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 실패를 리셋한다-11화 (11/122)

# 11화.

무구 제작(1)

[+13 튼튼한 구리 곡괭이(매직)]

- 스펜서가 제작한 곡괭이들중 수작에 속하는 훌륭한 구리 곡괭이입니다. 스펜서의 뛰어난 작품들은 그의 인정을 받은 자만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착용제한 : 레벨 15이상

* 내구도 : 120/120

* 공격력 +60

* 채굴력 +300

* 힘 +20

* 민첩 -15

* 체력 +20

* 특수 행동(채광)가능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크론은 하루치 타임 리프의 제한력인 20번을 전부 쏟아부어서 만들어낸 13강의 곡괭이를 보면서 만족스럽게 웃었다.

사냥을 통해서 어느정도 레벨을 갖출 수 있었으니 이제는 자신의 직업인 대장장이에 좀 더 전념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레벨만큼이나 스킬 숙련도는 중요하다.

무구 제작 스킬의 레벨이 높으면 높을 수록 더 좋은 재질의 무구를 제작할 수 있었고 그 말은 곧 돈으로 직결되는 결과를 만들어줄 것이다.

기초적인 재료와 자본은 소렌 덕분에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다지만 무구 제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광물들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스펜서나 광부 유저를 통해서 구매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효율이 좋은 편이 아니었고, 무엇보다도 채광에 대해서 어느정도 익숙해지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자신에게는 13강의 고강화 곡괭이라는 강력한 채집도구도 있었으니 평범한 광부들과는 채집 속도의 차이 편차가 클 것이다.

"전부 쓸어담아보실까."

마을 인근에 공개되어있는 광산의 앞에는 자경단으로 보이는 NPC 2명이 지키고 있는 상태였다.

광산의 채굴은 본래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직업이 채광을 전문적으로 하는 광부라면 마을의 고용을 통해서 광산을 이용할 수 있겠지만 대장장이인 크론에게 그 방법은 무리다.

허나 그렇다고해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크론은 '최초의'강화 보너스를 독점한 덕분에 605라는 말도안되는 수치의 명성을 얻을 수가 있었다.

또한 마을의 대장장이인 스펜서의 인정을 받은 크론에게는 광산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반갑습니다. 당신이 요즘 주목받고 있는 모험가로군요."

"이곳에까지 당신의 명성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롬과 한스라는 이름의 자경단 NPC들은 예상대로 크론을 환대해주었다.

오는 말이 고우면 가는 말도 고운 법이다.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광산을 지키시는 용맹한 두 분 덕분에 광부들도 안심하고 채광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하하, 너무나도 버거운 말일세."

"아닙니다. 진심을 담은 말인걸요. 자, 목도 마르실텐데 여기 제가 과실주랑 육포를 가져왔습니다."

"흠, 역시 자네 뭘 좀 아는군. 촌장님께는 비밀일세."

"당연하죠."

- 롬의 호감도가 소폭 올랐습니다. -

- 한스의 호감도가 소폭 올랐습니다. -

뇌물을 먹인 크론은 슬슬 운을 떼기로 했다.

"제가 요즘 광물이 많이 필요해져서 그렇습니다만 혹시 광산을 이용할 수 있을까요?"

"광산을 말인가?"

"흠. 본래 광산은 광부 직업을 지닌 자들을 위한 특권중 하나라서 말이야."

"하지만 촉망받는 대장장이인 자네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

"원하신다면 마을에 공헌을 할 생각도 있습니다."

크론은 곧바로 본론을 말했다.

돌고 돌아 대화를 나눠봤자 시간 낭비일 뿐이다.

마을에 대한 공헌.

가장 기본적이면서 간단한 공헌을 올리는 방법은 마을에 돈을 지불하는 행동이였다.

"그렇다면 촌장님도 기꺼이 이용 혜택을 줄 수 있을걸세. 5천 골드만 지불한다면 내 촌장님께 잘 말해주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5천 골드는 상당한 거금에 속한다.

거의 하루를 투자해서 클리어했던 '젬의 동굴'에서 분배받은 골드가 2만 4천 골드인 것을 감안한다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광산을 이용할 수 있는 헤택은 상당히 클 것이다.

본래라면 마을의 NPC나 광부 직업만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크론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였으니까 말이다.

"간혹 광물의 기운을 머금은 몬스터나 정령이 출현하니 조심하도록 하게나."

"조언 감사드립니다."

골드를 지불함으로서 광산에 입장할 수 있었다.

"확실히 느껴지는 분위기가 다른걸."

광산의 느낌을 표현하자면 던전에 들어선 것과 비슷한 감각이였다.

폐쇄된 공간 속 어두컴컴한 환경은 야시에 약한 인간으로서는 여간 곤욕스러울 수 밖에 없다.

허나 이 부분을 염두에 둔 크론은 미리 준비해온 랜턴에 기름을 채운뒤 불을 지폈다.

랜턴 덕분에 밝아진 광산을 나아가기를 10여 분.

크론의 시선에 뭉쳐있는 광물 덩어리들이 발견되었다.

"시작해볼까."

바로 곡괭이를 착용한 크론은 큼지막한 광물 덩어리를 향해 있는 힘껏 내려찍었다.

- 광물의 타격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진행도 3% -

의외로 더딘 진행도에 크론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역시 간단하지는 않다는건가?"

13이나 강화된 곡괭이로 온 힘을 다해서 내려쳤는데 고작 3%라니······.

이건 광물의 채광 속도가 원래 극악이거나 크론의 실력이 부족한 것 중 하나일 터였다.

그리고 크론의 예상대로라면 압도적인 확률로 후자의 경우가 높았다.

13강의 곡괭이로도 이 정도면 강화가 안된 곡괭이로는 극악의 진행 속도 덕분에 광부 유저들이 남아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어디보자. 본래 이럴 때에는 제대로된 부분을 타격하면 치명타가 잘 터지는 거겠지?"

크론은 시선을 바꾸기로 했다.

광물 덩어리도 단순한 채집물이 아니라 몬스터와 비슷할 것이다.

몬스터에게 약점이 존재하듯이 광물에게도 약점이 존재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크론은 이후로도 몇 차례 곡괭이를 제대로 내리쳤지만 2~4%씩만 진행이 될 뿐이였다.

"이러면 너무 더디는데."

광물 덩어리를 발견하고 벌써 10분째 광물만 캐고있는 상태다.

시간이 곧 돈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이런 낭비는 크론이 바라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월등히 높은 체력 덕분에 큰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였다.

허나 이렇게 느리게 진행된다면 아무리 튼튼한 크론이라도 지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안좋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기껏 5천 골드라는 거금을 투자해서 광산의 이용권을 얻은 보람이 없었다.

자칫 시간에 끌린다면 '최초의'제작 보너스를 못받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좀 더 살펴보자.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을거야."

심기일전한 크론은 감각을 익히기 위해 광물을 후려칠때의 느낌을 떠올렸다.

자신이 계속 칠때마다 울리는 소리는 둔탁한 파쇄음뿐이였다.

'광물의 약점. 결을 찾는거다.'

무단히 생각에 잠겨있던 크론은 광물의 가장자리에 조그마한 틈새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별차이가 없어보였지만 집중해서 살펴보자 틈새는 분명히 존재했다.

그것도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군데에 존재하고 있는 구멍같은 틈새!

크론은 그곳을 향해 허리반동까지 주어서 곡괭이를 내려쳤다.

- 광물의 결에 집중적인 타격을 입히는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진행도 51% -

- 성공적인 타격으로 인해서 잡석이 상당량 소실되었습니다. 순도율이 1%상승합니다. -

- 광물의 결을 알아가는 과정에 들어섭니다. 스킬 '채광I'을 습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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