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강철의 대장장이 오스온(1)
"하, 씨발. 진짜 운빨좆망이라고는 하지만 그게 말이되냐?"
스파게티를 잔뜩 입에 넣고있던 한종수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뭐가?"
"뭐긴 뭐야! 나도 현질로 지금 겨우 모은 돈이 60만인데 너는 무슨······하 됐다. 네가 원래 이런 놈이였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널 데리고 온 것도 나였으니까 뭐."
툴툴거리면서도 꾸역꾸역 스파게티를 입에넣는 모습에 제화는 그저 피식 웃었다.
제화에게 있어서 종수의 존재는 결코 가벼운 존재가아니다.
24년의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만난 '진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한종수다.
초중고를 동고동락한 부랄친구인 녀석은 단 한번도 제화를 실망시킨 적 없는 녀석이였다.
그렇기에 제화도 굳이 비밀로 묻지 않고 게임에 관련된건 말을 트는 편이다.
애초에 종수가 없었다면 제화가 더 리셋 월드를 접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종수 녀석의 자취방에서 함께 활동하는 덕분에 제화도 상당량의 돈을 굳힐 수가 있었다.
종수는 공짜로 있어도 된다고 했지만 제화의 성격상 무조건적인 호의는 사절이였다.
자취방에 대한 일정량의 금액은 제화도 지불하는 중이였다.
그러한 종수였기에 제화는 게임에 있어서는 정보공유를 아낌없이 하는 편이다.
유니크 등급의 무구를 제작했다는 점은 알려주더라도 문제가 없었다.
물론 딱하나 종수에게 알리지 않은 사실은 존재했다.
초능력 타임 리프.
자신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은 굳이 알릴 필요성이 없었다.
괜히 알려줘봤자 정신병자 취급을 안받으면 다행이였으니까.
"야, 근데 너 그런 사실 막 퍼트리고 다니는건 아니지?"
"내가 미쳤냐. 게임 접을 일 있게."
"하긴. 네가 그런 생각없는 짓을 하지는 않겠지. 그나저나 너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현금으로 얼마정도 하는지는 알고있냐?"
"얼마정도 하는데?"
제화는 아직 골드를 현금화할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앞으로 게임이 어떻게 풀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굳이 골드를 팔 생각을 벌써부터 할 필요성은 없었다.
그래도 어느정도의 가격을 갖추고 있는지는 궁금했다.
자주 현질을 하는 종수였기에 게임 시세에 대해서는 빠삭할 터였다.
"10만 골드에 100만원. 이게 지금 현시세야. 물론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니까 잘만 하면 더 받을 수도 있고."
종수의 설명에 제화도 조금은 놀랐다.
요 근래 게임에 재미가 들린 제화는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면서 더 리셋 월드를 즐겼었다.
최상급에 해당하는 접속기 캡슐 덕분에 잠자는 시간을 줄여도 큰 피로를 느끼지는 않았다.
여하튼 그러한 기간이 약 2주다.
채광과 무구 제작에 힘쓰면서 틈틈히 강화를 통해서 벌어들인 제화의 골드는 약 80만 골드.
따지자면 제화는 2주만에 8백만원이라는 거금을 벌어들인 셈이다.
타임 리프 초능력 덕분에 가난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보통의 게임들을 월등하게 상회하는 금액에는 제화도 조금 놀랐다.
"그런데 말이야 제화야."
"왜?"
조금 우물쭈물하던 종수의 눈이 번쩍였다.
"유니크 무기. 그거, 나한테 팔 생각은 없냐? 내가 지금 가진 돈이 60만 골드거든? 원한다면 이거 다 줄테니까······."
"미안한데 아직 팔 생각은 없다."
"아 왜!"
"그걸 내가 지금 왜 팔아? 써먹을 일도 많은데. 그리고 이번에 제작한 유니크 무기 너한테는 큰 효용성 없을걸?"
"어째서?"
"대장장이용 망치거든. 도적인 네가 리치 짧은 둔기를 쓸 일이 있겠냐? 나중에 네가 쓸만한 무기 하나 만들어줄테니까 너무 서운해하지는 말고."
"쩝. 나중에 꼭 만들어줘야된다?"
종수가 실실거리면서 좋아라했다.
하긴 유니크 등급의 무기를 제작한 대장장이가 무기를 만들어 준다는데 기대가 안될 수가 없으리라.
"근데 제화야. 내가 원래 사람에 대한 소유욕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는거 잘 알지?"
"그래서 뭐?"
"너 진짜 너무 탐난다 야. 내꺼 하면 안되겠냐, 친구야?"
"······뒤지고 싶냐?"
온 몸에 소름이 돋은 제화가 야구 빠따를 움켜쥐자 종수가 헛기침했다.
"아니, 그런 말 뜻이 아니고 우리 길드에 들어올 생각이 없냐는 거였어."
"길드? 너 길드 창설했냐?"
"응. 소수 정예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서 인원은 20명 정도 밖에 안되지만 나름 인지도 있는 길드야. 베히모스라고. 알아?"
"아, 그게 네 길드였냐."
제화는 의외라는듯 종수를 바라보았다.
여간해서는 길드 대장자리를 가지는 것을 꺼려하는 녀석이 바로 종수였다.
그런데 길드를 창설할 정도면 어지간히도 더 리셋 월드가 마음에 들은 모양이였다.
종수 녀석이 만든 길드라······.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제화도 조금은 흥미가 동했다.
본래 제화는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제화에게 있어서 게임의 가치란 일종의 수입원에 지나지 않았다.
온라인 게임의 세상에서 강화를 통해서 쏠쏠하게 돈을 만지는 것을 모토로 삼았고, 그러던 과정에서 만난 것이 부랄친구 종수였다.
이것은 제화 본인의 성격 영향이 컸다.
크게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였기에 자신의 성격은 아싸에 가까운 편이다.
그러한 성격탓에 길드나 클랜에 들어가는 행동을 자제하는 편이였다.
일단 어딘가에 소속된다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행동에 제한이 걸리는 단점도 존재하는 법이였으니까.
'생각해볼만은 하겠지.'
하지만 가상현실게임 더 리셋 월드는 보통의 게임과는 달랐다.
진짜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 것 같은 가상의 현실.
제화는 더 리셋 월드에 상당히 매료된 상태였다.
게다가 가상현실이라고는 해도 더 리셋 월드도 어디까지나 게임이였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특성상 나중으로 갈 수록 홀로 할 수 있는 범위는 상당량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속칭 레이드라고 불리우는 고레벨 몬스터를 사냥하는 행동을 홀로 할 수 있는 경우는 후반으로 접어들 수록 힘이 들 수 밖에 없었으니까.
지금이야 제화가 고강화 아이템으로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지만 언젠가는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었다.
허나 제화는 큰 걱정으로 삼지는 않았다.
어차피 문제거리야 나중에 가서 생각해도 크게 늦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너도 알잖아. 내가 어디 소속되는거 좋아하지 않는거."
"한 번에 될거라고 생각은 안했어. 언제든지 생각있으면 나한테 말해줘. 네 자리는 열어두고 있을테니까."
제화가 피식 웃었다.
이런 성격 덕분에 종수랑 친해질 수 밖에 없나보다.
금수저면서도 흙수저인 자신을 아무런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녀석.
보통 금수저라고하면 자신같은 이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없지않아 있는데 종수에게는 그러한게 전혀 없었다.
오히려 종수는 그러한 종자들을 가장 싫어했다.
자신이 이룬 것 없이 그저 부모덕으로 올라가놓은 자리를 가지고 떵떵거리는 모지리라고 말이다.
"그럼 나 먼저 게임에 접속한다."
"너 오늘 수업있지 않았냐?"
"괜찮아. 어차피 그 교수님 출첵안하는 교수님이시거든."
"······."
저러면서도 가뿐하게 A를 받는 녀석의 실력에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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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요구없는 초보 마을과는 다르게 그 이후의 마을부터는 자경단을 넘어서서 경비병을 구축하고 있다.
덕분에 초소를 꾸리고 그것을 지키고 있었다.
"거기! 당장 멈춰라!"
실제로 많은 유저들이 500골드 가량의 금액을 지불해야만 입장을 허락한다.
500골드의 금액이 적어보일 수도 있겠지만 매번 마을을 입장할 때마다 지불해야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후에 가서는 상당한 금액이 된다.
물론 신분증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용병패나 상인 증명서같은 소유하고 있다면 어느정도의 금액을 할인 받을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