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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실패를 리셋한다-10화 (10/122)

# 10화.

던전 탐사(7)

재료 아이템도 매력적이기는 했지만 가공이 필요하다는 점과 섭취시 패널티를 생각하자면 완제품으로 눈길을 돌리는게 여러모로 무난했다.

각각이 레어 등급에 해당하는 무구들은 하나같이 특수 스킬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효과 또한 굉장했다.

적어도 30레벨 중후반때까지는 능히 사용해도 될 정도의 무구라고 볼 수 있었다.

또한 겹치는 부위도 없었기에 3개의 레어 아이템을 전부 독식해서 착용한다면 상당량의 전투력 상승을 기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홀로 독식하는 것은 욕심이고, 불가능했다.

이번 던전은 사실 크론 혼자서도 클리어를 장담하기 힘들정도로 높은 난이도를 자랑했다.

함정 해제의 실력파인 소렌이 없었다면 크론으로서는 수많은 던전의 함정들을 몸으로 뚫어야만 했었다.

거기에다가 던전의 보스인 젬은 수 많은 칭호와 강화된 초보자용 검을 지닌 크론으로서도 섣부르게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정도로 강력한 존재였다.

유일 스킬을 통해서 일정 시간 동안 젬보다 강해졌었다지만 지속 시간 안에 젬을 끝내지 못했다면 죽는 것은 오히려 크론 자신이 되었을 터였다.

애초에 소렌이 없었다면 크론은 던전의 존재를 몰랐으니 클리어 또한 할 수 없었으리라.

"엇험험. 저기 애들아. 너희들도 알다시피 내가 금수저잖아. 돈으로 장난치는 성격도 아닌거 알고 말이지. 크흠, 진짜로 돈은 많이 쳐줄테니까······."

"꿈도 꾸지마라."

"죄송합니다 형님! 저어, 돈보다는 아이템을 더 가지고 싶어요!"

"여기서 욕심을 부리시면 아무리 형님이라도······안됩니다."

"크흑!"

아이템에 대한 욕심이 유별난 소렌이 돈다발을 무기로 들고왔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엄청난 양의 돈을 퍼준다고 하더라도 현재 더 리셋 월드에서 레어 등급의 무구는 시장에 나온 전례가 없었다.

이제 오픈하고 1주일의 시간만 흘렀을 뿐이다.

희귀한 아이템을 지금 시점에서 파는 멍청이는 없을 것이다.

"끄으응······역시 안되겠지. 쩝. 어쩔 수 없지."

그것을 소렌도 알기에 한숨을 포옥 내쉬고는 이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일단 분배방식은 골드랑 기본 재료들은 우리 네 명이서 서로 1/N씩 나눌 생각이야. 이 부분에 이의 있는 사람 있으면 손을 들어줘."

당연하게도 손을 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기본 재료들과 골드가 아니다.

10만 골드에 가까운 금액과 상당량의 기본 재료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젬의 유품'에 해당하는 진짜배기 레어 아이템들이였다.

"내 생각을 말하자면 재료 상태인 심장과 시독주머니는 한쌍으로 묶어서 1명이 가져가는 걸로 할 생각이야. 그리고 나머지 3개의 완제품은 각각 1명씩 분배된다면 4명이서 전부 만족할만한 분배가 될 것 같고 말이지. 이 부분에서 불만인 사람있어?"

"없으니까 빨리 분배나하자. 분배 방식은 어떻게 할건데?"

"저는 개인적으로 크론 형님께서 먼저 선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응? 내, 내가?"

"예."

뿡이 당연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젬의 공격을 맞아봐서 알았는데 만약 크론 형님이 없었으면 이번 도전도 대패했을 겁니다. 실제로도 크론 형님이 젬을 잡았었죠. 유저를 떠나서 사람의 도리로서 저는 그게 맞다고 봅니다. 소렌 형님과 만덕이 너도 찬성이지?"

"사실은 사실이시니까. 실제로 내 공격을 마음껏 퍼부을 수 있었던 것도 크론 형님이 시선을 끌어준 덕분이지. 저도 의의는 없습니다."

"모두 그렇게 말하는데 선배된 입장으로서 구질구질하게 굴 수는 없지. 야, 애들 성의 거부하지말고 빨리 고르기나 해라."

"거부할 생각은 없네."

아이템 선점권을 주겠다고 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크론한테는 하등 없다.

'뭐가 좋을까.'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가지게된 크론은 좀 더 자세하게 아이템을 둘러보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많은 경우를 따져보았을때 지금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첫 번째로 꼽아보자면 당장에 방어적인 측면을 폭발적으로 올려주는 효율의 끝판왕인 재생의 갑옷이 크론에게는 가장 어울리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크론은 그 이전에 탱커를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이 아니다.

크론의 직업은 대표적인 생활직중 하나인 대장장이였으니까.

대장장이로서 마음에 쏙 드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냥 지나치면 대장장이라는 이름이 운다.

"그렇다면 내 선택은······."

생각을 정리한 크론은 냉큼 결정한 아이템에 손을 올렸다.

"그럼 나는 젬의 심장이랑 시독 주머니로 선택할게."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재료 아이템의 가치는 대장장이에게 있어서는 보배같은 존재다.

호랑이의 새끼는 결국 호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높은 품질의 재료는 곧 훌륭한 무구를 제작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혹여나 크론이 제대로 무구 제작에 성공해서 레어급 이상의 품질을 제작해낸다면 '무구 제작'의 스킬 숙련도도 상당량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오픈한지 1주일 밖에 안된 현시점에서 레어 아이템에 해당하는 무구를 제작해낸 대장장이 유저는 드물거나 아니면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크론은 그 부분을 노리는 것이다.

더 리셋 월드에서는 유독 '최초'라는 업적을 달성했을때에 풍족한 보상으로 보답을 해주었으니 충분한 가능성이 존재했다.

앞서 말했듯 생활 직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가 아닌 미래다.

스킬의 숙련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좋은 무구를 만들 가능성이 열리는 지름길이였으니까.

"그렇다면 이제 마음에 가는 걸로 표를 던져봅시다."

크론이 선택을 하는 동안 나머지 셋은 각자 노리고 있던 아이템들을 표시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젬이 드랍한 아이템은 이번 파티의 직업군들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을 각각 1개씩 드랍해주었으니까.

"그럼 나는 이걸로 고를게."

소렌의 선택은 시독을 품은 장갑이였다.

도적인 그에게 있어서 공격과 방어를 둘 다 챙길 수 있는 방어구는 최고의 효율을 뿜어낼 수 있었다.

"저는 이걸로 하겠습니다."

뿡은 성기사 답게 방어적인 기능이 다양한 재생의 갑옷을 선택했다.

크론과 마찬가지로 뿡에게는 밸런스가 갖추어진 시독을 품은 장갑은 효율이 좋지 않고, 파괴의 목걸이는 딱봐도 만덕이가 가져가는 것이 좋았다.

재생의 갑옷이라는 자신에게 딱 맞는 아이템이 있는데 굳이 친구랑 얼굴을 붉힐 이유가 없다.

마지막으로 남은 파괴의 목걸이는 당연히 만덕이의 것이였다.

그 누가보더라도 파괴의 목걸이는 마법사가 착용하는 것이 가성비가 좋았으니까.

"으으, 지치네요."

"흐아아암. 밤을 새서 그런가 오늘 따라 피곤합니다."

만족스러운 보상을 손에 넣자 일행들은 하나같이 힘이 쭉 빠진듯 몸을 늘어트렸다.

그럴만도 한게 상당한 시간 동안 던전을 공략했으니 지칠 수 밖에 없었다.

'젬의 동굴'이라는 던전 이름답게 어두컴컴한 분위기를 풍기는 던전을 10시간에 이르는 시간 동안 공략했고 클리어를 통해서 많은 것을 쟁취할 수가 있었다.

한순간 풀리는 감정 탓에 경계가 자동으로 풀렸으니 그 동안의 피로가 한 번에 몰려온 것이다.

소렌도 찢어져라 쩍쩍 하품을 내뱉으며 입맛을 다셨다.

"그럼 이만 여기서 헤어지도록 하자."

"찬성이야. 내일 수업도 준비해야지."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형님들 학교에서 보게되면 밥 한끼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

"오냐."

목표로 했던 던전 클리어를 이룩한 일행들은 그렇게 뿔뿔이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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