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 실패를 리셋한다-15화 (15/122)

# 15화.

시초의 망치(1)

[행운의 정령I] - 유일 스킬

* 행운을 다스리는 정령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소환자에게 많은 행운을 가져다줍니다. 허나 조심하셔야 합니다. 행운의 정령은 성격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간혹 불운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 소환시 랜덤한 버프를 적용시켜줍니다.

* 마나 소모 600

* 쿨타임 12시간

최초로 17강화에 성공함으로서 얻은 또 하나의 유일 스킬 '행운의 정령'

랜덤한 버프를 적용시켜준다는 내용은 얼핏 들으면 상당히 좋아보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상당히 생뚱맞은 내용이다.

그나마 행운의 동전은 성공과 실패로 나뉘는 경우인데 행운의 정령은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였다.

설사 긍정적인 버프를 가지고 오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하면 결국에는 전투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없게된다는 소리였다.

혹시나 싶어서 몇 번 시험해봤는데 그 때마다 크론은 기가 막힐 수 밖에 없었다.

힘을 1증가 시켜주는 경우도 있고, 어떨 때는 공격력을 무려 50이나 증가시켜주는 괴랄함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경우에는 '무한한 갈증'이라는 디버프를 걸었는데 이 효과의 내용은 정말 기가 막혔다.

'무한'이라는 글귀에 걸맞게 지속시간은 죽기 전에는 풀리지 않았으며 갈증은 10초마다 1%씩 뚝뚝 떨어졌다.

수시로 물을 마시지 못해서 갈증이 0%에 달하면 크론은 그대로 말라 죽는 것이다.

해독 또한 불가능하니 어찌보자면 최상의 독보다도 두려운 디버프였다.

타임 리프가 없었다면 크론은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전투로 첫 죽음을 경험하는 것도 아니라 갈증으로 죽는다니, 이 얼마나 우스운 헤프닝이란 말인가.

정말이지 타임 리프 덕에 살아남은 크론은 혀를 차면서 '행운의 정령'을 당분간은 봉인해두기로 했다.

효과만 보자면 굉장한 효율을 가져다 주는 경우도 있지만 다급한 상황 속에서 자칫 '무한한 갈증'같은 디버프를 가져다 준다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위험한 녀석이였기 때문이다.

"강화에 관련된 유일 스킬들은 어떻게 된게 하나같이 정상이 없구만, 정상이."

어이가 없던 크론은 툴툴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런 조건없이 행운만 증가시켜주는 행운의 요정을 제외하면 죄다 효과가 들쭉날쭉했다.

마치 강화를 지르면 성공과 실패로 확연하게 결정되는 것처럼 스킬의 효과 역시 성공과 실패로 귀결되었다.

"운빨 좆망겜도 아니고 나 참."

크론은 피식 웃었다.

허나 이렇게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크론에게도 이득이 되었다.

타임 리프라는 초능력을 지닌 자신에게 있어서 이러한 도박은 환영이였다.

비록 5초에 불과하지만 크론은 100%효율적으로 활용할 자신이 있었다.

물론 타임 리프의 제한력으로 인해서 타임 리프 사용횟수가 부족할 때에는 어쩔 도리가 없지만 말이다.

"최초의 강화. 15강부터는 유일 스킬을 얻었었지."

최초의 고강화 성공이라는 강대한 업적.

그것에 대한 혜택 또한 업적에 걸맞게 막대하기 그지 없었다.

15강에서는 행운의 동전을.

16강에서는 행운의 요정을 얻게되었다.

그리고 17강에서는 까탈스럽기 그지없는 행운의 정령을 얻었으니, 추후에 남아있는 업적을 이룩할 때마다 강력한 유일 스킬들을 독식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크론도 타임 리프라는 초능력이 없었다면 이렇게 올 수도 없었다.

지금까지 겪은 실패 횟수만해도 세자리 수를 넘어갈 지경이였다.

허나 강화 실패를 리셋시켜버리는 힘을 가진 크론에게는 실패는 존재할 수가 없다.

"더 리셋 월드의 강화 최고 수치가 아마 20이였던가."

시스템이 허용하는 최대 수치는 20이였다.

그 이상부터는 강화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린다.

허나 그 부분에서 불만을 제기할 유저는 아무도 없었다.

애시당초에 10강을 뚫는 부터가 말도 안되는 현 시점에서는 벌써 17강을 뚫어낸 크론이 말도 안되는 경우였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3개의 유일 스킬과 최초 칭호를 더 얻을 수 있는건가."

크론은 이 업적을 다른 이가 가져간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자신이 챙길 수 밖에 없는 업적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하나같이 강대한 힘을 발휘하는 유일 스킬들과 최초의 칭호들은 챙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확실하게 스텟을 상승시켜주는 칭호와 그 스텟을 뻥튀기 시켜주는 유일 스킬의 힘은 젬을 통해서도 겪었으니 말이다.

크론은 어느것으로 강화할까 고민하다가 이내 초보자용 검을 선택했다.

본래대로였다면 초보자용 검은 지금의 17강으로 멈추고 적당히 사용하다가 팔아치울 생각이였다.

자신의 무구 제작 실력이면 괜찮은 무기를 만들어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20강화에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은 현재의 무구를 기준으로 생각했을때 초보자용 검이 당연히 낙승이였다.

"일주일. 그 시간내로 뚫어본다."

크론.

그는 마음만 먹으면 반드시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였다.

@ @ @

유그드라실.

보통은 세계수로 통칭되는 판타지 풍이 솔솔 풍기는 회사명이지만 유그드라실이 지닌 저력은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된다.

더 리셋 월드.

현재의 과학으로는 거의 신문물이라고 볼 수 있는 최초의 가상현실게임을 제작해낸 유일무이한 회사로 그 명성이 드높은 회사라고 볼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 높은 명성답게 나름 거장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인터뷰및 접견을 요청했지만 유그드라실측에서는 늘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해왔다.

이렇듯 폐쇄적인 운영방식 탓에 호기심 가득한 기자들이 속칭 '국민들도 알 권리가 있다.'를 시전하면서 달려들었지만 대체 무슨 마술을 부린 것인지 기자들의 공세에도 유그드라실은 꿋꿋하게 폐쇄를 고집했다.

그러한 미스테리함을 지닌 유그드라실의 작업방에서 상황을 체크하고 모니터링하던 인물 한 명은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세계 메세지와 그 결과물을 보면서 심각한 표정을 풀 수가 없었다.

"이건 정말······말도 안되는군."

나름 큰 회사라고 볼 수 있는 유그드라실의 전체 직원은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 직원들의 역할은 고객센터의 처리가 대부분이다.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속칭 '운영자'로 명명되는 이들은 더 리셋 월드를 개발한 4명 뿐이였다.

그 중 한 명이자 오늘번 담당인 한정우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는 세계 메세지를 읽으면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여간해서는 쉽게 놀라지 않는 그는 오래전 해결했던 버릇중 하나인 손톱을 물어뜯으면서 메세지를 읽어내렸다.

"시스템 오류도 아니고, 대체 어떻게하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거냐고!"

정우는 말도 안된다는듯 소리를 내질렀다.

이 바닥에서 한가락 한다는 과학자 네 명이 모여서 구축해낸 가상현실, 더 리셋 월드.

현 시점의 과학으로는 불가능하기 그지없는 가상현실을 만들어낸 그들이였지만 그 세상에 대한 간섭은 그들조차도 불가능하다.

더 리셋 월드를 책임지는 신격 존재인 AI유그드라실.

자칭 '유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은 수많은 재력을 퍼부어서 특수 제작된 슈퍼컴들들의 도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우연찮게 얻게된 운석에게서 얻어낸 정보가 더욱 컸다.

지구에는 없는 외지.

우주의 운석에 담겨있는 정보를 한국의 과학자들이 모여서 해석하고 슈퍼컴들에 동화시킴으로서 조화를 갖추어낸 것이다.

그로 인해서 탄생된 것이 AI유실이였고, 방대한 분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그 힘으로 가상현실게임 시스템을 구축해낼 수가 있었다.

"유실. 버그는 없는게 분명한거겠지?"

[버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편법또한 불가합니다.]

"정말······이게 사람의 운으로 가능이나 한거냐고."

더 리셋 월드가 오픈한지 한 달도 안 된 시간이다.

업적이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몰려드는 유저 수가 상당했기에 그들 중에서도 유독 톡톡튀는 이들이라면 어느정도의 히든 피스를 찾아내어서 해결했을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세계 메세지에 떠오른 '20강화의 성공'에 대한 업적의 성공은 현 시점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핵이나 특정 편법이 아닌 이상 불가능한 업적중 하나로, 정우는 대략 이 업적이 해결되려면 10년이 넘어도 불가능하다는 설이 팽배했다.

그렇기에 이 업적에 대한 업적치.

즉, 일정량의 점수 수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대로면 위험해. 아직 시나리오가 개방되면 안되는데······."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아직 갓난 아기라고 할 수 있는 더 리셋 월드다.

그리고 점차 유저들과 소통하면서 운영진들과 유실이 짜놓은 업데이트. 즉, 시나리오가 넘어가면서 더 리셋 월드는 잔잔한 바람을 타는 것이 정우가 짜놓은 예상 스토리였다.

허나 업적의 점수의 수치가 너무나도 큰 것이 일찍 해결되어버렸다.

그렇게 된다면 결론은 정해져있었다.

각종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운영진들이 짜놓은 스케줄은 붕괴된다.

더불어서 발동되는 특수 이벤트들을 붙잡을 수가 없게 될 터였다.

잔잔한 바람이 아닌, 우뢰와 같은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스토리가 진행될 것이 자명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태풍의 핵같은 존재는 또 다시 사고를 칠 확률이 거진 99.9%였으니까.

[업적 달성을 통해 통계치가 초과되었습니다. 1 - 시나리오, 아인족, 보조직업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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