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 실패를 리셋한다-25화 (25/122)

# 25화.

보조 직업(2)

"오호. 철이랑 금광석도 함께 섞으면 좋은게 나오나본데."

크론은 체력을 회복하면서 사형들의 작업을 구경했다.

제련에 대한 또 다른 방식을 알아가기도 했으니 나쁜 정보가 아니다.

"네가 크론인가?"

그렇게 크론이 하나 하나 지식을 쌓고있는 동안 오크로 보이는 사형 한 명이 크론에게 다가왔다.

투쟁의 종족이라고 할 수 있는 오크가 대장장이를 하고 있는 것도 놀라웠지만 오스온의 2번째 제자라는 점이 더 놀랍다.

"잘부탁드리겠습니다 사형."

"반갑군. 나는 레온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사이가 있으니 딱딱하게 굴 필요 없다."

건들면 죽을 것 같은 외모치고는 상당히 유들유들한 성격인 것 같다.

레온은 잠시 생각하는 듯 고개를 골똘이하고는 품을 뒤적거렸다.

"별 것 아니지만 맥주에 대한 보답이다. 부디 잘 써줬으면 좋겠군."

- 장인의 청동 귀걸이를 선물받으셨습니다. -

[장인의 청동 귀걸이(매직+)]

- 뛰어난 솜씨를 지닌 장인이 손수 제작한 귀걸이입니다.

* 착용제한 : 레벨 25이상

* 내구도 : 20/20

* 방어력 +6

* 체력 +4

* 청동 울음(패시브) : 방어력 +5증가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한 크론의 눈이 번쩍뜨였다.

이 정도의 능력치면 적어도 3만 골드는 받을 수도 있다.

신뢰 관계를 쌓을 꿍꿍이로 선물했던 맥주 오크통의 가격이 2만 골드였으니 오히려 이득이 되버린 셈이다.

역시 일류 대장장이라고 해야할까?

씀씀이가 보통이 아니다.

"감······."

고마움을 전하려고 했지만 레온은 이미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 돌아간 상태였다.

상당히 쿨한 모습에 괜스레 감동받을 것만 같다.

채광을 통해서 25레벨을 달성했던 크론은 만족스럽게 청동 귀걸이를 착용했다.

@ @ @

[순도높은 금괴(재료)]

- 금광석을 제련하여 만든 금괴입니다. 여러번의 반복된 제련으로 인해서 순도율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 순도율 : 78%

보통의 금괴를 제련해서 만드는데는 금광석 뭉치 2개면 충분하다.

희귀한 편에 속하는 은광석과 금광석은 상대적으로 잡석의 비율이 적기에 괴로 만드는데에도 적은 재료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허나 크론은 이 순도높은 금괴를 만들기 위해서 무려 20개의 금광석 뭉치를 투자했다.

10배나 되는 금광석을 먹어치운 덕분에 이름 그대로 순도 78%를 자랑하는 금괴의 모습은 영롱하기 그지없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젬의 심장이랑 시독 주머니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만 해도 나름 상급 재료다.

자신이 이번 퀘스트 하나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 것도 아니었기에 크론은 이것으로 퀘스트를 완료하기로 했다.

"호오. 제법 쓸만한 금괴로군. 이 정도면 나름 괜찮지."

오스온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

- 보상으로 30,000골드와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

- 대장장이 계열 스킬의 숙련도가 일정량 상승합니다. -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제법 통 큰 보상에 크론이 좋아라했다.

이 정도면 금광석을 쏟아부은 보상은 나름 뽑았다.

"뛰어난 재료는 대장장이의 기본 소양이지. 허나 진정한 대장장이는 무릇 그 재료를 다듬을 줄 알아야만 하는 법이지. 너는 상당한 무구를 이미 제작한 경험이 있으니 날 만족시키려면 더 힘내야 할게야."

-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

[강철의 대장장이로서의 길II(강화된 연계 퀘스트)]

- 강철의 대장장이 오스온의 인정을 받기위한 두번째 걸음입니다. 본래 레어+급을 제작하면 되었지만 당신의 실력을 알아본 오스온은 더욱 힘든 시련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난이도가 어려워진 만큼 보상 또한 강화됩니다. 뛰어난 재료를 활용해서 유니크급에 해당하는 물품을 제작하셔야만 합니다.

난이도 : B

보상 : 오스온의 무구중 3개 택

실패시 : 파문

'올 게 온 것인가.'

대장장이가 재료를 구해왔으니 남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무구 제작일 터.

예상대로 풀려서 크론도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유니크급을 하나 더 만들어야하나.'

크론이 푸념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유니크급이 무슨 망치로 뚝딱하면 만들어지는 물건인가.

시초의 망치도 크론의 운빨이 있기도 했고 젬의 심장과같은 상위급 재료를 쏟아부은 영향으로 겨우 만들었던 무기이다.

순도높은 금괴도 나름 재료치고는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젬의 유품들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시도는 해볼까.'

시도조차 안해보고 못하겠다고 주저앉는 짓은 크론이 가장 혐오하는 일이다.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은 크론에게 있어서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기도 했다.

오스온에게 깍듯이 작별인사를 건낸 크론은 곧장 모루로 향했다.

@ @ @

"역시 무리였나."

크론은 허탈웃음을 지었다.

설마설마 했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크론은 2시간을 투자해서 광물과 괴를 녹여서 나온 재료를 어느정도 사용해서 6여 개의 무구를 제작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순도높은 금괴와 각종 연금 재료를 덧붙여서 제작한 무구도 유니크급의 한 단계 아래인 레어+급에 그쳤다.

[+8 행운이 깃든 금빛 나래 태도(레어)]

- 운좋은 대장장이가 순도높은 금을 활용해서 제작한 검입니다.

* 착용제한 : 레벨 25이상 힘 30이상

* 내구도 : 65/65

* 공격력 +92

* 힘 +9

* 민첩 +11

* 체력 +6

* 행운 +5

* 금빛 나래(액티브) : 20M를 이동합니다. 마나 소모 80 쿨타임 5분

얇아보이는 금빛 도신이 인상적인 무기.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는 없었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무기의 능력치에 크론의 눈에 흡족함이 차올랐다.

20강에 이르른 초보자용 검이 능력치적인 부분으로는 금빛 나래 태도를 뛰어넘는다.

허나 둘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를 하면 안된다.

초보자용 검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고, 금빛 나래 태도는 아직 12번의 강화를 더 할 수 있다.

거기에다가 특성 스킬 금빛 나래는 마법사의 블링크와 같은 효과를 자랑하는 스킬이다.

그 거리가 20M밖에 안됐지만 공간을 이동한다는 것은 급박한 전투 속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기술이다.

"이제 좀 걱정거리가 없겠네."

크론은 이번 기회에 자신의 장비 세트를 완전 무장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체력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판금 계열의 갑옷들.

하나같이 매직+와 레어급에 해당하는 방어구들을 둘둘만 크론의 방어적 기능은 상당량 상승했을 터였다.

명색이 대장장이인데 넝마가된 초보자옷을 계속 입고 돌아다닐 이유가 없다.

"후. 준비도 됐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해볼까."

크론이 제작한 무구는 아까 언급했듯이 6개다.

그 중 방어구에 해당하는 갑옷, 투구, 신발, 장갑, 방패와 금빛 나래 태도를 마지막으로 딱 자기가 쓸만한 무구만 제작했다.

솔직히 비슷한 무구를 14개는 더 제작할 수 있는 광물과 괴가 남아있었지만 크론은 이것들을 아직 무구 제작에 쓰지 않고 가방에 보관하고 있었다.

무구를 제작해서 유저들에게 팔기만 한다면 상당량의 돈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허나 크론은 팔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어차피 가방에 있는 골드도 40만 가까이 되는데 굳이 황금 고블린이 되려고 나설 이유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도 크론은 이 넘쳐나는 재료를 쓸 곳을 이미 정해두었기 때문이다.

"고맙다 헥스. 나중에도 보면 부탁할게."

"헤헤헤.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모험가님!"

빈민가의 꼬맹이 헥스가 헤실거리면서 돌아갔다.

매번 빈민가의 꼬맹이들에게 주는 50골드가 적은 금액 편에 해당하는 금액은 아니지만 빈민가의 아이들은 쓸만한 인재들이다.

그들은 마을의 정보통이자 안내인이였기에 그 쓰임새가 언젠가는 있을 수도 있다.

소설을 몇 번 정독한 덕분이긴 했지만 이 행동이 기연으로 이어질지 그냥 편안함을 추구한 행동이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

크론은 도착한 목표 지점 신전의 안으로 바로 들어섰다.

신전의 기능은 단순하게 직업의 획득 뿐이다.

각각의 마을마다 1개씩 구비되어 있는 신전을 통해서 조건이 된 유저가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직업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크론 역시 3천 골드를 지불하고 대장장이로 전직했었다.

이미 직업을 가지고 있는 크론이 신전을 찾은 이유는 간단하다.

앞으로 크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조 직업'의 획득이 목적이였기에.

'본래대로면 기사 클래스로 얻을 생각이였지만······.'

크론의 원래 목적은 기사로의 전직이였다.

탱킹과 딜이 적재적소로 갖추어진 딜탱의 역할이 가능한 기사는 뛰어난 능력치를 갖춘 크론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밸런스가 골고루 갖춰진 직업이다.

체력이 높은 크론이였기에 기사의 방어적 스킬이 더해진다면 여간한 데미지로는 쉽게 뚫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백호 길드와의 한 판 승부 이후 크론의 생각은 바뀌었다.

불굴의 방어를 갖추면 무엇하겠는가.

숫자로 밀어붙이면서 요격을 가하는 적들 앞에서는 그저 좀 더 오래버티다가 무너지는 장난감이 될 일이다.

'나 혼자서 강해진들 물량을 이길 수는 없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