완성된 몬스터 전용 무구를 보면서 만족스럽게 웃었다.
당연하게도 이 무구들은 이번에 길들인 몬스터 3인방인 구미호와 펜릴. 그리고 우룽을 위한 무구였다.
[+9 행운이 깃든 강철 갑옷(매직+)]
- 어느 운 좋은 대장장이가 만든 자그마한 강철 갑옷입니다.
* 착용제한 : 레벨 15이상
* 내구도 : 44/44
* 방어력 +55
* 힘 +7
* 민첩 +6
* 체력 +6
* 방어 기제(패시브) : 방어력 +2
[+9 행운이 깃든 사슬 갑주(매직+)]
- 어느 운 좋은 대장장이가 만든 사슬이 엉킨 작은 갑옷입니다.
* 착용제한 : 레벨 15이상
* 내구도 : 38/38
* 방어력 +42
* 힘 +3
* 민첩 +9
* 체력 +3
* 날렵한 움직임(패시브) : 민첩 +1
[+8 행운이 깃든 청동 손톱(매직+)]
- 어느 운 좋은 대장장이가 만든 청동 손톱입니다.
* 착용제한 : 레벨 17이상
* 내구도 : 39/39
* 공격력 +75
* 힘 +4
* 민첩 +9
* 20%확률로 4배의 데미지
* 출혈 본능(패시브) : 출혈 발생 확률 50%증가
[+10 행운을 품은 청동 활(레어)]
- 어느 운 좋은 대장장이가 만든 청동 활입니다. 좀 더 많은 행운을 품게 되었습니다.
* 착용제한 : 레벨 19이상
* 내구도 : 40/40
* 공격력 + 67~144(거리에 따라 피해량이 변화합니다)
* 힘 +2
* 민첩 +11
* 65%확률로 2.5배의 데미지
* 맹독(패시브) : 화살에 맹독을 부여합니다.
[+8 행운이 깃든 황동 어금니(매직)]
- 어느 운 좋은 대장장이가 만든 황동 어금니입니다.
* 착용제한 : 레벨 17이상
* 내구도 : 52/52
* 공격력 +83
* 힘 +10
* 민첩 -3
* 80%확률로 1.3배의 데미지
* 늘어진 집념(패시브) : 치악력 30%증가
갑옷류 중에서 강철 갑옷은 아군의 탱킹을 맡게될 펜릴이 착용하고 사슬 갑주는 구미호와 우룽의 것이였다.
게다가 이번에 만든 것 중에서는 행운을 품은 접두사를 얻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자자, 착용해봐라."
크론이 완성된 무구를 건내주자 녀석들이 반응을 보였다.
"끼이잉! 낑!"
"강해지는거, 좋다."
구미호는 장비를 착용하기 싫다는듯 낑낑 거리는 반면 펜릴과 우룽은 곧바로 착용하며 좋아했다.
구미호가 계속 착용하기를 거부하는 모습에 크론은 힘을 써서 억지로라도 착용시켰다.
잘그락- 잘그락-
장비 착용이 끝나자 구미호가 사슬 갑주를 움직이며 싫어했다.
차가운 감촉과 몸을 움직일때마다 거슬리는 것인지 손톱으로 땅을 박박긁었다.
"감응."
[구미호가 몸의 족쇄를 불편해합니다.]
[펜릴은 강해지는 것을 느끼며 좋아합니다.]
"만족한다. 주인. 따른다."
- 구미호의 충성도가 1하락합니다. -
- 펜릴의 충성도가 5증가합니다. -
- 우룽의 충성도가 4증가합니다. -
"녀석. 좋게 생각해라. 따지고 보면 이건 너한테는 여벌의 목숨이라고."
장비를 착용하고 착용하지 않고의 차이는 상당하다.
우선 방어력 자체 부터가 큰 차이를 보이는데다가 장비가 주는 혜택을 생각하자면 익숙해져야만 한다.
크론은 상승한 녀석들의 능력치를 보면서 흡족해했다.
이 정도면 나름 25레벨급의 몬스터들도 합을 맞춘다면 충분히 사냥할 수 있다.
위험할 시에는 크론도 끼어들어서 합격을 같이 취한다면 능히 파티 플레이 하듯이 즐길 수 있다.
"이제 사냥을 나서볼까."
"갸릉!"
"크르르르."
"사냥. 강해진다!"
강해지고 싶은 것은 공통적인 본능.
넷은 곧장 사냥터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