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강철의 대장장이 오스온(3)
"죄송합니다만 오스온님은 상당히 바쁘신 분이십니다. 아무리 명성이 자자한 모험가님이더라도 사정만으로는 만남을 가지시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이유라면 여기 있습니다. 이걸 보여드리면 되겠습니까?"
"엇! 이, 이건 스펜서님의······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추천서를 힐끗 본 테크룬은 상당히 당황해하면서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크론도 사실 상당한 크기의 대장간을 보고서 놀라움을 멈출 수가 없었다.
과연 5대 대장장이라는 명성을 이은 크기에 추천서를 보여주더라도 오스온이 만나줄까 의문점이 들기도 했었다.
그래도 스펜서의 힘이 나름 쌔긴 한 모양이다.
굳건해 보였던 테크룬이 날래게 뛰어갈 정도였으니까.
"오, 오스온님께서 들어오셔도 된다고 하십니다."
얼마나 전력질주를 한 것인지 수영이라도 한 듯 땀을 뻘뻘흘리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하다.
크론은 어차피 준비해왔던 것을 테크룬에게 건냈다.
"이건?"
"아, 별 뜻은 없습니다. 맥주를 좋아하신다고 하셔서 그냥 조금 준비해봤습니다."
"그래도 이, 이 정도의 양은······."
"제 성의이니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테크룬에게 건낸 것은 맥주가 가득 담긴 오크통이였다.
덕분에 2만 골드라는 출혈이 발생했지만 NPC와의 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나쁘지 않은 출혈이다.
본래 드워프라는 종족은 공통적으로 술을 즐기는 종족이다.
그 중에서도 곡물로 만든 맥주는 드워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는 것이 판타지계의 정설이다.
앞으로 함께 대장간을 생활할 터였기에 미리 점수를 따놓는 것이 좋았다.
어찌되었든간에 오스온의 밑에서 대장간 일을 배울 정도면 솜씨있는 대장장이가 대부분이였을 테니까.
'열기가 장난이 아닌데.'
대장간의 안에서는 불의 정수라도 머금은 것인지 곳곳에서 열기가 가득했다.
물론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적절한 열기는 대장장이의 혼을 자극하는 기분 좋은 느낌이였으니까.
파악하기로는 테크룬을 포함해서 6명의 NPC가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상태였다.
신참이라고 볼 수 있는 크론이 돌아다니자 슬쩍 눈길을 주기는 했지만 작업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인지 관심을 주지는 않았다.
"실례하겠습니다."
오스온이 작업하고 있을 공방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한참 작업중인 것인 근육질이 가득한 팔을 휘두르는 드워프가 있었다.
덥수룩한 수염과 연륜이 느껴지는 주름살을 지닌 오스온은 지나오면서 본 NPC들과 마찬가지로 크론에게 힐끗 눈길을 주고는 짧게 말했다.
"거기서 잠깐 기다리게."
"네. 알겠습니다."
풍겨오는 포스가 마치 군대 장교의 느낌이였기에 크론은 자신도 모르게 군대식 화법으로 대답해버렸다.
괜스레 민망해서 헛기침을 한 크론은 침묵을 유지한채로 오스온의 작업을 지켜보았다.
괜히 명장이 아닌듯 불을 다루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었다.
불과 망치가 몰아일체된 오스온은 쉴새없이 일정한 속도에 맞춰서 망치를 휘둘렀다.
쩌어엉-! 쩡-!
마치 종을 치듯이 맑은 소리가 울려퍼진다.
노련하기 그지없는 대장장이술에 크론은 그저 말없이, 감명 깊게 그 장광을 바라볼 수 있었다.
- 뛰어난 솜씨의 대장장이가 작업하는 과정에 영향을 받아 대장장이 관련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
- 스킬 숙련도가 충족되어 스킬 '제련I'이 '제련II'으로 승격되었습니다. -
- 뛰어난 솜씨의 대장장이가 작업하는 과정의 영향을 받아 손재주가 1증가합니다. -
공짜로 얻은 공통 스킬 숙련도와 스텟은 언제든지 환영인 법이다.
뜻밖의 횡재에 크론은 속으로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치이이이익-!
그러는 사이 오스온은 마지막 담금질 과정을 거치면서 작업을 끝마치고 있었다.
정교함으로 빚어진 방패를 본 크론은 문뜩 호기심이 일었다.
오스온이 직접 제작한 무구의 능력치는 어떨지 궁금했다.
그런 시선을 느낀 것인지 오스온이 크론을 바라보았다.
"보고 싶은가?"
"실례가 안된다면 봐도 되겠습니까?"
"별로 좋은 녀석은 아니지만 뭐, 마음대로 하게."
오스온은 거리낌없이 크론에게 완성된 방패를 건내주었다.
[강철의 혼이 깃든 청동 방패(레어+)]
- 강철의 명장 오스온이 질 좋은 청동과 강철을 재료로 만든 방패입니다.
* 착용제한 : 체력 26이상 레벨 25이상
* 내구도 : 45/45
* 방어력 +22
* 힘 +3
* 체력 +5
* 강철의 기세(패시브) : 원거리 공격에 대한 방어율 30%증가
* 불의 저항(패시브) : 화(火)속성 피해 억제 20%증가
동레벨대의 장비로는 탑에 들어갈만한 아이템 정보다.
'이게 별로 안좋다고?'
레어+급 아이템을 뚝딱 만들어 놓고 할 소리인가 싶기도 하다.
거기다가 레어+면서 특성을 2개나 가지고 있다.
둘 다 방어적인 측면을 상승시켜주는 효과를 지녔으니 이건 시장에 내놓으면 팔리기 바쁠 아이템이였다.
그리고 솔직히 크론도 레어+급의 윗 단계인 유니크 등급을 제작하는데에 성공한 대장장이다.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운이 좋게 작용하기도 했고 투자한 재료가 뛰어난 영향도 있었다.
지금의 실력을 갖춘 크론에게 있어서 합금인 청동과 강철만으로는 레어급 무구를 만들어낼 자신이 없었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지만 도구와 재료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다.
"눈이 호강한 것 같습니다. 굉장히 뛰어난 방패인 것 같습니다."
"쯧. 내 맘에 드는 자식은 아니야."
절레절레 고개를 저은 오스온은 방패를 주변에 거치시켜놓고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래, 스펜서의 추천을 받고 왔다고 했나?"
"그렇습니다."
"특이하군. 스펜서 녀석이 다른 이들도 아니고 모험가를 추천해줄 줄이야. 그런데 직접 보니 알 것도 같군. 내 귀에 들어올 정도의 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결코 작은 그릇은 아니라는 거겠지."
확실히 3천 중반대에 있는 명성은 강철의 대장장이인 오스온이 보기에도 적은 수치가 아닐 것이다.
한참을 품평하듯 크론을 바라보던 오스온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크론의 허리춤에 묶여있는 생명의 기운을 가득 품은 시초의 망치를 본 것이다.
"혹시 그 무기를 좀 살펴봐도 되겠나?"
"눈을 더럽히지 않을까 걱정이군요."
크론은 속으로 웃음을 머금었다.
사실 시초의 망치를 보여줄 요량으로 일부로 허리춤에 묶어두고 있었다.
혹여 관심을 주지 않았다면 직접 만들었다면서 보여줄 요량이였는데 오스온이 먼저 관심을 표현해준 덕분에 일이 쉽게 풀릴 것만 같았다.
이리저리 시초의 망치를 살펴보던 오스온은 진심을 담아 크론을 칭찬했다.
"조금 흠이 보이기는 하지만 보기드문 걸작이야. 만든 녀석의 진심이 느껴지는군. 혹시 자네가 만든 무기인가?"
"그렇습니다."
"확실히 스펜서가 추천해줄만 하군. 모험가들은 하나같이 겉만 번지르르한 녀석들인줄 알았는데 자네같이 속이 꽉 찬 알짜배기도 있는 모양이로군."
"과찬이십니다. 솔직히 오스온님께서 만든 자식들을 보니 제 망치가 부끄럽습니다."
"끌끌. 나한테는 혀에 기름칠 안해도된다. 그래도 내 자식들을 추켜세워주니 고마울 따름이군."
칭찬을 싫어하는 이는 없는 법이다.
수염이 움직일 정도로 웃던 오스온은 이어 진지한 표정으로 크론을 바라보았다.
"그래. 자네같은 모험가라면 한 번 믿어볼만하겠지. 자네가 내 뒤를 이어갈 화신이 되어줄 지는 한 번 지켜볼만 할 유흥거리가 되겠어."
- 오스온의 제자 요청을 받으셨습니다. 강철의 대장장이 오스온은 대륙 판데아의 소문 자자한 대장장이입니다. 그의 제자가 된다면 다양한 대장장이 기술을 습득하고, 숙련도를 빠르게 올릴 수 있는 기회일 것입니다. -
- 승낙시 연계 퀘스트 '강철의 대장장이로서의 길I'을 받습니다. -
연계 퀘스트!
더 리셋 월드의 퀘스트 종류 중에서 연계 퀘스트는 나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단순하게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서 연속적인 보상을 습득할 수 있고, 마지막에는 최상의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 바로 연계 퀘스트다.
물론 한 번이라도 실패한다면 모든 것이 도로아미타불 되는 것이 단점이지만 시도의 가능성이 주어지는 경우도 상당히 드문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