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 실패를 리셋한다-26화 (26/122)

# 26화.

보조 직업(3)

게다가 크론은 사교성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자신을 배려해주고 맞춰주는 소렌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파티를 짜는 것도 꺼려지는게 기정 사실이다.

대형 길드 백호와 척을 진 영향으로 떨어진 척살령이 있는 자신을 파티로 받아주는 유저가 있을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언제까지 소렌한테 기댈 수는 없지.'

소렌이 오냐오냐 해주는 편이라서 좋기는 하지만 크론의 성미를 보자면 빌붙는 것도 영 맘에 안든다.

그렇게 된다면 결론은 자신이 혼자서 다수의 적을 상대로 버틸 수 있는 직업을 선택 해야만한다.

방식이 많이 바뀌기야 하겠지만 그러한 직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빵 필승이라고 강력한 화력으로 적을 기습해서 녹여버릴 수 있는 마법사도 나쁘지 않고 은밀하고 발빠른 도적이랑 궁수도 생각해볼만 하다.

유일 스킬로 상승한 민첩으로 빠르게 도주하는 크론을 붙들 수 있는 유저는 몇 없을 터니 말이다.

허나 크론은 고개를 저엇다.

전투에 앞서서 도주 부터 생각하면 매번 전투가 벌어질 때마다 도주를 선택해야 한다.

전투가 아니라 도주를 한다는 것은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전리품들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가 반복되면 멘탈적으로 큰 상처를 입게되고 버티지 못한 크론은 게임을 접을 수도 있었다.

돈을 버는 것은 좋지만 굳이 스트레스 받으면서 게임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더 리셋 월드 말고도 타임 리프를 활용할 수 있는 게임은 많다.

다만 가상현실게임을 맛 본 이상 PC게임은 너무나도 시시해져버렸다.

아마도 더 리셋 월드를 접게 된다면 그저 순수하게 아이템을 강화시켜서 팔아먹기만 할 터.

그 이후 부터는 무난한 대학 생활에 힘 쓸 것이리라.

'아직 접기에는 끝이 어디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구 제작으로 유니크급을 제작한 경험도 독특했지만 그 위에 해당하는 등급의 무구를 제작하고 싶은 욕망도 있다.

결국 상황이 이렇게 치닫게 된다면 크론에게 남는 길은 딱 하나 뿐이다.

자신을 적대하는 이들을 홀몸으로 쳐부순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직업의 숫자는 엄청나게 줄어든다.

다대일의 전투가 성립되려면 우선 자신의 힘으로 그 숫자를 어느정도 메꾸어야만 한다.

그렇게 된다면 소환물을 활용하는 네크로맨서나 정령사가 적절하다.

스킬 하나로 강력한 소환물을 부릴 수 있는 두 직업은 크론의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직업이다.

허나 이 또한 정답이 아니다.

보조 직업은 어디까지나 '보조'다.

크론이 앞으로 상대할 녀석들은 기본적으로 주 직업과 보조 직업의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발빠른 도적과 궁수가 연관되면 그 강함은 몇 배로 껑충 뛸 것이다.

두 직업의 주 스텟은 '민첩'을 통해 강해지다보니 곱절로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크론의 주 직업은 대장장이다.

나름 체력이 받쳐줄 수 있는 직업이지만 그 뿐이다.

생활직이라는 한계가 명명백백하기에 마력과 지능을 주로 다루는 정령사나 네크로맨서와는 조합의 시너지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물과 기름을 억지로 뒤섞을 수 없듯이 말이다.

'나에게는 타임 리프가 있어.'

크론의 강함은 뛰어난 능력치와 유일 스킬들을 넘어서는 초능력 타임 리프다.

5초라는 짧은 시간에다가 제한력이 존재한다지만 남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실제로 타임 리프가 없었다면 크론은 이렇게 마구잡이로 강화를 시도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초능력 타임 리프와 자신의 주 직업 대장장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직업.

크론은 머리를 쥐어짜낸 결과 하나의 직업에 도달할 수 있었다.

'테이머.'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는 권능이 주어지는 직업.

허나 많은 유저들은 테이머를 생활직보다도 구리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서는 많은 것이 있었지만 대표적으로는 테이머라는 직업의 특징 그 자체다.

소환물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어느정도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네크로맨서나 정령사와도 엄청나게 비교된다.

두 직업은 마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마법사와 어느정도 시너지가 있기도하고 스킬만 있다면 문제없이 소환물을 소환할 수 있다.

반면에 테이머는 시너지가 있는 전투직업도 없을 뿐더러 몬스터를 길들이는 과정도 끔찍 그 자체다.

꾸역꾸역 약한 전투력을 활용해서 몬스터를 어떻게든 빈사 상태로 만들어서 길들이기를 시전한다고 치자.

그럼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새삼스럽지만 길들이기 확률은 100%가 아니다.

실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했고 실패를 했을 시 길들이기가 시전된 몬스터는 광폭화 상태에 빠진다.

죽이기 전까지 발동되는 스킬이기에 길들이기가 실패한 이상 답이 없다.

특히 일반 몬스터라면 아쉽지라도 않겠지만 네임드 급 몬스터를 겨우 빈사상태로 만들었는데 실패해버리면 그 허무함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어찌어찌 쓸만한 몬스터를 길들이는데 성공하고 성장시켰다고 쳤을때도 문제는 남아있다.

소환물이 사망하면 다시 스킬을 써서 부르면 되는 정령사와는 달리 테이밍에 성공한 몬스터는 죽으면 그걸로 끝이다.

말 그대로 길들인 몬스터의 목숨은 1개라는 것.

죽을 고생을 키운 녀석을 단 한 번의 실수로 잃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당연히 그런 상황을 겪게되면 테이머 유저들은 그대로 게임을 접어버릴 수도 있다.

생활직이라면 생활을 통해서 다시 시작하면되고, 전투직이라면 사냥을 하면 된다.

허나 테이머는 다시금 몬스터를 길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된다.

이쯤되면 테이머를 할 빠에 그냥 초보자를 더 하고 말지 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허나 이러한 단점들은 보완할 수가 있다.

길들이는 것을 실패하는 것은 크론이 가지고 있는 초능력 타임 리프를 사용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오히려 강화보다도 더욱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네임드급 몬스터나 그 상위 격의 존재라고 할 수 있는 보스급 몬스터를 부하로 다룰 수 있게되면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무력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으니까.

보통의 테이머라면 길들이기를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이들을 크론은 가능했다.

실패하면 타임 리프로 되돌려서 다시 시도하면 되니까.

만약 크론이 테이머에 대한 직업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었더라면 주 직업이 대장장이가 아니라 테이머가 될 수도 있었다.

'아니. 그건 아니지.'

크론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지금의 크론이 있게 해준 데에는 대장장이의 역할이 컸다.

최초의 강화 성공을 통한 유일 스킬의 습득.

그것은 자신이 직접 강화를 시도해야만 얻을 수 있는 혜택이다.

다른 대장장이에게 부탁했다면 칭호는 얻었을지언정 유일 스킬들은 자신이 얻을 수가 없다.

또한 크론이 테이머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준 것이 바로 대장장이였다.

영체인 정령과 부패한 종류가 많은 언데드같은 경우에는 장비를 착용시키는데 많은 제약이있다.

정령같은 경우에는 착용이 원천 봉쇄되어있고, 언데드의 경우에는 착용이 가능하지만 부패의 특성탓에 내구도가 빠르게 감소한다.

네크로맨서 대부분이 물량전을 펼치기에 일일이 장비를 착용시키기도 힘들고 역소환이 되버리면 장비들이 전부 바닥으로 떨궈진다.

반면에 길들이는 것에 성공한 몬스터들은 몸체가 전부 액체로 구성된 슬라임같은 특정한 경우가 아닌한 아무런 제약없이 장비를 착용시킬 수 있다.

물론 착용에 대한 제약이야 없지만 좀 더 색다른 제약은 존재한다.

몬스터들의 체형은 인간과 비슷한 종류도 있지만 인간과는 전혀 다른 골격 구조를 가진 몬스터도 존재한다.

이를 테자면 젬과 같이 무식하게 큰 녀석도 있고, 네 발 짐승 종류의 몬스터들에 맞춘 장비를 대장장이들이 팔고 있을 턱이 없다.

제작도 까다롭고 수요도 없을 그런 아이템을 어떤 정신나간 대장장이가 만들어 팔겠느냔 말이다.

물론 주문 제작을 요청하면 된다지만 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도 모르고 만든 경험이 없는 형태의 무구를 만든다면 질 좋은 무구가 완성될 수도 없다.

인간의 체형을 벗어난 무구를 제작하는 것은 그들로서도 익숙치 않을 터.

허나 그 부분은 크론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

자신의 주 직업이 대장장이 였으니까.

"어떠한 직업을 삼으실지 결정하셨나요?"

"테이머로 하지."

크론의 선택에 신전의 NPC는 가타부타 따지지 않고 기금함을 꺼내들었다.

"5만 골드의 기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3천 골드면 됐던 대장장이와는 달리 몇 배나 불은 5만 골드.

하지만 크론에게 있어서는 그리 큰 돈은 아니었다.

"테이머로서의 길에 축복이 가능하기를 빌겠습니다."

- 보조 직업으로 테이머가 되셨습니다. -

- 스텟 '카리스마'가 생성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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