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 실패를 리셋한다-18화 (18/122)

# 18화.

시초의 망치(4)

그런데 그러한 무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크론은 이름을 날릴 수 밖에 없었다.

[솜씨좋은 행운의 대장장이]

현재 초보 마을에서 크론에게 전해지고 있는 이명이였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홀홀홀. 스펜서 자네의 인정을 받은 모험가이니 말일세."

"끌끌. 요즘 들어서 저 녀석한테 내 고객을 상당수 뺏긴 게 영 마음에 안든다고! 저놈의 모지리가 빨랑 나가야 할텐데 말이야."

크론에 대한 관심은 유저뿐만이 아니다.

비정상적인 수치의 높은 명성을 지닌데다가 크론이 나름 뇌물을 적당히 먹인 덕분에 NPC들도 크론에게 있어서는 어느정도의 어드밴티지를 부여해주었고, 크론에 대한 관심사도 남다르게 존재했다.

따아아앙-!

모루를 받침으로 둔 상태로 온 힘을 실은 망치의 일격.

청량하기 그지없는 울림과 함께 열화와같은 울음을 토해내며 담금질이 마무리 되었다.

- 유니크 급 아이템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름을 정해주십시오. -

"······!"

떠오른 글귀에 크론의 눈이 번쩍뜨였다.

레어+급으로 상정하고 있었는데 그 위에 해당하는 유니크급의 아이템이 제작되었다.

상당한 시간 동안 쉬지않고 망치질을 한 덕분에 온 몸의 힘이 쭉 빠졌지만 크론은 흥분되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대장장이로서는 첫 걸작품이 완성된 상황이였으니 당연한 경우다.

'내가 만든 무구 이름이라······.'

잠시 고심했지만 결심 또한 빨랐다.

"시초의 망치."

별뜻은 없었다.

자신의 첫 걸작품 무구에 대한 예의가 담긴 간단한 무구의 이름이다.

- 최초로 유니크급 아이템 '시초의 망치'를 제작하셨습니다! 칭호 '고귀한 장인(손재주+8, 체력+5)'을 얻었습니다. 명성이 200증가합니다. -

- 스킬 '무구제작V'이 '무구제작VII'로 랭크업 되었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23레벨이 되셨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24레벨이 되셨습니다. -

[시초의 망치(유니크)]

- 행운이 따르는 대장장이가 온 힘을 다해 제작해낸 망치입니다. 생명의 기운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 착용제한 : 레벨 30이상

* 내구도 : 95/95

* 공격력 +122

* 힘 +10

* 체력 +15

* 손재주 +20

* 행운 +5

* 특수 행동(제작, 수리)가능

* 상위의 제작품 제작 확률 증가

* 강화 자동 수복(패시브) : 1시간마다 내구도를 2회복 시킵니다.

* 생명의 샘(패시브) : 체력을 15증가시킵니다.

크론의 입꼬리가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유니크급의 아이템 시초의 망치가 갖춘 능력치는 하나같이 크론의 마음에 쏙들었다.

상위의 제작품을 제작 확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추후에 만드는 무구에 추가 효과가 적용되거나 등급 상승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소리다.

지금도 행운이 깃든 무구를 만들어내는 크론이였기에 그야말로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괜히 유니크급의 아이템이 아니라는듯 귀중한 아이템 스킬이 2개나 붙어있다.

그 중 하나는 크론도 알고있는 방어구인 재생의 갑옷이 지니고 있던 '자동 수복'의 특성이였다.

다만 레어급 아이템과는 격이 다르다는 것인지 자동 수복 스킬은 강화되어서 그 효과도 강해진 상태였다.

가뜩이나 망치의 경우에는 무기로도 쓰이고, 무구 제작에도 쓰이는 무기이자 도구인 물품이기에 내구도 소모가 상당히 빠른 편에 속했기에 상당히 만족스러운 특성중 하나였다.

그 밖에도 체력을 증가시켜주는 생명의 샘도 얕볼 수 없는 아이템 스킬이다.

솔직히 이렇듯 순수하게 패널티 없이 스텟을 증가시켜주는 종류의 스킬이 어찌보자면 가장 강대한 스킬일 터였다.

"전부 마음에 들어."

뭉툭하지만 그곳에 담긴 기운이 영롱하기 그지없는 시초의 망치를 손에 쥐고 싶었지만 크론은 그저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크론이 예상밖으로 더 높은 등급으로 제작한 영향으로 인해서 착용 제한이 껑충 뛰어서 30이라는 요구 조건을 붙여버렸다.

유니크 아이템을 제작함으로서 상당량의 경험치를 얻어서 2단계의 레벨이 상승한 크론이라지만 아직 24였기에 30에 도달하려면 적어도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만 했다.

"이야, 아저씨 굉장한거 만들었나봐?"

"형, 그것도 파는 거에요?"

"대장장이 오빠 나도 무기 만들어줘욧!"

크론이 작업하는 과정을 지켜보던 유저들은 아이템이 완성되자 궁금증을 풀기위한 질문이 빗발쳤다.

개중에는 매너없게도 아이템의 성능을 확인해보고 싶다는 유저들도 있었다.

'누구 장사 말아먹을 일 있나.'

초기 시점에서 자신이 유니크급 무구를 제작했다는 소문이 퍼지게되면 장점보다도 단점이 압도적으로 많다.

최초의 유니크 무구를 제작하는 대장장이라는 타이틀은 나름 거대 길드를 구축한 이들에게 영입 요청이 쉴새없이 몰려올 것이다.

크론이 아무리 사기적인 스팩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굴에는 장사 없다는 말이 있듯이 대길드가 숫자로 덤벼들면 크론으로서는 어떻게 손쓸 도리가 없다.

대 길드 입장에서 크론같은 솜씨좋은 대장장이는 영입이 실패하면 두 개로 나뉜다.

척결 대상이 되거나 그것도 아니면 거래 대상이 되거나.

거래 대상이 된다면 좋은 고객과 장사치가 되겠지만 전자가 되어버리면 크론은 앞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에 있어서 상당한 애로사항이 꽃피우게 될 것이였다.

말같지도 않은 요청을 하는 유저들에게는 가볍게 썩은미소를 보여준 크론은 곧바로 입을 움직였다.

장사치에게 중요한 것은 뛰어난 실력도 실력이지만 말빨이 있어줘야 한다.

그래야 좋은 무구를 제값받고 팔 수 있으니까.

"여러분 다들 진정들하시고요. 지금 만든 무구는 제작에 사용할 대장장이 전용 망치입니다. 보다시피 외형은 이렇습니다. 옵션에 관한 공개는 불가능하다는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크론의 말에 유저들도 알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하긴,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자신들의 요청이 얼마나 무대포인 것인지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

물론 몇몇 유저들은 아직도 옵션 공개를 하지않아 불만을 표했지만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여러분들이 바라신다면 지금 당장 무구 제작에 착수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지금 가방에 미리 제작해둔 검이랑 방패가 있는데 구매를 원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크론의 말에 유저들이 곳곳에서 손을 번쩍들었다.

대장장이로서의 장사.

물품 판매는 크론으로서는 상당한 이득이다.

무구 제작을 통해서 스킬 숙련도를 올리고, 경험치를 얻는다.

더불어서 완성품은 판매를 통해서 재고 처리도 하고 상당량의 골드도 챙긴다.

세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구조였다.

"자자, 수리는 이쪽으로 모여주시고요. 원하시는 도구랑 무구를 말씀하시면 만족스럽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 강화는 3강까지만 가능합니다! 매 강화마다 추가금 발생하는거 생각해주셔야합니다. 앗 손님! 거기 계시면 위험해요. 용광로 불똥 튀기면 얼굴 다 상해요!"

무구 제작을 통한 유니크급의 제작 성공.

허나 크론에게 쉴시간이란 사치이지 않겠는가?

장사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