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던전 탐사(6)
던전은 발견되고 1주일이 지나거나 클리어되면 모든 유저에게 그 위치가 공개된다.
이제 발견하고 6일 정도가 흐른 상태였기에 던전을 속행했었던 것인데 다행이도 아무런 피해없이 이득을 챙길 수가 있었다.
무려 60에 이르는 명성치와 함께 힘을 3이나 증가시켜주는 칭호도 얻었다.
흘러넘치는 흥을 주체못한 소렌은 곧장 크론을 얼사안으며 좋아라했다.
사실상 크론이 없었다면 던전의 클리어는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던전의 몬스터랑 함정이야 자신들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겠지만 젬의 공세는 다시 떠올려도 두려울 정도였다.
특히 마지막에 보였던 광란은 무시무시하기 그지없었다.
크론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자신들은 차례대로 젬에게 무너져내렸을 것이다.
"징그럽게, 이것 좀 놔!"
"싫은데? 난 좋은데? 너희도 달려들어!"
"우오오오옷!"
"으으으······."
땀내나는 남자가 하나도 아니고 셋이나 들러붙는다.
쩐내나는 겨드랑이의 향취.
이것만큼 지옥이 또있을까?
크론은 젬보다 소렌이 더욱 싫다는듯 몸서리를 쳤다.
크론이 원치않는 브로맨스를 찍으면서 헹가래를 빙자한 공중으로 내던져진 크론은 머리가 어질거릴 때쯤이 되서야 풀려날 수가 있었다.
"으으, 이제 제발 그만 좀 던지고 보상이나 확인하자."
"오키, 오키."
소렌이 얄밉게 킥킥 웃었다.
하긴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던전의 보상으로 웬만해서는 오르지 않는 명성을 얻은데다가 칭호까지 얻었다.
거기다가 짭짤한 경험치 보상까지 얻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특히 이 중에서 칭호의 가치는 공짜 스텟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더 리셋 월드의 모든 유저가 바라마지 않는 일이였다.
'뭐 나야 잔뜩 있지만.'
하지만 굳이 칭호로 오른 스텟치를 공유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자고로 잘난 인간은 남들의 시기를 받기 쉬운 법이였으니까.
하지만 모두가 기뻐할 수는 없었다.
유일하게 만덕만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절망했다.
"하필이면 힘이라니······."
차라리 민첩이면 몸놀림이 빨라지기라도 하니 좋겠지만 마법사에게 힘 수치는 가장 불필요한 잉여 스텟이였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왜 하필 힘인 것인지 억울함을 말로 형용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자자, 이제 보상을 확인해보실까."
한참동안 크론을 꼭 끌어안아서 크론의 짜증도를 크게 올린 소렌은 당당하게 보상룸의 가운데에 자리잡은 '최초의 보상'이라 적힌 황금빛의 상자를 열었다.
촤르르르륵-
대략 6만 8천 골드라는 거금과 함께 척보기에도 귀해보이는 5개의 아이템이 함께 드랍되었다.
보통의 던전에서는 꿈도 못꾸겠지만 '최초로'클리어 했기에 보상의 격 자체가 다른 것이다.
아마 앞으로는 인스턴트화 되어버린 '젬의 동굴'에서 이러한 보상은 꿈도 못 꿀 것이였다.
"진짜 쩌는구만. 자, 너희들도 확인해봐."
아이템을 일일이 살펴본 소렌은 탄성을 내지르면서 5개의 아이템과 함께 이번 던전을 돌면서 습득한 총 전리품의 통계를 공유해주었다.
- 97,690골드 -
- 중급 뱀가죽 27개(재료) -
- 하급 뱀가죽 116개(재료) -
- 약한 기운을 품은 독니 18개(재료) -
- 뱀고기 150개(재료) -
- 그렘린의 날개 118개(재료) -
- 고블린의 귀 221개(재료) -
- 오크의 귀 38개(재료) -
- 놀의 쓸개 44개(재료) -
- 젬의 심장(재료) -
- 젬의 시독 주머니(재료) -
- 재생의 갑옷(레어) -
- 시독을 품은 장갑(레어) -
- 파괴의 목걸이(레어) -
그야말로 억소리가 날법한 물량과 품질이다.
물론 이 총 보상을 4명이서 나눠가져야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어있기는 했지만 단순하게 4등분 하더라도 그 가치는 결코 적을 수가 없었다.
'진짜배기는 이것들이지.'
크론은 일반 재료템들을 뒤로 넘긴채 젬의 유품이라 할 수 있는 보상 상자에서 나온 아이템들을 살펴보았다.
[젬의 심장(재료)]
- 트롤 특유의 끈질긴 생명력으로 아직도 멈추지 않고 태동하고 있습니다. 섭취시 탁월한 효능을 볼 수 있으며, 상등품에 해당하는 각종 연금술의 재료 및 무구 제작의 재료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 섭취시 체력 스텟 영구적으로 5증가
* 섭취시 지능 스텟 영구적으로 3하락
[젬의 시독 주머니(재료)]
- 젬이 체내에서 생성하던 강력한 시독의 생성처입니다. 상당량의 시독을 품고 있으며, 섭취시 강력한 중독 상태에 빠지며 사망합니다. 상등품에 해당하는 각종 연금술의 재료 및 무구 제작의 재료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 섭취시 '치명적인 극독'에 걸려 사망합니다.
* 섭취시 독에 대한 면역력이 오릅니다.
[재생의 갑옷(레어)]
- 젬의 피부로 제작한 단단한 갑옷입니다. 트롤 특유의 재생력이 아직 남아있기에 내구도에 손상을 입어도 자동으로 수복됩니다.
* 착용제한 : 체력 30이상 레벨 20이상
* 내구도 : 50/50
* 방어력 +33
* 항마력 +12
* 힘 +5
* 체력 +6
* 지능 -4
* 자동 수복(패시브) : 1시간마다 내구도를 1회복 시킵니다.
[시독을 품은 장갑(레어)]
- 젬의 체내에서 소화되던 장갑이 시독을 품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닿는 것만으로도 대상을 시독에 중독시킵니다.
* 착용제한 : 체력 20이상 민첩 25이상 레벨 22이상
* 내구도 : 35/35
* 방어력 +17
* 항마력 +4
* 힘 +1
* 민첩 +4
* 체력 +4
* 지능 -3
* 시독 부여(패시브) : 장갑과 이어진 무기에 자동적으로 시독의 효능을 부여합니다.
[파괴의 목걸이(레어)]
- 오로지 파괴를 일삼는 젬의 본능을 그대로 이어받은 사이한 기운을 품은 목걸이입니다.
* 착용제한 : 레벨 23이상
* 내구도 : 11/11
* 방어력 +3
* 항마력 +20
* 힘 +7
* 지능 +3
* 파괴 본능(액티브) : 캐릭터의 힘 수치만큼 마력을 끌어올립니다. 지속 시간 3분 쿨타임 6시간
각각이 다양한 매력을 지닌 5개의 아이템.
더 리셋 월드를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전부 가지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물품들이였다.
완제품이 아니지만 재료 아이템에 속하는 젬의 심장과 시독 주머니는 당장에 활용할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재료 아이템이다보니 가공을 통해서 다듬는 과정을 거쳐야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레어 등급의 완제품을 3개나 드랍한 젬의 재료 아이템이였으니 실력있는 이의 손을 거친다면 능히 레어 등급 이상의 무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였다.
더군다나 크론의 직업은 대장장이다.
효율적인 강화와 강화의 혜택이 끌려서 대장장이로 전직했다지만 무구 제작에 흥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기 손으로 탄생시키는 뛰어난 무구를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도 있었다.
'게다가 굳이 가공하지 않고 먹는 방법도 있기는 하지.'
젬의 심장같은 경우는 섭취를 통해서 5에 해당하는 체력 스텟을 얻을 수가 있다.
그 대가로 패널티로서 지능 스텟이 3하락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수치상으로는 2의 스텟 보너스를 얻는 셈이다.
높은 레벨로 향할수록 스텟 하나하나가 소중한 더 리셋 월드에서 2라는 스텟은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었다.
심장과 마찬가지로 시독 주머니 역시 섭취를 통해서 독에 대한 면역력을 올릴 수 있다.
허나 패널티로 캐릭터가 무조건 사망한다는 패널티도 존재한다.
사망 패널티를 받는다는 전제로 사용해야 했기에 어느정도 사용에 염두를 두어야만 했다.
'여러모로 패널티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건 완제품들이겠지.'